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1주년, 휴가 복귀 전 써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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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덧 피지알에 올리는 4번째 군대글이네요 크크크
세월이 은근히 빠른게 실감이 납니다.
작년 이맘때 진주로 가는 차 타면서 정말…..현실같지가 않았는데 말이에요. 내가 군인이 된다고? 훈련소로 간다고? 진짜? 싶고…
하루하루 일과시간에 근무하고 주말 기다리면서 살다 보니까 벌써 입대한 지 1년이 흘렀네요……
2.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만 해도 선임이 수두룩했는데, 하나 둘씩 보내다 보니 이제 선임보다 후임이 더 많네요.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고. 또 저 양반들 다 보내야 내가 집에 간다고 생각하니 아직 한참 남았구만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공군은 대체로 10기수 차이=1년 차이다 보니까 10기수 차이 나면 아들 기수라고 부르는 문화가 있는데, 어제였나? 보니까 제 아들 기수가 입대를 했더라구요. 크크크크 신기합니다. 훈련소때 우리가 아들 기수를 보는 날이 올까? 아니 수료날은 올까? 하고 동기들이랑 진지하게 토론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에요.
3. 예전에 올린 글들 쭉 읽어보니까 확실히 저땐 많이 힘들었구나….싶네요. 하소연하는 느낌이 상당합니다 크크크….
그래도 훈련병/일병이었던 저때보다는 지금이 훨씬 낫네요. 월급도 좀 올랐고..선임들도 이제 전혀 터치를 안 하고 그냥 좋은게 좋은거지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저도 좋은게 좋은거지 라는 주의의 사람이라 후임들이 최대한 별 탈 없이 군생활 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챙겨주고 도와주려 하긴 하는데….후임들 입장에선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나중에 군생활 회상해 볼때 [그 사람? 뭐 괜찮았던 사람이었지] 정도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4. 군대가 예전보다 사회와의 장벽이 많이 얇아지긴 했다지만(휴대폰 사용 등등으로 인해서요) 그래도 여전히 부대 안에 갇혀있는 삶이 절대 쉽지 않다고 느껴요. 예전에 군대 계셨던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셨는지…정말 존경스럽고 또 신기합니다. 제가 예전처럼 폰도 못 쓰고 싸지방도 없는 삶을 살았으면 휴가 나올때마다 AI다 뭐다 바뀌어있는 세상에 어지러웠을 것 같아요.
지금도 어쩌다 외출이나 휴가로 밖에 나가서 사람 구경하거나 집에 오면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서울에 오면 가끔은 적응이 안 돼요. 부대하고는 다르게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크크크크…20몇년동안 서울에서만 살아왔는데 이러는 걸 보면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맞구나 싶습니다.
5. 공군은 이병/일병/상병/병장이 2/6/6/7 체제입니다. 네 병장이 무려 7개월…이에요. 사실 제가 1년 군생활 하긴 했지만 9개월 남았고 병장도 아직 못 달았으니 튜토리얼도 안 끝난 거죠 크크크…
그래도 지금까지의 12개월도 당시에는 참 시간 더럽게 안 간다 싶었지만 막상 지나고 보면 순식간이었던것처럼
남은 시간들도 잘 지나가지 않을까 싶어요.
언젠가는 저희 부대에 머리 찰랑찰랑 기르고 오는 예비군 형님들처럼 저도 예비군 마크를 붙일 날이 오겠죠? 그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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