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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정치 과몰입 비판글에 대한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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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407회 작성일 25-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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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정치에 과몰입하지 말자는 주제로 글을 올렸습니다. 시기가 시기였던지라 꽤나 민감한 부분이었던 것도 있었고, 글을 너무 급하게 쓰다보니 의도 전달이 거의 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많은 분들의 거센 비난과 공격을 받았고, 부랴부랴 뒤늦게 수습을 하려고 했으나 잘 안됐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정치에 관심을 두지 말라고 얘길 한것도 아니었고, 특히 불법 계엄에 대해서는 더더욱 옹호하지 않는 입장이었는데 그런 디테일한 설명이 생략이 됐다보니 여러 오해가 생겼던것 같습니다.

그 때 제가 그런 주장을 했던 이유는 당시 제가 겪었던 일과 관련이 있는데, 아무튼 정치 과몰입이라는 워딩은 저에게 있어서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것에 대한 비판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의 식견이 짧은것도 있었고, 예시들이 적절하지 못했던것도 인정합니다. 때문에 지금 와서 뒤늦게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변명이라고 한다면 변명이라고밖에 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그 당시에 미처 밝히지 못했던 나름대로의 상황을 조금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그 글을 작성하기 바로 전날에, 저에게 굉장히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크게 중요한건 아닙니다만 상황 설명을 위해 잠깐 언급하자면, 저에게는 제가 평소 즐겨보고 관심을 가지는 시사 유튜버가 있는데,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알 정도로 꽤 유명한 사람입니다.

계엄이 발생했던 날 직후, 그 유튜버가 현재 상황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지고 이 상황이 빠르게 수습되어 다시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영상을 올렸던걸로 기억합니다  

그 밖에 다른 내용은 없었습니다. 이 정도면 그렇게까지 자극적인 발언도 아니었고, 평범한 소시민으로서도 충분히 할수 있을만한 생각이라고 저는 봤습니다.

그런데 그 영상의 댓글창에는 저의 예상과는 달리, 온갖 비난과 조롱으로 가득했고, 그런 와중에 해당 유튜버를 옹호하는 의견과 반대하는 의견이 서로 격렬히 대립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상황 자체가 너무 안타깝기도 했고, 해당 유튜버도 그런 악플들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시는게 느껴졌기에 약간의 위로가 될까 싶어 그저 "화이팅입니다" 라는 짧은 댓글만 남기고 그 현장을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생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는데, 어떻게 알고 온건진 모르겠지만 갑자기 불특정 다수의 인원들이 제가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친목 디코방에 난입해서 말 그대로 대대적인 사이버 불링과 테러를 저질렀습니다.

그 디코방에 들어와 있던 사람들은 당연히 갑작스럽게 뜨는 알림에 뭔가 싶어서 그걸 확인했고, 그러자 저 포함해서 다수의 인원들이 차마 언급하기도 힘든 온갖 혐짤과 특정 정치인 합성사진 등으로 도배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그 일이 일어난 직후, 참여자 목록 중 의심되는 인원들을 모두 정리한 뒤, 추가 피해를 막기위해 그 디코방은 무기한으로 닫아놓을 수 밖에 없었고, 해당 사태는 저 뿐만이 아니라 이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분들까지도 매우 불쾌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그 때 제가 가장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은, 작금의 분위기는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다는 것이었고, 거기엔 뭐라 형연하기 힘든 광기마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한 편으론 이렇게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애초에 그런 댓글을 남기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거기에대해 이렇게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런식의 보복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과연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그런 행동들은 상대방의 적개심과 반감만 일으킬뿐 결국 상대방의 생각이나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결국 제가 그 사건을 유발시킨 최초의 원인이 되었다 한들, 그럼에도 그런 식의 대응은 지나치게 과격했고 불필요했던 것이었음엔 변함이 없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정확히는 알수 없지만 디코 서버에서 테러를 저질렀던 사람들 중 일부가 몰카 피해자분으로 추정되는 어떤 노인분의 나체 사진을 공개적으로 게시했기 때문에 이것 또한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결국 제가 다시 정정해서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특정 이념이나 사상에 극단적으로 경도되어 전혀 이성적인 사고나 판단을 할수 없는 상태, 그것을 경계하자는 것일 뿐, 그 밖에 다른 말씀을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 당연한 소리 아니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예, 맞습니다. 저도 그 사건을 겪기 전까지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불미스러운 일을 겪고나니, 세상에는 정말 이상한 사람들도 많다는걸 느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상식에서 벗어나있기 때문에 어쩌면 일반적인 대화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런 경험은 대체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기에, 지금 당장은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사회가 더욱 더 극단적인 분위기로 흘러간다면 이런 일은 훨씬 더 크고 빈번하게 일어날 것입니다.

글을 마무리하자면, 저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을 포함해서, 우리 모두가 극단적이고 과격한 생각들을 경계한다면 앞으로는 훨씬 더 이성적이고 평화로운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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