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인 1천만 시대, 우…
日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 교수…가족·국가 넘어선 돌봄 방향 고민
노인 복지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아이들이 뛰어놀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문을 닫고 어르신을 보살피는 요양기관으로 바뀌는 사례가 최근 잇따랐다.
노인 인구 1천만명 시대를 앞둔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말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에 해당하는 "고령 인구"는 약 97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9.0%를 차지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내년이면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로 진입할 전망이다. 그에 대한 준비는 충분할까.
일본의 사회학자인 우에노 지즈코(上野千鶴子) 도쿄대 명예교수가 쓴 "돌봄의 사회학"(오월의봄)은 전례 없는 고령화 사회에서 어떤 고민을 해야 할지 지침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 "독신의 오후" 등 오랜 기간 돌봄 문제를 연구해 온 저자는 고령자 돌봄 문제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그는 2000년 4월 시행된 "개호보험제도"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개호보험은 일본의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저자는 고령자를 돌봐야 하는 책임이 가족의 영역에서 공적 영역으로 이전했다고 설명하며 제도 도입 이후의 변화를 좇는다.
저자는 돌봄이란 무엇인지, 돌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이론적으로 정리한 뒤 다양한 현장 시설을 둘러보며 깨달은 내용도 솔직하게 전한다.
그는 돌봄이 주는 이와 받는 이의 상호행위이자 상호관계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는 특히 돌봄을 주로 여성이 해야 하는 노동으로 여기면서도 "여성의 관점"을 빼놓고 보는 시각을 비판한다. 가족의 책임을 우선하는 "가족 돌봄" 역시 당연하지도 않다고 본다.
"가족 돌봄은 대부분 강제노동(forced labor)이다. 예컨대 며느리가 고령자를 돌보는 것을 보면 돌봄은 현실에서 종종 강제노동임을 실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좋은 돌봄은 무엇이며, 누가 실천할 수 있을까.
저자는 국가, 시장, 시민사회, 가족 모두가 서로를 보완하는 "복지다원사회"에서 가능성을 찾는다. 공공성을 갖춘 비영리 단체나 시민사업체가 돌봄에 참여하는 사례도 소개한다.
양난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추천사에서 "우리 앞으로 다가올 돌봄의 문제를 일찌감치 감지한 학자가 먼저 고민하고 실천한 방대하고 빼어난 기록"이라고 평했다.
조승미·이혜진·공영주 옮김. 944쪽.
책 표지 이미지
[오월의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