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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결과…"증상 가벼울수록 소요 시간 길어…낮은 병 인지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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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 이응준 공공임상교수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최근 10년간 전국의 급성 뇌경색(뇌졸중의 종류) 환자 중 "골든 타임" 내 병원에 도착한 환자가 약 37%에 불과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지역별로 병원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의 격차도 커 높은 의료 불평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이 병원 신경과 정근화 교수와 이응준 공공임상교수 연구팀이 한국뇌졸중등록사업에 등록된 급성 뇌경색 또는 일과성허혈발작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 인천·경기,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대전·충남, 충북, 강원, 제주 등 9개 행정지역 61개 병원을 방문한 뇌경색 환자 14만4천14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증상 발현 후 병원 도착까지 걸린 시간과그 지역별 격차를 분석했다.


병원에 따르면 뇌경색 치료의 핵심은 생사를 가르는 "골든 타임" 내에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지만, 분석 결과 환자들 중 뇌경색의 골든 타임으로 알려진 4시간 30분 내에 도착한 환자는 36.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을 보인 후 병원 도착까지 소요된 시간의 중앙값은 7시간40분이었다.


연구진은 소요 시간이 2016년에 7시간 9분으로 가장 짧았지만 이후 소폭 증가해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뇌경색 치료의 핵심인 "환자의 빠른 내원"과 관련된 소요 시간은 지난 10년간 개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소요 시간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뇌졸중 증상이 경미하거나 기존 신체적 장애가 있는 경우, 고령인 경우에는 골든타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할 가능성이 낮았다.


반면 기존에 뇌졸중 또는 일과성허혈발작의 병력이 있는 경우 등은 골든타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할 가능성이 높았는데, 정근화 교수는 이에 대해 "뇌경색 증상이 가벼울수록 오히려 병원 방문까지 소요 시간이 길었다는 것은 뇌졸중에 대한 환자 인지도가 아직까지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소요 시간은 지역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이 소득 불평등 정도를 측정할 때 쓰이는 "지니 계수"를 적용해 지역별 소요 시간 불평등 정도를 산출한 결과 대상 기간 내내 계수가 0.3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니계수가 0.3을 넘어가면 불평등 정도가 "높음"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정근화 교수는 "소요 시간 격차가 크다는 것은 전국 어디에 거주하더라도 동일한, 높은 수준의 뇌졸중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뇌졸중 안전망" 구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관련 요인을 기반으로 일반인 대상 교육·홍보뿐 아니라 계층이나 지역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정책을 통해 소요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과 대한뇌졸중학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유럽 뇌졸중 저널(European Stroke Jour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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