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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도 사랑할 자격은 있다.


스펙타클하면서도 에로틱하고 잔잔한 사랑이 흐르면서 후세에 교훈으로 남을

수 있는 경험담만을 추구하는 가운데 십수년의 빠굴라이프에 매진해온 한 사

내가 있다. 세상의 모든 여자에게 빨기만 하면 달콤함을 선사해주는 아이스크

림으로 비추어지지만 그 어느 여자에게도 사랑이란 두 글자를 허락하지 않았

던 그에게 최근 몇 달간 잔잔한 감동으로 밀려들고도 남음이 있는 경험담 레파

토리가 주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바쓰걸과의 사랑.


2002년 5월 그는 삼정호텔 앞에 있는 다이*** 바쓰살롱을 찾았다. 그곳에서

숱한 떡걸들을 만나고 운우의 정을 나누었지만 그날만은 다른 날과는 뭔가 다

른 특별한 느낌이 그를 감쌌다. 뭐 딴 이유는 아니고 마신 술이 과해서 였었나

보다. 알아서 들여보내겠지 하고 들어간 방에 좀 있다 출현한 문제의 바쓰걸

은 바로 지난번 덜 취한날 속으로 뭐 이렇게 힘쎈년이 다 있노하면서 씨부렁거

린 그녀였다. 그순간 가슴에 밀려드는 그 고통의 기억들과 함께 더오르는 한마

디. 오늘두 좆되는구나. 그 취중에 도저히 그날의 악몽을 되살리고싶지 않던

그가 생각해낸 건 그녀와 노가리로 시간을 때우자는 얄팍한 잔대가리였고 곧

장 실행모드로 돌입. 그러나 대화는 예상치 않던 방향으로 삐딱선을 탔다.


그: 우리 또 보는 거니까 오늘은 앉아서 얘기나 하다가자.

그녀: 어머어머 오빠 전에 넘 아팠나부다. 오늘은 살살해주께.

그: 아냐 그냥 우리 구염둥이허구 얘기나하구싶어. 다시 본 것두 인연인데.

그녀: 정말이야. 그럼 난 고맙지. 오빠 내가 커피한잔 갖다줄까?

그: 그래 그거 좋지. (휴.....)

잠시후 커피를 앞에 두고

그녀: 오빠 오늘 안땡겨. 웬일이래?

그: 으으응 그냥 가끔은 같이 누워서 얘기나 하구싶어서(오늘까지 니가 주물르
면 내몸터진다)

그녀: 아이 난 또 나 싫어서 그런줄 알았지

그: 싫긴... 얼마나 보구 싶었으면 또 왔겠냐.(너 보는 순간 아찔했다 이년아)

그녀: 와 나한테두 인젠 팬이 생기네

그: 팬이 생기면 팬써비스 해야지

그녀: 어떡해줄까

그: 낮에 같이 밥이나 먹을까

그녀: 아이 저아저아 모사줄꼬야

그: 글쎄 뭐 먹구싶은거있어(야 넌 팬써비스가 밥뜯어먹는거냐. 니가 사야지)

그녀: 요즘 몸이 허해서 장어나 먹구시포.

그: 그래 가자.(으흐흑 돈때려박구 안마두 못받구 밥까지 뜯기는구나)


이렇게 그녀와의 인연은 시작됐다.

며칠 후 반나절 휴가잡아서 나온 그녀에게 그 유명한 풍천장어 2킬로를 먹여

주고 서해안 방파제로 차를 달려서 낙조를 보고 그녀의 직장에 내려주면서 그

는 지지리두 재수없는 날이라구 속으루 한탄을 내리깔았다. 하지만 며칠 후 그

녀에게 온 점심쏜다는 전화는 받고 그는 이것이 혹시 또 다른 인연이 아닐까하

는 반성의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향한다.


짱개집에서 다시 만난 두사람은 이제 오래된 연인과도 같이 다정하게 탕수육

에 곁들인 짱깨를 먹는다. 짱깨를 먹으면서 그녀는 자신이 번 돈으로 명문대

를 다니는 남동생을 보는 맛으로 이악물고 맛사지업에 종사한다고 말하고 그

말을 듣는 그는 속으루 이년이 소설까지 쓰네 하면서도 겉으로는 그래 고생은

지나가면 끝이야. 얼른 이겨내구 옛말하면서 살라고 슈가멘트를 뿌려준다. (나

중에야 알았지만 그건 모두 사실이었다). 감동먹은 그녀 자신은 번 돈으로 집

까지 샀으며 얼마있다 유학가서 딴나라서 살 준비까지 끝냈다고 자랑한다.

(오 그래 너 어디까지 소설 쓰나 보자). 남은 몇 달 동안 좋은 남자친구 한번 사

귀고싶고 오빠가 딱 좋아보인다고 너스레를 떤다. 황당스런 그. 그래 좀 생각

해보자 나두 아무나 만나긴 싫걸랑하면서 튕기고 (허이구 이젠 달라붙기까지.

그래 몇 달이면 뭐 해보지.) 그렇게 그녀와의 짧은 연애가 시작됐다. 그런데 만

나서 밥 먹구 여기저기 놀러다니면서 보고 느낀 그녀는 정말 성실과 순종의 결

정체였던 거였다.


어릴때부터 없이 자랐고 없는 것과 대학 못간 게 한이 되서 독하게 돈 벌기로

작심한지가 7년째며 직장다니면서 밤에 알바로 하던 화류계 일이 어느덧 본업

이 되버리고 룸쌀롱 나가면서는 직업을 위한 투자가 너무 많이 필요한 이유로

남는 체력이 가장 큰 밑천인 이일을 하게 됐고 나름대로 엄청 벌어서 시골서

계신 부모님께는 벌어서 과수원을 사드리고 자신이 산 개포동 아파트는 그새

값이 세배가 올라서 이젠 강남부자 대열에 올라섰으며 SAT인가하는 시험까

지 봐서 미국의 주립대학에 어드미션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세상에 화류계에

도 이런 범생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그의 가슴에 북을 울리게 만들었고 그녀

의 집에서 고이 간직하고있던 우등상들과 입학허가서류들을 보는 순간 그는

정말 밀물치는 감동 속에서 헤어나질 못했다.


그후 몇 달간 놀기위해 태어난 인간들처럼 그와 그녀는 싸돌아 다니고 먹고 한

몸으로 뭉쳐댔다. 생각해보라. 직업으로 단련된 몸과 체력에 사랑까지 더해진

그 웅장한 스케일의 응응응을. 그 직업에 종사했을 거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

도로 너무나도 예민한 그녀. 응응응 중에 기절하기를 몇번이었으며 운전중에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바지와 치마를 흥건히 적신 것은 몇번이었는지. 정말 여

자와의 알몸레슬링으로 감동받은 것이 그의 인생에 손꼽을 정도였었는데 그녀

를 만난 이후로 손가락 발가락 꼬추털까지 세어가면서 그 숱한 감동의 나날들

을 보냈던 것이다.


그러던 그녀와의 짧은 나날들은 8월에 미국으로 가는 마지막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끝이 난다. 공항 옆 모텔에서 마지막으로 보내는 밤에 떠오르는 햇살속

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다시는 이나라에 오는 일이 없

을 것이며 다시는 여기서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하지 않겠노라고. 다시는 자신

을 바쓰살롱에서 만난 여자로 기억하지 말아달라고. 눈물과 안타까움으로 얼

룩진 그녀와의 짧은 사랑은 이렇게 끝이 났다.


그로부터 두달 후.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밝은 목소리로 잘 적응하고 있으며

공부는 따라가기 힘들지만 아무도 자기의 과거를 모르는 곳에서의 생활이 너

무 즐겁다고. 다들 자기를 Oriental Pearl이라고 부른다고, 또 그때 먹은 장어

가 세상에서 자기가 먹어본 중에 가장 비싸고 맛있는 음식이었다고. 그말에 감

동 받아서 그때 그 장어집에 가서 장어양념과 고추장을 종류별로 사서 부치고

오는 길에 그는 잠깐 눈을 감고 그녀와의 잊을 수 없는 몇 달간을 떠올린다. 그

리고 그녀의 앞날에 행복과 성공만이 가득하기를 빌어본다



PS. 눈감고 회상하다가 차에 치일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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