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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이름을 묻다가(하편)

며칠 후 강대인과 나는 또 충무집에 들렸습니다.
홍미자와 눈이 마주치자 나는 좀 묘한 기분이 들며 평소와 달리 눈을 한번 찡긋해 보였습니다. 그녀 역시 감정이 좀 다른지 얼굴을 붉히며 살짝 웃어 보였지만 우리 둘 다 다른 사람이 눈치챌 정도는 아니었습니다.그렇게 시침을 뗀 채 술잔이 몇차례 오가던 중 강대인이 불쑥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야야, 미스 홍! 이제사 이 친구가 철이 좀 들었는갑다."
"와예?"
나도 좀 어리둥절 했지만 그녀는 화들짝 놀라는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이제는 니한테 같이 자자카는 소리 안 하잖나."
나는 찔끔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어쩌면 나보다 더 능숙해 보였습니다.
"헤헤 ...... 그럼 잘 됐네요."
어느 새 놀랐던 표정은 지워지고 웃으며 맞장구를 치는 것입니다. 나도 연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참, 깜빡했네! 미스 홍, 우리 밖에서 만나면 꼭 한번 같이 자자!"
"아이 참, 몰라예."
그녀는 토라진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꽤 오랫동안 내 말에 "좋아예." 라고 응수하던 말이 바뀐 것입니다. 그리고 강대인 모르게 내 등을 꼬집었습니다.

 
우리는 그 후 한달에 한번 정도, 항상 낮거리로 여관방에서 어울렸습니다.
타이밍은 내가 강대인과 충무집에 가면 그 다음날이나, 혹은 그때 약속한 며칠 후가 됩니다. 당시 휴대폰은 물론 삐삐도 없던 시절이라 약속을 하기에는 불편한 점도 많았습니다.
함께 마시는 강대인이 잠시 자리를 비우는 틈이나 내가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사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내일 어때?" 라고 속삭여서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면, "그럼 몇시 ...... ?" 라고 묻고, "두시쯤예." 라고 하면 미리 약속된 다방이나 제과점에서 만나는 식이었습니다.
유선전화는 있었지만 내가 그녀를 찾아 충무집으로 전화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유일한 통신수단은 그녀가 우리 회사로 전화를 거는 것인데, 그녀의 일정이 안 잡혔거나,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 약속에 차질이 있을 때만 연락하는 정도였습니다.
어떻든 그녀는 내가 만나기를 쳥하면 당장 다음날이 어려우면 며칠 후로 연기를 할지언정, 한번도 거절을하거나 빼는 일이 없이 4~5차례의 밀회를 계속 이어 같습니다. 그 하나 하나를 이야기 하자면 또 장황하고 지루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상황이 매번 판에 박은 듯 했기 때문입니다.
종로구 낙원동에 있는 똑같은 여관에 들어가 옷을 벗으면 서둘러 양치질과 샤워를 하고 --- 어떨 때는 둘이 함께 하기도 했지만 --- 곧 침대에서 엉켜 약간의 전희를 하고는 살을 섞는 것입니다.
더러 체위의 변화를 시도해 보기도 했지만 그녀가 별로 호응을 안해 나도 새로운 시도를 포기했습니다. 한번은 펠라치오를 하려 했더니 비명까지 지르며 몸서리를 치는 바람에 나 역시 화를 낸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빠구리 자체에 특별한 맛이나 재미는 없었던 셈입니다.
가끔 농담이나 한두번 주고 받았지, 정겹거나 살폿한 대화도 나눈 기억이 안 나는군요. 내가 원래 무덤덤한 편이기도 하지만 그녀 역시 말수가 적었습니다. 또 그녀와 나는 생활 환경이 달랐고, 서로의 지식이나 취미에도 어울릴 것이 없어 더욱 대화는 쉽게 단절되기 일수였습니다.
만나는 시간이 어중간해 술이나 음식을 같이 먹을 기회도 없었습니다. 내가 조르듯 해서 피자와 스파케티를 한번씩 먹었을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밀회는 한동안 공백기를 갖게 됩니다.
 
첫 이유는 강대인이 갑자기 큰 수술을 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입원까지 한달 쯤이 걸린 후 출근을 했지만 아직 술을 마실 수는 없는 상황이라 항상 그에게 이끌려 가던 나도 발길이 끊긴 셈입니다.
홍미자와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나 혼자, 혹은 다른 사람이라도 끌고 충무집으로 가는 것이 남자다운 처신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마침 그 무렵 나는 우연히 만나게 된 이혼녀인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 불장난을 시작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겠군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와의 판에 박은 듯한 좀 밋밋한 정사에 식상한 탓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거의 석달만에 강대인과 나는 충무집에 들렸습니다.
오랫만이라 주인부부와 홍미자 모두 우리를 반겼고 강대인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미스 홍, 니가 내 건강을 모두 훔쳐 갔는갑다. 몇달 사이에 나는 팍 사그라졌는데 니는 우찌 이리 활짝 폈노? 참말로 예뻐 졌다."
강대인의 경상도식 칭찬이지만 정말 그녀는 석달 남짓한 사이에 훨씬 성숙하고 예뻐져 보였습니다. 술자리에서 갑자기 자지도 꿈틀거렸습니다.
 
우리는 바로 다음날 낮에 만났습니다. 오랫만의 만남이라는 것이 자극제가 되었는지 나는 유별나게 흥분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도 비슷했던 모양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옷을 벗겨 주기도 하며 순식간에 알몸이 되었습니다.
그 전에 늘 그래왔듯 우선 그녀의 민감한 부분을 손과 입술로 섭렵해 갔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반응이 그전과 달랐습니다.
"흑!" 소리를 내면서 몸을 비틀고, "아아! ...... " 라고 탄성을 지르며 나를 확 끼어 안았다가 내 젖꼭지나 배를 어루만지기도 합니다.
그 손을 잡아 우뚝 선 자지에 인도했더니 또 "아아! ...... " 라고 탄성을 지르며 쥐어짜듯 손바닥으로 꽉꽉 누르더니 남자가 용두질 칠 때처럼 몇번 아래 위로 흔들어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불알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내 귀쪽에 뜨거운 숨결을 보내 왔습니다. 그 전에도 두어번 자지를 잡아보게 했지만 깜짝 놀라며 급히 손을 빼서 오히려 기분이 잡치는 경우도 있었는데 말예요.
마치 그녀의 몸 전체가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듯 했습니다. 보지는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었고, 공알을 부벼주자 "흐윽! ...... " 하며 엉덩이를 들었다가 슬슬 돌리고 두다리를 올렸다가 "아아! ...... 아아! 나 어떡해 ...... "라며 몸부림치기도 합니다.
그러한 그녀의 반응에 불길이 내 몸에도 옮겨 붙은 것 같았습니다. 나도 어느 때보다 열광하는 기분으로 자지를 꼽았습니다.

"아아! 아아! ...... 아악! 악! ...... "
방아질이 채 몇번도 안 되었는데 그녀의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와 함께 내 등을 감싼 팔에 힘이 주어지고, 두다리를 들어 내 엉덩이를 옭죄어 왔습니다. 나도 신바람이 나서 방아질이 더욱 빨라 졌습니다.
"으응! ...... 응! ...... 아, 아, 아앙! ...... 아앙! ...... 아이구야! ...... 앙! 앙! ...... "
내 방아질에 맞추어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나오는 소리는 이제 비명이 아니라 완전히 울부짖음이었습니다.
울꺽 보지에서 물끼가 터져 나오고 그녀의 반응이 너무 격렬해 나느 잠시 동작을 멈추었습니다. 그래도 그녀는 누운채로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울부짖음을 계속하다 그 동작은 멈추었으나 한동안 가슴을 헐떡거리며 흐느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자세를 바꾸어 내가 눕고 그녀를 배 위에 올라오게 했습니다. 그 전에도 이런 자세는 몇번 시도했었지만 그녀는 심하게 부끄럼을 타고 또 동작도 서툴러 억지로 몇번 꿀렁거리다 자지가 빠지면 서둘러 내려오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날의 그녀는 달랐습니다.
우선 손을 안 쓰고도 능숙하게 삽입에 성공했습니다. 그 전같으면 내가 자지를 잡고 보지를 더듬으며 조준이 제대로 되면 그녀의 엉덩이를 눌러 주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의 그녀는 스스로 엉덩이를 움직이며 우뚝 선 자지의 위치를 잠시 탐색하는듯 하더니 두꺼비가 파리 잡아먹듯 그냥 보지 속으로 삼켜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아! ...... "
그녀가 가슴을 들며 큰 숨을 내 쉴 때 자지를 에워싼 질벽이 꼼지락거렸습니다.
그녀는 두 무릎을 몇번 움직였습니다. 마치 마운드에 선 피쳐가 바닥을 발로 누르며 위치를 바로 잡고 확인하는듯한 동작입니다.
서서히 움직이던 그녀의 엉덩이는 숨결이 가빠지는 것과 비슷하게 가속도가 붙더니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 여자는 좌삼삼 우삼삼을 스스로 터득할까요, 혹은 어디서 배울까요? ...... 그녀는 분명 좌삼삼 우삼삼으로 방향을 바꾸고, 아래 위로 훑어가며 엉덩이질을 해 댔습니다.
그 역동적이며 기교스런 움직임에 나는 곳 터져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감고 있던 두팔을 떼내고, 고개를 돌리며 다른 생각을 하려고 애썼습니다. 정말 비인간적인 직장 상사, 또 박아지를 긁어 대던 아내의 밉쌀스런 표정을 되살리며 ......
그런 노력 덕택인지 내가 미처 사정을 하기 전에 그녀가 울부짖으며 내 위로 몸을 쏟고 동작을 멈추더니 또 한참을 헐떡거리며 흐느낍니다.
그녀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내가 다시 올라 갔습니다. 그녀는 잔뜩 지쳐 보였지만 내가 방아질을 시작하자 다시 비명을 지르고, 두다리로 내 몸을 옭죄고,  엉덩이를 흔들면서 울부짖습니다. 나도 한껏 기분이 고조된 상태에서 사정했습니다.
우리는 둘다 땀투성이었고 시트도 질펀하게 젖어 있었습니다. 나는 오랫만에 온몸을 불태우는 정사를 치룬데 스스로 감격했고, 그런 계기를 만들어준 그녀가 진정 고맙고 사랑스러워 보였습니다.
"아, 정말 대단했어! 미자가 이렇게 뜨겁고 황홀한 여자인지 몰랐어. 정말 그 전에는 이렇지 않았잖아? 소리도 안 질렀고 ...... 응? 어쩜 이렇게 변했지?"
아직도 조금은 오르내리는 그녀의 젖통을 쓰다듬으며 나는 조용히 물었습니다.
"아이 참! ...... "
그녀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나를 빤히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쌍커플이 없는 조그만 눈에 물끼가 어리는 듯 했습니다. 눈물이 흐르기 전에 그녀는 훽 돌아누으며 한마디 던졌습니다.
"아저씨가 나를 몇달씩이나 내 팽개쳤잖아예."
 
원래 둔감한 탓인지 처음에는 그 말이 엉뚱하게 들렸습니다.
나는 진심으로 감탄해서 칭찬으로 한 말인데, 동문서답 같기도 하고, 마치 나를 원망하는 식으로 말하다니 ......
잠시 후 나는 그 말의 의미를 혼자 새겨 보았습니다.
아, 그새 너한테 다른 남자가 생겼구나. 어떻든 대단한 놈인 모양이구나. 너를 이렇게 색골로 만든 것을 보면 ...... 그놈 자지가 나보다 크더냐? 기술이 좋더냐? ...... 입밖으로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지만 속으로 중얼거리며 나는 기분이 뒤틀렸습니다.
갑자기 그녀가 추해보이기도 하고, 존재도 알 수 없는 그놈에 대한 야릇한 질투심도 배알이 꼴리게 했습니다. 방금 전의 희열을 생각한다면 나는 몸을 추스려 또 한탕을 뛰었어야 하지만,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시종 뚱한 표정으로 그녀와 헤어 졌습니다.
물론 나의 그런 반응은 옹졸하고 치사한 것이었죠. 당시 나는 이미 처자가 있었고, 또 다른 여자와 썸싱도 있는 중이었고, 그녀의 말대로 내가 그녀를 내 팽개쳤던 셈이니까요. 하지만 또 그런 감정이 드는 것을 제어할 수 없었기에 나는 어쩔 수 없는 옹졸하고 치사한 놈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런데 헤어진지 채 한시간도 안 되어 다시 그녀가 그리워 졌습니다. 그리고 시간과 날이 갈수록 그런 감정은 더욱 부풀어 갔습니다.
헉헉거리는 가쁜 숨소리에 이어지는 그 비명과 울부짖음,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던 그 열기와 반응, 이제는 현란하게까지 기억되는 그녀의 몸놀림 ...... 그 모든 것이 어울려 완전한 색골처럼 기억되는 그녀의 모습이나 장면 하나하나가 자꾸 되살아 나며 그럴 때면 내 자지도 탱탱해 집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그놈에 대한 질투심도 고마움으로 바뀌었습니다. 나는 다만 돌멩이로만 알았던 것을 찬란한 보석으로 만들어 내게 선물해 준 그대는 진정 탁월한 세공사야. ......
나는 때로 망설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습니다. 그래서 충무집을 알게된 뒤 처음으로 내가 앞장 서 강대인을 대동하고 그녀를 찾아 갔습니다. 뚱하게 헤어진지 일주일쯤 되어서입니다
그러나 충무집에 홍미자는 보이지 않고 홀에는 대신으로 한 중년 여인이 있었습니다. 강대인이 미스 홍을 찾자 주인은 퉁명스럽게 "그만 뒀다." 고 한마디만 했습니다,
나의 낙담은 컸지만 내색을 않고 그냥 술만 마시는데 촌티 나는 아주머니의 서빙을 받으며 농담할 대상도 없어지자 괜히 술맛도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강대인 역시 그런 기분이었는지 주인 아주머니에게 "미스 홍이 왜 그만두었느냐?" 고 다시 물었습니다.
"바람이 난기라요. 어떤 놈하고 수원인가 어디서 살림을 차맀다카데요."
"그래요? ...... 마음씨도 착하고 조신해 보였는데 ...... "
"아이고, 갸 때문에 속 썩인게 말도 몬해요. "
주인 아주머니는 그 말못할 사연을 강대인에게라도 푸념하고 싶었던지 아예 우리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래요? ...... 나는 그저 착하고 조신한 아로만 봤는데 ...... "
그녀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강대인은 같은 말을 되풀이 했습니다.
"처음에사 그랬죠. 갸가 성격도 명랑하고 몸 사리지 않으며 일도 얼마나 잘 했는데 ...... "
뜻밖에도 주인 아주머니의 말은 그녀에 대한 칭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장황하게 이어지는 이야기의 골자는 "여자는 바람이 들면 어쩔 수 없다." 는 것이었습니다.
홍미자는 고향인 충무에서도 주인 아주머니의 아주 친한 이웃사람의 딸로 잘 보살펴서 "시집이나 잘 가도록 해달라." 라는 부탁과 함께 충무집에 몸을 의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인부부도 특별히 신경을 썼고, 홍미자 역시 착하고 조신하고 명랑하며 힘든 일도 잘 해서 친딸 같이 정이 들었는데 "바람이 들더니 애가 확 변해 버렸다." 는 식의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두어달쯤 전 부터는 외박도 자주 하고 해서 주인부부가 때로 타이르고 꾸짖기도 했지만, 도저히 바로 잡을 수가 없었는데, 결국 며칠 전 보따리를 챙겨 집을 나갔다는 것입니다.
"하기사 내 속으로 난 자식도 내 맘대로 안되는데 우짤끼요? 그저 잘 살기나 했으마 즈그 부모한테도 좀 낯이 설텐데 ...... "
그들 두사람의 이야기를 나는 그저 묵묵히 듣기만 했습니다. 특히 그들이 모르는 그녀와 나만의 비밀이 있기 때문에 더욱 몸조심을 한 셈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대화에 나는 좀 찔끔했습니다.
"갸가 언제부터 바람이 났는데 ...... ?"
"정확히는 몰라도 한 팔구개월은 될끼랴예. 외출도 별로 안하는 안데 ...... 와 여자끼리는 그런기 감이 오잖아예? ...... 야가 남자 냄새를 뭍여 온 것 같은기라. 그 후로도 한달에 한번쯤은 나갔다 오마 좀 달라 보였어예. 그런데 두어달 전부터는 외출도 잦아지고 아예 생판 깔고 외박까지 하는기라."
 
나의 허접한 경험담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그 후로 나는 홍미자라는 여인을 다시 만나지 못했고 어떤 소식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그녀가 특별히 그립거나 아쉽지도 않았습니다. 며칠쯤은 그녀에 대한 생각이 떠 오르기도 했겠지만 다시 세속에 뭍인 생활들로 그런 것은 희석이 되다 얼마후에는 깡그리 잊혀 졌습니다.
불쑥 그녀를 기억에서 되살리게 된 것은 며칠 전 그녀를 꿈에서 보았기 때문입니다. 꿈에서도 그녀가 그리 특별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뭔가 복잡하게 전개되는 장면중에 그녀는 스쳐가는 여러 인물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꿈 속에서 그녀는 나에게 생긋 웃어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잠이 깬 뒤에도 그녀의 영상이 남아 이써 한동안 기억을 되살리다가 결국 이런 허접한 경험담까지 쓰게 된 것입니다.
기억을 되살리다 보니 약간 감회도 새롭습니다. 스쳐가는 옷깃 같은 그녀는 나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역시 그녀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을까. ...... 잊혀졌던 추억이 어느날 우연히 되살아 나는 것은 그녀와 내가 우연히 맺어졌던 인연처럼 생뚱맞기도 하지만 또 약간은 그립기도 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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