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로 철학하기"
들어가는 말 원피스, 실재의 조각을 찾아서 … 8원피스 세계에 관하여 … 12우린 친구니까—밀짚모자 해적단과 ‘우정’ … 31몸이 또 늘어났다!—고무인간 루피와 ‘연장(延長)’ … 53내겐 너희들이 모르는 어둠이 있어—고고학자 로빈과 ‘실재’ … 78설마 이것이… 프러포즈?—호킨스, 도플라밍고, 슈거, 핸콕과 ‘능동성/수동성’ … 103저는 죽어서 뼈만 남았습니다—해골 브룩과 ‘엑스터시’ … 122셋이 붙어 있었던 것뿐인가?—삼두인간 바스카빌과 ‘변증법’ … 144사랑해줘서 고마워—자연계 능력자들과 ‘아르케’ … 163빛의 속도로 차인 적이 있나?—자연계 능력자들과 표준모형 … 182실체가 없는 공허한 적—와포루, 빅 맘, 사카즈키, 호디와 ‘악’ … 203오빠는 그대로면 돼—샬롯 브륄레와 ‘상상’ … 222다른 이들을 구분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어—Mr.2 봉쿠레, 이반코프와 ‘뉴하프’ … 241부록1. 인용한 책들 … 2572. 악마의 열매 … 2603. 고유명사 찾아보기 … 2634. 인명 찾아보기 … 273
너 내 동료가 돼라!”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만화 〈원피스〉와 함께 떠나는가장 철학적인 ‘사유 대모험’“해적왕을 꿈꾸는 소년들이 전설의 보물을 찾아 나선다!”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보았을 법한 이 소재로 전설이 된 만화가 있다. 바로 오다 에이치로의 〈원피스〉이다. 1997년에 시작되어 2024년 현재까지 무려 26년째 계속되고 있는 장수 시리즈, 〈드래곤볼〉을 제치고 기네스북 ‘단일 저자에 의한 최다 단행본 발행 부수’ 부문을 경신한 무서운 시리즈, 만화를 넘어선 문화적 현상… 〈원피스〉를 수식하는 말은 많다. 그런데, 무엇이 원피스를 세대를 아울러 가장 넓은 팬덤을 지닌 만화로 만들었을까? 우정, 승리, 모험? 인생의 반을 〈원피스〉와 함께해온 ‘원피스의 오랜 팬’ 권혁웅 교수는 그 이유를 철학에서 찾는다. 원피스 지구의 구성, 수많은 캐릭터, 그들이 이합집산하는 방식, 온갖 기상천외한 ‘열매’들, 전설의 보물 원피스를 향해 나아가는 모든 과정을 ‘인간의 앎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본 것이다. 알고 보면 철학적인 만화 〈원피스〉의 팬이라면, 혹은 철학적 개념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독자라면 《원피스로 철학하기》로 사유 대모험을 떠나보자.임마누엘 칸트에서 질 들뢰즈까지, 현대철학부터 물리학까지…원피스 세계에는 보물만 숨어 있는 것이 아니다!권혁웅은 시와 평론으로 등단한 시인이자 평론가이며,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시와 시론,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마징가 계보학》 등의 시집을 발표했고, 《시론》과 《시적 언어의 기하학》과 같은 이론서, 일상 속 철학적인 순간을 재조명한 《외롭지 않은 말》과 《생각하는 연필》, 동서와 고금을 횡단하며 신화에 숨은 코드를 찾아 분석한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와 같은 다양한 책을 꾸준히 내왔다. 그런 그가 만화 〈원피스〉를 오랫동안 탐독해왔다는 사실은 언뜻 놀랍지만, 〈원피스〉에서 읽어낸 것이 철학이라는 사실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루피가 근대의 지식을 대표한다는 나의 추론은이처럼 원피스를 찾아가는 여정과도 관련되어 있다.그 비밀을 인간의 앎의 역사로 풀어보고자 했다._ 작가의 말 중에서원피스 지구는 왜 반드시 세 개의 거대 세력(세계정부, 사황, 칠무해)으로 나뉠까? 루피는 수직적인 위계질서를 거부하고 ‘동료’를 들임으로써 무엇을 성취하고자 하는 걸까? 악마의 열매가 부여하는 기상천외한 힘에는 어떤 원리가 숨어 있을까? 알쏭달쏭하기만 한 원피스 세계에도 선악의 기준이 있을까? 권혁웅은 칸트와 들뢰즈, 변증법과 물리학을 자유자재로 소환하며 원피스 세계의 바탕을 이루는 ‘철학’을 읽는다. 우선, 밀짚모자 해적단의 수평적 관계와 깊은 우정은 헤겔의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수한 악마의 열매들이 있음에도 주인공 루피에게 몸이 쭉쭉 늘어나는 고무고무열매를 먹게 한 작가의 의도를 권혁웅은 연장(延長, extention)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번쩍번쩍열매를 먹은 빛 인간 보르살리노와 번개번개열매를 먹은 전기인간 에넬 등 자연계 열매 능력자들을 소개하면서는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을 제시한다. 하나같이 특이한 〈원피스〉의 여러 캐릭터 중에서도 유독 깊은 인상을 남기는, 해골만 남아 죽음의 배를 지키는 ‘브룩’은 또 어떤가? 권혁웅은 근대 철학의 가장 큰 탐구 대상인 ‘정신과 육체의 관계’를 가져온다. 데카르트와 흄, 칸트, 스피노자를 두루 소환해 브룩의 몸을 탐구하는 대목에 이르면 “원피스 세계에는 보물만 숨어 있는 건 아니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