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산업연, 올해 경제성장…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산업 수출이 성장 주도"
"사상최대" 6천800억달러 수출 예상…美대선·보호무역 등 위험 요인도
부산항 수출 부두
[촬영 손형주]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수출이 성장을 주도함에 따라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높은 2.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연간 수출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30일 펴낸 "2024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실물 경기는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으로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작년 11월 "2024년 경제·산업 전망"에서는 올해 경제 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가, 예상보다 강한 최근의 수출 회복 흐름을 반영해 이번에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경제 성장률은 최근 한국은행이 수정 경제 전망에서 제시한 것과 같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6%보다 낮다.
국내 주요 거시경제지표 전망
[산업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산업연구원은 최근의 경기 개선 흐름이 순수출에 강하게 의존한 것으로, 올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은 각각 1.8%, 2.3%에 그쳐 부진한 내수 흐름은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고물가, 고금리의 영향이 내수 성장세를 제약할 전망이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력 산업의 수출 호조세가 전체 경제 성장을 주도하겠다"며 "대외적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진정 여부와 주요국 금리 인하 시점, 전쟁 등의 지정학적 갈등,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호조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8.3% 증가한 6천848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22년의 6천836억달러를 상회한다.
수입은 수출 업황 개선에 따른 중간재 수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1.4% 늘어난 6천513억달러로 예상됐다.
이로써 올해 무역수지는 335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정부는 올해 수출 목표로 사상 최대치인 7천억달러를 설정한 상태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반도체 수출을 꽤 좋게 보고 있는데 하반기 (단가 상승 외에) 물량 효과까지 더 나오면 (연간 수출이) 7천억달러 가까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2024년 13대 주력산업의 수출 증감률 전망
[산업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도체 등 13대 주력 산업 분야 수출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인플레 압력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도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 단가가 개선되고 대미 수출 호조세의 지속 영향으로 작년보다 10.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최근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간 수출액이 1천300억달러를 웃돌면서 올해 수출 증가율이 35.9%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부품을 포함한 자동차 산업 수출도 작년 대비 2.6% 증가한 963억달러로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조선(21.5%), 바이오헬스(18.2%), 디스플레이(6.3%), 가전(2.6%) 등 대부분 업종의 수출도 증가하겠지만, 업황 부진 등으로 철강과 이차전지 수출만 전년보다 2.2%, 1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글로벌 IT 수요 회복과 주요국의 인프라 투자 지속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보호무역 확대 기조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보고서는 짚었다.
나아가 최근 중국이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 첨단 분야에서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석유화학, 철강 등의 생산 능력을 확대함에 따라 주요 시장에서 수출 경쟁이 심화해 국내 기업의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주요 IT 제품의 교체 주기 도래, 글로벌 기업의 IT 관련 설비 투자 확대로 세계 ICT 시장의 확대가 예상되고 주요국 인프라 투자의 증가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경기 회복 지연, 국제 정세 불안 등의 불확실성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수출 경쟁 심화는 부정적 외부 환경"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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