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후기(스포)
정말 오랜 시간만에, 책을 손에 쥐고 읽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라는 책을 읽었고 간단하게 후기를 남겨보고자 합니다.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중편 소설로 시작했고, 거기서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라는 장편이 나왔다가, 다시금 개작을 통해 장편으로 완성된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이야기를 두 가지 버전으로 읽어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부분은 <세상의 끝...>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어떤 가상의 세계와 교차하는 이야기라는 측면에서요.
하루키의 이야기는, 언제나 참 하루키스러운 느낌이 드러납니다. 취향에 대한 애호, 고립과 관조에 가까운 인물 같은 측면에서요. 저는 이상하게도,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는, <해변의 카프카>가 많이 떠올랐어요. "옐로 서브마린 요트셔츠를 입은 소년"은 가족으로부터 심리적으로 떨어져있고, 기묘한 세계로 들어가길 원하는 소년으로서의 모습이 묘하게 겹쳐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반대로 하루키의 이번 소설은 묘하게 가장 하루키와 멀어보이기도 합니다. 성적인 요소도 줄어들기도 했구요. 하루키가 예전에 "분리"(detachment)에서 "헌신"(commitment)로 나아간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알고 있는데 반대로 이번 글은 많은 부분이 "분리"에 기대고 있는 느낌이 좀 들기도 해요. 어떤 의미로는 원본이 초기의 하루키를 닮아 있는 이야기이기에 그런 성격의 글이 나온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만 하지만요.
제목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무명의, 또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 "현재"의 도시와 분명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러니까 가로막기 위해 존재하지만 동시에 통과할 수 있기도 한 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혹은 상상을 그 벽과 도시에 겹쳐볼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과 자아는 알 수 없는 "꿈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 세계는 다른 누군가의 세계의 도움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성격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어떤 세계와 자아의 그림자이면서, 또 실제하는 하나의 존재로서 존재하는 이야기로 읽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하루키의 이야기는 어디를 갔다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하루키가 연상되는 한 남성이, 어떤 존재의 부재를 통해서 독특한 세상으로 빠져들었다가, 다시금 현재의 이야기로 돌아오는, 보통은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재밌는 건 분명 "부재"도 이번 소설에서 중요한 소재입니다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부재하되, 영혼 비스무리한 걸로 여전히 존재하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또 1부와 3부의 이야기는 어떤 도시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독특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하루키의 세계를 종합한 이야기 같으면서도, 또 초기의 하루키가 엿보이는 느낌의 소설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p.s. 오랜만에 책을 집중해서 읽은 기분이었습니다. 머릿속은 뿌옇게 흐린 느낌이긴 하지만요.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중편 소설로 시작했고, 거기서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라는 장편이 나왔다가, 다시금 개작을 통해 장편으로 완성된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이야기를 두 가지 버전으로 읽어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부분은 <세상의 끝...>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어떤 가상의 세계와 교차하는 이야기라는 측면에서요.
하루키의 이야기는, 언제나 참 하루키스러운 느낌이 드러납니다. 취향에 대한 애호, 고립과 관조에 가까운 인물 같은 측면에서요. 저는 이상하게도,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는, <해변의 카프카>가 많이 떠올랐어요. "옐로 서브마린 요트셔츠를 입은 소년"은 가족으로부터 심리적으로 떨어져있고, 기묘한 세계로 들어가길 원하는 소년으로서의 모습이 묘하게 겹쳐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반대로 하루키의 이번 소설은 묘하게 가장 하루키와 멀어보이기도 합니다. 성적인 요소도 줄어들기도 했구요. 하루키가 예전에 "분리"(detachment)에서 "헌신"(commitment)로 나아간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알고 있는데 반대로 이번 글은 많은 부분이 "분리"에 기대고 있는 느낌이 좀 들기도 해요. 어떤 의미로는 원본이 초기의 하루키를 닮아 있는 이야기이기에 그런 성격의 글이 나온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만 하지만요.
제목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무명의, 또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 "현재"의 도시와 분명히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러니까 가로막기 위해 존재하지만 동시에 통과할 수 있기도 한 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혹은 상상을 그 벽과 도시에 겹쳐볼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과 자아는 알 수 없는 "꿈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 세계는 다른 누군가의 세계의 도움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성격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어떤 세계와 자아의 그림자이면서, 또 실제하는 하나의 존재로서 존재하는 이야기로 읽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하루키의 이야기는 어디를 갔다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하루키가 연상되는 한 남성이, 어떤 존재의 부재를 통해서 독특한 세상으로 빠져들었다가, 다시금 현재의 이야기로 돌아오는, 보통은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재밌는 건 분명 "부재"도 이번 소설에서 중요한 소재입니다만, 이번 이야기에서는 부재하되, 영혼 비스무리한 걸로 여전히 존재하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또 1부와 3부의 이야기는 어떤 도시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독특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하루키의 세계를 종합한 이야기 같으면서도, 또 초기의 하루키가 엿보이는 느낌의 소설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p.s. 오랜만에 책을 집중해서 읽은 기분이었습니다. 머릿속은 뿌옇게 흐린 느낌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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