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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선수로 뛰어본 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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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솔직히 이정도로 반응이 괜찮을줄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쓰다보니 굉장히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그… 올드비라면 황충아리 아시지 않습니까?

댓글에서도 한국롤 초기 네임드인 황충아리를 추억하시는 분들이 꽤 있었고

저도 자신있게 ‘그분이 참가한 대회 맞다’ 라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근데 찾아보니 아니더라구요? 그분이 참가한건 인비테이셔널이었고

제가 참가한 2012 스프링 예선엔 안계셨었습니다.



문제는 이상하게도 선수 대기실에서 ‘황충아리를 봤다’는 조작된 기억이 있습니다.

주장형도 앞으로 있을 대진에서 ‘그 형님을 견제해야 된다.’

뭐 이런 얘기를 했었던 기억도 또렷한데…


대체 뭘까요? 셀프 만델라효과? 조기치매?

기억이란게 참… 알수가 없습니다.

저도 곧 40대를 바라보는 나이….노화에 의한 기억 착란…

곧 급속한 노화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걸까요?



은 농담이고…  10년도 넘어 그런지 파편적으로만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사실관계가 다를수 있고, 썰답게 인상깊었던 장면 위주로 풀겠습니다.

기억의 편린에 의지하여 쓰다보니 오류가 있을수 있는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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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대망의 경기일이 되었고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팀원 형들을 만난 뒤

옥상층에 위치한 이스포츠 스타디움으로 갔습니다.


기분이 묘했습니다.

ogn이 주관한 웬만한 스타 프로리그가 여기서 열렸었는데…

이젠 롤 배너와 홍보물이 붙어 있으니 어쩐지 이질감이 들더군요.

pd님의 안내에 따라 부스 뒤쪽 선수 대기실로 들어갔습니다.



대기실은 꽤 좁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 3~4평? 될까한 쪽방정도 크긴데 의자도 몇개 없어 다 앉을수도 없었어요

입구 옆엔 브라운관 화면이 있어 실시간으로 무대를 띄우는데

무슨 시골에서 볼만한 할머니집 TV정도 크기정도로 작은데

화질도 엄청 구려서 꽤 충격이었습니다. 크크



‘이렇게 열악한 방송이 온게임넷….?’



장소고 상황이고 뭔가 참 ‘어수선하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여자 PD님 혼자서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지시를 내렸는데 엄청 바빠보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PD님 굉장히 고생하셨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롤으로 전환한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포멧이 정립된것도 아니었고…

부스 뒤 양쪽 대기실을 오가며 지시를 내리는데 5인 게임이라 그런지 할게 많았거든요.



“부스 들어가면 탑하는 분이 맨 안쪽으로 들어가세요”

“자 여기 두분 앉으시고, 한 분씩 앞에서 룬세팅 해주세요”

“화장실 다녀오려면 지금 다녀오세요. 좀이따 못나가요.”



뒤쪽엔 컴퓨터 한대와 화장대 두 자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습니다.

한명씩 앉고 메이크업 해주는데 대충 얼굴 잡티만 가려주는 정도였습니다.

평소에 선크림도 안바르던 얼굴에 붓칠을 하니 기분이 참 이상하더라구요.



대회서버를 썼었기에 룬도 새로 맞춰야 했는데

시간이 모자라 대충 ap / ad / 이속공용룬 세개로 후딱 맞췄습니다.

팀 전원의 메이크업, 룬세팅이 끝날때즘 앞 경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고

남은 시간에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다녀오고 간단히 흡연을 했습니다.



저희는 2경기였는데, 앞 경기가 콩진호님이 제닉스 스톰팀 감독으로 부임한 경기였고

기묘하게 경기 스코어가 22로 맞춰져(!) 현장의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었습니다.

안그래도 긴장되는데 무대 분위기를 보니 더 부담이 되더군요.

머릿속이 새하얘진채 pd님의 지시에 따라 방음 부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게임은 별도의 대회서버와 클라이언트의 사용자 게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키마세팅? 그런거 없었습니다. 크크. 룬도 겨우 맞췄는데 세팅할 여유는 없었죠.

특이했던건 대회 계정이 올스킨인데 당시 본섭엔 없었던

로켓걸 트리같은 일부 스킨을 쓸 수 있었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해설분 목소리가 조금씩 방음부스 안으로 새어 들어오긴 했지만

헤드셋을 쓰고나니 완전히 차단되었습니다.

어색한 장비를 착용하고 긴장을 달랠겸 팀원형들과 시덥잖은 얘기를 했습니다.

무슨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딱히 픽밴, 게임 얘기도 아니었고

그냥 아무말 대잔치였습니다.



“지금 카메라 찍히고 있는거 아이가?”

“아 시방 떨려 죽겠다 마…”



손에 익지 않은 키보드와 마우스가 뭐 신경이나 쓰였겠습니까. 크크…

자리에 착석한 부턴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솔직히 경기도 기억이 잘 안납니다.

뭔가 이자리에 있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다행인 상대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스킬교환을 하는데 허공에 스킬 날리는걸 서로 보고.


‘아 저사람도 긴장했다’ 싶더라구요

정글 그림자만 보여도 서로 쫄플 쓰고 허접한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지금 보면 참 웃기고 재밌는데

그땐 진지하게 떨었던걸 생각하면 그냥 상황 자체가 귀엽게 느껴지네요.

졸전이긴 한데 당시 보던 분들은 다른 의미로 재밌었을겁니다.




경기 내용은 킹무위키로 갈음합니다. (이게 있네요)








제가 저 문서를 몇년 전 보고 사무실에서 박장대소 했습니다.

뭐, 보다시피 졸전으로 끝났습니다. 크크

지금 와서야 나름의 변명을 하자면..

환경 자체가 킹반인에겐 너무 가혹했습니다.



브라운관에 얼굴 비출 일이 생에 몇 번이나 있을까요?

그것도 겜돌이의 워너비 방송에서…부담과 설렘이 동시에 올라왔고

본실력의 반의 반도 안나오는게 당연했던거 같습니다.



그래도 나름 저도 천상계 아래쪽 큐에서 놀았었고(듣보였지만)

우리 미드 형도 유명한 장인 유저로 이름을 알렸었습니다.

저도 당시 겜 부심이 있어 꽤 친다고 생각했는데

거짓말 안하고 무대 위에선 반에 반도 못보여줬다는 느낌이 듭니다.

마우스 움직일때마다 손이랑 가슴이 벌벌벌 떨렸었는데…

뭐, 지금와선 변명이고 그게 다 실력이죠. 크크크…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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