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3
작성자 : ○○™ | 첨부 : | 조회 : 252 | 작성일 : 2004-11-05 11:22:30 |
새로운 경험으로의 안내를 해줬던 비디오는 며칠전 혹시나 해서 찾은 비디오방엔 이미 그 자취를 감춘지 오래된듯했다. "장미의 샘"...이었던가...제목도 가물거린다. 한 갑부가 여행을 떠나면서 여자 파출부를 기용하고.... 한 남자가 그 집을 갔다가(도둑인가 그랬을거다) 그 여자와의 관계에서 사랑이 싹트는....머 대충 이런 스토리인듯한데....... 영화 중반까지 간간이 bondage..장면이 나오곤 했다. 여자를 묶어 의자에 앉혀놓고...묶인 채 도망가려다가 잡히고... 손을 앞으로 묶은 채 화원을 거닐다가... 남녀의 눈이 맞아 묶인 여인의 손을 벽면 걸개 같은 곳에 손을 매달고....... 순간적으로 장미가 만발한 화원에 스프링쿨러가 작동되어... 화사한 햇살아래 부서지며 두 사람의 격정적인 정사신이 연출되는........... 삼류영화 비슷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뇌리속에 잔해로 남아있는 장면 중의 하나이다. 복학 후 4년여 가까이 연인관계를 유지했던 그녀와의 시간속에 밤을 같이 지낸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학생이란 신분도 신분이지만...그녀의 외박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려웠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엠티를 명분으로 한 두어번..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 정도... 그 비디오를 본지 얼마나 되었을까? 둘은 역시 엠티를 명분으로 세번째 여행을 계획했다. 당시 엠티의 주된 당골 중 하나인...을왕리 해수욕장...!!! 그곳에 도착한 우리는...여느 다른 연인들처럼 서로의 뇌리속에 차곡차곡 추억쌓기에 여념이 없었다. 근처 식당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함께 거닐던 백사장...! 주위에 인기척이 드물면 어김없이 행해지는 그녀의 손놀림에 몸의 말초신경은 바짝 긴장을 하며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면서도... 내 입술은 또 엉뚱한 소리만 하곤 했다. "○○야..누가보면 어쩌려구 그래. 그만해라." "누가 있긴 누가 있다고..."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오빠는...괜히 좋으면서 딴소리한다...피~" ".................................." 말없음에...계속되는 그녀의 사랑표현에.... "너 자꾸 그러면...또 묶어버린다....." 빙그레 웃으며..."오늘 깜짝쇼~ 기대해봐..." "깜짝쇼~..??" 달빛을 밟으며...귓가에 맴도는 파도소리의 흔적을 따라 백사장을 거닐고 민박집으로 들어온 뒤에야 그 궁금증을 풀 수가 있었다. 얼마의 시간 뒤...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려는 순간......... 벌떡 일어나는 그녀... 그리고 벽면을 향해 총총이 걸어가는 그녀.................. 멀까...멀뚱멀뚱 바라보는 나에게 벽면앞에 선 그녀는... 두 팔을 모아 들어올리면서... "오빠...나도 그 비디오의 장면처럼...해줘..." "으잉.................이게 그 깜짝쇼~...야....?" "응..나 그거 보면서 꼭 해보고 싶었거든....." 허..한편으론 전혀 예상치 않았던 상황에 좋으면서도..겉으로는 태연한척... "근데 마땅히 묶을만한 것도 없잖어." "오빠는...내일 신을려고 스타킹 가져왔거든. 가방안에 있어. 그걸루 하면 되잖어." "그래도...금 어디다가 손을 매달아...??" "여기 옷걸이 있잖아." 그녀가 말한 그곳에는 마름모 모양의 옷걸이가 있었다. 그리고 옷걸이를 걸 수 있도록 툭 삐져나온 모양새는 충분히 팔을 묶어 매달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너 정말 괜찮겠니..???" "응"....미소를 머금으며...대답하는 그녀.... 그리고 반사적으로 그녀의 가방속에서 포장이 안뜯긴 스타킹을 찾아 꺼내는 나. 말없이...스타킹...(밴드스타킹...이었다.)...하나를 꺼내들고... 그녀앞으로 다다가 두 손을 모아 묶고... 다른 하나로 한번 더 손을 묶은 뒤...나머지 여유분으로 그녀의 팔을 들어올려 옷걸이에 매달고....................................................... 창문너머로 은근슬쩍 몰래 들어와 서로의 일부분만을 살짝살짝 비춰주곤 했던 달빛을 벗삼아..둘은 그렇게 오래도록..오래도록..함께 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오빠...팔아퍼..이제 풀어줘......" "으응...그래...." 시간을 보니 족히 1시간은 훌쩍 흐른 듯 했다. 옷걸이에 묶여있는 팔을 풀어주며..... "괜찮아..??..많이 아프지..??" 미소를 머금으며... "응...근데...이것도 기분 정말 묘하고...짜릿했어." "그래...??...근데...왜 지난번...암실에서 처음 경험했을때와 같이... 난 왜 또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까?" "오빠도..참..내가 좋았다고 했잖아..그니까 괜찮아." "그래....." 사실 그랬다. 그토록 경험해보고 싶었던 결박이었고... 암실에서의 경험 이후에도 중간 중간 간단히 손목을 묶곤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뜹뜨름한 기분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지금 생각을 해보면... 당시엔 결박 자체가 지금 흔히 접할 수 있는 이미지나 동영상처럼... 곡선미가 그대로 드러난...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상태에서 결박당하는 것이 아닌... 그저 영화나 드라마에서 인질로 잡혀 겁에 질린채..애처로운 표정으로 앉아있던 여배우들의 장면뿐이었기에.... 새하얀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채.... 벽 앞에 두 팔이 묶여 매달려 있던 그녀의 모습이 익숙치가 않아서였으리라. 7미터 정도의 밧줄 5~6개로 여인의 아름다운 곡선미를 가로지르며 또 다른 형상미를 만들어내는 결박을 좋아하는 지금의 모습을 되뇌이면.... 당시엔 역시 어설픈 에세머... 어리버리한...bondage...mania..였던 것이다.
추천43 비추천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