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야망 - 대학1 -
마사키는 같은 과 동기들로 구성된 동인 잡지 발행 첫 모임을 마치고 술에
얼큰하게 취한 채 밤늦게 자취집으 가기 위해 전차를 탔다.
이케부쿠로역에서 흰 블라우스에 검정 스커트 차림의 단정한 이미지의 아
름다운 여인이 몇 칸 옆자리에 앉았다.
도툼한 아랫입술이 인상적이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은 여대생이 혼자 어슬렁거릴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릎 위의 가방을 보면 여대생인 같기도 했다.
학생이라면 어디 학생일까?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불량스러워 보이는 청년이 그 앞에 서더니 담배
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담배재를 그 여자에게 털었다.
고의가 분명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남자의 끽연을 책하지 않았다.
재차 재를 털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조심해 주세요.>
여자 가슴의 뱃지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와세다대학 문과 뱃지였다.
그것을 보고는 동족의식이 작용하여,
(더 이상 장난을 치면 가만 두지 않겠다.)
라고 결심했다.
그 남자가 이번에는 여자의 얌전하게 모아진 무릎 사이로 다리를 밀어 붙
였다.
마사키는 벌떡 일어났다.
<이봐, 그만하지?>
그렇게 한밤중의 전차에서의 결투가 벌어졌다.
여학생이 주위의 승객들에게 말려 달라고 호소하였지만 모두들 멀리서 지
켜볼 뿐이다.
결투의 결과는 농사일로 단련된 마사키의 약간 우세승으로 끝났고 그 남자
는 열차의 반대 편으로 슬그머니 물러났다.
<고마워요. 다치신 데는 없어요?>
여학생이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아니 괜찮아요.>
<어디까지?>
<아사카요.>
<당신은?>
<나리마스예요.>
아사카는 그보다 두 정거장 더 간다.
그녀는 국문과 1학년으로 모모이 에리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어느덧 전차가 나리마스에 가까워졌다.
마사키가 인사를 하고 내리려는데 그녀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반대 편을 보니 아직 그 남자가 타고 있었다.
<역시.>
<쫓아올지도 모르겠어요. 무서워요.>
<이게 막차라서 배웅해 드리면 제가 돌아올 수가 없는데요.>
<집에는 어머니가 기다리시는데 저희 집에 묵으시면...?>
마사키가 그 부탁을 받아들인 건 그 불량스러워 보이는 녀석 때문이다.
그리고 여대생의 생활을 알고 싶은 호기심도 있었다.
매력적인 여자라고 생각했다.
속셈이 있어 도와준 건 아니지만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
한 것이다.
아사카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 가자 작은 골목길이 나왔고, 그 골목길
에 면해 있는 한 집으로 그녀가 들어갔다.
전쟁 미망인인 어머니에게 사정 얘기와 더불어 그를 소개시킨 뒤 에이코는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책들과 인형들로 보아 에리코의 방인 것 같았다.
<저는 어머니와 함께 잘테니 여기에서 주무세요.>
<네.>
손님용 이불을 가지고 와서 깔고 자신의 이불을 내어갔다.
<내일 몇 시에 나가세요?>
<10시쯤 나가면 돼요.>
<그럼 편히 주무세요. 이걸로 갈아 입으시고.>
에리코는 풀이 먹여진 유카다를 내밀었다.
<옷 주세요. 바지는 다림질 할 거예요.>
마사키는 상의와 내침 김에 바지도 벗었다.
에이코는 상의를 받아 옷걸이에 걸고 바지를 들고 나갔으며 마사키는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에이코가 잠시 뒤 작은 주전자와 컵을 가지고 들어 왔다.
<밤중에 목이 마르실 거예요.>
그것을 놓고 그의 머리맡에 정좌했다.
<고마워요. 스이나시카미를 좋아하세요?>
그 작가의 책이 열 권 가까이 꽂혀 있었던 것이다.
<네. 그런데 무드는 좋아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스이나시카마에 대해 잠시 얘기한 뒤 에리코는 일어났다.
<전등 끌까요?>
<네, 고마워요.>
순간 방 안이 캄캄해ㅈ다.
그리고 귓가에 에리코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어머니가 잠드신 다음에 와도 돼요?>
성적인 뉘앙스가 물씬 풍겨났다.
마사키는 숨을 멈추었다.
<안 되나요?>
에리코는 마사키가 아주 잠시 대답할 말을 생각하는 사이에 다음 말을 이
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에리코는 이불 위로 그를 안았다.
그녀의 따뜻한 숨결이 얼굴에 닿았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로 뺨과 코에 입맞추다가 입술로 다가왔다.
뜻밖의 일이다.
마사키는 당혹감을 느끼며 숨을 죽였다.
그녀의 집으로 오면서 야릇한 상상을 전혀 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상상일 뿐이었다.
더구나 어머니가 옆방에 있는데.
놀라움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불쑥 드러난 그녀의 정열은 적지 않은 관록을 말해 주고 있었다.
이제까지 보여왔던 단정한 이미지와 태도와는 괴리감이 들었다.
(이건 상당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에이코는 입술을 떼고 그의 귀에 속삭였다.
<주무세요.>
그녀가 나간 뒤 마사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알 수가 없군. 장난일 지도 모른다. 덫이라고 해도 상관 없다. 가난한 고
학생이 손해 볼 건 없으니까. 하여튼 재미있는 경험이 될 뿐이지.)
마사키는 잠이 들었다.
알콜 덕으로, 맨 정신이었다면 매력적인 여자가 언제 이불 속으로 숨어들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잠을 잤을 리가 없다.
얼큰하게 취한 채 밤늦게 자취집으 가기 위해 전차를 탔다.
이케부쿠로역에서 흰 블라우스에 검정 스커트 차림의 단정한 이미지의 아
름다운 여인이 몇 칸 옆자리에 앉았다.
도툼한 아랫입술이 인상적이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각은 여대생이 혼자 어슬렁거릴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릎 위의 가방을 보면 여대생인 같기도 했다.
학생이라면 어디 학생일까?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불량스러워 보이는 청년이 그 앞에 서더니 담배
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담배재를 그 여자에게 털었다.
고의가 분명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남자의 끽연을 책하지 않았다.
재차 재를 털자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조심해 주세요.>
여자 가슴의 뱃지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와세다대학 문과 뱃지였다.
그것을 보고는 동족의식이 작용하여,
(더 이상 장난을 치면 가만 두지 않겠다.)
라고 결심했다.
그 남자가 이번에는 여자의 얌전하게 모아진 무릎 사이로 다리를 밀어 붙
였다.
마사키는 벌떡 일어났다.
<이봐, 그만하지?>
그렇게 한밤중의 전차에서의 결투가 벌어졌다.
여학생이 주위의 승객들에게 말려 달라고 호소하였지만 모두들 멀리서 지
켜볼 뿐이다.
결투의 결과는 농사일로 단련된 마사키의 약간 우세승으로 끝났고 그 남자
는 열차의 반대 편으로 슬그머니 물러났다.
<고마워요. 다치신 데는 없어요?>
여학생이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아니 괜찮아요.>
<어디까지?>
<아사카요.>
<당신은?>
<나리마스예요.>
아사카는 그보다 두 정거장 더 간다.
그녀는 국문과 1학년으로 모모이 에리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어느덧 전차가 나리마스에 가까워졌다.
마사키가 인사를 하고 내리려는데 그녀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반대 편을 보니 아직 그 남자가 타고 있었다.
<역시.>
<쫓아올지도 모르겠어요. 무서워요.>
<이게 막차라서 배웅해 드리면 제가 돌아올 수가 없는데요.>
<집에는 어머니가 기다리시는데 저희 집에 묵으시면...?>
마사키가 그 부탁을 받아들인 건 그 불량스러워 보이는 녀석 때문이다.
그리고 여대생의 생활을 알고 싶은 호기심도 있었다.
매력적인 여자라고 생각했다.
속셈이 있어 도와준 건 아니지만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당연
한 것이다.
아사카역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 가자 작은 골목길이 나왔고, 그 골목길
에 면해 있는 한 집으로 그녀가 들어갔다.
전쟁 미망인인 어머니에게 사정 얘기와 더불어 그를 소개시킨 뒤 에이코는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책들과 인형들로 보아 에리코의 방인 것 같았다.
<저는 어머니와 함께 잘테니 여기에서 주무세요.>
<네.>
손님용 이불을 가지고 와서 깔고 자신의 이불을 내어갔다.
<내일 몇 시에 나가세요?>
<10시쯤 나가면 돼요.>
<그럼 편히 주무세요. 이걸로 갈아 입으시고.>
에리코는 풀이 먹여진 유카다를 내밀었다.
<옷 주세요. 바지는 다림질 할 거예요.>
마사키는 상의와 내침 김에 바지도 벗었다.
에이코는 상의를 받아 옷걸이에 걸고 바지를 들고 나갔으며 마사키는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에이코가 잠시 뒤 작은 주전자와 컵을 가지고 들어 왔다.
<밤중에 목이 마르실 거예요.>
그것을 놓고 그의 머리맡에 정좌했다.
<고마워요. 스이나시카미를 좋아하세요?>
그 작가의 책이 열 권 가까이 꽂혀 있었던 것이다.
<네. 그런데 무드는 좋아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스이나시카마에 대해 잠시 얘기한 뒤 에리코는 일어났다.
<전등 끌까요?>
<네, 고마워요.>
순간 방 안이 캄캄해ㅈ다.
그리고 귓가에 에리코의 속삭임이 들려왔다.
<어머니가 잠드신 다음에 와도 돼요?>
성적인 뉘앙스가 물씬 풍겨났다.
마사키는 숨을 멈추었다.
<안 되나요?>
에리코는 마사키가 아주 잠시 대답할 말을 생각하는 사이에 다음 말을 이
었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에리코는 이불 위로 그를 안았다.
그녀의 따뜻한 숨결이 얼굴에 닿았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로 뺨과 코에 입맞추다가 입술로 다가왔다.
뜻밖의 일이다.
마사키는 당혹감을 느끼며 숨을 죽였다.
그녀의 집으로 오면서 야릇한 상상을 전혀 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은 상상일 뿐이었다.
더구나 어머니가 옆방에 있는데.
놀라움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불쑥 드러난 그녀의 정열은 적지 않은 관록을 말해 주고 있었다.
이제까지 보여왔던 단정한 이미지와 태도와는 괴리감이 들었다.
(이건 상당한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에이코는 입술을 떼고 그의 귀에 속삭였다.
<주무세요.>
그녀가 나간 뒤 마사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알 수가 없군. 장난일 지도 모른다. 덫이라고 해도 상관 없다. 가난한 고
학생이 손해 볼 건 없으니까. 하여튼 재미있는 경험이 될 뿐이지.)
마사키는 잠이 들었다.
알콜 덕으로, 맨 정신이었다면 매력적인 여자가 언제 이불 속으로 숨어들
지 모르는 상황에서 잠을 잤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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