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야망13
그 때였다.
<실례합니다.>
라는 소리가 현관 쪽에서 났다.
요시코는 긴장하여 대답을 않는다.
마사키가 속삭인다.
<나가 보세요. 뒷정리는 내가 할테니까.>
요시코가 들뜬 목소리로 대답하고 엉거주춤 일어나 나갔다.
마사키도 일어나 옷자락과 방바닥을 깨끗이 닦았다.
요시코와는 이미 타인이 아니라는 느낌이 스며든다.
미치코와 나오미에게서도 같은 서비스를 받았다.
기코와는 관계를 맺기도 했지만 그런 느낌은 받지 못했었다.
역시 사랑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시코가 돌아왔다.
이웃 사람인데 여행을 다녀온 선물을 건네주기 위해서 왔다는 것이다.
마사키의 옆에 앉으며,
<이상하지 않았을까요?>
라며 머리를 매만진다.
<어디.>
마사키는 요시코의 모습을 자세히 살폈다.
<아뇨. 괜찮아요.>
요시코를 꼭 끌어안았다.
<역시 난 요시코를 원해요.>
요시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곳에서 맺어지고 싶다.)
하지만 그럴 장소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키스를 하고 유방을 만지작거리는 동안 또다시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
다.
요시코의 손을 이끌어 그것을 알렸다.
그녀는 그것을 쥐고서,
<왜?>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녀의 지식으로는 분출 후 한동안은 얌전히 있는 거라고 알고 있었던 것
이다.
마사키가 말했다.
<역시 요시코를 원하고 있으니까.>
<내가 서툴었던 거 아니예요?>
<그렇지 않아요.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또 원하는 거죠.>
<오늘은 안돼요.>
<둘이 어딘가 가고 싶어요.>
<저도요.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요시코는 그의 중심을 바지 위로 꼭 쥐었다.
<이제 난 처녀가 아니예요.>
<아뇨, 아직 그렇지 않아요.>
<정신적으로는 이미 아니예요.>
마사키는 요시코의 뽀얗고 풍만한 가슴을 드러냈다.
요시코는 거부하지 않았다.
가슴살을 배어물기도 하고 유두를 깨물기도 했다.
요시코는 그의 머리를 안았다.
마사키는 강하게 빨기 시작했다.
<아아...>
요시코가 몸부림쳤다.
유방은 평소보다도 탄력이 있는 듯 했다.
유두도 처음부터 단단해져 있었다.
생리의 영향인 것 같다.
<저, 여기에 키스 카므를 내도 돼요?>
말없이 요시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사키는 가슴의 윗쪽을 강하게 빨아당겼다.
입을 떼니 약간 붉어져 있을 뿐이다.
곧 없어져 버릴 것 같다.
좀더 세게 빨았다.
이번에는 빨갛게 피가 배었다.
마사키는 그 사랑스런 흔적을 어루만졌다.
<언제까지 남아 있을까?>
<나도 여기게 그래도 돼요?>
<그래 줄래요?>
마사키는 눕고 요시코가 중심부로 얼굴을 가져갔다.
마사키는 눈을 감았다.
요시코는 덩어리의 중앙부를 강하게 빨았다.
작은 고통이 느껴져 왔다.
거기엔 자극적인 쾌감도 섞여 있었다.
요시코가 입을 뗐다.
상체를 일으켜 내려다보니 혈관이 달리는 곳에 입술 모양이 새겨져 있다.,
평소와 달리 요시코의 말과 행동이 훨씬 대담해진 것 같다.
다음 번에 맺어지기로 한 약속 때문일까?
아니면 생리의 영향일지도 모른다.
불쑥 요시코는,
<오늘 나 이상하죠?>
<이상하다기 보다...>
<지금의 내가 진짜 나예요. 언제나 이러고 싶어요. 난 당신과 단둘이 되면
창녀가 되는 것 같아요.>
<나도 그걸 원해요.>
<정말?>
<네.>
<날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럴 리 없어요.>
요시코는 정말 창녀라도 된 듯 정열적으로 입을 맞추어왔다.
요시코와 단둘이서 느긋하게 만날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가 농사일을 거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카다
의 집에 들를 일이 쉽지 않았다.
어느 날 문예부실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단가회가 열렸다.
마치고 돌아 가려는데 이시이가 다가왔다.
<어때, 무라세키 선생과 술 한잔 할 건데, 자네도 따라오겠나?>
<아뇨, 전 다음 열차로 돌아가야 합니다.>
<사까다의 집에서 묵지.>
<미리 말해 두지 않아 폐가 될 거예요. 집에서도 걱정할 것이고.>
<여기 간다에 사는 학생 없나?>
1학년생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이시이는 종이를 꺼내 몇 자 적더니 그 학생에게 건넸다.
<이걸 가토 부모님께 전해주겠나?>
<네, 알겠습니다.>
마사키는 문예부 부원인 무라세키와 함께 이시이와 다카가키 선생님을 따
라 도요신 마을로 갔다.
야마구치 상점에서 술을 산 뒤에 구식 가옥으로 들어갔다.
미리 집주인과 방을 빌리기로 얘기가 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마사키가 사카다의 집에 오늘 밤 신세를 져야겠다는 말을 하러 가려는데
다카가키가 불렀다.
<사카다가 있으면 불러 와. 그 녀석이 있으면 토론이 재미있어질 테니까.>
<네.>
집주인과 얘기를 나누던 이시이가,
<주인이 일행 모두 묵고 가도 좋다는군. 마사키.>
<네.>
<가는 김에 요시코 씨도 불러 오게.>
<아마 오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기코 씨에게 말해보게.>
<글쎄요, 일단 얘기는 해보겠지만.>
<자네만 심부름만 하면 돼.>
<네, 일겠습니다.>
마사키는 사카다의 집 현관에서 사람을 불렀다.
나온 것은 요시코였다.
마사키는 전후 사정을 설명했다.
<난 갈 수 없어요. 하지만 우리 집에 묵을 거죠?>
<그 집 주인이 묵어도 된다고 했는데...>
<아뇨. 도요신에서 다른 집에 묵는 건 안돼요. 알겠죠?>
<네, 사카다는요?>
<목욕중이예요. 함께 해요.>
마사키는 어머니께 인사한 뒤 욕탕으로 향했다.
<나야. 들어가도 돼?>
<왔어? 누나하고 하지.>
<놀리지 마. 그럼 들어간다.>
잠시 후 탈의실에서 옷을 벗으려는데 노크 소리가 났다.
<열어도 돼요?>
<네.>
요시코가 문을 살짝 열고 그 틈으로 팔만 들여 놓으며,
<저, 비누.>
라고 했다.
마사키는 비누를 받기 전에 얼굴을 내밀고 재빨리 짧은 입맞춤을 했다.
<빨리 돌아와요.>
요시코는 많이 떨리는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새삼 키스 때문에 마음을 조이는 건 아니다.
칸막이 저편에 사카다가 있기 때문이다.
탕으로 들어가 마사키는 찾아온 이유를 말했다.
<오늘은 사정이 있어.>
<무슨?>
<전에 말한 그 여학생을 만나기로 했거든.>
<그럼 만난 뒤에 와.>
<오래 걸릴 지도 몰라.>
<그럼 오늘 드디어?>
<그래, 허락할 테니까.>
<좋아 천천히 있다가 늦게라도 와.>
<그러지. 하지만 아침까지 함께 있을 지도 몰라. 집에는 그 집에 묵는 걸
로 해야지. 아주 좋은 구실거리가 생겼어.>
<그럼 난 다시 오면 안되겠구나.>
<무슨 소리야. 넌 돌아오는 게 아마 좋을 걸.>
사카다가 먼저 나가고 마사키는 조금 뒤에 나왔다.
요시코가 다가왔다.
<이치나리에게 들었어요. 그 앤 그곳에 묵어도 당신은 돌아와요. 꼭이예
요.>
마사키와 사카다는 함께 나와서 도중에 제 갈 길로 갈라졌다.
그리고 마사키는 이시이의 말을 전하기 위해 후카이 씨 댁에 들렸다.
그날 첫체험을 한 이후로 기코를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럴 시간도 없었고 2번의 짬이 났을 때마다 요시코와 만나는 쪽을 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혼 이야기는 만나지 않는 편이 좋겠다 라는 결심을 확고히 만들
었다.
기코를 만나 용건을 얘기하자 기코는 실망하는 눈치였으나 저녁에 레이코
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마사키가 사람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니 이미 주연은 시작되고 있었
다.
돌아가며 단가를 짓고 감상을 얘기하는 동안 술기운이 돌기 시작하고 사제
의 거리도 좁혀졌다.
기코가 레이코와 함께 나타났을 때 네 사람은 단가를 떠나 전후 문학에 대
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기코는 마사키 옆에 앉았다.
이야기를 하는 동안 기코는 테이블 밑으로 손을 뻗어 마사키의 몸을 어루
만졌다.
(무슨 말인가 해야 겠는데.)
하지만 자칫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지 몰라 그냥 내버려 두었다.
기코의 결혼으로 화제가 옮겨가는 와중에 사카다가 슬그머니 들어왔다.
기코는 자신의 결혼에 대해 얘기하지 않으려 하자 사람들은 레이코에게 질
문을 던졌다.
레이코의 대답에 의하면 연애 결혼이고 상대는 평범하지만 좋은 사람이며
내년 봄에 식을 올린다고 했다.
그런데 이시이 선생이 전에 술을 마실 때 이미 언니의 상대가 정해져 있었
는 것 같은데 라는 질문에 레이코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날 밤 기코의 마음 속에는 장래를 약속한 다른 남자가 있었던
것이 된다.
움찔 놀라는 마사키에게 기코가 조심스럽게 귓속말을 했다.
<당신의 요시코 시와는 달라요. 나중에 천천히 얘기해요.>
이시이와 다카가키는 술에 취함에 따라 점점 목청을 높여 문학론에 대한
논의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8시가 되자 기코는 마사키의 허리를 쿡 찔렀다.
<우린 이제 돌아가야 해요.>
<벌써요?>
레이코가 드물게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가토 씨를 기다리실 거예요.>
사카다가 끼어들었다.
<난 가면 안되나요?>
<함께 오세요.>
네 사람은 진지한 토론에 빠진 나머지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그 집을
나섰다.
마사키와 사카다는 상당히 취해 있었다.
사카다는 취한 김에 대담하게 레이코의 어깨를 안고 걸었다.
뭔가 계속 얘기를 한다.
기코는 마사키의 손을 잡아 일부러 걸음을 늦추었다.
간격이 벌어졌다.
<오늘밤 우리 집에 묵어요.>
<안돼요.>
그때 갑자기 사카다의 외침 소리가 들렸다.
<너희 누구야!>
<취했군. 게다가 여자와 동해인가?>
그 목소리가 낯설지 않다.
우익계열로 사카다와는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곤도오였다.
보수 반동 교사인 체육 교사 가마오카도 함께 있었다.
후카이 대장의 영애들의 체면을 봐서 순순히 보내주었지만 그 대신 내일
교무실에 와서 해명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쉽게 지나갈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사카다는 이시이 선생과 상의하기 위해 돌아갔고 마사키는 기코 자
매를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막 돌아가려는데 레이코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들도 술을 마신 것 같았어요.>
<그래요? 난 당황해서 눈치 못챘는데 그럼 한 치 반치인 걸.>
곤도오의 집까지는자전거로 15분 거리 정도, 지금 쫓아가면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 좀 빌려 주세요. 곤도오가 술을 마셨는지를 확인해야 해요. 사카
다가 오면 기다리라고 전해 주세요.>
마을을 감싸고 있는 숲을 빠져 나와 언덕을 내려가는데 노랫소리가 들려왔
다.
고도오가 군가를 부르고 있었다.
마사키는 자전거에서 내려 곤도오의 얼굴에 바싹 다가섰다.
역시 술에 취해 있었다.
<가마오카는?>
<돌아갔어. 그에게 들키다니 운이 나빴어.>
<너도 가마오카랑 함께 마셨잖아. 아까 여자들이 그렇다고 분명히 말했
어.>
<그건 증거가 안돼. 너희는 그 자리에서 자백을 했잖아.>
<네가 마셨는지 아닌지 제3자에게 물어보자.>
그러나 곤도오는 그를 밀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마사키는 뒤쫓아가 잡초 위에 눕히고 꼼짝 못하게 위에서 눌렀다.
실랑이 끝에 마사키는 곤도오를 앞장 세워 가마오카의 집으로 갔다.
곤도오는 마사키에게 겁을 먹었는지 도중에 도망치지 않고 순순히 선생의
집까지 안내했다.
가마오카는 보자마자 대뜸 마사키에게 윽박질렀지만 마사키가 굴하지 않고
끝까지 곤도오와 술을 함께 마신 그의 잘못을 물고 늘어졌다.
결국 가마오카에게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후
카이 씨 댁으로 돌아왔다.
기코와 레이코는 걱정이 되어서인지 아직 자고 있지 않았다.
사카다도 와 있었다.
마사키는 세 사람에게 일이 잘 해결되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사카다는 이시이 선생 일행은 술에 완전 골아 떨어져 무슨 말을 해
도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돌아 나오려는데 기코가,
<마사키 씨는 여기에서 주무세요. 이부자리는 벌써 봐 났다어요.>
하고 말했다.
<아뇨, 폐를 끼칠 순 없어요.>
<사카다 씨 댁은 괜찮구요?>
사카다가 끼어들었다.
<마음대로 해. 여기에 묵어도 되지 뭐.>
<아니 네 집에 가겠어.>
<잠깐 와 봐.>
마사키의 팔을 잡고 사카다는 복도로 나갔다.
<부탁이야. 여기서 묵어. 난 집에 가서 선생님과 함께 자겠다고 할 거야.
너만 돌아 가고 나는 안가면 누나는 괜찮지만 부모님은 이상하게 생각하실
거야.>
<정말 갈 거야?>
<그래, 그녀가 기다리고 있어. 부탁한다.>
<도리없지 뭐. 하지만 내가 너희 집에 가서 말할게.>
<그렇게 해주면 더욱 고맙지.>
방으로 돌아온 마사키는,
<잠깐 사카다의 집에 가서 말을 전하고 오겠어요. 사카다는 이시이 선생님
과 철야를 한다고요.>
마사키는 사카다와 함께 그 집을 나왔다.
요시코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돌아와요? 근데 이치나리는?>
<완전히 취해서 선생님들과 골아떨어졌어요.>
<그래서 당신만 왔군요. 어서 들어와요.>
<저도 다시 가봐야 해요. 기다리고 있을까봐 알리러 온 거예요.>
<또 가요?>
<네.>
<그만 둬요. 모두 골아떨어졌다면서, 왔다 갔다 고생할 필요 없잖아요.>
<그래도 사카다도 없는데 나만 여기 묵는다는 것이...>
<그런 거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이부자리도 봐 놨어요.>
마사키는 미묘한 기분을 느꼈다.
기코도 자신을 위해 이부자리를 펴놓은 것이다.
결국 마사키는 요시코를 설득하는 성공했고 요시코는 집밖까지 배웅나왔
다.
듀 사람의 담장 그림자 밑에서 포옹했다.
처음부터 요시코는 격렬한 입맞춤을 퍼부었다.
도중에 마사키는 요시코의 다리를 더듬었다.
그러나 요시코는 거부했다.
<왜 그래요?>
<다른 곳에서 묵는다면서?>
<사실은 가고 싶지 않아요.>
<그럼 가지 말아요.>
요시코는 몸을 흔들었다.
마사키는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팬티 위로 소담한 언덕을 어루만졌
다.
<아침에 올게요.>
마사키는 후카이 씨의 집으로 갔다.
이번에는 기코가 맞았다.
<늦었네요?>
<네.>
<입술에 왠 립스틱이?>
<그녀는 립스틱을 바르지 않아요.>
<쳇, 올라오세요.>
마사키는 고개를 저었다.
<전 역시 선생님 계신 데로 가겠어요.>
<왜요?>
<그 편이 편해요. 좀더 토론에 참가하고 싶기도 하고.>
기코가 다가서며 팔을 잡았다.
<요시코 씨 때문이예요?>
<그런 게 아니고. 아무튼 가겠어요. 죄송합니다.>
그대로 마사키는 그 집으로 향했다.
무라세키만 자고 있고 이시이와 다카가키는 거의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도 여전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돌아왔어? 가마오카에게 들켰다고? 괜찮아.>
<그 문제는 확실히 끝내고 왔어요.>
<사카다는?>
<친구들과 토론하러요.>
<자, 마셔. 그리고 우리도 토론하자고.>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이 술을 마시는 상황이었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아직 창 밖은 어두웠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경쟁이라도 하듯 시끄럽게 코를 골고 있었다.
마사키는 창가로 다가갔다.
<누구?>
<니야, 열어.>
사카다였다.
사카다는 창을 타고 들어와 곧 옷을 벗고 그의 옆에 누웠다.
사카다도 사랑하는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와 첫체험한 것이라 마사키는 자
신과 비교해 보고 싶었다.
마사키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됐어?>
<성공.>
<정말?>
<들키지 않았어?>
<그럼.>
<그런데 왜 왔어?>
<자다간 날이 훤히 ㅂ을 때까지 있을 것 같아서.>
<감상은?>
<예상대로야. 여자는 역시 사랑스러운 존재야.>
<예방은?>
<오늘은 괜찮다고 했어. 나 재미있는 소릴 들었어.>
<뭘?>
<그녀는 야마우에와 한 번 잤다고 고백했어. 난 이제 야마우에와 형제가
된 거야.>
<그 여자는 경험이 많든?>
<내가 네 명째래.>
<어떻게 숨어 들어 갔지?>
<담을 넘었더니 그녀의 방 창문이 열려 있더군. 그래서 조금 전처럼 들어
갔어. 그리고 이불 속으로 직행했지. 그녀는 잠옷 속에 아무 것도 입고 있지
않았어.>
<처음엔 금방 끝날 걸?>
<잘 아네? 그래 여자 몸 속은 뜨겁더라. 그렇게 기분 좋은 줄은 몰랐어.
마치 천국에서 노는 기분이더라.>
<한 번만 한 거야?>
<아니, 다운 됐다가 금방 일어났어. 그리고 두 번째는 꽤 지속했어. 그녀가
소리를 지른 건 세 번째 때지?>
<그럼 세 번?>
<응.>
<대체 이름이 뭐야?>
<그건 절대 비밀이야.>
<이제부터 그녀가 좋아지는 것 아냐?>
<어디까지나 그앤 욕정의 처리 기구야. 앞으로 계속 관계가 지속되더라도
그건 서로의 그런 이해가 맞기 때문일 뿐이야. 내가 사랑하는 건 레이코 뿐
이라구.>
<레이코에게 미안한 마음 들지 않아?>
<생각 않기로 했어. 오나니 하는 것과 별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 따지고
들면 끝이 없다구.>
<그럼 레이코가 네 애인이 되면 어쩔 거야?>
레이코는 소중히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야. 사랑하는 여자의 처녀성은 소중
한 거니까.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빨리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어. 모순된 심리지.>
사카다는 피곤할텐데도 첫 체험의 흥분때문인지 쉽게 잠들지 않았다.
<나 또 가고 싶어?>
<세 번이나 했다면서?>
<그래도.>
<벌써 1시야. 자고 있을 걸.>
<조용하게 노크하면 돼.>
<다음에도 기회가 있을 거야.>
<역시 가야겠어.>
사카다는 일어나 옷을 입고 나갔다.
정력이라고 해야 할까 정열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 행동력에는 두 손을 들었다.
만일 자신이 기코의 집에 묵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대담하고 적극적인 여자니까 그의 곁으로 숨어들었을 것이다.
사카다의 집에 묵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관계를 갖지는 못하더라도 서로의 몸을 즐길 수는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이렇게 사카다로 인해 잠에서 깨어나는 일 없이 쾌락적인 밤을 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실례합니다.>
라는 소리가 현관 쪽에서 났다.
요시코는 긴장하여 대답을 않는다.
마사키가 속삭인다.
<나가 보세요. 뒷정리는 내가 할테니까.>
요시코가 들뜬 목소리로 대답하고 엉거주춤 일어나 나갔다.
마사키도 일어나 옷자락과 방바닥을 깨끗이 닦았다.
요시코와는 이미 타인이 아니라는 느낌이 스며든다.
미치코와 나오미에게서도 같은 서비스를 받았다.
기코와는 관계를 맺기도 했지만 그런 느낌은 받지 못했었다.
역시 사랑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시코가 돌아왔다.
이웃 사람인데 여행을 다녀온 선물을 건네주기 위해서 왔다는 것이다.
마사키의 옆에 앉으며,
<이상하지 않았을까요?>
라며 머리를 매만진다.
<어디.>
마사키는 요시코의 모습을 자세히 살폈다.
<아뇨. 괜찮아요.>
요시코를 꼭 끌어안았다.
<역시 난 요시코를 원해요.>
요시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곳에서 맺어지고 싶다.)
하지만 그럴 장소가 얼른 떠오르지 않는다.
키스를 하고 유방을 만지작거리는 동안 또다시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
다.
요시코의 손을 이끌어 그것을 알렸다.
그녀는 그것을 쥐고서,
<왜?>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녀의 지식으로는 분출 후 한동안은 얌전히 있는 거라고 알고 있었던 것
이다.
마사키가 말했다.
<역시 요시코를 원하고 있으니까.>
<내가 서툴었던 거 아니예요?>
<그렇지 않아요.아주 좋았어요. 그래서 또 원하는 거죠.>
<오늘은 안돼요.>
<둘이 어딘가 가고 싶어요.>
<저도요.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어요.>
요시코는 그의 중심을 바지 위로 꼭 쥐었다.
<이제 난 처녀가 아니예요.>
<아뇨, 아직 그렇지 않아요.>
<정신적으로는 이미 아니예요.>
마사키는 요시코의 뽀얗고 풍만한 가슴을 드러냈다.
요시코는 거부하지 않았다.
가슴살을 배어물기도 하고 유두를 깨물기도 했다.
요시코는 그의 머리를 안았다.
마사키는 강하게 빨기 시작했다.
<아아...>
요시코가 몸부림쳤다.
유방은 평소보다도 탄력이 있는 듯 했다.
유두도 처음부터 단단해져 있었다.
생리의 영향인 것 같다.
<저, 여기에 키스 카므를 내도 돼요?>
말없이 요시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사키는 가슴의 윗쪽을 강하게 빨아당겼다.
입을 떼니 약간 붉어져 있을 뿐이다.
곧 없어져 버릴 것 같다.
좀더 세게 빨았다.
이번에는 빨갛게 피가 배었다.
마사키는 그 사랑스런 흔적을 어루만졌다.
<언제까지 남아 있을까?>
<나도 여기게 그래도 돼요?>
<그래 줄래요?>
마사키는 눕고 요시코가 중심부로 얼굴을 가져갔다.
마사키는 눈을 감았다.
요시코는 덩어리의 중앙부를 강하게 빨았다.
작은 고통이 느껴져 왔다.
거기엔 자극적인 쾌감도 섞여 있었다.
요시코가 입을 뗐다.
상체를 일으켜 내려다보니 혈관이 달리는 곳에 입술 모양이 새겨져 있다.,
평소와 달리 요시코의 말과 행동이 훨씬 대담해진 것 같다.
다음 번에 맺어지기로 한 약속 때문일까?
아니면 생리의 영향일지도 모른다.
불쑥 요시코는,
<오늘 나 이상하죠?>
<이상하다기 보다...>
<지금의 내가 진짜 나예요. 언제나 이러고 싶어요. 난 당신과 단둘이 되면
창녀가 되는 것 같아요.>
<나도 그걸 원해요.>
<정말?>
<네.>
<날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럴 리 없어요.>
요시코는 정말 창녀라도 된 듯 정열적으로 입을 맞추어왔다.
요시코와 단둘이서 느긋하게 만날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가 농사일을 거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카다
의 집에 들를 일이 쉽지 않았다.
어느 날 문예부실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단가회가 열렸다.
마치고 돌아 가려는데 이시이가 다가왔다.
<어때, 무라세키 선생과 술 한잔 할 건데, 자네도 따라오겠나?>
<아뇨, 전 다음 열차로 돌아가야 합니다.>
<사까다의 집에서 묵지.>
<미리 말해 두지 않아 폐가 될 거예요. 집에서도 걱정할 것이고.>
<여기 간다에 사는 학생 없나?>
1학년생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이시이는 종이를 꺼내 몇 자 적더니 그 학생에게 건넸다.
<이걸 가토 부모님께 전해주겠나?>
<네, 알겠습니다.>
마사키는 문예부 부원인 무라세키와 함께 이시이와 다카가키 선생님을 따
라 도요신 마을로 갔다.
야마구치 상점에서 술을 산 뒤에 구식 가옥으로 들어갔다.
미리 집주인과 방을 빌리기로 얘기가 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마사키가 사카다의 집에 오늘 밤 신세를 져야겠다는 말을 하러 가려는데
다카가키가 불렀다.
<사카다가 있으면 불러 와. 그 녀석이 있으면 토론이 재미있어질 테니까.>
<네.>
집주인과 얘기를 나누던 이시이가,
<주인이 일행 모두 묵고 가도 좋다는군. 마사키.>
<네.>
<가는 김에 요시코 씨도 불러 오게.>
<아마 오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기코 씨에게 말해보게.>
<글쎄요, 일단 얘기는 해보겠지만.>
<자네만 심부름만 하면 돼.>
<네, 일겠습니다.>
마사키는 사카다의 집 현관에서 사람을 불렀다.
나온 것은 요시코였다.
마사키는 전후 사정을 설명했다.
<난 갈 수 없어요. 하지만 우리 집에 묵을 거죠?>
<그 집 주인이 묵어도 된다고 했는데...>
<아뇨. 도요신에서 다른 집에 묵는 건 안돼요. 알겠죠?>
<네, 사카다는요?>
<목욕중이예요. 함께 해요.>
마사키는 어머니께 인사한 뒤 욕탕으로 향했다.
<나야. 들어가도 돼?>
<왔어? 누나하고 하지.>
<놀리지 마. 그럼 들어간다.>
잠시 후 탈의실에서 옷을 벗으려는데 노크 소리가 났다.
<열어도 돼요?>
<네.>
요시코가 문을 살짝 열고 그 틈으로 팔만 들여 놓으며,
<저, 비누.>
라고 했다.
마사키는 비누를 받기 전에 얼굴을 내밀고 재빨리 짧은 입맞춤을 했다.
<빨리 돌아와요.>
요시코는 많이 떨리는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새삼 키스 때문에 마음을 조이는 건 아니다.
칸막이 저편에 사카다가 있기 때문이다.
탕으로 들어가 마사키는 찾아온 이유를 말했다.
<오늘은 사정이 있어.>
<무슨?>
<전에 말한 그 여학생을 만나기로 했거든.>
<그럼 만난 뒤에 와.>
<오래 걸릴 지도 몰라.>
<그럼 오늘 드디어?>
<그래, 허락할 테니까.>
<좋아 천천히 있다가 늦게라도 와.>
<그러지. 하지만 아침까지 함께 있을 지도 몰라. 집에는 그 집에 묵는 걸
로 해야지. 아주 좋은 구실거리가 생겼어.>
<그럼 난 다시 오면 안되겠구나.>
<무슨 소리야. 넌 돌아오는 게 아마 좋을 걸.>
사카다가 먼저 나가고 마사키는 조금 뒤에 나왔다.
요시코가 다가왔다.
<이치나리에게 들었어요. 그 앤 그곳에 묵어도 당신은 돌아와요. 꼭이예
요.>
마사키와 사카다는 함께 나와서 도중에 제 갈 길로 갈라졌다.
그리고 마사키는 이시이의 말을 전하기 위해 후카이 씨 댁에 들렸다.
그날 첫체험을 한 이후로 기코를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럴 시간도 없었고 2번의 짬이 났을 때마다 요시코와 만나는 쪽을 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결혼 이야기는 만나지 않는 편이 좋겠다 라는 결심을 확고히 만들
었다.
기코를 만나 용건을 얘기하자 기코는 실망하는 눈치였으나 저녁에 레이코
와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마사키가 사람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가니 이미 주연은 시작되고 있었
다.
돌아가며 단가를 짓고 감상을 얘기하는 동안 술기운이 돌기 시작하고 사제
의 거리도 좁혀졌다.
기코가 레이코와 함께 나타났을 때 네 사람은 단가를 떠나 전후 문학에 대
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기코는 마사키 옆에 앉았다.
이야기를 하는 동안 기코는 테이블 밑으로 손을 뻗어 마사키의 몸을 어루
만졌다.
(무슨 말인가 해야 겠는데.)
하지만 자칫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지 몰라 그냥 내버려 두었다.
기코의 결혼으로 화제가 옮겨가는 와중에 사카다가 슬그머니 들어왔다.
기코는 자신의 결혼에 대해 얘기하지 않으려 하자 사람들은 레이코에게 질
문을 던졌다.
레이코의 대답에 의하면 연애 결혼이고 상대는 평범하지만 좋은 사람이며
내년 봄에 식을 올린다고 했다.
그런데 이시이 선생이 전에 술을 마실 때 이미 언니의 상대가 정해져 있었
는 것 같은데 라는 질문에 레이코는 그렇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날 밤 기코의 마음 속에는 장래를 약속한 다른 남자가 있었던
것이 된다.
움찔 놀라는 마사키에게 기코가 조심스럽게 귓속말을 했다.
<당신의 요시코 시와는 달라요. 나중에 천천히 얘기해요.>
이시이와 다카가키는 술에 취함에 따라 점점 목청을 높여 문학론에 대한
논의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8시가 되자 기코는 마사키의 허리를 쿡 찔렀다.
<우린 이제 돌아가야 해요.>
<벌써요?>
레이코가 드물게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가토 씨를 기다리실 거예요.>
사카다가 끼어들었다.
<난 가면 안되나요?>
<함께 오세요.>
네 사람은 진지한 토론에 빠진 나머지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그 집을
나섰다.
마사키와 사카다는 상당히 취해 있었다.
사카다는 취한 김에 대담하게 레이코의 어깨를 안고 걸었다.
뭔가 계속 얘기를 한다.
기코는 마사키의 손을 잡아 일부러 걸음을 늦추었다.
간격이 벌어졌다.
<오늘밤 우리 집에 묵어요.>
<안돼요.>
그때 갑자기 사카다의 외침 소리가 들렸다.
<너희 누구야!>
<취했군. 게다가 여자와 동해인가?>
그 목소리가 낯설지 않다.
우익계열로 사카다와는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곤도오였다.
보수 반동 교사인 체육 교사 가마오카도 함께 있었다.
후카이 대장의 영애들의 체면을 봐서 순순히 보내주었지만 그 대신 내일
교무실에 와서 해명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쉽게 지나갈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사카다는 이시이 선생과 상의하기 위해 돌아갔고 마사키는 기코 자
매를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막 돌아가려는데 레이코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들도 술을 마신 것 같았어요.>
<그래요? 난 당황해서 눈치 못챘는데 그럼 한 치 반치인 걸.>
곤도오의 집까지는자전거로 15분 거리 정도, 지금 쫓아가면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 좀 빌려 주세요. 곤도오가 술을 마셨는지를 확인해야 해요. 사카
다가 오면 기다리라고 전해 주세요.>
마을을 감싸고 있는 숲을 빠져 나와 언덕을 내려가는데 노랫소리가 들려왔
다.
고도오가 군가를 부르고 있었다.
마사키는 자전거에서 내려 곤도오의 얼굴에 바싹 다가섰다.
역시 술에 취해 있었다.
<가마오카는?>
<돌아갔어. 그에게 들키다니 운이 나빴어.>
<너도 가마오카랑 함께 마셨잖아. 아까 여자들이 그렇다고 분명히 말했
어.>
<그건 증거가 안돼. 너희는 그 자리에서 자백을 했잖아.>
<네가 마셨는지 아닌지 제3자에게 물어보자.>
그러나 곤도오는 그를 밀치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마사키는 뒤쫓아가 잡초 위에 눕히고 꼼짝 못하게 위에서 눌렀다.
실랑이 끝에 마사키는 곤도오를 앞장 세워 가마오카의 집으로 갔다.
곤도오는 마사키에게 겁을 먹었는지 도중에 도망치지 않고 순순히 선생의
집까지 안내했다.
가마오카는 보자마자 대뜸 마사키에게 윽박질렀지만 마사키가 굴하지 않고
끝까지 곤도오와 술을 함께 마신 그의 잘못을 물고 늘어졌다.
결국 가마오카에게 오늘 일은 없었던 걸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후
카이 씨 댁으로 돌아왔다.
기코와 레이코는 걱정이 되어서인지 아직 자고 있지 않았다.
사카다도 와 있었다.
마사키는 세 사람에게 일이 잘 해결되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사카다는 이시이 선생 일행은 술에 완전 골아 떨어져 무슨 말을 해
도 소용이 없었다고 했다.
돌아 나오려는데 기코가,
<마사키 씨는 여기에서 주무세요. 이부자리는 벌써 봐 났다어요.>
하고 말했다.
<아뇨, 폐를 끼칠 순 없어요.>
<사카다 씨 댁은 괜찮구요?>
사카다가 끼어들었다.
<마음대로 해. 여기에 묵어도 되지 뭐.>
<아니 네 집에 가겠어.>
<잠깐 와 봐.>
마사키의 팔을 잡고 사카다는 복도로 나갔다.
<부탁이야. 여기서 묵어. 난 집에 가서 선생님과 함께 자겠다고 할 거야.
너만 돌아 가고 나는 안가면 누나는 괜찮지만 부모님은 이상하게 생각하실
거야.>
<정말 갈 거야?>
<그래, 그녀가 기다리고 있어. 부탁한다.>
<도리없지 뭐. 하지만 내가 너희 집에 가서 말할게.>
<그렇게 해주면 더욱 고맙지.>
방으로 돌아온 마사키는,
<잠깐 사카다의 집에 가서 말을 전하고 오겠어요. 사카다는 이시이 선생님
과 철야를 한다고요.>
마사키는 사카다와 함께 그 집을 나왔다.
요시코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돌아와요? 근데 이치나리는?>
<완전히 취해서 선생님들과 골아떨어졌어요.>
<그래서 당신만 왔군요. 어서 들어와요.>
<저도 다시 가봐야 해요. 기다리고 있을까봐 알리러 온 거예요.>
<또 가요?>
<네.>
<그만 둬요. 모두 골아떨어졌다면서, 왔다 갔다 고생할 필요 없잖아요.>
<그래도 사카다도 없는데 나만 여기 묵는다는 것이...>
<그런 거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이부자리도 봐 놨어요.>
마사키는 미묘한 기분을 느꼈다.
기코도 자신을 위해 이부자리를 펴놓은 것이다.
결국 마사키는 요시코를 설득하는 성공했고 요시코는 집밖까지 배웅나왔
다.
듀 사람의 담장 그림자 밑에서 포옹했다.
처음부터 요시코는 격렬한 입맞춤을 퍼부었다.
도중에 마사키는 요시코의 다리를 더듬었다.
그러나 요시코는 거부했다.
<왜 그래요?>
<다른 곳에서 묵는다면서?>
<사실은 가고 싶지 않아요.>
<그럼 가지 말아요.>
요시코는 몸을 흔들었다.
마사키는 스커트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팬티 위로 소담한 언덕을 어루만졌
다.
<아침에 올게요.>
마사키는 후카이 씨의 집으로 갔다.
이번에는 기코가 맞았다.
<늦었네요?>
<네.>
<입술에 왠 립스틱이?>
<그녀는 립스틱을 바르지 않아요.>
<쳇, 올라오세요.>
마사키는 고개를 저었다.
<전 역시 선생님 계신 데로 가겠어요.>
<왜요?>
<그 편이 편해요. 좀더 토론에 참가하고 싶기도 하고.>
기코가 다가서며 팔을 잡았다.
<요시코 씨 때문이예요?>
<그런 게 아니고. 아무튼 가겠어요. 죄송합니다.>
그대로 마사키는 그 집으로 향했다.
무라세키만 자고 있고 이시이와 다카가키는 거의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도 여전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돌아왔어? 가마오카에게 들켰다고? 괜찮아.>
<그 문제는 확실히 끝내고 왔어요.>
<사카다는?>
<친구들과 토론하러요.>
<자, 마셔. 그리고 우리도 토론하자고.>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이 술을 마시는 상황이었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아직 창 밖은 어두웠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경쟁이라도 하듯 시끄럽게 코를 골고 있었다.
마사키는 창가로 다가갔다.
<누구?>
<니야, 열어.>
사카다였다.
사카다는 창을 타고 들어와 곧 옷을 벗고 그의 옆에 누웠다.
사카다도 사랑하는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와 첫체험한 것이라 마사키는 자
신과 비교해 보고 싶었다.
마사키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됐어?>
<성공.>
<정말?>
<들키지 않았어?>
<그럼.>
<그런데 왜 왔어?>
<자다간 날이 훤히 ㅂ을 때까지 있을 것 같아서.>
<감상은?>
<예상대로야. 여자는 역시 사랑스러운 존재야.>
<예방은?>
<오늘은 괜찮다고 했어. 나 재미있는 소릴 들었어.>
<뭘?>
<그녀는 야마우에와 한 번 잤다고 고백했어. 난 이제 야마우에와 형제가
된 거야.>
<그 여자는 경험이 많든?>
<내가 네 명째래.>
<어떻게 숨어 들어 갔지?>
<담을 넘었더니 그녀의 방 창문이 열려 있더군. 그래서 조금 전처럼 들어
갔어. 그리고 이불 속으로 직행했지. 그녀는 잠옷 속에 아무 것도 입고 있지
않았어.>
<처음엔 금방 끝날 걸?>
<잘 아네? 그래 여자 몸 속은 뜨겁더라. 그렇게 기분 좋은 줄은 몰랐어.
마치 천국에서 노는 기분이더라.>
<한 번만 한 거야?>
<아니, 다운 됐다가 금방 일어났어. 그리고 두 번째는 꽤 지속했어. 그녀가
소리를 지른 건 세 번째 때지?>
<그럼 세 번?>
<응.>
<대체 이름이 뭐야?>
<그건 절대 비밀이야.>
<이제부터 그녀가 좋아지는 것 아냐?>
<어디까지나 그앤 욕정의 처리 기구야. 앞으로 계속 관계가 지속되더라도
그건 서로의 그런 이해가 맞기 때문일 뿐이야. 내가 사랑하는 건 레이코 뿐
이라구.>
<레이코에게 미안한 마음 들지 않아?>
<생각 않기로 했어. 오나니 하는 것과 별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해. 따지고
들면 끝이 없다구.>
<그럼 레이코가 네 애인이 되면 어쩔 거야?>
레이코는 소중히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야. 사랑하는 여자의 처녀성은 소중
한 거니까.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빨리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어. 모순된 심리지.>
사카다는 피곤할텐데도 첫 체험의 흥분때문인지 쉽게 잠들지 않았다.
<나 또 가고 싶어?>
<세 번이나 했다면서?>
<그래도.>
<벌써 1시야. 자고 있을 걸.>
<조용하게 노크하면 돼.>
<다음에도 기회가 있을 거야.>
<역시 가야겠어.>
사카다는 일어나 옷을 입고 나갔다.
정력이라고 해야 할까 정열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 행동력에는 두 손을 들었다.
만일 자신이 기코의 집에 묵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대담하고 적극적인 여자니까 그의 곁으로 숨어들었을 것이다.
사카다의 집에 묵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관계를 갖지는 못하더라도 서로의 몸을 즐길 수는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이렇게 사카다로 인해 잠에서 깨어나는 일 없이 쾌락적인 밤을 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추천107 비추천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