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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야설) 그 남자 이야기 - 중편



그녀는 기분이 상당히 좋은 듯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궁금해진다. 그렇게 공부를 잘하던 그녀가 왜 재수할까. SKY를 못 가서 그런 건가.


“그, 근데 넌 공부도 잘하더니 왜 재수야?”


나의 질문에 그녀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진다.


“그냥. 그냥 그렇게 됐어. 밥이나 먹자.”


그녀의 어두운 얼굴을 보고 떠오른다.


병신같이. 그녀를 만났다는 놀람과 기쁨에 병신같이 잊고 있었다.


그녀는 현수의 여자친구였다. 그리고 그녀는 모르지만 난 그녀와 관계했었고, 그녀는 그날 밤 남자애들의 자지를 밤새도록 받았을 것이다. 후장에도.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자 정신이 아찔하다.


`내, 내가 정말 내 눈앞에서 태연하게 밥을 먹고 있는 저 여자애와 했단 말인가.`


이젠 그때의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그녀의 보지에 들어갔던 나의 자지는 그때의 그 느낌을 생생히 간직하고 있다. 아랫도리에 힘이 쏠린다.


“뭐해?”


“응? 아, 아냐.”


난 얼버무리며 밥을 먹었다. 하지만 슬금슬금 그녀를 쳐다보며 눈치를 본다.


저 입술. 내가 그렇게 빨고 핥던 입술, 저 가슴, 내가 꽉꽉 주무르던 그때 그 탄력적이던 가슴, 그리고 저 허벅지, 꽉 끼는 청바지를 입고 단정하게 모으고 있는 저 가느다란 허벅지는 내가 벌려서 그녀의 보지를 핥던 그 허벅지이다. 씨발.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그렇게 그녀와 함께 재수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그녀는 청순하고 얌전해 보이는 외모와 다르게 무척이나 시원시원한 성격이었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 듣게 된 그녀의 목소리는 내가 늘 상상하던 그 높고 맑은 목소리와 비슷했다.


두어 달 정도가 지났을 때, 이젠 그녀를 봐도 과거의 일들이 떠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내 옆에서 같이 수업을 듣고, 함께 집에 돌아가는 그녀는 전혀 새로운 사람 같았다. 나와 새롭게 함께 시작하는 사람. 나도 모르게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다혜와 내 집은 그리 멀지 않았다. 그래서 늘 그녀의 집 앞까지 바래다준다. 그리고 그녀를 집에 데려다준 어느 날 난 나도 모르게 그녀에게 고백하고 말았다.


“…알았어. 대신 우리 연애뿐만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하기다.”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나의 고백을 받아주었다. 이렇게 잘난 것 하나 없는 나의 고백을.


다혜와 학원에 다니는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우린 학원 옥상에서 첫 키스를 했다. 그리고 난 틈이 날 때마다 그녀와 키스했고, 결국 가슴까지 만지게 되었다. 아. 한 손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그녀의 커다란 가슴. 그녀의 가슴을 만지자 불현듯 과거의 일이 떠올랐지만 세차게 머리를 흔들어 떨쳐버린다.


두 달 정도가 지났을 때 그녀와 술을 마시게 된 일이 있었다. 그냥 맥주나 한잔 하고 들어가자는 식으로 집 근처에서 술을 마셨는데, 둘 다 꽤 취해버린 것이다.


여느 날 때처럼 그녀를 집에 바래다준다. 그러나 집 앞에서 키스를 한 뒤 머뭇머뭇하는 그녀.


“왜 그래?”


“저, 저기. 우리 모텔 갔다 가지 않을래?”


아. 난 그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엄청나게 흥분하고 말았다. 드, 드디어 다혜와 하게 되는 건가. 응? 어라. 아니다. 난 이미 그녀와 했다.

갑자기 과거의 일들이 머릿속에 폭풍처럼 들이닥친다.


“저, 저기. 오, 오늘 내가 좀 피곤해서. 우, 우리 다음에. 다음에 가자.”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다혜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오른다.


“으, 응. 아냐. 그래 신경 쓰지 마. 나 들어갈게.”


그녀는 후다닥 집으로 들어간다.


`아. 병신 같은 새끼.`


나도 모르게 그녀가 그때 세 명의 현수 친구들에게 마구 범해지고 있는 상상을 해버린 것이다.


그 후 그녀와의 스킨십 진도는 나가지 않게 되었고, 그녀도 더 이상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녀와는 항상 만나서 학원에 같이 갔다. 그러나 어느 날 그녀가 먼저 학원에 간 일이 있었다. 일찍 일어나서 그냥 먼저 갔단다.

학원에 도착하자 저기 구석 자리에서 남자애들과 시시덕거리며 떠들고 있는 다혜의 모습이 들어온다. 그녀와는 점심시간이 돼서야 함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오늘 너 먼저가. 나 오늘 친구들이랑 공부하다가 가려고.”


밥을 먹던 그녀의 말에 나도 같이 공부하자고 말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그녀의 짜증이었다.


“아 먼저 가라고!”


“응. 그, 그래.”


결국 학원이 끝나고 나 혼자 집으로 돌아간다.


`친구들이랑 공부한다고? 친구들 누구?`


집에 도착해 한참을 고민하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참의 신호음이 울린 후 그녀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으, 응. 아직 집에 안 갔어?”


“이따 갈 거야.”


“그, 그래. 알았어.”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술에 취한 듯 혀 꼬인 소리를 내고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잠을 못 이뤘다. 새벽 2시 무렵이 되었을 때 핸드폰을 들었다. 전화할까.


`만약 자고 있으면 어떡하지? 내가 깨운 꼴이 되는데?`


그래도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다.


전화를 한다. 한참의 신호음이 울린다. 그러나 결국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역시 집에서 자는구나.`


그러나, 그러나 이상하게 계속해서 확인하고 싶었다.

또 다시 전화했다. 한참의 신호음이 울리고 그녀가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어? 어. 다혜야. 어디야? 집에 들어갔어?”


“여기 친구네 자취방이야. 공부가 오래 걸려서.”


“응? 아직도 안 들어갔어?”


“이따가 택시 타고 갈 거야. 으음. 아 잠깐만.”


그녀는 나에게 잠깐만이라고 말한 뒤 누군가에게 뭐라고 말한다. 그녀는 전화기를 가리고 조심해서 말한다고 생각했겠지만, 나에겐 그녀의 말소리가 희미하게 들린다.


“하음. 잠깐 이따가 해. 지금 남자친구랑 통화하잖아.”


뭐, 뭘? 온몸의 피가 역류한다.


“여보세요?”


“응, 응?”


“이따가 택시 타고 갈게. 너 먼저 자.”


“응. 그래. 알았어.”


전화를 끊었다.


그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온갖 상상들로 밤새도록 자위를 한다. 너무나도 음란한 상상을 하며.


다음 날 그녀에게 같이 가자고 전화했다.


“나 학원 왔어. 일찍 일어났거든.”


학원에 가자 어제 그 자리에서, 어제 그 남학생들과 시시덕거리며 떠드는 그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근데, 어라? 어제와 옷이 똑같다.


그녀와 점심을 먹으며 굳이 그 사실을 묻지 않았다. 아니 혹시 일부러 묻지 않았을까.


그녀는 스터디 그룹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제 아침 일찍 가고 늦게 간단다.


아침에 그녀와 웃고 떠드는 남자애들이 여러 번 바뀌었을 무렵이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학원에 도착해 그녀와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자리에 앉는다. 그때 내 앞쪽에 앉아 있던 남학생들이 다혜를 가리키며 뭐라고 지껄이기 시작했다.


“야 쟤 보이지? 저기 머리 길고 존나 예쁘게 생긴 애.”


“응. 왜?”


“쟤 존나 잘 대준대.”


“뭐? 누가 그래.”


“내 친구 명수 알지. 걔가 어제 쟤 먹었는데 남자애들한테 그렇게 잘 대줄 수가 없단다.”


“진짜야?”


“진짜지. 그래서 나도 조만간 날 잡고 먹으려고. 존나 예쁘지 않냐. 몸매도 죽이고.”


“야, 근데 저런 년 먹으면 성병 걸리는 거 아냐? 콘돔이라도 껴야겠지?”


“존나 걸렌데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개 같은 새끼들이 그렇게 말하고 낄낄거린다.


`이 씨발 개새끼들아. 너희가 봤어? 너희가 쟤 먹어봤어?`


이런 말들이 병신처럼 입안에서만 맴돈다.


그 후로 다혜와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그리고 너무나도 천천히 멀어지기 시작하였다. 연인 사이인 우리는 서로에게 말 한마디, 전화 한 통 하지 않는 사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끝끝내 서로에게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않은 채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게 되었다.


나는 서울의 삼류 대학에 들어갔고, 다혜는 삼수를 하게 되었다.



비록 21살에 들어갔지만, 대학은 재미있는 곳이었다. 신입생이라는 이름 아래 수업도 빼먹고, 친구들이랑 몰려다니며 술도 마시고, 다 같이 피시방도 가고. 대학교에 갓 입학한 학기 초의 새내기답게 하루하루가 술의 연속이었다.


주민하 라는 애가 있었다. 예쁘장한 얼굴에 키도 크고, 특히 가슴이 엄청나게 예뻐서 인기가 있는 여자 동기였다. 가슴이 어느 정도냐면 그냥 걸을 때도 살짝살짝 탄력 있게 출렁일 정도였다.


자기도 가슴에 자신이 있는지 걷는 폼까지 살짝 엉덩이를 뺀 채 가슴을 내밀고 걸어 다닌다. 그래서 남자애들 사이에선 그녀가 섹시 퀸이라 불린다.

그런데 어쩌다 술에 취한 그녀를 내가 데려다주게 되었다. 그때 동기들끼리 가진 술자리에서 꼴에 재수했다고 제일 나이가 많았는데 남자애들이 형이 데려다주라고 말했기에 떠맡아 버린 것이다.


“야. 민하야 너 집이 어디냐?”


“어? 뭐야? 명호잖아.”


그녀는 나를 항상 그냥 명호라고 부른다. 동긴데 뭐 어떠냐면서. 나도 썩 기분이 나쁘진 않으니까 뭐.


“그래. 너 집 어디야?”


“나 여기서 4435번 타고 두 정거장만 가면 돼.”


“그래? 너 집 되게 가깝네.”


“나 거기서 혼자 살아. 몰랐니? 나 대전에서 올라왔잖아.”


“아 그래.”


어찌어찌해서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을 가서 내린다. 비틀거리며 제대로 걷지 못하는 그녀를 마지못해 부축한다.


그녀의 가느다란 팔을 붙잡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나의 손등엔 그녀의 커다란 가슴의 감촉이 느껴진다. 가느다란 팔과 너무나도 대조되는 커다랗고 탄력 있는 가슴의 감촉.


“저쪽으로. 저쪽으로 들어가면 돼.”


그녀는 그런 나를 의식도 하지 않은 채 나를 안내한다. 결국 나는 그녀의 집 앞에서 아쉽게 그녀의 팔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데려다줘서 고마워. 잘 가!”


그녀는 비틀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집 안으로 들어간 후에도,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손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부드럽고 탄력 있는 가슴의 감촉.

그 후 얼떨결에 술에 취한 그녀를 데려다주는 역할은 내가 도맡게 되었다. 아니 남들이 도맡기 전에 내가 냉큼 그녀를 데려다주었다는 것이 맞으리라.


그날 역시 술에 취한 그녀를 데려다주고 있었다.


이젠 제법 대담하게 그녀의 옆구리 쪽을 양손으로 살짝 안는 포즈를 취하며 부축한다. 그 상태에서 손을 조금씩 올리면 그녀의 가슴 밑 부분을 약간이나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녀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녀가 취한 입을 연다.


“매번 이렇게 집에 데려다주니까 정말 미안하고 고마워. 잠깐 들어갔다 갈래?”


“응? 그, 그럴까?”


그녀의 자취방으로 들어간다. 원룸 형식의 아담한 자취방은 그녀의 옷이 이리저리 널려 있는, 상상과는 다른 약간은 지저분한 느낌을 풍겼다.

그녀는 재빨리 자기 옷가지들을 치우며 아무 데나 앉으라고 말한다. 잠시 후 그녀가 음료수 한 잔을 주며 물었다.


“근데 왜 자꾸 나 데려다주는 거야?”


응. 너 가슴 만지는 게 좋아서.라고 말할 수가 없어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다.

그녀가 가만히 있는 나를 바라보다 피식 웃더니 은근슬쩍 내 옆으로 와 앉는다.


“…너 여자 친구 없지? 나랑 사귈래?”


“뭐, 뭐?”


들고 있던 음료수를 엎을 뻔했다.


“왜? 싫어? 나 별로야?”


“아냐. 조, 좋아. 우리 과에서 제일 예쁘다고 생각했어.”


“진짜? 헤헷. 그럼 우리 사귀는 거다?”


“.”


그녀가 나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갑작스레 나를 껴안으며 키스를 해온다.


“으읍.”


무차별적으로 나의 입안으로 파고드는 그녀의 뜨거운 혀. 정신이 없는 가운데도 혀를 움직여 그녀의 혀를 느낀다. 서로의 침이 턱으로 흘러내려도 그녀의 키스는 멈추지 않았다.


“하아, 하아.”


그녀는 연신 뜨거운 숨을 내뿜으며 뜨겁게 나에게 키스를 한다. 그러면서 자기 몸을 나에게 바짝 밀착시킨다.

그녀의 커다랗고 탄력 있는 가슴이 나의 몸에 느껴진다. 나의 손이 나도 모르게 그녀의 가슴으로 갔다.


“으응.”


그녀의 입에서 기분 좋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에 용기를 얻은 나는 그녀의 가슴을 꽉꽉 주무르기 시작했다.


“응, 응. 하음.”


그녀가 입술을 떼고 약간은 풀린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곤 곧 나를 자신의 침대로 이끄는 그녀. 이, 이거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냐.

그녀는 침대에 나를 앉히고 나의 옷을 마구 벗긴다.


“야, 야.”


“왜?”


“이렇게 막.”


“뭐 어때? 오늘부터 우리 사귀는 건데.”


어느새 그녀는 마지막 내 팬티만 남겨둔 상태다. 그리고 나의 자지는 이미 팬티를 뚫고 나올 듯 커져 있는 상태고.


“푸훗. 너도 이렇게 커졌으면서.”


그녀는 마지막 남은 나의 팬티를 벗긴다. 그리고는 커다랗게 발기해 있는 내 자지를 보며 씩 웃는다.


“히힛. 꽤 굵은데?”


그녀는 서슴없이 나의 자지를 입에 머금는다.


“읏…!”


난생처음 여자의 입에 들어간 나의 자지, 그리고 나의 자지를 뜨겁게 감싸는 민하의 혀. 느낌이 다르다. 여자의 보지에 들어갔을 때와 느낌이 너무 다르다.


민하는 나의 자지를 빨며 자기 옷을 벗는다. 그녀가 셔츠를 벗자 출렁이며 드러나는 커다란 가슴.


`역시 다르다. 역시 그녀는 명품 가슴이었어.`


이윽고 우리 둘은 모두 알몸이 되었다. 그녀는 나를 눕히고 거꾸로 나의 위에 올라간다.

나의 두 눈에 그녀의 시커멓게 벌어진 보지가 눈에 들어온다. 만지지도 않았는데 이미 살짝 젖어서 벌어져 있는 그녀의 보지.

거침없이 그녀의 갈라진 보지 살을 핥는다.


“하으응…!”


그녀가 나의 자지를 머금은 채로 기분 좋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렇게 누워 서로를 한참 애무하다 민하가 침대에 눕는다.


“자 이제 넣어줘. 아. 여자랑 해봤지?”


“응? 응. 당연하지!”


“와. 정말? 의왼데? 언제 처음 해봤는데?”


“나, 나? 난 중3 때.”


그러자 민하의 여우 같은 눈이 동그랗게 변한다.


“흐엑? 엄청 빨리했구나.”


“너, 넌?”


“난 고1 때. 킥킥. 괜찮지?”


“응, 응. 요즘 누가 그런 거 신경 쓰냐.”


난 그렇게 말하며 나의 자지를 그녀의 벌어진 보지 속에 넣는다. 아무 저항 없이 쑥 나의 자지를 삼키는 민하의 보지.


“하음…!”


그녀가 기분 좋은 신음소리를 흘리며 눈을 감는다.


엄청 빨리했다? 그런데 실상은 두 번밖에 하지 않았다. 그것도 모두 잠든 여자를 상대로.


제대로 된 경험은 오늘이 처음이다. 나의 자지에 의해 신음소리를 내는 여자와의 첫 경험.


섹스에 서툴다는 인생을 주기 싫어 최대한 열심히 허리를 움직인다. 그러자 그녀의 다리가 나의 허리를 휘감는다.


“하악! 하악! 아 좋아! 아 미치겠어! 아 명호야. 너 자지 되게 굵다. 아흑!”


눈을 감은 채 연신 높은 신음소리를 흘리는 그녀. 그녀의 말에 힘을 얻어 더욱 허리를 열심히 움직인다.


“하윽! 아 미치겠어!”


갑자기 그녀가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눕힌다. 그리고는 자신 스스로 마구 방방 뛰며 허리를 돌리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자기 가슴을 마구 움켜쥐며.

가느다란 허리와 어울리지 않게 엄청나게 커다란 가슴을 마구 쥐어짜는 그녀를 보며 난 나도 모르게 그녀의 보지 안에 사정하고 말았다.


“으읏!”


“아아. 아. 뭐야.”


한참을 눈을 감고 허리를 돌리던 그녀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미, 미안.”


“뭐야? 벌써 쌌어?”


“응, 응.”


“쌀 때 싼다고 얘기해야지! 오늘 안전한 날이니까 망정이지. 히힛. 근데 앞으로는 피임약 먹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안에다 마음껏 싸도 돼. 내가 세워 줄게. 한 번 더 하자.”


그녀는 자신의 보지 안에서 나의 자지를 뽑더니, 보지에서 흘러내리는 허연 정액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나의 더러워진 자지를 입에 머금는다.

그녀의 오럴로 나의 자지는 금세 다시 선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나의 위로 올라가 미친 듯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악! 아흑! 아 좋아!”


난 그저 누워서 그녀의 섹시한 모습을 보며 엄청난 쾌락을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그녀가 여우 같은 눈을 살짝 뜨며 달뜬 목소리로 말했다.


“하악! 하윽! 너 나 데려다주면서 내 가슴 슬쩍슬쩍 만졌지?”


“헉, 응, 응.”


“하윽! 네가 내 가슴 건드릴 때마다 내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알아? 하윽! 하으응하음! 그럴 때마다 집에 와서 보면 벌써 보지가 젖어 있어. 하윽! 그래서 만날 자위하고 그랬어! 하으윽!”


“헉, 헉. 나도 너 가슴 만지는 상상을 하면서 집에서 자위하고 그랬어.”


그녀가 요염한 미소를 짓는다.


“하윽! 그럴 줄 알았어. 하윽! 우리 앞으로 매일 하자. 아흠윽!”


엄청나게 밝히는 여자애다.


그날 밤 민하와 네 번 정도 한 것 같았다.


민하의 집에서 자고 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가려고 하니 그녀가 못 가게 한다.


“너 옷 똑같으면 애들한테 괜히 의심받잖아! 너 그냥 여기 있어. 나 끝나면 바로 올게.”


“그, 그래? 알았어.”


감히 여자친구의 말이라 아무 말도 못 한다.


민하가 학교에 가고 그녀의 자취방에 홀로 남겨진 나는 방안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역시 맨 처음 열어 본 곳은 그녀의 속옷 서랍.


“으오오옷!”


그녀의 속옷 취향은 매우 다양했다. 순백색의 깔끔한 것부터, 땡땡이의 귀여운 것, 강렬한 붉은색의 섹시한 것과 검정의 야한 것까지.

게다가.


“티, 티 팬티!”


말로만 듣던 티 팬티. 다음에 이거 입히고 해봐야지. 킥킥. 뭐 어때. 내 여자친군데.


이번엔 그녀의 컴퓨터를 뒤져봤다. 음 MP3, 영화. 어, 어라? 난 나의 눈을 의심했다.


“무, 무슨 야동이 이렇게 많아.”


민하의 컴퓨터에 저장된 야동은 웬만한 남자의 컴퓨터에 저장된 야동보다 더욱 많았다.


`으으. 얘 엄청 밝히나 보네. 히히. 뭐 어때. 이제 내 여자친군데.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끝내주고.`


어제 민하의 말이 떠오른다. 우리 앞으로 매일 하자는 그녀의 말.

그래, 좋다. 매일 하자.


침대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며 그녀를 기다렸다. 동기들에게 왜 안 오냐는 문자가 와서 아프다는 답문을 보낸다.

잠시 후 그녀에게서 수업이 끝났다는 전화가 오고 이어서 그녀가 도착했다.


“자기야!”


솔직히 사귄 지 24시간도 되지 않은 우리. 벌써 자기라고 부를 정도로 진한 사이가 되었다.

민하는 들어오자마자 티셔츠를 와락 벗는다. 그리곤 재빨리 내가 누워 있는 침대 위로 뛰어 올라오더니 자신의 가랑이 사이를 나의 자지 부근에 슬슬 문지른다.


“하응.”


그녀가 입술을 핥으며 나를 내려다본다. 순식간에 서는 나의 자지.

그녀가 씩 웃더니 짧은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팬티를 벗는다. 이어 나의 바지와 팬티를 살짝 벗기곤 바로 나의 자지를 자신의 보지 속으로 집어넣었다.


“하으응!”


그녀는 기분 좋은 신음소리를 흘리곤 등 뒤로 손을 뻗어 브래지어마저 풀어 버린다. 이제 그녀는 짧은 청치마만 입은 상태.


“하윽! 나 마지막 수업 때부터 벌써 젖어 있었어. 자기랑 할 생각에. 하으윽!”


정말 밝히는 여자다.


“민하야. 나 너 속옷 좀 봤는데 괜찮냐?”


“응. 하윽! 응. 괜찮아. 왜?”


“너 티팬티도 있던데 다음에 그거 입고 학교 와라. 짧은 치마랑.”


“응. 응. 하윽! 응 알았어! 하응!”


그리곤 고개를 젖히고 마구 허리를 돌리는 그녀. 죽인다. 이 여자애 최고야.


일주일 정도가 지났다. 나는 매일 같이 그녀의 자취방에서 그녀와 광란의 섹스를 즐겼다. 제대로 된 여자 경험 한번 없던 내가 이 일주일 사이에 엄청난 양의 섹스를 해버린 것이다.


그래도 힘이 남아돌았다. 여전히 자지는 섰다. 하면 할수록 중독이 되고 탐닉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학교에 가는데 그녀가 잘 걷지를 못한다.


“왜 그래?”


그러자 나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 그녀.


“응. 나 지금 티팬티 입었는데 뒤에서 보일 것 같아.”


“뭐, 뭐?”


그녀를 앞에 걸어가게 하고 뒤에서 지켜본다. 엄청나게 짧은 치마. 정말 그녀의 엉덩이골이 살짝 보인다.


재빨리 그녀에게 다가가 말한다.


“야 진짜 죽인다. 엉덩이가 보이려고 그러는데?”


“히잉.”


그러나 곧 그녀는 계단을 앞에 두고 올라가질 못한다. 뒤가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난 장난기가 발동했다.


“야. 괜찮아. 뭐 어때. 자신감 가지고 그냥 올라가.”


“그, 그래?”


나의 말에 그녀가 평소처럼 올라간다.


대, 대박이다. 계단 밑에선 그녀의 은밀한 부분까지 보일 지경이었다.


그때 나와 마찬가지로 놀라 그녀의 치마 속을 바라보는 한 무리의 남자를 발견한다. 무언가 엄청나게 짜릿한 느낌. 재빨리 그녀를 뒤쫓아 가 말했다.


“야 너 뒤에서 남자애들이 너 치마 속 보더라.”


“응. 아 나도 모르게 그거 느껴져서 보지가 젖었어.”


난 곤란한 표정으로 보지가 젖었다고 말하는 그녀를 보고 참을 수 없는 성욕을 느꼈다. 당장 그녀를 남자 화장실로 데리고 간다. 다행히 아무도 없다. 남자 화장실 한 칸에 그녀를 밀어 넣는다.


“괜찮지?”


“응? 응. 나 원래 화장실에서 하는 거 좋아해.


좋아한단다. 씨발. 벌써 어떤 놈이랑 했다는 거 아닌가. 근데 난 이상하게 그 말에 더욱 흥분을 느꼈다.

당장 그녀를 벽을 잡게 한 뒤 그녀의 치마를 올리고 티팬티를 젖혀 나의 자지를 꽂는다.


“하음!”


난 철퍽철퍽 소리가 날 정도로 강렬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그러나 그녀는 화장실 안이라 자기 입술을 꼭 깨문 채 신음소리를 참는다.

결국 난 그녀의 검정 치마 안쪽에 질펀하게 사정하고 함께 수업을 들으러 갔다.


민하와 탁구 동아리에 들었다. 단지 그녀의 재미있을 것 같다는 한마디 때문이었다.

여자 선배들도 있었지만 남자 선배들이 더 많았다. 우리 동기는 남자애 한 명뿐이고.


남자 선배들은 민하를 보자마자 첫 눈길이 가슴으로 향한다. 역시.


“그럼 민하 너 먼저 탁구 쳐볼래?”


“예!”


민하는 선배의 지시대로 탁구를 친다. 한 잘생긴 남자 선배가 민하의 뒤에 붙어서 그녀를 껴안는 자세를 취하며 자세를 잡아준다.


`쳇. 고전적이구먼. `


그때 유독 그녀의 엉덩이에 자기 하체를 바짝 밀어붙이는 남자 선배를 발견한다. 개새끼네.


탁구가 시작되었을 때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오오. 그녀가 탁구채를 휘두를 때마다 커다란 가슴이 탄력적으로 출렁인다.

난 재빨리 남자 선배들을 살핀다. 역시 모두의 시선이 민하의 가슴으로 향해있다.

이상하다. 화가 나야 하는데 이상하게 짜릿하다.


그렇게 동아리 생활이 시작되었다. 민하는 남자 선배들이랑 웃으면서 친하게 지냈지만 나는 이상하게 겉돌았다. 아니 나 스스로가 겉돌았다는 것이 옳을까.


중간고사가 끝나고 MT를 갔다. 강가에서 물놀이하는데 남자 선배들이 유독 민하에게 물을 뿌린다.


“꺄악!”


하얀 셔츠와 짧은 핫팬츠를 입은 그녀가 순식간에 젖는다. 하얀 셔츠가 몸에 달라붙으며 그녀의 하늘색 브래지어와 커다란 가슴의 윤곽이 드러난다.


“꺅! 하지 말아요!”


그때 탁구를 자주 가르쳐 주던 잘생긴 선배가 그녀를 뒤에서 껴안는다. 그리곤 번쩍 들어 물에 빠뜨린다.

민하는 연신 깔깔거리며 좋단다. 남자 선배가 연신 껴안고 빠뜨리고 그래도 연신 좋다며 깔깔댈 뿐이었다.


그날 밤 술을 마시고 민하의 옆자리에 누워 잠을 청했다.

잠을 자다 문득 눈을 떴을 때 옆자리에 있어야 할 민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둘러봐도 민하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그 선배의 모습도.


밖으로 나갔다. 숙소 주위를 한 바퀴 돌 때 야외화장실에서 여자의 숨찬 소리가 들려온다. 흥분으로 몸이 떨려온다.

슬그머니 다가가 창문 틈으로 소리를 들었다. 무언가 퍽퍽 박아대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여자의 신음소리.


“하악, 하악. 선배. 선배.”


민하의 신음소리다.


“야, 오빠라고 불러.”


“응. 하응. 오빠! 하윽! 오빠. 오빠.”


“헉, 헉. 으 너 아까 내가 물놀이하면서 뒤에서 가슴 꽉 움켜쥐는데 가만히 있을 때부터 알아봤다.”


“응. 하응. 아음 아 그때도 오빠랑 너무 하고 싶었어. 그때 벌써 보지 젖어서 어쩔 줄 몰랐었어. 하윽! 아윽! 좋아!”


“나도 그때 너 바로 거기서 핫팬츠 벗겨버리고 박아버리고 싶었지. 존나 섹시해서. 존나 따먹고 싶었어.”


“응. 응. 하응응. 응. 응 따먹어줘. 내가 대줄게. 으하윽. 보지 대줄게. 이제 매일 보지 대줄게. 하윽!”


“으 진짜 죽이네. 야 너 나랑 사귈래?”


“아흑! 나 명호랑 사귀잖아. 하윽!”


“헤어지면 되지.”


“그래 응. 알았어. 오빠. 하윽 오빠!”


화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흥분이 된다. 어차피 난 민하를 사랑하지 않았으니까. 그냥 한 번 어떤 맛인가 따먹어 보고 싶었던 거니까.


자위를 한다.


“헉, 헉. 민하야 싼다. 안에다 싸도 되냐?”


“응. 응. 안에다가 싸줘. 싸고 내가 오빠 자지 빨아줄게. 또 하자. 하으으윽!”


퍽퍽 거리며 박아대는 소리와 민하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그저 병신 같이 자위를 할 뿐이었다.


그러나 민하는 나에게 헤어지자는 소리를 하지 않는다. 나랑 이제 따로 다닐 뿐.


`내가 찰까? 아니, 나 같은 놈이 민하 같은 애를 찬다는 게 말이 될까? 그냥 이별 통보를 기다리자.`


다음 주 학교에 갔을 때 으레 그러듯 동방에 들렀다.

안에서 사람 기척이 난다. 누가 있나 보네. 그러나 문을 돌렸지만 열리지 않는다. 동시에 사람 기척도 끊긴다. 분명히 누가 있는 소리가 났는데.


잠시 문을 건드리지 않는다. 그리곤 가만히 귀를 문가에 댄다.


“갔나 보다.”


“응. 하윽! 응. 오빠. 오빠.”


…민하다.


퍽퍽 거리며 박는 소리가 점점 더 커질 때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박는 소리도, 민하의 신음소리도 거짓말처럼 끊긴다.


“안에 누구 없어요?”


일부러 가지 않고 한참을 두드린다. 그러자 잠시 후 선배의 목소리가 들린다.


“잠시만!”


한참 후 문이 열린다. 문이 열리자 땀을 뻘뻘 흘리는 두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민하와 그 남자 선배.


방 안은 누가 들어가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섹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그리고 탁구대에 떨어져 있는 물 자국도 눈에 들어온다.

민하가 나의 눈길이 어디로 향했는지 눈치를 챘는지 나를 끌고 복도로 나간다.


“야, 이명호.”


“응?”


“우리 헤어지자.”


“응, 응?”


“헤어지자고. 이걸로 끝이야. 알았지? 아 그리고 동아리는 네가 좀 나가줬으면 좋겠어. 서로 불편하니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다시 동방으로 들어가며 쾅 하고 문을 닫았다. 그렇게 민하와 끝이 났다.


동아리를 나오고 평범한 대학 생활을 하였다. 민하와 사귀면서 동기들과도 멀어져서 이제 학교도 혼자 다니게 되었다.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갔다. 지독히도 가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간 군대.


군대에 가면 누구나 전화를 자주 하고 싶을 것이다. 사회와의 유일한 소통 수단. 나도 사회에선 전화 한 통 하지 않던 애들에게 자주 안부 전화를 할 정도였다.


그렇게 일병을 달았을 때 다혜가 생각났다. 나의 동경의 대상. 아니 군대에서 시간을 보내며 생각해보니 다혜가 나의 첫사랑이었던 것 같다.

중학교 땐 복도에서 보던 다혜의 아름다운 모습에 그저 넋을 잃을 뿐이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나는 다혜를 사랑했던 것 같았다. 게다가 나랑 잠깐이나마 사귀지 않았었나? 비록 좋지 않게 끝났지만.


다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번호를 적어오지도 않았지만, 머릿속에서 영영 잊히지 않을 그 전화번호.

잠시간의 통화음이 울린 후 너무나도 익숙한, 아니 무척이나 그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저, 저, 저. 아, 안…녕.”


“예? 누구세요?”


“나, 나. 명, 호. 이명호.”


“아. 아. 명호. 명호구나. 아아. 잘 지냈어? 웬일이야?”


살짝 놀란 눈치다.


“응. 여기 군대야. 군대 왔어.”


“어머. 그렇구나.”


다혜와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삼수해서 서울에 있는 중간 정도의 대학에 갔단다. 그렇게 재수학원에서 보내더니 결국엔 갔구나.


아. 문득 다혜가 보고 싶다. 다혜를 보고 싶다. 다시 한번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다!


“저, 저기!”


“응?”


“호, 호, 혹시 이번 주말에 면회하러 오지 않을래? 여기 경기도라서 그렇게 멀지는 않을 텐데.”


내가 어떻게 이런 말을 했지! 나 스스로 말해놓고도 후회한다.


“…그래. 알았어.”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이 찾아왔다. 부대까지 오라고 하기 미안해서 외박을 나가서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러 외박을 나간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오늘 잘하면, 다혜와 할 수 있지 않을까.`


노란 후드티에 짧은 청치마를 입은 그녀. 헐렁한 후드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녀의 가슴은 도드라져 보일 정도로 크다.

얼마 만에 보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지만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건 여전하구나. 김다혜.


“아, 안녕.”


“안녕. 오랜만이다. 역시 군인 아저씨답게 새까맣구나.”


밝게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다혜. 역시 최고다.


다혜와 점심을 먹고 작은 동네를 돌아다녔다. 그녀의 대학 생활 이야기와 나의 군대 생활 이야기들을 나누며 이야기하던 도중 기회를 잡고 용기를 내 말한다.


“저, 저기. 사실은 내가 외박을 나왔거든.”


“외박?”


“응. 자고 들어가는 거. 혼자 외박 나왔는데 혼자 자고 들어가기도 뭐하고. 아니. 이, 이상한 뜻으로 듣지 말고. 저, 저기 그… 괜찮으면 혹시 오늘 자고 가지 않을래?”


나의 말에 다혜의 눈이 동그랗게 뜨여진다.


“자고 가라고?”


“아, 아냐. 그냥. 그냥 해본 소리야.”


재빨리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 쪽팔린다. 이게 무슨 망신이냐.


“그래. 알았어.”


뒤를 돌아보자 그녀가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오랜만에 옛날 친구 만났는데 그 정도 부탁도 못 들어주겠니.”


다혜는 유독 친구라는 말을 강조한다. 하지만 난 그런 말 따윈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로지 그녀가 자고 가는 것을 허락했다는 것이었고, 더욱 중요한 것은 잘하면 그녀와 할 수도 있다는 생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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