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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신화:오공 PS5판 엔딩 후기 (스포 없음)








1. 장점
- 훌륭한 디자인과 뛰어난 액션 스타일을 가진 많은 보스몹
출시 전 보스 러시 게임이라는 말도 나와서 필드 구성이 너무 단순하고 잦은 보스전으로 인해 피로감이 심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죠. 게임을 까보니 기존 관습상 보스전인것 처럼 보이는 전투가 상당히 많은건 사실이지만 상당수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체감상 80%는 쉽고 15%는 살짝 어렵고 5% 정도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 95% 정도의 할만한 보스전이 주는 액션 쾌감이 어마어마하게 크고 이게 이 게임 장점의 전부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 그래픽에 대해저는 PS5로 플레이해서 그래픽이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바로 얼마전까지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를 다시 했었는데 어떻게 PS5에서 이런 그래픽이 이토록 부드럽게 잘 돌아가는지 재차 삼차 크게 놀랐기때문에 오공에서는 아무 감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PC 고사양으로 하면 대단히 훌륭할거라는 느낌은 받을 수 있었습니다. 


2. 단점a. 장점이 보스전이듯 단점도 보스전에서 나옵니다.상당히 주관적인 판단이겠지만 5% 정도의 어려운 보스전이 주는 불쾌감이 상당하거든요. 어렵다고 불쾌하다고 하면 되냐? 하시겠죠. 그런데 예를 들어 대전 게임에서 졌을 때 "너무 잘한다" 쿨하게 인정하고 싶은 상대방이 있고 "아 진짜 게임 x같이 하네" 싶은 상대도 있잖아요. 물론 게임 더럽게 한다는 말 자체도 칭찬일 수 있지만 이 게임의 어려운 보스들 패턴은 정말 뇌절입니다.  어렵지만 재밌다고 느끼게 만드는 보스전이 아니고 "이게 말이 되나? 좀 적당히 해야지" 라고 짜증과 욕설을 유발하는 보스전이 있는데 이 게임 속 고난도 보스전은 거의 후자입니다. 
b. 길이 많아도 너무 너무 많다.출시 전 길찾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었는데 초반 1 챕터에서는 뭐가 어렵다는 건지 이해가 안갔습니다. 그냥 제가 늘 하던대로 구석구석 가보니 길목마다 꼭 상대할만한 적이 있고 먹어서 좋은 템들이 있더군요. 갈라진 길에서 한 쪽으로 먼저 가도 얼마 안 가서 막다른 곳이 나오니 다시 돌아가 다른 길로 가면 되었어요. 근데 이게 3챕터 가니 망망대해에 놓인 기분이랄까 맵을 구성했다기보다는 그냥 허허벌판을 기본 베이스로 해서 각종 오브젝트들을 흩뿌려놓은 느낌이었습니다. 배치된 잡몹들도 하나같이 지루한데다 나오는 놈들 지겹도록 또 나오고 또 나오고...너무 무성의해보이고 상대할 가치가 없더군요. 게임 자체도 덩달아 루즈해져서 게임 중 딴 생각이 났습니다. 이러다 4챕터 와서는 다시 게임이 재밌어지더군요. 그런데 이젠 길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길이 계속 가지에 가지를 쳐서 지치게 하더군요. 이러다보니 공략없이 1회차에 되도록 샅샅히 맵을 훓겠다는 목표를 접고 그냥 적당히 탐험하는 걸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c. 헐거운 맵 구성돌아다닐 곳은 너무 많지만 신기하게도 가는 곳곳, 구석구석마다 뭐가 나옵니다. 시시한 템도 있지만 중요하거나 가치 있는 템도 많았고 싸워 볼 만한 몹도 나오구요. 그런데도 맵이 공허하게 느껴지는건 그 수많은 길에 템과 보스는 있지만 이벤트가 별로 없습니다. NPC나 보스급 적과의 상대를 통해 히든 보스, 스토리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사이드 이벤트 갯수가 너무 적습니다.앞으로 게임 제작사들은 제다이 서바이버의 메인 행성에 어떻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흥미로운 탐험을 배치했는지, 갓오브워 라그나로크 후반부 바나헤임 크레이터 지역에서 여러 사이드 퀘스트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엮어 놓았는지 맵 구성을 진지하게 참고하길 바랍니다.  
d. 의미없는 잡몹들사실 오공이 보스전 중심이긴 해도 필드 잡몹들 유형이 적은 건 아닙니다. 그런데 3장 이후부터 너무 갈 곳이 많은데다 특정 챕터에는 특정 몹들만 나오다보니 지겹게 보던 놈들만 있는 느낌이 들더군요. 게다가 필드전투가 너무 재미없습니다. 엘리트몹, 보스몹 전투 중심인 이 게임의 컨셉상 필드전까지 재밌게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너무 무의미하고 무성의한 필드 몹 구성과 전투는 아쉽더군요. 
e. 하나뿐인 무기, 단조로운 전투 메커니즘- 어쩌면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일 수도 있는데 수십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보장하는 액션 게임에서 무기가 한 종류뿐이라는건 역시나 위험요소 였습니다. 더구나 그 하나의 무기에서 나오는 스킬도 너무 한정적이고 평타를 모아 강공 게이지를 모으는 액션 메커니즘 자체가 단순해요. 다만 수많은 멋진 보스전이 주는 박진감 덕분에 이런 단조로움이 많이 상쇄되어서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는 전투임에도 끝까지 지겹지는 않았습니다.  이건 같은 one 무기 시스템인 고스트 오브 쓰시마에서 후반 전투가 다소 지겨워졌던 경험에 비하면 차이가 나는 부분이었습니다. 봉술에는 자세를 바꿔야 하는 3가지 스타일이 있는데 잘 조합해서 스타일을 순간순간 바꿔 활용하면 전투에 더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세변경으로 스타일을 달리 하기 보다는 통합해서 인왕식 버튼입력 시스템으로 스킬트리를 만드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이 게임의 혼백 시스템은 명백히 인왕2의 다마시로 시스템과 유사하지만 역시나 1종의 혼백만 써야하고 원기를 대폭 소모하는 한계때문에 자주 쓸 수가 없어서 인왕2 처럼 다채롭거나 다이나믹한 맛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 법술, 변신 스킬도 4종을 배치할 수 있지만 하나의 재화로 모든 스킬과 능력치를 배분해야 해서 마나가 제한적이었고 마나 회복 수단이나 회복양이 적어서 역시 다채로운 전투를 펼치기엔 역부족이란 느낌이 들었지만 몇몇 법술의 강력함때문에 이 정도면 적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 인왕2의 경우 다양한 무기와 각 무기에 설정된 다양한 스킬뿐 아니라 요괴특기,요괴스킬 덕분에 인술, 음양술을 배제하고 무기로 하는 전투에만 집중해도 전투가 상당히 화려하고 다이내믹 합니다. 그러나 오공은 하나의 무기, 단조로운 스킬을 보완하기 위해  혼백, 법술, 변신술을 이용해야 전투가 더 재밌어지는데 특히 혼백의 경우 개개의 능력치를 줄이고 3-4종 정도의 혼백을 같이 보유해서 섞어 쓸 수 있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혼백을 그렇게 여러 종이나 개성있게 만들어놨는데 대부분 놀고 있다는게 참 아쉬웠습니다. 
f. PS5 엉망인 최적화 해상도도 흐릿한데다 그래픽이 뭉개지는 구간도 많고 프레임이 대단히 불안정해서 특정 고난이도 보스전의 경우 빡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게다가 어쩌다 느껴지는 인풋렉까지 있어서 (회피를 못하고 쳐맞을때마다 하는 핑계입니다) 액션게임으로서의 최적화는 상당히 불만족스럽습니다. 



3. 총평한마디로 재밌는 게임입니다. 자국 문화의 정수인 고전을 바탕으로 정성들여 만든 게임이구요. 제가 비록 서유기 원전을 못읽어서 단편적인 사실이나 에피소드만 알고 있기에 이 작품에 깔려있는 제작자의 철학과 속뜻을 제대로 파악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진심을 담아 만들었다는 느낌은 스크린 너머로 충분히 전달되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저는 어떤 게임에 빠져들었냐 아니냐는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그 게임 생각이 나는가로 판단하는데 (아...슬프네요) 검은 신화 오공은 아침에 눈을 떠 처음 생각나게 하는 게임이었고 한 번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드는 게임이었습니다. 비록 장점 하나와 여러 단점을 나열했지만 그럼에도 액션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놓치기 아까운 타이틀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드립니다.


추천94 비추천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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