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 미망 1~3권 (8.9)
“내가 만들어 낸 인물들만이라도 그 그리운 산하를 거침없이 누비며운명과 싸워 흥하고 망하고 울고 웃게 하고 싶다는 건내 오랜 작가적 소망이자 내 나름의 귀향의 방법이었다.”―박완서
1990년 초판을 출간한 박완서 작가의 장편소설 『미망』(전 3권)이
2024년 민음사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미망』은 총 3권으로 이루어진 흔치 않은 대작으로,
조선 말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한국전쟁 이후 분단에 이르기까지
개성의 한 중인 출신 상인 전처만 집안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미망』은 박완서 작가가 개인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에 집필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1988년 5월에 남편을 잃은 박완서는
그로부터 3개월 후인 1988년 8월에 아들마저 잃었다.”(장영은)),
작가로서 자신에게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던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에 대하여 쓴 이야기로,
삶의 고통과 창작의 고통이 범람하는 시간을 통과해 끝내 써낸 극복의 작품이다.
이 소설을 두고 박완서 작가는 생전
“내 작품 중 혹시 오십 년이나 백 년 후에도 읽힐 게 있다면
『미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산문집 『나를 닮은 목소리로』, 문학동네)라고 썼다.
그리고 오늘날 『미망』을 다시 읽은 독자들은
박완서 작가의 저 기대 어린 문장에 긍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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