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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여름이야기

바로 어제일처럼 생각이나....
1948년쯤이니까..50년도 지났구만...
난 그때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지...
그때 여름방학을 맞아 동생은 집으로 올라가고 나는 하숙집에서
죽치고 있었지.. 사실대로이야기하자면 여자친구랑 동거를 한거지...
동생넘 쫒아보내고.....
왜 젊은사람들 여자좋아하는거..허허...
그런데 얼마안있어 동생놈이 어머니랑 여동생을 데리고 하숙집을 불쑥 찾아온거야...
함경도가 빨갱이 천지가되서 얼마 안되는 논밭데기때문에..그 인만재판인가하는거
그게 열려서 아버지는 맞아죽고 어머니는 동생들데리고 야반도주해서 월남했다는거야.
미쳐 우리 아버지 시신도 매장 못하고 자작거리에 걸려있는거....
그걸보면서도 도망쳤다는거야....
미쳐버리는줄 알았지.....
동생이랑 어머니가 1주일간 아무것도 못먹고 38선을 숨어내려왔다는데...
거의 탈진해서 죽기 일보직전이더군...
서울에 우리 어머니 오빠가 한분 살고 있었는데....
좀 고지식해도 사람은 좋았어....그래서 외삼촌댁으로 식구들을 데리고 들어갔는데....
그해 대학졸업하자마자 나는 군대를 입대했어...
그때 소위로 임관해서 경기도에서 군생활을 시작했었지....
그런데... 공부를 마져하라고 일러준 바로밑에 동생이 어느날 입대를했어...
장교시험에 통과했다며....
소위를 달고왔는데...
막 나무랬지....
아버지 돌아가시고 땅도없지...누가 학비를 대주겠어....
삼촌한테 온식구가 신세지길 싫어서 자원입대해버린거야...
그 다음해 6.25가 터졌지....
전쟁은 나에게 또다른 기회였어...
26살의 복수에 불타는 젊은이에게 전쟁은 살인의 정당성을 부여해준 절호의 기회였어..
빨갱이라면 치를 떨던내게 전쟁은 나를 살인마로 만들었어....
빨갱이라면 전장의 군인이던 민간인이던 닫치는데로 죽였지...
내손에 피가 마를날이 없었지....
그런데 기어코 낙동강까지 밀여서 후퇴에 후퇴를 거듭하다가 부산까지 부대가내려갔는데.... 그곳에서 나는 동생의 전사소식을 들었어...
낙동강 최후방어선에서...동생은 그곳을 사수하다 전사했지..
23살 대한민국의 육군중위였어....
그리고 나는 동생이 죽은 그땅을 다시밟고 전진을 시작했지...
속으로 눈물을 삼키며....
서울을 수복하던날 나는 태극무공훈장을 받았어....
그리고 어머니가 계시던 외삼촌댁에 찾아갔었어..
그기서 나는 또한번 절망했지....
외삼촌네 가족이 미쳐 한강을 건너지못해 집에 남아있다가 국군의 가족이라고
모조리 총살을 당한거야....
어머니 입으시던 모시조고리속에 해골이 나딩굴고 있었어..
그리고 나는 바로 평양을 향해달려갔어...
모조리 죽여버리고 말겠다고 말이야...
압록강까지 올라갔지...
눈에 띄이는 적군은 모조리 죽였어...
빨갱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줬다면 모조리 쏴죽였지....
18살의 여동생...
오빠때문에 모진고초를 당하다 강간당하고 죽어간걸 생각하면
지금도 피가 거꾸로 쏫는것 같애...
이제 내나이 80을 내다보는데...
어제일같이 느껴져....
나의 젊은시절은 피로젖은 복수의 시간이었어....
많이도 죽였지..
아마도 한 500명은 죽인것같아...
내손으로 말이지.......
이병원에 있는 그놈이 내 둘째야...
심성이 착하고 공부밖에 몰랐지...
애비랑 딴판이지 얼마나 착한지 몰라...
나도 나이들고 40이 넘어가면서.... 내가 한 행동을 알게 되었어...
외삼촌네 가족까지 12명을 잃고 나는 그 몇배의 복수를 했는지몰라...
나이 50이 넘으니까.....
후회가 되기 시작했어.....
죄없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죽인거야....
빨갱이라는 이유하나로 말이지..
전쟁에서 군인을 죽인건 어쩔수 없었다고 하지만....
민간인을 다순히 혐의가 잇다는 이유로 총살 시킨건 잘못된거였어.
그러고 보면 김일성이 그놈은 아직도 용서가 안되....
수많은 사람들이 악에 끌려다녔어...
자신이 무었을 하는지도 모르고 말이야...
세상에서 가장 악질적인 죄가 뭔지아나?
바로 전쟁을 일으킨 죄야....
모든죄는 용서해도 그죄는 용서가 안되...
이제 나도 억울한거 없어....
나이가 드니까....
정신이 차려지더만....
불쌍한 우리 아버님 어머님....
참 순박한 농사꾼이었는데....
그런분들이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타도대상이었다니...
지금도 어이가없어....
우리 모두가 미몽에 빠져 있었어....
생각이 다르다고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거야....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건 어떤이유로도 용납이 안되...

지난 30년동안은 속죄의 시간이었어...
내가 죽인 수많은 사람들...
극락왕생하길 기도했었어....
내 업보가 너무커서.....
다갚지 못하고 갈것같애....

이제 저승에가면 아버님 만나서 사죄드려야지...
아버님 시신도 못건져 드리고...
큰아들이 되서 무덤조차 만들어 드리질 못했으니....

그리고 어머니........
내동생들....

나 떠나면 국립묘지에 묻어달라고 그래....
동생이 수십년동안 외로웠을거야...
이 형님이 옆에 있으면 덜 외롭겠지....

자네에게 한가지 부탁을함세....

"혹시라도 통일이되서 북한땅을 밟거들랑
용서해 달라고 전해주게....
나도 부모와 동생들을 모두 잃었다고 말이야..."

여름이 깊어가던 8월의 저의 생일날 할아버지는 조용히 숨을거두셨습니다.
새벽 2시에 아내는 생일케익을 내어놓았지요...
눈물이 흘러내려서 입에 댈수가 없었으요....

2002년 9월 둘째주 목요일에 이 할아버지는
대전국립묘지 현충원에 안장되셨습니다...
...........................................
병상에서도 내내... 그리도 가고싶어 하시던 고향땅....
어서 빨리 통일이 되어서 이 민족의 한이 풀리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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