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웠던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도 지나갔군요..
올해 크리스마스는 와이프와 단둘이 알콜없는 샴페인을 마시며 보냈습니다
아마...내년엔 셋이 함께 보내게 되겠지요^^
오늘은 제가 기억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꽤 오래된 일입니다...아마...83년에서 85년 사이 어느겨울이었을겁니다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해 초가을 어느날....
일전에도 얘기했지만 당시엔 빈민촌이었던 문정동 단칸방에 살때였는데요
그때 아버지께선 문정아파트 상가에서 친구분이 하시는 조그만 철물점한켠에 의자하나 달랑 놓으시고
아파트의 보수나 인테리어등 자질구레한 일들을 맡아 하시고 있었죠
그땐 어느 가건물 보수를 하고 오셨을때였는데...
뜯어낸 천막이니 천쪼가리 ( 뭐라고 부르는건지 모르겠네요..천막 안에 넣는 솜같은거 ) 니 합판부스러기들을 오토바이 한가득 실어 나르셨습니다
두어번 그렇게 실어나르시니 골목 한켠에 꽤 수북히 쌓이더군요
집주인은 저 쓰레기를 왜 실어오나...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고...
동네사람들 역시 왜 공사 쓰레기를 동네에 버리느냐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죠
그러나 어머니는 미리 아버지와 얘기를 하신듯 묵묵히 천막 쪼가리니 헝겊들을 모아
수도가로 끌고 가셔서 일일이 흙을 털어내고 씻어 햇빛에 널어 놓으셨습니다
한 삼일을 그렇게 보내시더군요...어머니는 조각난 천막들을 구멍을 뚤어 연결하고..
아버진 동강난 나무들이니 합판들을 이리저리 짜 마추어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동네 아저씨 한분과 함께 그것들을 들고 뒷산으로 올라 가셨습니다
당시에 뒷산에 말도 못하고 지능도 약간 떨어지는 거지가 한명 있었어요
나이는 당시에 10대 후반정도 되었던거 같구....
언제부터 그곳에 살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동네 사람 누구도 모르는 사람은 없었죠
추운날은 동네에서 젤 오래된 흙집이던 선화네집 ( 선화가 누군지는 모릅니다 ) 굴뚝옆에 쪼그려 잠을 자고...
그 외엔 밥먹을때만 동네에 내려와 구걸을 하던 뒷산거지...
아버진 양지바른곳에 마치 삼각텐트모양으로 그가 살 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비록 덕지덕지 기운 합판사이에 그 천(솜)들을 집어 넣고 천막으로 씌운 보잘것 없는 움막이었지만...
거지는 입이 찢어져라 헤헤거리고 좋아하더군요
이건 그냥 상관 없는 얘기지만...전 항상 그런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선행은 생각보다 전염성이 아주 강한 바이러스인가 봅니다
다들 하루벌어 하루사는 힘든 빈민촌 사람들이었지만...
점점 아버지와 같이 산에 올라가는 어른들이 늘기 시작했고..
작은 움막으로 시작한 아버지의 공사가 일주일후에 끝났을때는
공사가 끝난 거지의 움막은 정말 살만하게 만들어져 있었죠
움막 주위를 돌과 철사들로 엮어 바람막이를 할 담을 만들었구요
보일러공이던 앞집 아저씨는 어디서 주워오셨는지 낡은 목탄난로를 가져와
나무를 땔수 있도록 고쳐 멋진 벽난로를 만드셨답니다
물론 정상이 아닌 거지를 염려하여 주위의 나무들을 꽤 넓게 쳐 냈던거 같아요
그리고 움막안엔 동네사람들이 모은 옷가지니 떨어진 이불등이 채워졌구요
성냥을 다루고 불을 끄는등의 교육은 결핵환자였던 석이네 아저씨가 맡았구요
그해 겨울부터 거지는 더이상 선화네집 굴뚝앞에 쪼그리고 앉아 잠을 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두가지의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거지가 아침에 몇시에 일어나는지는 알수 없었지만...
언제나 아침에 나서면 동네골목은 깨끗한 빗자루 자국이 남아 있었죠
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은 돌아가면서 하루씩 일인분의 밥을 더 지었구요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사는 가난한 빈민촌이었지만 그해겨울은 너무나도 따뜻했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날 아침...
새벽바람을 맞으며 문을 두드린 거지손엔 담배 세까치가 들려 있었습니다
거북선 두개피 청자 한개피...
아마도 몇날 며칠을 한개피씩 한개피씩 구걸 했겠지요..
그날 동네 아저씨들은 생애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며 너무나도 기뻐했었죠
그리고 그 세개피의 담배는 제 가슴속에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로 기억되고 있구요
문정동 개발이 시작되면서 우리들의 마을은 단 한달만에 모두 철거 되었고..
사람들은 모두 뿔뿔이 여기저기로 흩어졌습니다
그 거지는 무슨 사회복지원인가에서 데려갔다고 그러던데...
그때 함께 살던 그 사람들....
비단 유성이뿐만 아니라 그때 그사람들은 모두 그해 따뜻했던 겨울을 간직할것입니다
아버지의 서랍속에 고이 간직된 세개피의 담배처럼...
올해 크리스마스는 와이프와 단둘이 알콜없는 샴페인을 마시며 보냈습니다
아마...내년엔 셋이 함께 보내게 되겠지요^^
오늘은 제가 기억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꽤 오래된 일입니다...아마...83년에서 85년 사이 어느겨울이었을겁니다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해 초가을 어느날....
일전에도 얘기했지만 당시엔 빈민촌이었던 문정동 단칸방에 살때였는데요
그때 아버지께선 문정아파트 상가에서 친구분이 하시는 조그만 철물점한켠에 의자하나 달랑 놓으시고
아파트의 보수나 인테리어등 자질구레한 일들을 맡아 하시고 있었죠
그땐 어느 가건물 보수를 하고 오셨을때였는데...
뜯어낸 천막이니 천쪼가리 ( 뭐라고 부르는건지 모르겠네요..천막 안에 넣는 솜같은거 ) 니 합판부스러기들을 오토바이 한가득 실어 나르셨습니다
두어번 그렇게 실어나르시니 골목 한켠에 꽤 수북히 쌓이더군요
집주인은 저 쓰레기를 왜 실어오나...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고...
동네사람들 역시 왜 공사 쓰레기를 동네에 버리느냐는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죠
그러나 어머니는 미리 아버지와 얘기를 하신듯 묵묵히 천막 쪼가리니 헝겊들을 모아
수도가로 끌고 가셔서 일일이 흙을 털어내고 씻어 햇빛에 널어 놓으셨습니다
한 삼일을 그렇게 보내시더군요...어머니는 조각난 천막들을 구멍을 뚤어 연결하고..
아버진 동강난 나무들이니 합판들을 이리저리 짜 마추어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동네 아저씨 한분과 함께 그것들을 들고 뒷산으로 올라 가셨습니다
당시에 뒷산에 말도 못하고 지능도 약간 떨어지는 거지가 한명 있었어요
나이는 당시에 10대 후반정도 되었던거 같구....
언제부터 그곳에 살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동네 사람 누구도 모르는 사람은 없었죠
추운날은 동네에서 젤 오래된 흙집이던 선화네집 ( 선화가 누군지는 모릅니다 ) 굴뚝옆에 쪼그려 잠을 자고...
그 외엔 밥먹을때만 동네에 내려와 구걸을 하던 뒷산거지...
아버진 양지바른곳에 마치 삼각텐트모양으로 그가 살 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비록 덕지덕지 기운 합판사이에 그 천(솜)들을 집어 넣고 천막으로 씌운 보잘것 없는 움막이었지만...
거지는 입이 찢어져라 헤헤거리고 좋아하더군요
이건 그냥 상관 없는 얘기지만...전 항상 그런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선행은 생각보다 전염성이 아주 강한 바이러스인가 봅니다
다들 하루벌어 하루사는 힘든 빈민촌 사람들이었지만...
점점 아버지와 같이 산에 올라가는 어른들이 늘기 시작했고..
작은 움막으로 시작한 아버지의 공사가 일주일후에 끝났을때는
공사가 끝난 거지의 움막은 정말 살만하게 만들어져 있었죠
움막 주위를 돌과 철사들로 엮어 바람막이를 할 담을 만들었구요
보일러공이던 앞집 아저씨는 어디서 주워오셨는지 낡은 목탄난로를 가져와
나무를 땔수 있도록 고쳐 멋진 벽난로를 만드셨답니다
물론 정상이 아닌 거지를 염려하여 주위의 나무들을 꽤 넓게 쳐 냈던거 같아요
그리고 움막안엔 동네사람들이 모은 옷가지니 떨어진 이불등이 채워졌구요
성냥을 다루고 불을 끄는등의 교육은 결핵환자였던 석이네 아저씨가 맡았구요
그해 겨울부터 거지는 더이상 선화네집 굴뚝앞에 쪼그리고 앉아 잠을 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두가지의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거지가 아침에 몇시에 일어나는지는 알수 없었지만...
언제나 아침에 나서면 동네골목은 깨끗한 빗자루 자국이 남아 있었죠
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은 돌아가면서 하루씩 일인분의 밥을 더 지었구요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사는 가난한 빈민촌이었지만 그해겨울은 너무나도 따뜻했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날 아침...
새벽바람을 맞으며 문을 두드린 거지손엔 담배 세까치가 들려 있었습니다
거북선 두개피 청자 한개피...
아마도 몇날 며칠을 한개피씩 한개피씩 구걸 했겠지요..
그날 동네 아저씨들은 생애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며 너무나도 기뻐했었죠
그리고 그 세개피의 담배는 제 가슴속에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로 기억되고 있구요
문정동 개발이 시작되면서 우리들의 마을은 단 한달만에 모두 철거 되었고..
사람들은 모두 뿔뿔이 여기저기로 흩어졌습니다
그 거지는 무슨 사회복지원인가에서 데려갔다고 그러던데...
그때 함께 살던 그 사람들....
비단 유성이뿐만 아니라 그때 그사람들은 모두 그해 따뜻했던 겨울을 간직할것입니다
아버지의 서랍속에 고이 간직된 세개피의 담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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