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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사람.......

같은 제목으로 쓰다 지우고 쓰다 지운 글을 써야 할 것 같네요.
우선 1117king님, 비너스님의 글 정말 잘 읽었구요.
이젠 정말 떨쳐 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년전 여름 전 남자 하나를 만났습니다. 처음 볼때부터 잘해주던
사람 이었습니다. 예의 바르고 항상 따뜻한 눈길로 보던 사람이
었습니다. 그 사람이 절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을때 전
결심을 하나 했습니다.

고 3 겨울, 대학 시험이 끝나고 잠깐 컴퓨터 학원에 다닐때 한 강
사가 유난히 추근댔었습니다. 너무 어려서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
던 저는 그가 제게 뭘 원하는 지 몰랐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싸늘하고 축축한 화장실에 걸쳤다기보다는 오히
려 누군가가 덮어놨다는 게 더욱 맞을 정도의 옷과 아랫도리의 심
한 통증, 내 자신에 대한 경멸이 더 사무치게 밀려왔습니다.
아무에게도 말 못한 것을 그당시 사귀던 사람에게 말하고 헤어지
자고 했습니다. 그사람 다 용서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가 잠자리를 요구했을땐 그게 당연한 것처럼 같이 잤고, 그게
그에 대한 유일한 내 보상이라 생각했습니다.

잠자리 상대로 전락해 가는 날 보며 더욱 비참함을 느꼈고 혼자서
우는 날이 많던 어느날 그와 헤어졌습니다.
그때 알게 됐습니다. 그래도 나와 함께한 그가 내가 아는 사람들
에게 내가 처녀가 아님을. 그와 잠자리를 같이 했다는 것까지도
전부 말한것을......... 난 믿었는데.........

남자란...... 그저........... 항상 제 입에서 떠나지 않던 말중 하나
였지요. 버틸 수 있게 한 힘은 없었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 지 모
를때에 전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가 절 사랑한다고 합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비디오 방에 그 사람을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얼굴을 보지 못
하게 했습니다. 차마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눈빛............
분명히 실망할 그의 눈빛.
용기를 내어 말했습니다. 난 이런 사람이니 우리 만나면 안된다고
"손 좀 줘봐요. 이런 얘기 할땐 손잡고 해야 해요."
"그게 무슨 상관이예요. 난 상관 없어요. 사랑해요. 이 세상에서
나보다 더 당신을 사랑할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요."

난 그 말에 웃었습니다. 그리고 가슴으론 한없이 울었습니다.
그와 같이 있고 싶었습니다. 품에 안기고 싶었고 그 사람이
어떤 요구를 해와도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와 자던 날. 그가 날 버릴까봐 겁이 났습니다. 그도 남
자니까요. 그런 저를 달래주고 어루 만져 주던 사람입니다.

다시는 그런일 당하면 꼭 얘기하라고 하면서 호신술도 가르쳐 주
던 사람입니다. 자신의 아랫도리를 모델 삼아 꽉 쥐라고 하는 말
에 뭘 모르던 저는 시키는 데로 하는 바람에 아프다고 펄펄 뛰면
서 이러면 평생 과부된다고 웃어주던 사람입니다.

며칠전 그의 생일 이었습니다. 생일 케잌에 초불을 밝히고 축하
해주는 말에 쑥쓰러워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습니다.
전 평생 그의 생일에 케잌촛불을 밝혀 줄겁니다.

풍림씨. 정말 고마워요.
평생 사랑할 것을 약속합니다.
오늘로 눈물 두 줄기와 모든 과거의 잔재를 청산하려 합니다.

님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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