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벤트응모] 꿈은 이루어 진다.
한국과 이란의 아시안컵 8강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던 토요일 밤..
어김없이 찾아온 열대야의 뜨거운 밤은 가득이나 숨막히는 열기로 짜증이 나는데
이란의 징크스에 시달리며 고전하는 한국축구....
목이 터져라 열광하고 응원했지만 결과는 4:3 패...
한국 탈락...
허탈감이 온몸에 밀려온다.
그래 이게 끝이 아니지...
한국 축구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마음을 달래 본다.
12시가 넘어서는 즈음에 마침 사 둔 로또 생각이 났다.
컴퓨터를 켜고 국민은행을 클릭해서 번호를 확인한다.
이번이 대박의 마지막 기회라고......
이천원짜리 로또의 마지막 추첨에 많은 관심을 집중시킨 터이라 다른 주보다
조금 많이 투자해서 사 두고 있었다.
매주 이만원 씩 꼬박 꼬박 투자해서 로또가 내 꿈을 이루어준다고 믿어 온지
벌써 1년이 넘었다.
하지만 매주 실망하며 돌아서기를 몇 번이든가?
이번에도 별 기대 없이 번호를 확인한다.
국민은행 사이트를 열고 로또 복권을 지갑에서 꺼내어 번호를 맞춘다.
헉.......
이게 웬일인가?
4. 12. 16. 23. 34. 43.
일등 번호였다.
맞추어 가던 나는 숨이 콱 막혔다.
내가 갖고 있는 복권에 이 번호가 고스란히 누워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적으로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한번 확인해도 역시 일등이었다.
순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이렇게 큰 행운이 나에게 이처럼 쉽게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열 번을 넘게 번호를 맞춰본다...
맞다....
일등이다....
멍하던 정신이 제 자리를 찾는지 엄청난 환호성이 되어 입으로 터져 나온다.
만세.!!!!!!!
대한민국 만쉐!!!!!!!
일등이다.....
우 하하하하하하........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평소 일등이 되면 어떻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해 두고 있었던 모든 계획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통 진정이 되지 않아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마누라와 아이들이었다.
그동안 못난 아빠 남편 만나서 지지리도 고생하며 살았던 마누라 아이들..
이제 그 모든 고생이 끝이다..
전화를 돌렸다.
빨리 이 소식을 아내에게 전해야겠다는 사명감만이 불타 올랐다.
집에는 쉽게 전화를 받지 않는다.
급한 마음에 다시 번호를 눌러 본다.
역시 받지 않는다.
모두들 어디 나갔을까?
평소 같으면 짜증이라도 날법한데 아내의 핸폰으로 .....
딸애의 핸폰으로...
겨우 딸애가 받는다.
너무 더워 광안리 해변으로 모두 나와 있단다.
엄마를 바꾸라고 했다.
"여보....그동안 고생 많았어...."
"응?...무슨 소리야?.."
"좌우간..고생 많았다고..."
"이 양반이 더운데 먼 뜬금 없는 소리야?"
"이제 우리 역전 됐어..우리 인생 역전 됐단 말이야...."
아내는 내 말을 못 알아듣고 있었다.
나도 쉬 로또 당첨이란 말이 나오지를 않았다.
그저 목이 메어오고 눈물만 난다.
전화를 통해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은 아내는 의아했는지 내게 물었다
"당신..회사에 무슨 일 있어?"
"아냐..아냐...나중에 다시 전화 할게..."
난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여늬 사람처럼 기절한다거나 쓰러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강심장이라 생각했다.
일단 전화를 끊고 난 마음을 진정 시키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벌렁거리는 가슴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의자에 앉아 있을 수도 없어 서 서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왔다 갔다 하며 안절부절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내게 나타난단 말이야?
정말 꿈인지 아닌지 열 번도 넘게 뺨을 꼬집어 봤다.
분명히 꿈은 아니고 생시인게 틀림없었다.
걷잡을 수 없이 웃음만 터져 나오고 심장은 터져 버릴 듯이 팽창하고 있었다.
평소 생각하고 있던 시나리오는 만약 내가 일등에 당첨되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처리하며 일단 거주지를 옮겨 놔야 한다고 생각했다.
뭐 일등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귀찮게 한다는 보도도 본적이 있고
또 흉악한 일을 당할 수도 있어 보안에 최우선으로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심정은 누구에게도 이 소식을 전하고 싶은 강한 충동이 마음에 일었다.
하긴 평소 시나리오 때문에 아내에게도 로또 당첨 사실을 말하지 않았는데....
일단 이 기분과 심정으로는 도저히 안정될 것 같지가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사건과 사연이 눈앞에 스쳐간다.
그 어렵던 시기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재기하려고 노력하던 밤들...
사면초가에 몰려 한숨과 눈물로 보내던 지난 시절..
이런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난 혼자서 한참을 울었다.
참 별일이다 싶었다.
이렇게 좋은데....이렇게 기쁜데...
왜 지난 일이 떠오르며 눈물이 나는 걸까?
그렇게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혼자 울다보니 어느새 마음은 평정을 되찾고 있었다.
그래....이제부터 평소 생각해 둔 시나리오대로 하는 거야...
그렇지만 들뜬 마음은 가만히 앉자 있게 두지를 않았다.
일단 친구 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12시가 넘은 시간에 전화를 해서 무조건 나오라고 했다.
오늘 원하는 대로 다 해 줄테니까 바로 나오라고 하는 내 말에 친구 놈은
"얌마..너 로또 당첨이라도 됐냐?"
하고 농담으로 던진다.
이크.... 이놈이 눈치 채면 안 된다.
나는 그런 게 아니고 잠이 안 와서 그러니 술 한잔하자며 그놈을 불러냈다.
그리고 직원들한테도 모두 전화를 했다.
하지만 당첨 사실은 절대 누설하지 않은 채...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전화를 받은 직원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두 명만 나왔다.
난 그들을 데리고 룸 싸롱으로 갔다.
오랜만에 걸죽한 여자들하고 한잔 나누려고 의아해 하는 그들을 데리고
호기롭게 갔다.
오랜만에 보는 쭉쭉 빵빵한 영계들.....
눈도 마음도 모두 뒤집어 질 것 같았다.
이들에게 로또 당첨 사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입술에 가득 고여 있지만
말하지 못하는 답답함....
알려서는 안 되는 시점이라 혼자 웃기만 할 뿐 내색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싱글거리는 나를 보며 친구놈과 직원들은 실성한 것처럼 쳐다봤다.
그것도 밤늦은 시간에 불러내어 갑자기 룸싸롱으로 데리고 오니 그럴 만도 했다.
어쨌든 나는 급했다.
이 벅찬 가슴을 빨리 식히기 위해서는 술이 필요했다.
술이 들어오고 파트너가 정해지고 자리가 안정됐다.
예전이면 맘에 안 드는 파트너를 내 보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서비스에 태클도
걸고 하던 나였는데 오늘만은 무지하게 너그러워져 있었다.
옆에 앉은 아가씨가 못나도 좋았고 술이 가짜라도 좋았다.
그저 웃음 밖에 나오지를 않았다.
그렇게 술이 한 순배 돌고 친구놈과 불려 나온 직원들도 어느 정도 분위기에
적응해 가는 것 같았다.
그들은 영문은 모르지만 내가 한잔 산다고 하니 의아해 하다가 그냥 즐기는 분위기로 갔다.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자 더 이상 나만의 비밀로 간직하려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난 그들 앞에 당당히 로또 복권을 내밀며 일등 당첨 사실을 알렸다.
함께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옆에 앉아 있던 아가씨들도..
직원들도...
그리고 친구놈도...
우 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나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들고 있는 복권을 한번 보자며 내 옆으로 몰려든다.
난 행여나 누가 채 갈까 두려워 양손으로 꼭 감싸쥔 채 그들에게 번호를
설명해 주고 있었다.
친구놈이 자세히 보자며 한번 줘 보란다.
그런데 난 복권을 그들에게 넘길 수가 없었다.
의심해서라기 보다 혹시 남의 손에 넘어가면 무슨 일이 생길까봐 조바심이 나서
보라고 줄 수가 없었다.
당첨금이 인하되면서 이번이 대박의 마지막이라고 직원들도 관심이 많아서 모두들
한 두 장씩 사고 있었다.
그 중에 한 직원은 번호가 세 개 맞았다며 만원짜리 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가 복권을 꺼내 보인다.
술자리가 갑자기 흥분의 도가니가 된 듯 모두들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정리되고 나도 여유를 찾아 친구놈과 직원들에게 당첨 복권을
돌려 가며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직원이
"사장님..이거 회수가 틀리네요?.."
"엉?...무슨 소리야?"
"이것 봐요....이번이 87회인데 이건 86회 자나요.."
"뭐?....임마 부정 타게 먼 소리야?"
난 화를 내며 복권을 다시 뺐었다.
그리고 회수를 다시 봤다.
분명히 거기에는 86회라고 돼 있었다.
"이것 보세요..이번은 87회 자나요.."
직원 놈이 내미는 복권 용지에는 분명 87회라고 돼있는 것이 아닌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이게 무슨 소린가?
모두가 확인하고 난 후에도 난 믿을 수가 없었다.
지난 회차 번호가 이번에 맞아 지다니..
그리고 지난 회차 사두고 확인 않고 있다가 이번 회차 산 거랑 착각을 하다니?...
하늘이 무너지고 앞이 캄캄해 왔다.
이렇 수가.....이럴 수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아까 당첨을 알았을 때 꿈이 아니기를 바랬는데 이젠 이게 꿈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하지만.....
정녕 꿈이 아니었다.
어떻게 그 술집에서 마무리를 했는지 기억도 없다.
그 허탈감이란....
차라리 모르고 지나갈 것을...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는데 일요일 하루가 온전히 소모됐다.
하루 내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끙끙대다가 이제야 진정이 된다.
마음의 평정을 찾고 나니 술값이 근 백만원이 나왔던데 아까워 죽겠다.
아내에게 제대로 밝히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어휴......
...
...
....
....
이런 일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월요일 아침 로또를 맞춰보면서
책상 앞에서 잠시 공상에 빠져 본다.
어김없이 찾아온 열대야의 뜨거운 밤은 가득이나 숨막히는 열기로 짜증이 나는데
이란의 징크스에 시달리며 고전하는 한국축구....
목이 터져라 열광하고 응원했지만 결과는 4:3 패...
한국 탈락...
허탈감이 온몸에 밀려온다.
그래 이게 끝이 아니지...
한국 축구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마음을 달래 본다.
12시가 넘어서는 즈음에 마침 사 둔 로또 생각이 났다.
컴퓨터를 켜고 국민은행을 클릭해서 번호를 확인한다.
이번이 대박의 마지막 기회라고......
이천원짜리 로또의 마지막 추첨에 많은 관심을 집중시킨 터이라 다른 주보다
조금 많이 투자해서 사 두고 있었다.
매주 이만원 씩 꼬박 꼬박 투자해서 로또가 내 꿈을 이루어준다고 믿어 온지
벌써 1년이 넘었다.
하지만 매주 실망하며 돌아서기를 몇 번이든가?
이번에도 별 기대 없이 번호를 확인한다.
국민은행 사이트를 열고 로또 복권을 지갑에서 꺼내어 번호를 맞춘다.
헉.......
이게 웬일인가?
4. 12. 16. 23. 34. 43.
일등 번호였다.
맞추어 가던 나는 숨이 콱 막혔다.
내가 갖고 있는 복권에 이 번호가 고스란히 누워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적으로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한번 확인해도 역시 일등이었다.
순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이렇게 큰 행운이 나에게 이처럼 쉽게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열 번을 넘게 번호를 맞춰본다...
맞다....
일등이다....
멍하던 정신이 제 자리를 찾는지 엄청난 환호성이 되어 입으로 터져 나온다.
만세.!!!!!!!
대한민국 만쉐!!!!!!!
일등이다.....
우 하하하하하하........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평소 일등이 되면 어떻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해 두고 있었던 모든 계획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통 진정이 되지 않아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마누라와 아이들이었다.
그동안 못난 아빠 남편 만나서 지지리도 고생하며 살았던 마누라 아이들..
이제 그 모든 고생이 끝이다..
전화를 돌렸다.
빨리 이 소식을 아내에게 전해야겠다는 사명감만이 불타 올랐다.
집에는 쉽게 전화를 받지 않는다.
급한 마음에 다시 번호를 눌러 본다.
역시 받지 않는다.
모두들 어디 나갔을까?
평소 같으면 짜증이라도 날법한데 아내의 핸폰으로 .....
딸애의 핸폰으로...
겨우 딸애가 받는다.
너무 더워 광안리 해변으로 모두 나와 있단다.
엄마를 바꾸라고 했다.
"여보....그동안 고생 많았어...."
"응?...무슨 소리야?.."
"좌우간..고생 많았다고..."
"이 양반이 더운데 먼 뜬금 없는 소리야?"
"이제 우리 역전 됐어..우리 인생 역전 됐단 말이야...."
아내는 내 말을 못 알아듣고 있었다.
나도 쉬 로또 당첨이란 말이 나오지를 않았다.
그저 목이 메어오고 눈물만 난다.
전화를 통해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은 아내는 의아했는지 내게 물었다
"당신..회사에 무슨 일 있어?"
"아냐..아냐...나중에 다시 전화 할게..."
난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여늬 사람처럼 기절한다거나 쓰러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강심장이라 생각했다.
일단 전화를 끊고 난 마음을 진정 시키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벌렁거리는 가슴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의자에 앉아 있을 수도 없어 서 서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왔다 갔다 하며 안절부절 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내게 나타난단 말이야?
정말 꿈인지 아닌지 열 번도 넘게 뺨을 꼬집어 봤다.
분명히 꿈은 아니고 생시인게 틀림없었다.
걷잡을 수 없이 웃음만 터져 나오고 심장은 터져 버릴 듯이 팽창하고 있었다.
평소 생각하고 있던 시나리오는 만약 내가 일등에 당첨되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처리하며 일단 거주지를 옮겨 놔야 한다고 생각했다.
뭐 일등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귀찮게 한다는 보도도 본적이 있고
또 흉악한 일을 당할 수도 있어 보안에 최우선으로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심정은 누구에게도 이 소식을 전하고 싶은 강한 충동이 마음에 일었다.
하긴 평소 시나리오 때문에 아내에게도 로또 당첨 사실을 말하지 않았는데....
일단 이 기분과 심정으로는 도저히 안정될 것 같지가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사건과 사연이 눈앞에 스쳐간다.
그 어렵던 시기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재기하려고 노력하던 밤들...
사면초가에 몰려 한숨과 눈물로 보내던 지난 시절..
이런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난 혼자서 한참을 울었다.
참 별일이다 싶었다.
이렇게 좋은데....이렇게 기쁜데...
왜 지난 일이 떠오르며 눈물이 나는 걸까?
그렇게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혼자 울다보니 어느새 마음은 평정을 되찾고 있었다.
그래....이제부터 평소 생각해 둔 시나리오대로 하는 거야...
그렇지만 들뜬 마음은 가만히 앉자 있게 두지를 않았다.
일단 친구 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12시가 넘은 시간에 전화를 해서 무조건 나오라고 했다.
오늘 원하는 대로 다 해 줄테니까 바로 나오라고 하는 내 말에 친구 놈은
"얌마..너 로또 당첨이라도 됐냐?"
하고 농담으로 던진다.
이크.... 이놈이 눈치 채면 안 된다.
나는 그런 게 아니고 잠이 안 와서 그러니 술 한잔하자며 그놈을 불러냈다.
그리고 직원들한테도 모두 전화를 했다.
하지만 당첨 사실은 절대 누설하지 않은 채...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전화를 받은 직원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두 명만 나왔다.
난 그들을 데리고 룸 싸롱으로 갔다.
오랜만에 걸죽한 여자들하고 한잔 나누려고 의아해 하는 그들을 데리고
호기롭게 갔다.
오랜만에 보는 쭉쭉 빵빵한 영계들.....
눈도 마음도 모두 뒤집어 질 것 같았다.
이들에게 로또 당첨 사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입술에 가득 고여 있지만
말하지 못하는 답답함....
알려서는 안 되는 시점이라 혼자 웃기만 할 뿐 내색 할 수가 없었다.
그냥 싱글거리는 나를 보며 친구놈과 직원들은 실성한 것처럼 쳐다봤다.
그것도 밤늦은 시간에 불러내어 갑자기 룸싸롱으로 데리고 오니 그럴 만도 했다.
어쨌든 나는 급했다.
이 벅찬 가슴을 빨리 식히기 위해서는 술이 필요했다.
술이 들어오고 파트너가 정해지고 자리가 안정됐다.
예전이면 맘에 안 드는 파트너를 내 보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서비스에 태클도
걸고 하던 나였는데 오늘만은 무지하게 너그러워져 있었다.
옆에 앉은 아가씨가 못나도 좋았고 술이 가짜라도 좋았다.
그저 웃음 밖에 나오지를 않았다.
그렇게 술이 한 순배 돌고 친구놈과 불려 나온 직원들도 어느 정도 분위기에
적응해 가는 것 같았다.
그들은 영문은 모르지만 내가 한잔 산다고 하니 의아해 하다가 그냥 즐기는 분위기로 갔다.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자 더 이상 나만의 비밀로 간직하려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난 그들 앞에 당당히 로또 복권을 내밀며 일등 당첨 사실을 알렸다.
함께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옆에 앉아 있던 아가씨들도..
직원들도...
그리고 친구놈도...
우 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나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들고 있는 복권을 한번 보자며 내 옆으로 몰려든다.
난 행여나 누가 채 갈까 두려워 양손으로 꼭 감싸쥔 채 그들에게 번호를
설명해 주고 있었다.
친구놈이 자세히 보자며 한번 줘 보란다.
그런데 난 복권을 그들에게 넘길 수가 없었다.
의심해서라기 보다 혹시 남의 손에 넘어가면 무슨 일이 생길까봐 조바심이 나서
보라고 줄 수가 없었다.
당첨금이 인하되면서 이번이 대박의 마지막이라고 직원들도 관심이 많아서 모두들
한 두 장씩 사고 있었다.
그 중에 한 직원은 번호가 세 개 맞았다며 만원짜리 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가 복권을 꺼내 보인다.
술자리가 갑자기 흥분의 도가니가 된 듯 모두들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정리되고 나도 여유를 찾아 친구놈과 직원들에게 당첨 복권을
돌려 가며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직원이
"사장님..이거 회수가 틀리네요?.."
"엉?...무슨 소리야?"
"이것 봐요....이번이 87회인데 이건 86회 자나요.."
"뭐?....임마 부정 타게 먼 소리야?"
난 화를 내며 복권을 다시 뺐었다.
그리고 회수를 다시 봤다.
분명히 거기에는 86회라고 돼 있었다.
"이것 보세요..이번은 87회 자나요.."
직원 놈이 내미는 복권 용지에는 분명 87회라고 돼있는 것이 아닌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이게 무슨 소린가?
모두가 확인하고 난 후에도 난 믿을 수가 없었다.
지난 회차 번호가 이번에 맞아 지다니..
그리고 지난 회차 사두고 확인 않고 있다가 이번 회차 산 거랑 착각을 하다니?...
하늘이 무너지고 앞이 캄캄해 왔다.
이렇 수가.....이럴 수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아까 당첨을 알았을 때 꿈이 아니기를 바랬는데 이젠 이게 꿈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하지만.....
정녕 꿈이 아니었다.
어떻게 그 술집에서 마무리를 했는지 기억도 없다.
그 허탈감이란....
차라리 모르고 지나갈 것을...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는데 일요일 하루가 온전히 소모됐다.
하루 내낸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끙끙대다가 이제야 진정이 된다.
마음의 평정을 찾고 나니 술값이 근 백만원이 나왔던데 아까워 죽겠다.
아내에게 제대로 밝히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어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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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일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월요일 아침 로또를 맞춰보면서
책상 앞에서 잠시 공상에 빠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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