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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참....좁군요.

오랜만에 뭉친 친구 녀석들과 오늘 갈때 까지 가보자는 의기투합 아래 작정하고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까짓 간만에 야들야들한 속살냄새 좀 맡자는 제안 한방에
모두 콜~을 외치며 B급 룸으로 쳐들어 갔습니다.
 
술값 얼마가 있으니 알아서 들여라. 오버하면 술값없다. 중간에 아가씨 들락날락하면
진상이다 등등..간만에 모엿어도 옛날 버릇 그대로 나오더군요.
좀 있으니 마담 들어오고 아가씨들 주루룩 들어오는데...
 
옆 친구 녀석 갑자기 나를 휙 잡아 채더니 하는말..
 
"야...저기...형수 아니냐?"
 
뜬금없는 형수?..
 
"아 씨발...잘봐..00형...그 형수 아냐?"
 
술이 확 깨며 슬쩍 고개를 모로 틀어서 보니....맞더군요.
00형이라고 저희 친구들과는 몇해동안 정말 죽이 잘맞아 돌아 다니던 선배가 있었습니다.
3대째 부자 소리 들어가며 떵떵 거리는 지방 귀족의 막내...그게 그 선배였더랬습니다.
나이가 꽉 차도록 정신 못차리는 막내를 집안에서 떠밀다 싶이 보낸 장가...
우리와 그선배의 나이차도 꽤나 났었지만 신부될 사람과는 띠동갑...우리보다 몇해 어린 형수 였었습니다.
 
결혼식때 우리가 꽃같은 어린신부를 쳐다보며 부러워 죽겠다고 설레발 치던게 생각 납니다.
척 하면 착이라고 친구 녀석들 우리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잠시 대기...우리 끼리 번호 뽑아서 부르마 하며 아가씨들 내 보내고 사정 얘기를 들은 친구 녀석들
벌린 입을 다물 줄을 모릅니다. 우리 역시 허~ 소리가 아직 입에서 떠나질 않으니 당연합니다.
 
술맛 싹 달아 났지만 도저히 궁금해서 못 견디겠더군요.
그 선배 상경 이후 연락 두절인 상태라 뒷 소식은 전혀 모르는 상태...
부득 부득 말리는 친구 녀석들을
 
"야 이 씨발 놈들아. 그래도 한때 우리 형수소리 듣던 사람이다.
 사정 얘기는 들어 봐야 할꺼 아냐.."
 
했더니...한녀석 하는말..
 
"그래서? 들어서 어쩔건데?...신문에라도 낼래?"
 
"뭐? 이 XX끼야 말이면 다냐?"
 
욱 하는 맘에 주먹이 날아가고 맞은 놈도 날려오고..말리던 친구 녀석들도
패가 나뉘어서는 욕설이 오고가고...그 뒤는 말씀드리기 뭣 하네요.
암튼 순찰차 와서 친구 녀석들이랑 저랑 쪼로록 파출소 까지 달려 가서야 상황 정리..
 
조서고 뭐고 술값 낼돈 고스란히 지배인과 쇼부 치고 박카스 한박스 파출소 들여주고..
나서보니 새벽이 다 되어 가더군요.
24시간 해장국 집에 주루룩 들어가 보니...참....
나나 친구녀석들이나 몰골이 가관이 아니더군요.
마음은 그런대로 푸닥거리에 조금 풀린듯 하지만 선배를 생각하니 씁쓸함이 가시질 않더군요.
 
해장국에 소주한잔 곁들이며 나눈 결론은...잊자...였습니다.
그 술집 나중에라도 찾아가면 개아들...하잽니다. 그러자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지금도 마음 한켠이 짜...하네요.
말 그대로 꽃처럼 환~하던 형수 였는데...어쩌다...에효...
세상은 참.....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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