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베어] 오랜만에 기행문...
또 중국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들어 중국 3번, 일본 2번, 미국 1번인 것 같네요... 대략 이 정도면 왠만한 장사 잘 안되는 여행사 직원 수준인 것 같습니다...
속아서 갔습니다...
비행기표랑 호텔 무료로 해 주고 부스로 두칸이나 공짜로 준다고 해서 좋다고 갔었는데 가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더군요... 도대체 일주일을 완전히 놀다먹다 올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뭐 장사할 상대방이 있어야 장사를 하죠...
그러기에... 사람은 자기 꼴을 알아야 하나 봅니다... 저 같은 놈에게 비행기표까지 주면서 초청하는 행사라면 이미 볼짱 다 본 행사인 것을 진작에 알았어야 했는데 말이죠...
☞ 여기서 잠깐...
제가 감명 깊게 (?) 보았던 영화 "바람의전설" 에서 이성재가 김수로에게 "나 제비 아니야!" 라고 하니까 김수로가 그렇게 말합니다... "새끼, 지가 제비가 아니면 까마귀야 참새야... 새끼 정체성이 없어..." 라고요... 맞습니다... 사람은 정체성 확실히 하고 지 꼴 알고 살아야 합니다...
4.23 (월) 아침 비행기 타고 북경 도착했습니다... 북경 왕징에 있는 (왕징이라고 해서 왕부정이랑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望京 의 중국 보통화 발음입니다...) 옥류관 가서 간단하게 점심 한그릇 때리고... 오후에 두 건 뛰었습니다... 거의 원하던 결과를 얻어내고... 기분 좋게 발마사지 한판 때리고 (1회차) 잘 잤습니다...
4.24 (화) 존나 높은 사람들이랑 같이 중국의 존나 높은 사람 만났습니다... 뭐 높은 사람들 대화라는게 다 그렇고 그런 수준이죠... 결과는 그냥 그랬습니다... 오후에 북경에서 열린 엄청나게 큰 행사 언저리 기웃거리다가 그냥 숙소로 가서 숙소 부근에 있는 업소에 가서 발마사지 한판 때리고 (2회차) 그냥 잤습니다...
4.25 (수) 아침부터 일어나서 공항에 가서 비행기 타고 날아갔습니다... 하남성의 정주라고 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모든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아뭏든 정주 도착해서 호텔 바로 옆에 있는 발마사지집에 가서 또 한판 때리고 (3회차) 그냥 잘 잤습니다...
☞ 여기서 잠깐...
솔직히 이번 출장 가면서 큰 돈 벌거라는 기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종 목적지였던 하남성 정주라고 하는 곳이 워낙 중국 역사에 자주 나오는 동네라서 조금 기대는 있었죠... 거기서 1시간 조금 넘어 서쪽으로 가면 낙양 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도 가보고 싶었고... 동쪽으로 1시간 정도 가면 개봉 이라고 하는 곳도 있고... 소림사도 있고... 그리고 정주 부근에는 그 옛날 삼국시대에 원소와 조조가 마지막 일전을 치뤄 원소가 피를 토하고 밭고랑에 쓰러져 죽어간 관도대전의 역사적 현장이 있으니까... 참 가보고 싶긴 하더군요...
그 하남성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中原 이더군요...
4.26 (목) 행사 시작날입니다... 장사 어디 처음 해 봅니까... 가서 한시간 안에 부스데코레이션 다 하고... 손님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 이 행사 존나 큰 행사인데 이 동네 할 일 없는 인종들이 존나 많습니다... 중공군 인해전술 하듯이 인간들이 꾸역꾸역 몰려듭니다... 1996년 북경에서 겪었던 이후 처음으로 1시간 만에 가져간 브로슈어 아무 관계 없는 인간들이 다 가져가 버립니다... 그래도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물건 살 놈들은 눈을 씻고 봐도 없었으니까요... 점심 먹으러 나온 김에 발마사지 한판 더 하고 (4회차)... 부스에 돌아가니... 아니나 다를까... 생수까지 없어져 버렸습니다... 2시간 정도 대충 개기다가... 그냥 철수해서 돌아오는데 한국식당이 보입니다... 대장금이라는 식당이었는데... 길림성에서 온 조선족 동포가 하더군요... 신라면 두그릇에 밥 한그릇 말아먹고... 호텔에 가서 잘려고 했더니 잠이 안 옵니다... 또 발마사지 한판 더 때렸습니다... (5회차) 그리고 잘 잤습니다...
4. 27 (금) 아침에 부스에 나가보니 역시나 완전히 황입니다... 10시에 같이 간 직원에게 명확하게 지시했습니다... 짐 싸자구요... 이 녀석 다른건 몰라도 철수하자고 하니 번개네요... 포스터니 뭐니 다 패킹하는데 약 30분 걸립니다...
☞ 여기서 잠깐...
저도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별 일을 다 겪어 보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봅니다... 하도 아무 관계 없는 아저씨 아줌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와서 이것 저것 달라기에 아예 숨겨놓았더니 나중에는 부스 앞에 있는 빈봉투까지 가져갑니다... 뭐하는지는 몰라도... 그래서 장난 삼아 A4 종이 한 열장 정도 올려놨더니 그것도 가져가고... 명함을 숨겨 놓았는데 광고하는 녀석들이 와서 자기 명함 놔두고 가니까 나중엔 그것까지 가져가더군요... 중국도 주로 북경, 상해, 심천, 광주, 청도, 소주, 항주, 상주, 무석, 남경, 심양... 등과 같은 조금 수준 있는 곳만 다니다가 이른바 중부에 오니까 정말 골 때리더군요... 제가 생수를 마시고 다니니까 어떤 할아버지가 계속 저를 따라다닙디다... 다 마시고 나서 PET 병 자기한테 달라구요... 빨리 마셔버리고 줬습니다... 쩝...
짐 다 싸고 나서 나와서 호텔에 일단 갔다가 점심 먹으러 가서 한그릇 또 때리고 (이번에는 한강이라는 한국음식점이었습니다...) 발마사지 한판 받았더니 (6회차) 이제 겨우 1시 정도 됩니다... 차 빌리니까 기사 포함 300원 달라고 하네요... 낙양으로 가서 시간도 없기에 용문석굴이라는 곳으로 갔습니다... 후회되지 않는 곳이긴 하던데... 문화혁명기에 홍위병들이 다 부숴놓았네요... 다시 정주로 돌아와서 밥 먹고 발마사지 한판 더 받고 (7회차) 잤습니다...
4.28. (토) 아침에 일어나니 "오늘은 또 무얼 하고 놀지" 라는 생각에 앞이 캄캄합니다...
☞ 여기서 잠깐...
우리나라 사람들 다 그렇지만 저도 참 놀 줄을 몰라서 큰 일입니다... 시간이 나면 좀 문화적으로 놀아야 할 텐데, 논다고 하는 것이 거의 고스톱치기, 술마시기, 아니면 떡치기니까요...
비행기 예약 변경하려고 했더니 자리도 없고... 골프장 어디 있는지 알아보니 한 두시간 가야 된다고 하고... 할 수 없이 또 차 빌려서 이번에는 개봉이라고 하는 곳으로 가서 이곳 저곳 가봤습니다... 다른건 그저 그런데 문화혁명기에 죽은 유소기 국가주석이 죽은 곳이 거기 있더군요... 가서 잠시 가슴 뭉클했습니다만... 돌아와서 또 발마사지하고 누워 있으려니 (8회차) 이제 내 발이 내 발인지 다른 사람 발인지도 모르겠더군요...
☞ 여기서 잠깐...
전 중국에만 가면 짜증나는게 왜 인간들이 나한테는 모두 중국말만 하고 내가 "난 한국인이야!" 라고 해도 웃으면서 믿지를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몸이 조금 뚱뚱하기 하지만 한결 같이 동북지방에서 온 한족이라고 철저하게 믿어버리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아예 한술 더 떠서 흥안령산맥쪽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고 다닙니다... 러시아에서 호랑이 잡다가 이번에 내려와서 좀 쉬러 왔다고 하면 애들이 순진해서 그런지 대략 믿더군요... 아니면 믿어주는건지도 모르지만요... 아뭏든 저를 한국사람으로 보는 경우는 아예 없더군요... 이게 가끔 편할 때도 있습디다...
대략 6일 동안 8번 발마사지를 받았더니 아무 생각이 없는데... 같이 간 직원 녀석이 아무래도 분위기가 이상해서 할 수 없이 택시 타고 좋은 곳 가자고 했습니다...
"대랑토*" 라고 하는 곳으로 데리러 가 주던데... 사우나더군요... 중국 사우나 코스 뭐 뻔한데... 이 나쁜 녀석들이 하는 말이 떡치는 서비스는 없다고 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몇번을 재차 물어보았는데 대답은 한결 같이 "메이요(沒有)" 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이 간 직원 녀석이 밖에서 사진을 막 찍었더군요... 그래서 없다고 했겠죠... 중국에 그런 거 안되는 곳이 어디 있습니까... 할 수 없이 다시 택시 타고 기사더러 어디 가자고 했더니 다른 곳으로 데려다 주던데... 여기서부터가 또 문제입니다...
목욕 대충 하고 각자 방 잡고 들어갔더니 미성년을 살짝 넘겼을까 말까한 애들이 두명이 들어옵니다... 오랜만에 그런가 보다 했는데... 가슴으로 해주더군요... 이른바 러시안서비스인데... 들어갔으니 어쩔 수 없이 누워 있다가 나왔습니다만... 돈은 우라지게 비싸더군요... 이건 뭐 상해보다 더 비싸더군요... 돈 안내고 개기다가 하남성 조폭들에게 당할까봐 어쩔 수 없이 내고 나왔습니다...
찝찝한 마음으로 잠들었습니다...
4.29 (일) 아침 일찍부터 택시 타고 공항 가서 북경으로 가니 시간이 너무 많이 남습니다... 어디 가겠습니까? 또 왕징 가서 옥류관 갔습니다...
☞ 여기서 잠깐...
중국에 있는 북한식당 가면 가끔 신선한 느낌을 느끼곤 합니다... 북경 옥류관은 김치와 육수가 일품이고 아가씨들도 참 괜찮습니다... 그리고 다른 식당 (해당화, 류경식당 등) 도 다 괜찮고 맛도 좋습니다만... 저녁되면 이 아가씨들 (접대원들) 이 조그만 공연도 합니다... 오래 전에 어떤 식당에서 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시간이 되었는데 공연을 안하길래 불러서 따졌더니 그 아가씨가 하는 말이 "세상을 어드렇게 책대로만 삽네까?" 라고 하더군요...
옥류관에서 또 한그릇 때리고 시간이 또 남아서 헤매다가... 또 발마사지 갔습니다... 이번 중국 가서 처음으로 제가 좋아하는 전국체인점인 "良子" 에 갔습니다... (9회차)
그리고는 돌아왔습니다...
이건 뭐 중국에 일을 하러 간건지 발마사지를 하러 간건지 헛갈립니다... 첫날 북경에서 제 발을 만진 아가씨는 제 발을 보자마자 "고생을 많이 하는 사람 발이다" 라고 하던데 마지막 전날 밤 정주에서 제 발을 만진 아가씨는 "발마사지를 엄청 많이 받은 발이다" 라고 하더군요... 쩝...
이상 허접 중국출장보고서였습니다...
폴라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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