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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리소스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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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r 가테 단톡방에서 롤드컵 관련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나왔던 일종의 이론인데, 나름 잘 맞는거 같아서 한번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내가 스카우터 / 단장이라면 팀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 것인가? 에 대한 일종의 도식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1. 요약:

- 롤 5명 중 리소스 (cs, 경험치, 정글턴, 밴픽지원 등등)를 먹을 수 있는 라인은 2.5라인이다- 챔프에 따라 리소스를 먹을 때 좋은 챔프 (캐리형 챔프) / 리소스를 안 먹을때 좋은 챔프 (서포팅형 챔프)가 다르다
- 선수에 따라서도 리소스를 먹을 때 잘하는 선수 (하이 리소스형 선수) / 리소스를 안 먹을때 잘하는 선수 (로우 리소스형 선수)가 다르다
--> 너무 하이 리소스형 챔프(선수)만 모여 있거나 로우 리소스형 챔프(선수)만 모여 있으면 풀포텐을 발휘하기 힘들고, 하이리소스와 로우리소스의 적절한 조합이 중요하다



2.
인게임 관점에서 리소스 분배가 필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CS와 경험치는 한정된 자원이고, 5명이 모두 풍족하게 먹을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2명, 게임이 잘 풀리면 최대 3명 정도가 먹을 수 있죠.
그런데 롤에서는 반드시 돈을 많이 먹어서 템을 갖춰야만 좋은 챔프 (대개 딜러)와, 템이 좀 적어도 1인분할 수 있는 챔프 (대개 탱커, 서포터)가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귀중한 리소스를 템빨을 잘 받는 미드원딜에게 몰아주고, 나머지는 템 잘 안떠도 1인분 할 수 있는 탱커나 서포팅형 챔프를 하는게 일반론이겠죠.
여기서 조금 더 욕심을 내서 탑까지 캐리픽을 뽑은 3캐리조합(예: 탑베인)은, 안굴러가는건 아니지만 상당히 불안정해 보이죠. 탑미드가 모두 서포팅 픽인 1맨캐리 조합이면 너무 원딜한테 딜 비중이 높아 보여서 이것도 별로 안좋아 보이구요. 아예 4~5명이 모두 캐리픽을 골라잡은 조합은 누가 봐도 본능적인 거부감이 듭니다. (예: 트니코루나)


3.
근데 이게 챔프가 아닌 "선수"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게 2.5 리소스론의 핵심입니다.
(여기서 리소스는 단순한 인게임 리소스 (cs, 경험치) 뿐만이 아니라, 정글 턴, 시야, 밴픽 순서 등 광의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선수를 하이리소스형 / 로우리소스형으로 단순 분류하자는 뜻은 아니고, 선수의 능력치를 "리소스를 줄 때" 와 "안 줄때"로 구분할 필요는 있다는거죠. 키워줬을때 잘하느냐 / 못하느냐, 안먹였을때 잘하느냐 / 못하느냐의 4분면을 그리면 위와 같은 4가지 분류가 가능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20 T1 칸나를 볼까요, 이선수는 제이스 등 캐리픽을 쥐어주고 시야랑 경험치를 잘 잡아주면, 솔로킬도 자주 내고 나름대로 캐리를 해 주는 리턴이 있는 탑솔러였습니다. 반면 팀적으로 케어를 해주지 않으면 갱 당해서 죽어서 1인분을 못하는 경우도 많았죠.사람마다 의견은 다를 수 있겠지만, 굳이 분류하자면 제 생각에는 칸나는 하이 리소스형 탑솔러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또다른 예시로, 대부분의 서포터들은 팀적 차원에서 자원을 거의 먹지 않습니다. cs와 경험치를 안 먹는 것은 당연하고, 픽밴에서도 거의 배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2픽으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냥 조합을 완성하기 위해서 적당한 순서에 적당한 픽을 뽑는 케이스가 대부분이죠.
그런데 케리아는 좀 특별합니다. 이 선수는 리소스를 안 줘도 물론 잘하지만, 리소스를 0.5라도 주면 (레드 5픽을 밀어준다던지, 구마유시가 혼자 버틴다던지) 미친 슈퍼캐리를 보여준다는 트레잇이 달려 있어요. 제 생각에 이런 서포터는 전 세계에 케리아가 유일합니다. 그래서 티원은 이런 케리아의 유니크한 특성을 활용하기 위해, 구마유시에게 일종의 서포팅 롤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이커나 기인은 프로 커리어에서 어떤 롤을 맡아도 그 역할을 굉장히 잘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예를 들어 기인은 18 아프리카에서는 제이스를 필두로 우걱우걱 많이 먹고 슈퍼캐리하는 탑캐리 역할을, 23~24년에는 크산테를 위주로 갱 지원 없이 캐리하는 로우리소스 롤을 주로 맡았습니다. 양립하기 쉽지 않은 두 경우에서 모두 S급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는 그 존재만으로 팀 플랜에 엄청난 자유도를 부여합니다. 리스펙받아 마땅합니다.




4.

일반적으로 여겨지는 프로씬에서의 정석은, 당연히 미드/원딜을 리소스를 투자해 키우고, 메타에 따라 탑/정글 중 어느 하나에 0.5를 배분하는 것일 겁니다. 거의 대부분의 일반적인 팀이 미드원딜 캐리를 팀의 1옵션으로 채택하죠. 
바로 그렇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미드원딜, 특히 원딜 선수들은 위크사이드에서 잘 하는지 못하는지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대부분의 커리어에서 리소스를 많이 배분받는 게임만을 경험하고, 그 상황에서 캐리하는지 못하는지가 그들의 실력 평가의 대부분입니다. 먹고 캐리하면 그게 곧 잘하는 원딜이고, 먹고 캐리 못하면 못하는 원딜이죠.


그런데 가끔 이 구성을 개나 줘버려 하고 특이한 구성을 하는데, 어쨌건 2.5 리소스를 잘 분배해서 결과가 좋았던 팀들이 전 세계에 몇몇 존재합니다.
20 DWG = 탑정글이 고정적으로 리소스 1을 먹고 캐리하고, 미드가 0.5를 먹고 바텀듀오가 고정적으로 서포팅을 담당하는 탑정글 캐리팀23~24 T1 = 탑에 고정적으로 리소스를 배분하고, 메타에 따라 미드/원딜 중 하나에 리소스를 준 뒤, 케리아에게 0.5를 주는(?!??) 서커스팀

두 팀의 경우, 정말 독특하게도 원딜이 로우 리소스 포지션, 위크사이드 롤을 부여받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많은 게임에서 고스트와 구마유시는 나를 버려두고 로밍간 서포터의 등을 바라보며 라인을 받아먹으며, 한타에서도 상대원딜만 보면 눈돌아가는 팀원들을 내버려두고 묵묵히 셰나로 이삭을 줍습니다. 두 선수가 공통적으로 진/세나를 잘 다룬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각자의 팀이 리소스를 어떻게 분배하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선수의 강점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얘기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거 같아요.(도인비의 FPX, 캡스의 G2 등)


5. 마무리
이번 월즈에서, 그냥 좋은 픽 대신 자신만의 "승리 플랜"을 유지하는 픽을 선택하고 승리하는 팀들과기존 승리 플랜을 무시하다가 패배하는 팀들을 보면서 느낀 바가 많습니다.
오공이 정말 좋아 보이는 상황에서도 뽀삐/바이를 뽑는 T1정말 가능하면 빈에게 잭스를 주려고 하는 BLG에이밍에게 45페이즈에서 미스포츈을 쥐어주는 DK 등등...

확실히 리소스 분배는 팀의 아이덴티티이며, 이걸 다각화하는게 꼭 좋지만은 않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월즈였습니다.

그러니까 ZOFGK 전원 재계약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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