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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2박3일

안냐세요 유성임다

한동안 얼굴 디밀지를 안해서리 기억 못하는분이 많으시겠지만...

하여간에 이젠 당당히 애아빠가 된 유성이임다 뽀하하하

요즈음 들어 18일부터의 2박3일만큼 힘들었던 날들은 없었던거 같네요

그날...역사적인 그날...2002년 7월 18일..새벽 5시..

마침 예비군 훈련이 나온날이라 일찍 일어나야지 하고 열시미 자고 있는데..

옆에서 자고 있던 와이프가 자꾸만 핸드폰을 깔짝거립니다

아이참..일찍 일나야 되는데 잠도 몬자게 왜 이러냐 싶은게 짜증이 나더군요

유성 : 자기야 왜 그렇게 달그락 거려...나 일찍 일어나야 된다니까..

와이프 : 자기야...

유성 : 왜

와이프 : 자기 오늘 훈련 못갈거 같아

유성 : 왜?

와이프 : 진통 오는거 같아

아직 한번도 애를 낳아본적이 없는지라....

애를 낳을때는 에구구 에구구 하다가 병원으로 욜라 뛰는건지 알았음다

그런데...그런게 아니더군요

와이프가 병원에 가자며 일어납니다

30분동안 둘이 샤워하고 머리두 말리구 가방 다 싸서 병원으로 갔습니다

솔직히 내심 속으로 아직 아닌줄 알았습니다

애 낳을때 엄청 아푸다던데 별루 안 아푼거 같더라구요

그냥 좀 땡기나부다...입원시켜노쿠 훈련가야겠다 하구 갔습니다

예정일이 22일이었구 일주일전에두 의사가 아마 예정일 넘길거같다구 햇엇거든요

병원에 도착해서 애가 나오는건지 그냥좀 아푼건지 물어보려고 하는데..

진료도 안하고 간호원들이 무조건 입원시키더군요

뭐 애가 안 나와도 아프면 병원에 잇는게 낫겠지 싶어 입원했습니다

와이프한테 누워 있으라구 하구 나가서 아침 사먹구...

병원에 돌아왔더니 좀 많이 아푼지 얼굴을 찡그리고 있더군요

배에 뭘 감아서 기계에 연결 시켜놨는데 숫자가 오르락 내리락 하구...

갑자기 겁이 나더라구요

흐미...장난이 아니네..나오는갑다...

그래두 이때까지는 올것이 오고야 말았구나 하는 생각뿐이었는데...

의사가 들어와서 기계를 살펴보고 잇더니 정밀검진을 해야 한다는겁니다

뭐때문에 그러는지도 모르구 원래 그러는건가 하구 밖에서 기다리는데

간호원이 나오더니 갑자기 급하게 찾는겁니다

뭔가 잘못 됬다는 생각이 불현듯 똥꼬를 스치우면서....

황급히 들어가니 의사왈

애기가 자꾸 숨이 멎는다면서 자연분만이 어렵겠다네요

빨리 꺼내주지 않으면 애기가 잘못 될수도 있다구...

자연분만을 하려면 자궁도 열려야 하구 애기도 내려와야 하는데

애기도 덜 내려왔구 자궁도 안 열렸다더군요

수술동의서에 사인하는데 왜 눈물이 나려구 하던지...

의사가 한 두어시간정도 걸릴거라며 밖에 나가 기다리랍니다

뭐 남들 다하는 제왕절개지만 애가 위험하다는소리에 정말 겁이 많이 나더군요

그런데....한 10분쯤 지났나?

의사가 황당한 얼굴로 뛰어나오더니

애기머리가 보인다고 빨리 꺼내준다는겁니다

그리고 안에서 들리는 와이프의 단말마적인 비명소리..

딱 한번 났습니다

아마 계속 그소리를 듣고 잇으라고 했으면 자살햇을지도 ㅡ.ㅜ

아악 소리 단 한번에....

우리의 장한 초롱이는 순식간에 세상밖으로 탈출하였습니다

양수가 터지자마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아이와 태반이 나왓다는군요

자궁도 다 안 열렸는데 애가 워낙 작다보니 수월하게 빠져나왓답니다

탯줄을 목에 두번이나 칭칭감고 잇었다더군요

그래서 호흡이 자꾸 끊겼던 거라네요

여하간 초롱이는 그렇게 태어나면서부터 효도를 했습니다^^

초산에 딱 10분 진통하고 그렇게 수월하게 낳는건 처음 봣다는군요

의사 말구 뭐라구 하져? 산파 보는 간호산가? 하여간 그분의 말씀^^

덕분에 와이프도 수술했으면 일주일은 끙끙댔을텐데 금방 회복했구요

2.48 kg ... 아슬아슬하게 인큐베이터는 면햇습니다

그런데 참 놀라운게...애기가 뽀얗더라구요

정상적으로 나온 다른애들도 빨개가지구 쪼글쪼글한데..

나오자마자 봤는데두 애가 탱탱하니 뽀얗더군요^^

사진보셔서 알겠지만 이목구비도 또렷하고 참 예쁩니다^^

신생아실 가면 다른산모들이 예쁘다구 눈을 못땔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그걸로 끝인지 알았는데...제 고생은 그때부터 시작이엇습니다 ㅜ.ㅜ

아시는분은 아시겟지만...유성이가 100kg이 넘습니다

좀 많이 넘습니다 ㅡ.ㅜ

당연히 더위는 절대 이길수 엄는 최대의 난적입니다

와이프가 몸조리 하는 병실은...참 따뜻하더군요 ㅡ.ㅜ

그리구 살이 많은 사람은 배겨서 그냥 바닥에서 못 잡니다

와이프 침대밑에 얇은요 하나 깔구 맨바닥에서 이틀을 자는데...

아...정말 덥더군요 ㅜ.ㅜ

오늘 까루프 갔다가 몸무게 재봤는데..정확히 2키로 빠졌더군요 ㅡㅡ

제일 힘들었던건 잠자리...

그리구 다음으루 힘든건...식사...

제가 속이 안 좋아서 현미밥을 먹거든요

현미밥을 안 먹으면 여지없이 설사 내지는 물똥을 찍찍 쌉니다 ㅡㅡ

햄버거니 빵 부스러기들로 식사를 때우다 보니...

속이 아푸다 못해 막 꼬이더군요 ㅡㅡ

뭐 그래두 와이프 만큼이야 고생했겟습니까만은...

그래두 나름대루 참 고생 많이 햇습니다 ㅡ.ㅜ

그리구 오늘....낮에 와이프랑 애기랑 조리원에 데려다 주구 집에 돌아왓습니다

침대야 오랫만이다 ㅡ.ㅜ

한 세시간...뽀지게 늘어지게 푹 잤습니다

삐리리리리리

와이프 : 자기야 여기 한번 더 와야겠다

유성 : 왜?

와이프 : 산모 패드는 여기서 안 준대...사와

유성 : 알았어 기저귀 사가면 되는거지?

와이프 : 아니 생리할때 쓰는 패드 사와야 돼

유성 : ㅡㅡ;; 그...패드...뭔데?

와이프 : 적어 .. 위스퍼 울트라슬림 오버나이트 날개형

유성 : 길기두 하다 ㅡㅡ 알았어 ㅡㅡ;;;

동네슈퍼에 갔습니다

유성 : 저기...위너스에...울트라...날개달린...

아줌마 : ( 위아래로 꼬나보며 ) 그런거 없어요

까르푸로 갔습니다

생리대 매대앞...

생리대가 참 많더군요

이름도 가지가지 종류도 가지가지

열심히 훑어보고 있는데 지나가는 아줌마들이 다 흘깃흘깃 쳐다봅니다 ㅡㅡ

다행이 아르바이트 하는 아가씨가 오더군요

아가씨 : 뭐 찾으시는거 잇으세요?

유성 : 아..네..그러니까...울트라..에...날개 달리구...나이트에...

아가씨 : ???? 어느분이 쓰실거에요? 저희회사 제품중에 어쩌구 저쩌구...

유성 : 그러니까 그게요...잠시만요...

와이프한테 전화걸어서 다시 물어보았습니다

위스퍼 울트라슬림 오버나이트 날개형 ... 이더군요

그런데...그게 없더군요

울트라 뭐더라 하여간 슬림 말구 다른게 있었구....

울트라 말구 그냥 슬림이 있구....

아가씨는 왜 그리 빤히 쳐다보구 있는건지 ㅡ.ㅜ

지나가는 사람들은 왜그리 흘낏거리는건지 ㅡ.ㅜ

와이프랑 통화하며 간신히 두어개를 골라 잽싸게 계산하구 나왔습니다

주차장에 올라왔는데 역시나 속이 또 안 좋아지더군요

그대로 그걸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화장실 입구에서 어떤 아기씨 둘과 마주쳤습니다

내얼굴과 손에 든 생리대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둘이 고개를 숙이고 킥킥대며 도망칩니다 ㅡ.ㅜ

아흑 신이시여 ㅡ.ㅜ


초롱이를 만났다는건 참 행복한 일임에 틀림이 없지만....

삼일간은....참 힘들었습니다 ㅡ.ㅜ

특히 생리대에 목숨 걸엇던 오후는 힘들다 못해 비참하기까지 하더군요 ㅡ.ㅜ

여성회원 여러분...생리대 심부름은 남편을 망가지게 합니다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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