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대 증원' 최종 확정 앞뒀는데…일부 국립대 '반기' 들었다(종합) > 멤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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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국립대·전북대·경북대 학칙 개정안 부결, 제주대 보류…추후 통과 "미지수"

교육부, "학칙 개정" 없이 모집 가능하다지만…6월 이후엔 시정 명령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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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의대 증원 철회 집회
지난 22일 오후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학교 대학본부에서 경상국립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2025학년도 의과대학 모집 인원 확정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부 국립대에선 학칙 개정 단계에서 발목이 잡히는 등 변수가 발생했다.


학칙 개정안이 부결된 대학들은 다시 학칙 개정 절차를 밟는다는 입장이지만, 반대가 여전한 상황이어서 학칙 개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학칙 개정의 최종 권한은 "총장"에게 있어 교수평의회 등에서 부결은 의미가 없으며, 설사 학칙 개정 없이도 2025학년도 모집 절차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 달부터는 학칙 개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대학에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실제 "액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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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의과대학 자율학습실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00명 수업 불가"…경상국립대·전북대·제주대 등 재심의키로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상국립대와 전북대는 전날 각각 교수·대학평의원회와 교수회의에서 의대 증원을 반영한 학칙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경상국립대는 이번 증원으로 기존 의대 정원 76명이 200명으로 늘었고 내년에 한해 138명을 선발하려고 했으나, 이 같은 개정이 이뤄지지 못했다.


전북대 역시 142명이던 정원을 200명으로 확대하고 내년에는 171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학칙 개정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


제주대도 이날 교수평의회를 열고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 재심의했으나, 안건을 보류하기로 했다.


제주대는 지난 8일 교수평의회에서 학칙 개정안을 부결한 데 이어 이날도 보류하면서 학칙 개정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북대도 지난 16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학칙 개정안이 교수회 심의에서 부결됐다.


국립대인 이들 대학에서는 교수들이 현재 시설과 교수진으로 증원된 인원을 감당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의대 측 위원들이 강하게 (반대) 얘기를 했다"며 "다른 교수들도 현재 교육 여건으로는 200명 수업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데 많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전북대 의대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외부의 간섭과 지시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켰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부결을 시작으로 의대 증원의 문제점이 다시 한번 인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대와 제주대는 각각 24일과 29일 각각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할 예정이다. 경상국립대는 추후 재심의 일정을 다시 잡는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학 내 반발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학칙 개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이다.


국립대가 학칙 개정에 연이어 "반기"를 든 것은 국립대가 사립대에 비해 증원 폭이 커 학내에서 의대 교육 여건 악화나 의정 갈등 심화에 따른 의대생 집단유급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9개 국립대 가운데 강원대·제주대를 제외한 7개 의대의 경우 정원이 200명인 "메가 의대"가 되면서 서울대(135명)보다 몸집이 커지게 됐다.


교수 임명권자인 "학교법인 이사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사립대에 비해, 국립대는 임용권자이면서 선출직인 총장의 영향력이 다소 제한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각 대학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학칙 개정을 완료해 공포한 대학은 고신대, 강원대, 건양대, 계명대, 단국대(천안), 대구가톨릭대, 동국대(경주), 동아대, 영남대, 울산대, 원광대, 을지대, 인제대, 전남대, 조선대, 차의과대, 한림대 등 의대 정원이 증원된 32개 대학 중 17개교다.


다만 부산대, 아주대, 인하대, 충북대 등도 학칙 개정 절차 마무리 단계로 알려져 사실상 학칙 개정을 완료한 대학은 20곳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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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의대 교수 및 학생들 손팻말 시위
의대 증원을 담은 학칙 개정을 위한 전북대학교 교수평의회가 열린 지난 22일, 의대 교수 및 학생들이 대학 본부 현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의대증원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교육부 "학칙 최종 개정 권한은 총장에"…법적분쟁 가능성도


교육부는 증원된 의대에 2025학년도 모집 인원을 반영해 학칙을 이달 말까지 개정해달라고 주문한 상황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의료인 양성을 위한 모집 정원은 각 대학이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내용을 따라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


정부가 2천명 증원을 결정했고, 32개 의대에 이를 배분한 상황을 각 대학이 학칙에 반영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학칙 개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도 증원된 인원으로 2025학년도 대입 선발 절차는 그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4일 의대 증원이 반영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승인해 의대 증원을 확정한다.


이후 각 대학은 31일까지 이를 반영한 수시모집 요강을 발표한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된다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칙 개정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기한은 없다"며 "의료인 양성 인원 결정은 대학 총장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하는 것이고, 정부가 증원한 사실은 변함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에서 학칙 개정안이 계속해서 부결되더라도 고등교육법상 "총장"에게 학칙 개정의 최종 권한이 있으므로, 총장이 의대 증원을 반영해 학칙을 개정하는 데 법령상 문제가 없다는 설명도 한다.


대부분 총장은 학교 명성 등을 고려해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학칙과 실제 선발 인원과의 불일치를 줄이기 위해 가급적 학칙을 제때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이달까지 각 대학의 학칙 개정 상황을 지켜보고, 다음 달에는 학칙 개정이 이뤄지지 않은 대학을 대상으로 고등교육법대로 시정 명령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5월 말까지는 상황을 볼 것"이라며 "(5월 말에 발표되는) 모집 요강에 많이 뽑는다고 해놓고 학칙을 바꾸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5월 말 지나고서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학 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총장이 학칙을 개정할 경우, 추후 학칙 개정 절차와 관련된 법적 분쟁으로 번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의대 증원과 관련한 소송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의료계가 제기한 소송은 모두 50건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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