[사회] 의대 …
강원서는 "100명 중 1.3명" 의대 갈 수 있어
2위 호남, 3위 충청 순…내년에도 "강원·호남·충청" 순으로 유리
2026년 지역인재전형 선발 더 늘어나…"수능 최저기준은 충족시켜야"
비수도권 의대 상당수, 수시 경쟁률 6대 1 안돼 사실상 "미달" 가능성
대구 한 고교에 게시된 '의대 합격' 현수막
지난달 27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고등학교에 의대합격 현수막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세종=연합뉴스) 김수현 서혜림 기자 = 비수도권 의대 정원과 지역인재전형 선발이 대폭 확대되면서 의대 진학을 노리고 "지방유학"을 떠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어느 지역이 유리할지 계산기를 분주하게 두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 수 대비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로 볼 경우 "강원, 호남, 충청" 순으로 의대에 진학하기 쉬운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종로학원이 26개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규모와 2023년 교육통계 기준 학생 수 추정치를 비교한 결과, 올해 대입을 치를 고3 학생 수 대비 2025학년도 지역인재선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강원권으로, 1.25%에 달했다.
강원권 고3 학생 수는 1만1천732명인데, 이 권역 4개 의대에서 지역인재전형 147명을 뽑는다.
산술적으로 보면 강원권 고3 학생 100명 중 1.3명꼴로 지역인재전형으로 의대에 갈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며 그 지역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만 그 지역 의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방대육성법 시행령에선 지역의 기준을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호남권(광주·전남·전북), 대구·경북권(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권(부산·울산·경남), 강원권, 제주권 등 6개 지역으로 분류한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여기에 중학교도 "비수도권"에서 나와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로 붙는다. 즉 현재 중3은 지역엔 상관 없이 비수도권에 살면서 비수도권 소재 중학교에 입학해야 지역인재전형 지원 요건을 갖춘다.
지방대육성법 시행령은 의대의 경우 40%(강원, 제주권은 20%)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의대 증원과 함께 정부가 비수도권 의대의 경우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으로 선발하도록 권고해 이번에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이 대폭 늘었다.
26개 대학의 2025학년도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는 총 1천913명으로, 1년 전(1천25명)보다 888명 늘었다.
지역인재전형 비율 역시 50.0%에서 59.7%로 10%포인트 가까이 확대됐다.
이 때문에 지방유학 "붐"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25학년도 기준으로 강원권 다음으로 고3 학생 수 대비 지역인재전형 규모가 큰 곳은 호남권으로, 1.01%다.
호남권은 4개 의대에서 443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충청권은 0.96%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경권 0.90%, 부울경권 0.77%, 제주권 0.57% 순이었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한 학원에 붙어있는 의대 입시 관련 홍보물.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고2인 2026학년도 대입전형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2026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과 고2 학생 수를 비교해보면, 강원권이 1.31%로 가장 높고 호남권 1.04%, 충청권 0.98% 순으로 나타난다.
이후 대경권 0.90%, 부울경권 0.81%, 제주권 0.76% 순이다.
순위는 2025학년도와 같지만, 각 대학이 2025학년도보다 지역인재전형을 더 많이 뽑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2026학년도에는 비수도권 학생들에게 유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026학년도에는 비수도권 의대 모집인원 3천542명 가운데 63.2%인 2천238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 모집 정원이 늘어난 상황에서 지난해 지원자 수를 적용할 때 경쟁률이 6대 1도 안 되는 대학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종로학원은 2025학년도 입시에서 비수도권 대학 26개 중 17개가 수시 경쟁률이 6대 1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일반학과 기준으로 수시가 6회 지원이 가능한데 6대 1이 넘지 않는다면 사실상 "미달"로도 볼 수 있다"며 "수능 최저를 못 맞출 경우에는 더욱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년에는 경쟁률 4대 1, 3대 1을 넘지 않는 대학이 없었는데 2025학년도에는 각각 12개, 7개 대학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년과 지원자 수가 같다면 2025학년도에는 동국대(WISE) 24.25대 1에서 6.5대 1로 가장 크게 하락한다.
충북대도 13.0대 1→2.97대 1, 울산대 12.56대 1→3.05대 1, 건양대 13.91대 1→4.50대 1, 가톨릭관동대 11.90대 1→2.98대 1 등으로 하락할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충청권 6개 대학이 9.55대 1에서 3.24대 1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다.
전년 전국 26개 대학의 지역인재전형 평균 경쟁률은 10.46대 1이었는데, 지원자는 8천369명이었다.
각 대학의 지역인재전형이 늘어난 만큼 전년도 경쟁률을 유지하려면 지원자도 1만6천204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야 하는데 이렇게 인원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종로학원은 전망했다.
의대정원 지역인재전형 비율 가장 높은 광주 학원가 들썩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다만 실제 지역 학생들이 얼마나 의대에 입성할 수 있을지에는 변수가 더 있다.
지역인재전형의 상당수는 수시모집으로 선발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학들이 수시 지역인재전형에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충족하도록 요구하고 있어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하는 대학 중 수능 최저등급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은 건양대와 순천향대 두 곳뿐이다.
대학이 제시한 수능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생기면 지역인재전형 선발 규모는 모두 채우지 못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일시에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낮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학교별로 수학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다양한 (입학)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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