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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시간속에 - 8편


세면장에 들어가려고 노크를 하던 현우는 흠칫하였다. 누군가 세면장에 있었다. 주방에서 나오는 상희와 마주친 현우는 며칠 전의 아영과의 관계를 의식했다. 

겸연쩍은 표정으로 그녀의 시선을 외면한 현우는 정원으로 나와 기다렸다. 거실 창문으로 보니 세면장문이 열리고 아영이가 나왔다. 

세면장으로 가기 위해 현관문을 열려던 현우가 다시 멈추어 섰다. 

상희가 먼저 세면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세면장 문을 열었던 상희가 아영을 불러 세웠다.



“아영아! 너 이게 뭐니?”


“왜, 엄마...”


“패드를 아무렇게나 바리면 어떡하니? 부끄럽지도 않니...”


“그럼... 어떻게 하라고?”


“싸서 휴지통에 버리던지 해야지...” 


“엄마가 버려주면 되잖아...”


“어렸을 때는 깔끔하더니, 너는, 왜 점점 그러니?”


“학교 갈 시간이 급해서 그랬어...”



현관 문 밖에서 듣고 있는 현우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어젯밤에 아영이가 임신하는 것 정도는 관리할 줄 안다는 말이 떠올려진다. 

그 동안 현우가 관심을 갖지 않아서였지만, 그러고 보니 모녀가 생리를 비슷한 날짜에 했다는 것을 느낀다.

여자의 생리는 잉태를 위한 준비과정이고 여자로서 활기왕성하다는 증거이다.

여자가 생리를 시작하면 더 성욕을 느낀다는데, 상희는 무척 예민한 상태였다. 현우가 방으로 들어왔던 밤에 상희는 생리중 이면서도 관계를 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었다. 

그런데 생리가 끝났는데도 현우가 무관심 하는 것 같았다. 

아영에게 들킨 후 지선은 현우의 방으로 찾아가기도 조금은 두려워진다. 차라리 현우가 적극적인 암시를 해주기를 바라건만, 학점을 따는 시기이기인 현우는 늦도록 도서관에 있다가 돌아와 잠이 들어버렸다.



도서관에서 늦게 귀가하는 현우는 사실 미영이를 자주 만나고 있다. 

이모가 알면 오해를 할지 모른다고 미영이가 당분간 말하지 말라고 해서 말하지 않았지만, 미영은 서울 XX대학으로 편입한 것이었다. 미영이는 상희에게 도움 받은 돈으로 자취방을 얻은 것이다.

오늘도 토요일이지만 현우는 도서관에 있었다. 피곤함에 기지개를 펴던 현우는 시간이 늦어졌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상 위의 책들을 가방에 챙겨 넣고 도서관을 나오는 그는 미영에게 전화를 했다. 아직도 근무 중인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따금 늦도록 근무를 하는 경우에는 통화를 못하는 날도 있었다. 

교문을 나와서 현우는 다시 미영에게 전화를 한다. 솜사탕같이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현우 오빠 전화 했었네?.. 일 하느라고 못 받았어...”


“나... 도서관에서 나오는 길인데, 미영이 사무실로 들릴까?”


“너무 늦지 않았어?”


“잠깐 보고 가지, 뭐...”


“그럼, 옆에 있는 공원에 와서 전화 할래요?” 


“그래... 알았어...”



통화를 끝낸 현우는 부지런히 지하철역으로 걸어간다. 지하철을 타고 을지로 입구에 내려 사무실들이 많은 빌딩들을 지나 공원으로 가기 전에 제과점에 들려 햄버거와 우우를 산다. 

그도 시장 끼를 느끼지만 미영이도 식사를 안했을 것 같아서였다.

공원으로 가서 현우는 미영에게 도착했다고 전화를 한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서 가방을 둘러멘 미영이 머리칼을 너풀거리며 다가왔다.



“많이 기다렸어요?”


“아니 금방 왔어... 피곤하지?”


“조금.......”


“이거 앉아서 먹어...”



현우는 벤치에 앉으며 햄버거가 든 봉지를 내민다. 공원 벤치에는 드문드문 젊은 남녀들이 보이고 이따금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현우 옆에 다가앉은 미영이 상큼한 미소를 흘리며 햄버거가 든 봉지를 받아든다. 햄버거 하나를 꺼내 입으로 베어 문 미영이 현우에게도 권한다.



“오빠도 식사 안했지? 같이 먹어...”


“식당에 갈 걸 그랬나?”


“아니 난 이게 좋아... 피곤해서 일찍 들어가 자야지...”


“매일 늦게까지 일하니 힘들 거야...”



그들은 햄버거를 먹으며 다정한 눈빛을 교환한다. 현우는 우유가 든 병을 꺼내 미영이에게 내민다. 현우는 왠지 부담 없이 대하는 그녀에게 점점 호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녀의 육감적인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빠져 드는 감정이다.

미영이가 현우의 벌어진 가방에서 책 한권을 꺼내들었다. 현우가 지루할 때 보던 시드니 셀던의 레드폭스였다.



“이 책 재미있어?”


“그냥 친구 것인데 이따금 봐. 미영이는 독서 좋아해?”


“여고시절에는 독서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별로.......오빠가 좋아하는 책은 뭐야?”


“난........글쎄, 고전 중에는, 죄와 벌, 전쟁과 평화, 모비딕 등을 몇 번 읽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도 뜻 깊게 읽었어...”


“나도 머리에 남는 소설인데, 스칼렛 같은 스타일의 여자를 남자들이 좋아하잖아?” 



“읽는 사람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 마지막의 내일은 또 다시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는 말은 작가가 스칼렛을 통해서 독자마다의 판단에 맡기는 것 같아...”



현우는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흘러나오는 체취에 마음이 설렌다. 비록 상희에게 의심을 받았지만 미영이 또한 처음부터 현우에게 호감을 느꼈었다. 

자주 통화를 하게 되고 만남으로 미영은 시간이 갈수록 현우에게 매력을 느꼈다. 

현우는 곁눈질로 그녀의 곡선미가 들어나는 둔부와 가냘픈 허리를 훔쳐본다. 볼륨감이 넘치는 그녀의 젖가슴은 남자의 마음을 흔들기에는 충분하다. 

시선이 마주친 미영의 얼굴에 홍조가 깃들었다. 

현우는 그녀를 안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난다. 

미영은 갑자기 이글거리는 현우의 시선을 마주할 수 없어 시선을 피한다. 마른 침을 삼킨 현우가 말을 더듬었다.

 


“나, 지금.......” 


“네.........!?”



미영이는 말을 중단한 현우를 빤히 쳐다본다. 자잘하게 떨리는 미영의 큰 눈동자에 미소가 깃든다. 장난기 섞인 멋쩍은 표정으로 바라보는 현우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용기를 내서 말한다.



“나, 지금 미영씨와 키스를 하고 싶은데.......”


“네.........!?”



뜻밖의 말에 미영은 화들짝 놀란다. 

현우의 얼굴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미영은 조금은 어처구니없었다.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여자를 압도하고 키스를 해도 받아줄지 망설일 텐데 대뜸 키스를 하고 싶다니!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우가 순수하고 솔직해 보인다. 

미영이 그의 요구가 싫은 것은 아니고 망설일 뿐이었다. 

그녀의 가슴이 고동친다. 거부해야 한다면서도 미영은 스르르 눈을 감았다. 

키스를 허락하지만 미영은 긴장이 되었다. 그런데 입술을 기다리던 미영은 현우의 웃음소리에 눈을 떴다. 짓궂은 표정으로 현우가 보고 있었다.



“하하하........! 농담이었었는데...”


“못됐어... 현우 오빠 같은 사람! 나도 싫어...”



미영은 발끈해서 일어났다. 그의 말을 믿고 망설이던 자신이 미웠다. 물론 현우가 일부러 짓궂게 장난을 한 것은 알지만 자존심이 상했다. 

새침해진 그녀는 가방을 들러 메고 토라진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현우가 빠르게 다가가 미영의 어깨를 낚아챘다.



“농담이 아니고........사실은 진심이었어..."


“몰라... 나, 갈래요...”



현우가 돌아서려는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입술을 포갠다. 

눈을 흘기며 얼굴을 붉힌 미영은 자신도 모르게 다시 눈을 스르르 감고 있었다. 

입술과 입술이 포개지고 그들은 가슴속에 움트던 애정의 열기를 느낀다. 

어느새 미영의 팔이 현우의 목덜미에 감아지고 어깨에 메고 있던 그녀의 가방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어쩌면 짧은 시간이 지나고 현우는 그녀의 입술을 벌리고 혀를 빨아 당긴다. 

강하게 빨려 들어가는 감각에 파르르 떠는 미영이 현우를 살며시 밀어 내며 소곤거렸다.



“사람들이 봐........”


“..........”



현우는 가슴에서 미영을 풀어주고 땅바닥에 떨어진 그녀의 가방을 집어 들었다. 가방을 넘겨받아 어깨에 멘 미영은 무안하고 쑥스러워 현우를 마주할 수가 없었다. 

그때서야 왠지 쑥스러움에 시선을 피하던 미영이 획 돌아서더니 현우의 가슴을 마구 때린다.



“정말, 못 됐어...”


“하하~!”



환하게 웃음소리를 터트리는 현우를 노려 본 미영은 ‘나, 갈 거야!’ 한마디를 남기고 뛰어간다. 

그녀의 육감적인 둔부가 흔들리고 스커트 자락이 찰랑거리는 뒷모습이 공원 입구를 향한다. 

공원 입구에서 미영은 뒤돌아보며 손을 흔들었다. 어둠 속에서 바라보며 웃고 있는 현우의 하얀 치아가 들어나 보였다.



집으로 돌아와서 늦게까지 책을 보던 현우는 일요일 아침이라서 늦잠을 자고 있었다. 

식구들과 먼저 식사를 마친 상희는 할머니를 도와 김치를 담갔다. 

늦은 시간까지 현우가 내려오지 않아서 상희가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녀가 현우를 흔들어 깨우며 식사를 하라고 하였으나 잠에 취해서 그런지 나중에 먹겠다고 하며 돌아보지도 않았다. 

상희는 은근히 그가 애정 표시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예전 같으면 끌어안기도 했었던 현우이기에 상희는 서운하기도 했다.

그래도 상희는 현우의 식사준비를 했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현우에게 집념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반찬거리라도 사고 쇼핑을 하면 잡념이 없어질 것 같아서 그녀는 시장을 다녀올 생각을 했다. 

상희가 승용차를 몰고 나가고 집안은 정적에 쌓인다. 

해가 중천에 뜰 무렵, 공부를 하던 아영이가 기지개를 켜며 자신의 방에서 나온다. 

안방 문을 열어 보고 엄마가 나간 것을 확인한 아영이는 슬그머니 이층의 현우 방으로 올라갔다.

잠들어 있는 현우를 본 아영이는 장난기가 발동했다. 

살금살금 침대로 다가가서 내려다본다. 소리 없이 웃음을 흘린 그녀는 현우의 눈을 가리고 입술을 포갰다. 그리고 현우의 입속으로 입김을 불어 넣는다. 

잠들었던 현우는 숨을 쉴 수 없어서 버둥 거렸다. 

현우가 짓궂은 표정을 하는 아영의 팔을 잡아 당겨 모포 속에 눕히고는 끌어안았다. 아영을 우악스럽게 끌어안으니 도리어 그녀가 버둥거렸다.



“하... 잉! 하지만 답답해...”


“또, 까불 거야?.. 잠자는 사자를 건드린 거야...”


“큭 큭~! 안 그럴게... 나 찌그러진단 말이야...”


“쪼그맣게 구겨서 호주머니에 넣고 다녀야지...”


“켁~! 나 죽으라고...” 


“그럼, 죽기 전에 잡아먹어야지... 와 앙~”


“헤헤~! 하나도 안 무섭다...”



현우는 그녀의 입술을 덮쳐서 빨아 당겼다. 

자고 일어났기에 하복부에는 페니스가 부풀대로 부풀어 발기되어 있다. 문득 현우는 어젯밤에 미영과의 키스를 떠올렸다. 

육감적인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을 때의 충동적인 욕구가 새롭게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현우는 스스로 접근해오는 아영이 반가웠다. 생리가 끝난 아영 또한 은근히 현우에게 안기고 싶은 생각에 찾아 온 것이다. 

아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입술을 받아 드리고 진한 키스를 한다. 

현우의 손이 그녀의 티셔츠 속으로 들어가 거침없이 브래지어를 밀어 올리고 젖가슴을 움켜쥔다. 

그녀의 혀를 입속으로 빨아 당겨 꿀물을 빨듯이 애무하던 현우는 문득 상희의 얼굴이 떠올랐다.



“엄마는?”


“몰라! 차가 없는 걸 보니 나갔나봐. 근데 엄마를 왜 물어?”


“그냥......! 배가 고픈 거 같아서...”


“할머니더러 달라고 하지...”



변명을 하는 현우는 상희가 없다는 말에 일단 안심을 한다. 

현우는 트렁크 팬티만 걸치고 잠드는 습관이 있었다. 팬티 위로 들어나는 페니스가 끌어안은 아영의 하복부를 쿡쿡 찌른다. 

우람한 자지가 피부를 지르는 감촉을 느낀 아영의 얼굴이 붉게 물든다. 

다시 키스를 하는 현우가 그녀의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벗겨낸다. 브래지어를 벗겨내자, 그녀의 얼굴에 불안한 표정이 역력하였다.



“엄마가 올라오면 어떡해?”


“나갔다면서.......”



현우는 그래도 불안해하는 그녀의 팬티마저 벗겨냈다. 발가숭이가 된 그녀는 암사슴처럼 현우의 가슴에서 숨을 몰아쉰다.

현우의 손길이 아영의 어깨, 그리고 허리를 걸쳐 둔부를 쓰다듬는다. 

생리가 끝난 아영은 오늘따라 그의 손길에 민감해지는 것 같다. 긴 속눈썹을 치켜 올린 그녀가 하얗게 눈을 흘겼다.



“오빠! 못 됐어... 이제는 날 인형 다루듯이 맘대로 해...”


“그럼.. ‘만질 가요’ 하고 물어보고 만지고, ‘뽀뽀해도 돼나요’ 허락받고 키스해야 돼?..”


“미치겠네... 오빠 때문에...”


“사랑도 허락받고 사랑해?”


“그럼, 상대도 마음이 있어야 사랑이 이루어지잖아...” 


“짝사랑도 사랑이고, 엔조이도 육체적 사랑인 걸...”


“헐~! 아무렇게나 말을 막 만들어... 내가 정말 인형인줄 알아...”


“하하하........어디, 인형놀이 할까...”


“피 잇~!”



입술을 삐죽 내민 아영이 눈을 흘기며 현우의 입술을 비튼다.

자신의 팬티를 벗어던진 현우는 다시 그녀의 입술을 벌리고 혀를 빨아 당겼다. 동시에 젖가슴과 둔부를 번갈아 주무른다. 

현우의 손길에 익숙해지는 아영의 육체는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다. 아영은 지그시 눈을 감고 몸속에서 일어나는 희열을 느꼈다. 

그녀 스스로 현우에게 사육당하고 있는 것이다.

현우는 손가락 사이에서 발기한 젖꼭지를 혀로 돌돌 말아 문지르다가 입속으로 빨아 당겼다. 

순박한 처녀의 모습으로 누워 있던 아영의 팔이 저절로 현우의 머리를 감싼다. 

육체에는 상대방을 발견하는 외적인 감각이 있다. 인간의 마음은 행동과 대화로서 감정을 나타내지만 육체는 상대방의 손길에서 감정이 들어난다. 

애무의 손길에 흥분하다보니 아영은 눈빛은 약물에 취한 듯 몽롱하였다. 



“하... 으! 오빠.......”


“사랑스런 아영이........”



지난번의 관계에서 현우는 아영이가 성감을 감지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그녀가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하리라고 결심했다. 

젖꼭지를 강하게 빨아 당기는 현우의 손끝이 아영의 음부를 더듬는다. 

음부를 문지르는 손바닥이 클리토리스를 건드릴 때마다 놀라듯이 그녀의 둔부가 꿈틀거린다. 

아영의 보지 속에서 흘러나온 맑은 샘물이 손끝을 적신다. 

그는 촉촉해지는 꽃잎 사이로 손가락을 넣는다. 

은밀한 보지 구멍 안의 숨겨진 살갗들이 손가락에 마찰되는 순간 아영은 자신의 몸속에서 새로운 세포들이 깨어나는 것 같다.



“오, 오빠... 이, 이상해... 아 하........”


“황홀하게 해 줄게.......”



보지 구멍 속의 손가락을 움직이면 아영의 허리가 굽이치듯이 꿈틀거렸다. 

현우는 붉게 달아오르는 아영의 표정과 몸짓을 보면서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머리를 묻었다.

달콤한 꿀물을 마시듯이 그녀의 보지 속에서 흘러나온 샘물을 혀로 핥는다.

혀끝이 보지 속으로 들어오며 열기를 뿜어내자, 그녀는 자신의 몸속에서 새로운 세포들이 자지러지는 것을 느낀다.



“하 앗! 난 몰라... 오, 오빠 얏........”


“그, 그래 넌 아름다워.......”



흥분이 되어 헐떡거리는 현우도 참을 수 없는 지경이다. 하복부의 페니스는 발기되어 아우성친다. 

아영은 보지의 숨겨진 살갗들이 현우가 빨아 당기며 혀끝이 움직일수록 흡사 마찰에 의해 새로운 쾌락의 세포층이 일어나는 듯하다.

보지속의 혀끝이 드나들 때마다 몸속의 살갗들이 빨려 나가는 것 같아 아영은 박자를 맞추듯이 신음을 흘렸다.



“흡~! 하 으... 아 흡... 아 후... 하 앙.........”



아영이 손을 뻗어 현우의 머리를 부둥켜안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쾌감에 못 이겨 허우적거리는 아영의 표정을 살핀 현우는 그녀의 하복부를 내려다본다. 맑은 샘물로 흥건히 젖는 보지가 조개처럼 벌어져 꿈틀 거린다. 

그의 하복부에 발기한 페니스는 그녀의 보지 속을 점령하고 싶어 용솟음친다. 

현우는 연홍색 꽃잎으로 둘러싸인 보지를 가능한 크게 벌려 페니스의 귀두로 문질렀다. 

뜨거운 불길이 보지 입구를 치미는 감촉에 아영이 밑을 내려다봤다. 괴물같이 용솟음치는 페니스가 보지 구멍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괴물의 뿌리까지 조금의 여유도 없이 보지 속으로 완전히 모습을 감춘다. 

그녀는 거대한 압박감에 파르르 떨었다.



“어마.. 얏! 오, 오빠,........”


“오늘은 황홀한 사랑을 줄게.........”



현우와의 관계 후 첫 생리가 끝나서인가 아영은 옅은 통증과 함께 포만감을 느겼다. 무엇인가 허전 했던 몸속을 가득 채우는 뿌듯함이다. 

현우는 페니스의 실체가 여지없이 아영의 보지 속에 갇힌 것을 느낀다.  그녀가 다시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보지 속의 페니스를 빼냈다가 천천히 밀어 넣는다. 

페니스가 그녀의 몸속으로 밀려들어갈 때마다 입술을 벌리는 그녀의 발가벗은 나신이 반사적으로 흔들렸다.



“오, 오빠... 이상해.........”


“으 으!.. 그래 좋아 질 거야.......”



현우는 당장이라도 빠르게 보지 속을 헤집어 사정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오늘은 아영이가 황홀함을 느끼도록 인내를 해야한다. 

처음에는 천천히 그리고 되도록 보지 속의 돌기 들을 페니스의 마찰에 예민해지도록 움직인다. 좌, 우, 회전을 하기도하고, 때로는 깊게 앞뒤로 페니스를 움직여 보지속의 살갗들을 마찰했다.

현우의 등줄기에서 땀방울이 흐른다. 거의 반시간 동안을 현우는 아영의 보지 속에 박힌 페니스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공들인 노력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거의 반복적인 움직임을 하는 동안 인형처럼 받아 드리고 있던 아영이 현우의 허리를 잡아 당겼다. 그리고 허리를 비틀며 안간힘을 썼다.



“하... 이! 왜 이래........이상해... 미치겠어........오, 오빠.......”



아영은 옅은 통증보다는 몸속에 색다른 쾌감이 스멀스멀 피어나기 시작했다. 아! 아영은 수음행위와 다른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현우는 아영의 표정에서 엑스터시를 느끼려는 상희를 떠 올린다. 아영이 드디어 직접적인 성관계의 기쁨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으로 희열의 물결 속에 빠져든 아영은 불같은 엑스터시를 견디지 못해 현우의 등을 잡아당긴다. 아니 그녀의 손은 현우의 살갗을 잡아 비틀며 파고들었다.



“난 몰라, 난 몰라... 하 아... 아 으... 아 후........”


“사, 사랑스러워.......나도 미치겠다........”



아영을 황홀하게 해 주려고 오랜 시간동안 인내하던 현우는 기진맥진 할 정도이다. 규칙적인 박자로 이어지다가. 급기야는 격정이 치솟아 질서와 정도를 벗어나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의 동작은 빨라지고 격렬하고 거칠어졌다. 

현우는 아영의 젖꼭지를 입속으로 강하게 빨아 당기며 빠른 속도로 보지 속을 헤집었다. 

깊고 빠르게 때로는 좌우로 회전을 하면서 폭풍처럼 그녀를 몰아친다. 

현우의 잇따르는 동작이 반복 연결되면서 아영은 극한 엑스터시를 감당 할 수 없어 도리질을 한다. 그녀의 입술사이에서 횡설수설하는 신음이 새어 나왔다.



“아! 하 으.......난 몰라.......느껴 져.........계속....그래.......더........계속 해 줘.......더 깊이........아 하.......”


“하 앗... 허 엇... 으 헛........”



거친 신음을 흘리는 발가벗은 두 사람의 율동이 이어진다. 규칙도 없고 쾌감의 극치를 향해 몸부림칠 뿐이었다. 

현우는 아영의 둔부를 들어 올리며 더욱 보지 깊숙이 밀어 넣는다. 

아영은 보지 속의 불기둥이 자궁 끝의 뼈까지 잇닿는 느낌에 신경이 곤두선다. 

현기증이 일어나고 구름 속으로 한 없이 떠올랐다가 깊은 늪으로 추락하는 아찔함과 뼈마디가 녹아내리는 엑스터시에 아영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난 몰라... 하 앗! 하 우.......으 으.......하 아........”


“아영인 내 꺼야... 허 억! 아, 아영아..........”



현우는 매달리는 아영의 보지가 페니스에 통증을 느낄 정도로 옥죄는 것을 느겼다. 

순간 아영이가 상체를 들어 올리면서 눈동자를 크게 떴다. 그리고 꺼져가는 신음 소리를 낸다. 

그녀는 자신의 자궁 속에서 감격의 눈물이 터져 나오는 것을 느낀다.

뜨거운 샘물에 페니스가 휩싸이는 것을 느낀 현우는 또 다른 정복감에 쌓여 더듬더듬 중얼 거렸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거친 숨을 몰아쉬는 현우는 그녀의 육체 깊숙이 공격을 가하듯 깊이 세차게 찌르더니 끝내 숨을 급히 들이마셨다.



“허 걱~! 아, 아영아.........”


“오, 오빠.......너무 좋아... 어떡해!”



그에 응답하듯 아영은 거칠게 허리를 비틀며 눈을 감고 흐느끼는 소리를 냈다. 

보지 속에 갇힌 자지에서 용암같이 뜨거운 진액이 자궁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낀다. 

절정은 증폭되는 쾌감의 교차 선율이 되어 그녀의 입과 보지사이에서 반응을 일으켰다. 

드디어 오르가즘을 느끼는 그녀는 바들바들 떨었다. 

아영은 육체에서 흘러넘치는 황홀함에 취해 흐느낌과 감격의 탄성을 흘렸다.



“하 윽! 오, 오빠야..........”


“아.. 영아는 사... 사랑스러워........”



아영은 이렇게 즐거움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쾌감이 있는지 반문했다. 그녀를 부둥켜안은 현우가 깊은 숨을 몰아쉰다.

아영은 온 몸이 나른하여 꼼짝 할 수가 없도록 행복에 겨워한다. 그녀는 페니스가 꿈틀거리는 보지 속의 피부가 경련을 일으키는 것 같다. 

현우가 그녀의 양 볼을 손으로 감싸고 입맞춤을 한다. 감격스러운 그녀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혀 있다.

 


“오빠가 너무 좋아... 너무 좋아서 울고 싶어...” 


“그렇게 좋았어?”


“응!.. 이제 나 어떡해?”


“어떡하기는!? 행복하면 되지...”



아영은 너무나 감격스럽고 처음으로 느끼보는 남녀의 성관계의 쾌감에 손가락도 움직일 힘이 없었다. 그러나 보지속의 페니스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끼는 아영은 또 다른 엑스터시의 불꽃이 피어오른다. 

지쳤지만 숨겨진 근육의 옥죄임에 현우의 페니스가 조금씩 다시 발기를 한다. 

현우가 페니스를 조금씩 움직여 반복적인 운동을 하니 축 늘어졌던 아영이 둔부를 들어 올린다.



“하 잉!... 오빠 나 또 좋아지려고 그래... 어떡해?”


“그럼.. 또 해줄까?”


“몰라! 씨 이........”



눈을 흘기는 아영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잇달아 일어나는 쾌감을 거절할 수 없는 그녀는 허리를 비틀며 둔부를 확 들어 올렸다. 그 순간 현우가 행위를 멈추고 민감하게 귀를 기울인다. 

분명히 대문에서 울리는 벨 소리였다. 상희가 돌아왔다는 말인가... 

현우는 피가 역류하는 것 같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현우는 얼른 아영을 일으키며 침대 위에서 내려왔다.

 


“어, 엄마 왔나보다... 아영아, 빨리........” 


“뭐라고? 난 몰라.........”



현우와 아영은 정신없이 우왕좌왕했다. 할머니가 있지만 귀가 어두워 대문을 열어주지 못할 것이다. 

다급해진 아영은 눈앞이 아찔하고 노랗게 보인다. 

허벅지 사이가 뻐근함을 느끼는 아영은 급히 서둘러 팬티를 걸치면서 브래지어를 젖가슴에 대고 돌아섰다.



“오빠.. 브라 좀. 빨리........”


“........”



팬티와 추리닝 바지를 한꺼번에 걸치던 현우가 돌아선 그녀의 등에 브래지어 호크를 채워준다. 

블라우스를 집어 든 아영은 스커트를 걸치면서 방문을 열고 층계를 뛰어 내려간다. 그런데 벌써 엄마가 정바구니를 들고 현관문으로 들어서는 것이 보인다. 

현관문을 들어서는 상희는 층계를 내려오는 아영이를 빤히 쳐다본다. 그리고 와락 언성을 높였다.

 


“뭐하기에 문을 안 여니?” 


“하, 할머니가 여는 줄 알았지........”


“할머니는 귀가 어두우시잖아...”


“미안 해... 엄마........”



아영을 바라보는 상희의 습기어린 눈동자가 반짝거렸다. 아영은 들고 내려온 블라우스를 뒤늦게 걸쳤다. 상희는 아영의 상기된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젖가슴이 들어나 보일 것처럼 비뚤어진 브래지어, 흐트러진 머리카락, 두려워하는 아영의 눈빛을 보는 상희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넌......... 뭐했기에 모양이 그러니? 이층에서 뭐하고 내려와?”


“응!.. 참고서 하나가 안보이기에 찾느라고.........”



얼렁뚱땅 변명을 한 아영이 시선을 외면하고 상희 앞을 지나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전히 아영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상희는 여자의 직감이 앞서서 오싹하였다. 

어리게만 여긴 딸의 모습이 아니었다. 왜 내 딸이 이층에서 저런 모습으로 내려오는 것인가. 

팬티에 끼어서 스커트 자락이 들려있고 아영의 뽀얀 엉덩이가 그대로 들어나 보였다. 

상희는 뭔가 잘못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 같아서 소리를 질렀다.



“아영아!”


“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던 아영이 획 돌아서서 노려보았다. 변명만 하다가는 더 약점이 잡힐 것 같은 아영은 당당하게 맞선 것이다. 

그녀들의 시선이 마주쳤다. 불안함에 젖은 상희는 왠지 아영의 얼굴에 현우의 모습이 겹쳐 떠올랐다. 

그렇다고 딸에게 함부로 말을 할 수는 없다. 지난번의 현우와 미영에 대한 오해도 상희 자신의 실수가 아닌가. 침을 꿀꺽 삼킨 상희가 눈살을 찌푸린다.



“너, 스커트를 어떻게 입고 있는 거니?”


“뭘........?”



반발하듯이 상희를 노려본 아영이가 자신의 스커트를 살폈다. 그리고 등 뒤를 살핀 아영은 팬티에 끼어 스커트가 들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팬티 속에 낀 스커트를 끄집어내면서 그때서야 당황하는 아영은 얼굴을 붉히며 억지 미소를 짓는다.



“아!.. 쏟아진 책 줍다가 그랬나!?........뭐 어때서 그래!”


“.........!?”



상희는 아영의 변명이 아무래도 미심적지만 더 이상 물어 볼 수가 없었다. 도리어 아영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쾅! 소리가 나도록 닫히는 방문을 바라보는 상희는 망치로 얻어맞은 사람처럼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혹시 현우가 요즘 관계를 요구하지 않는 것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공연한 자신의 생각을 떨쳐 버리려고 상희는 고개를 내 저었다.



낙엽이 떨어지고 날씨가 제법 추워지고 있다. 상희는 이따금 현우의 가슴에 안겨 주체할 수 없는 욕구에 희열에 순간순간에 만족하지만, 가슴 한쪽으로는 허전함이 깃들었다. 언젠가는 현우가 곁을 떠난다고 생각하나 그녀는 외로움을 느꼈다. 

은숙의 전화를 받고 망설이던 상희는 우울함을 달래려고 집을 나섰다.

승용차를 몰고 나온 상희는 햇살이 비치는 한낮이지만 옷깃을 올리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더욱 어깨가 으스스해진다.

은숙이 기다리는 커피숍으로 들어가던 상희는 주춤했다. 은숙의 옆에 예전에 한 번 만났던 박 과장이 같이 앉아 있었다.

마음에 없는 남자이지만 무료한 시간을 보낼 뿐이라고 생각한 상희는 당당하게 은숙이 있는 테이블로 다가갔다. 상희를 발견한 은숙에 반갑게 맞이했다.



“왔구나! 넌 갈수록 예뻐진다...”


“무슨 말을........”


“상희씨 나오셨군요...” 



박 과장이 벌떡 일어나서 상희에게 의자를 권했다. 상희는 인사 대신 도도하게 고개를 약간 숙여 보였다. 

여전히 박 과장의 모습을 보는 상희는 느글느글하게 속에 매스껍다. 연예인처럼 긴 머리에 여자들께나 만나고 다니는 그런 남자의 모습이다.

박 과장이 종업원을 불러 차를 시키는 사이에 상희가 은숙에게 귓속말을 내 뱉었다.



“저 사람 있다고 하지 그랬니?”


“상희, 네가 안 나올까봐... 호호~! 박 과장이 너를 꼭 한 번 만나게 해 달라고 사정하잖니...”


“난.. 싫다고 했잖아...”


“하여튼 만나봐... 심플하고 괜찮은 사람이야...”


“다시 그러면 너도 안 만난다...” 


“얘는! 나도 모르겠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 하기도 싫다...”



종업원이 주문한 차를 가져다 놓고 박 과장이 게슴츠레 한 눈빛으로 상희의 아래 위를 살핀다. 문득 상희는 왠지 박 과장을 골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찻잔을 들고 마시던 박 과장이 묘한 눈빛으로 상희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몇 번 연락을 드리고 싶었는데 은숙씨가 전화번호도 가르쳐 주지않아서.......” 


“호호호~! 그러세요... 저는 영광입니다...”


“영광은요... 이렇게 나와 주시니 제가 영광이지요...”


“저는 박 과장님이 나오시는 줄 몰랐는데요...”



상희의 쌀쌀 맞은 말에 박 과장이 은숙의 눈치를 살폈다. 박 과장은 은숙이 상희가 나올 것이라고 말한 줄 알았던 모양이었다.

은숙이 난처한 표정으로 박 과장과 상희를 번갈아 본다. 분위기가 서먹서먹해진다. 우물쭈물하던 은숙이 의무를 다한 사람처럼 핸드백을 들고 일어섰다.



“미안한데, 난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겠어... 대화를 나눠 봐...”


“은숙이 네가 가면 어떡하니?”



상희가 은숙에게 눈을 흘겼다.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은 은숙이 상희의 어깨를 토닥였다. 박 과장이 눈치를 살피며 일어선다. 그리고 통로로 나가는 은숙의 뒤를 쫓아갔다. 

두 사람이 무슨 말인가 하면서 웃음을 흘리는 모습을 보는 상희는 은근히 화가 치밀었다. 자리에 돌아온 박 과장이 상희에게 말했다.



“식사시간도 됐는데 자리를 옮길까요?..”


“식사요........!?”



상희는 잠시 생각을 했다. 자리를 떠나버린 은숙이가 괘씸했다. 상희는 은숙이나 박 과장에게 농락을 당한다는 느낌이지만 속으로 코웃음을 친다. 불끈 두 사람 모두에게 골탕을 먹이고 싶은 심정이다. 

상희는 대답 없이 배시시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박 과장이 정중하게 상희의 의자를 잡아주었다.

커피숍을 나온 박 과장은 길을 걸으며 상희의 옆모습을 훔쳐보았다. 나이보다 앳되고 귀염성 있는 미모, 중년 여인답지 않게 앙증맞은 몸매를 보는 박 과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박 과장이 상희를 인도한 곳은 근처의 호텔 레스토랑이었다. 박 과장이 종업원을 부른 박 과장이 메뉴판을 보면서 상희의 의향을 물었다.



“상희씨가 좋아하는 음식이 뭐지요?”


“저는 아무거나 잘 먹어요...”



상희는 의도적으로 박 과장에게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상희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박 과장을 골려줄까를 떠올리고 있었다. 

박 과장이 상희 앞에 수건과 물 컵을 옮겨주는 등 깍듯이 예의를 보인다. 상희는 박 과장의 진면목을 들어나게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혼자 사신다면서요?”


“네... 혼자가 되다보니 외로울 때가 많아요...”


“왜.. 혼자 되셨어요?”


“내가 싫다고 하니 보내줬지요...”


“왜 싫다고 하던가요?” 


“일을 하다보면 여자 고개들을 만날 수도 있는데,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그럼.. 잘해 주시지 그랬어요...”


“어차피.......결혼 초부터 내 여자가 아니다 싶었기에 미련이 없습니다...”



대답을 하면서도 박 과장의 음흉한 시선은 상희 앞가슴을 향하고 있었다. 심통이 난 상희는 일부러 보라는 듯이 블라우스가 벌어진 것도 추스르지 않았다. 

박 과장은 그녀의 방만한 태도와 배시시 짓는 미소를 보고 지난번 보다는 자신에게 호감을 느낀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박 과장의 모습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상희는 다리를 꼬고 흔들었다.



“그럼.. 재혼을 하실 생각예요?”


“하하~! 인간은 혼자는 외로운 동물이니까요...”


“또 마음에 드는 여자가 아니면 어떡하시겠어요?”


“그것도 인연이겠지요... 하지만 상희씨 같은 분이라면.......”


“너무 이기적인 생각이 아닌가요?”


“이기적이라기보다, 여자의 인격을 존중해 주고 싶은 것이고, 서로 구속받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아서...”


“그건 무책임하고 이율배반적인 생각인 거 같아요...”


“글쎄요... 그렇지만 상희씨를 한번 보고는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스커트 밑의 허벅지를 자주 훔쳐보는 시선을 의식하는 상희는 박 과장의 사고방식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박 과장이 여자를 엔조이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그를 골려줄 생각을 하니 상희는 부담이 없었다. 대화를 하면서 박 과장이 와인을 하겠느냐고 묻는다. 

상희는 와인 한 잔쯤은 괜찮다는 생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박 과장이 종업원을 불러 와인을 시키는 사이에 상희의 핸드폰이 울렸다. 은숙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은숙에게 배신감을 느낀 상희는 부아가 치밀고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내색을 하지 않고 그녀는 박 과장에게 유혹하는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잠깐.. 전화 좀 받고 올게요...”


“아... 네!”



박 과장의 음험한 미소를 보는 순간 상희는 더욱 화가 치밀었다. 욕설이라도 해주고 싶은 상희의 심정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상희는 급히 화장실로 나가서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대뜸 언성을 높였다.



“너, 어떻게 그럴 수 있니?”


“미안해... 둘이 있으라고 자리를 피해 준건데... 화를 내니?”


“내가 싫다고 했잖아... 너 내 친구 맞니?”


“나이가 한두 살도 아니고, 대화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면 되잖아... 하여튼 미안해...”



더 이상 말하기도 싫은 상희는 통화버튼을 꺼버렸다. 크게 숨을 들이마신 상희의 얼굴에 독기가 잔득 오르는 표정이다. 그러나 화장실을 다녀온 상희는 박 과장에게 배시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상희에게 욕구를 느끼는 박 과장은 생각보다 순조로워진다고 생각한다. 

탁자위에는 주문했던 킹크렙 요라가 놓여있고 상희 앞의 그라스에는 이미 와인이 채워져있다. 박 과장이 자신의 그라스를 들어 내밀었다.



“이것도 인연인데, 한 잔 드시지요...”


“그럴 가요!.. 호호~!”



상희는 박 과장이 내미는 잔에 그라스를 부딪고 와인 한 모금을 마셨다. 생각보다 독한 와인이었다. 

박 과장은 다리를 꼬고 있는 상희의 스커트 밑을 훔쳐본다. 하창 무르익은 중년여인의 뽀얀 피부가 그의 성욕의 불씨를 일으켰다. 

박 과장의 시선을 의식하는 상희는 계획대로 걸려들어 온다고 만족한 미소를 흘렸다. 자신의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상희의 표정에 박 과장은 더욱 화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상희씨는 혼자되신지 오래되셨어요?”


“좀 됐어요... 왜요?”


“아직도 처녀같이 아름다우신데,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세요?”


“호호~! 때로는요...”


“저에 대한 느낌이 어떠세요?” 


“호호~! 글쎄요... 바람둥이 같은데요... 책임감 없고 여자들을 농락하는...”



분명히 상희의 말은 박 과장을 핀잔하는 독설이었다. 그러나 박 과장은 내숭을 떠는 여자보다 서슴없이 뱉어내는 말과 함께 유혹하는 눈빛을 하는 상희가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했다. 

긴 머리를 흔들어 보인 박 과장은 상희가 느끼는 심정을 솔직하게 듣고 싶었다.



“상희씨는 남자들의 마음을 혼란하게 만드는 미모를 지녔습니다... 항상 저는 여자들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요...”


“본인이 더 잘 아시잖아요... 박 과장님은 여자를 엔조이 대상으로 여기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제가 싫으세요?”


“진심이 보이지 않지만.........싫지는 않아요...”


“하하하.......일단 그렇다면 안심이네요... 같이 잔을 비우시죠...”



박 과장과 상희는 다시 잔을 마주쳤다. 상희는 한잔을 비우고 더 독기가 맺힌 말로 박 과장을 골려 줄 생각을 한다. 조금 독한 맛을 느끼지만 그라스를 비운 상희는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라스를 비우며 상희를 바라보는 박 과장이 음험한 미소를 지었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서인지 상희는 온 몸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여자를 만날 때는 진심으로 만나세요...”


“하하~! 저는 지금 상희씨를 진심으로 대하는 건데요...”


“진심으로 가정이 필요할 때 아내가 될 사람을 만나라고요...”


“말씀 감사합니다... 상희씨 같은 분을 안으면 행복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능글맞은 박 과장의 말에 상희는 모욕감을 느꼈다. 그런데 상희는 자꾸만 눈앞이 가물가물해졌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손발이 나른하고 눈꺼풀이 내려앉는 것 같아 상희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던 그녀는 아무래도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녀의 시야에 들어오는 박 과장의 희미한 미소가 아련하게 보였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상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 죄송해요... 어, 어지러워서........집에 가야겠어요.......”


“상희씨! 왜 이래요... 어디서 잠시 쉬었다 가세요...”



자리에서 일어나던 상희가 휘청거렸다. 희미한 미소를 띤 박 과장이 주저앉는 그녀를 껴안아 일으켰다. 

몽롱한 상태의 그녀는 집에 가야한다고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러나 그녀는 박 과장의 가슴에 안겨 걷고 있었다. 

여자들을 농락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박 과장이었다. 

그는 항상 여자들의 정신을 잃게 하는 약을 소지하고 다녔다. 상희가 전화를 받으러 간 사이에 그녀의 와인 잔에 박 과장이 약을 넣은 것이었다.



“술에 너무 약한 거 같네...”


“.........”



손님들과 종업원이 들으라고 내뱉는 박 과장의 말이 상희는 동굴 속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몽롱한 눈동자로 흐느적거리는 상희는 박 과장에 이끌려 호텔 룸으로 들어가는 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침대위에 상희를 눕히고 내려다보는 박 과장은 먹잇감을 보는 짐승처럼 군침을 삼켰다. 자신의 옷을 벗어서 침착하게 옷걸이에 거는 박 과장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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