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단편 "테니스코트" 1/3 여성용야설이라고나할까
테니스코트
작 yasoo
남편과 아이들이 나가버린 집안은 허전하도록 고요하다.
희선은 맥을 놓아 버린채 멍하니 창밖을 본다.
그러구보니 벌써 시간이 되었다.
희선의 멍한 눈이 시계를 보더니 일순, 긴장의 팽팽함이 조여진다.
희선이 사는 아파트는 몇해전 조성된 신도시에 있다.
서울과 30분거리이고 공기도 아직은 쾌적한 편이라 꽤 살기 편하다.
희선네가 이곳으로 이사온 건 석달전이다.
희선의 아파트엔 단지내 테니스장도 있다.
테니스장뒤편엔 얕지만 울창한 수풀의 산이 있다.
그리고 그 테니스장은 희선의 집에서 매우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있다.
가족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무료함에 그녀는 곧잘 테니스장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곤 했다.
사교적이지 못한 희선으로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에게 테니스장은 유일한 볼꺼리였다.
테니스장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항상 사람들로 차 있다.
그 사람들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아마도 단지내에서 테니스써클이라도 만든건가...
희선도 운동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않는다.
중학교때는 운동부감독마다 그녀의 집에 와서 그녀의 부모님을 설득하려 했다.
탁구,핸드볼,농구....하지만 그녀가 가장 애착을 느낀건 테니스였었다.
그러나 완고한 부모님은 외동딸에게 운동을 시키려 하진 않으셨다.
고일때까지도 그녀의 발달한 운동신경을 탐 낸 감독들의 방문이 이어졌지만 부모님은 완강하셨다.
그리고 낙담한 딸이 안되보엿는지 취미생활로는 허락을 했다.
그녀는 동네 테니스장에서 한시간씩 테니스를 쳤고 그녀의 재능을 높이 산 그곳의 코치로부터 무료로 레슨까지 받았다.그리고 결혼할때까지 그녀는 거의 매일 테니스를 친것이다.
그 코치마져도 그녀의 재능을 안타까와하며 부모를 찾아왔지만 변함없이 빈손으로 되돌아가야했다.
그리고 희선은 지방대를 나와 가사를 돌보다가 결혼해서 애 둘을 둔 평범한 아줌마가 되고밀았다.
그녀는 가끔씩 그때 테니스를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가정을 세우곤 한다.
실제로 그녀는 대학시절, 과대항테니스대회에서 여자부 단복식에선 우승을, 남녀혼복식에선 3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결혼해서보니 남편은 운동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운동이라곤 출근해서 체조하는게 전부였다.
체격이 빈약한 사람이 나이가 들자 배만 볼록 나오고 말았다.
그런 남편에게 테니스를 치자고 말하면 돌아올 대답은 뻔한것이었다.
그녀는 정말 저기 모인 사람 누구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희선에겐 그림의 떡일뿐.
그저 틈틈히 테니스장 풍경을 바라보며 남모를 한숨만 지을 뿐이었다.
그러던 그녀에게 요즘 한가지 취미가 생긴 것이다.
언젠가부터 그남자를 주시했던가는 희선도 알 수 없다.
눈에 띄는 모습이다.
언제나 챠밍하고 손질 잘된 테니스웨어가 그의 패션감각을 말해준다.
키는 180이 넘을듯하고 마치 모델처럼 몸매가 수려하다.
나이는 희선또래일듯하지만, 한두살 어려보이는 듯도 싶다.
뭐하는 사람인지 매일 10시면 정확히 나타난다.
아내인듯한 사람과 동행할 경우도 있지만 그건 주말에만 그렇다.
아내는 운동에 별로 관심이 없는듯하다.
나오더라도 테니스를 하기보다는 챠양이 드리워진 그늘에서 남편의 플레이를 가만히 지켜보기를 즐긴다.
남자의 테니스 실력은 발군이다.
물론 여기 테니스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나이 지긋한 아저씨 아줌마들인 까닭도 있겠지만 열렬한 테니스광인 희선의 눈에 그 남자의 서비스라던가 스트로크등등의 폼은 결코 아마츄어가 아닌 것이 확실해보인다.
그래서 남자는 항상 이긴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무참히 상대를 밟아 버리는 그런 잔인함은 보이질 않는다.
상대의 공을 상대가 원하는 곳으로 보내준다.
치기 편하도록 스핀등의 테크닉도 구사치 않는다.
하지만 승부는 언제나 불문가지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마치 단지내 코트의 코치같은 대우를 받는다.
누구나 그를 알아보고 그에게 레쓴을 받고 싶어한다.
그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폼을 교정시켜주며 겸손하게 충고한다.
그렇게 두시간 쯤 치고나서 그는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테니스장을 유유히 떠난다.
그러면 희선도 아쉬움의 탄식을 자신도 모르는사이 내뱉으며 비로소 집안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아직 9시50분....
그가 모습을 드러내기 10분전이다.
그는 마치 괴테가 산책하듯이 결코 시간을 어기지 않는다.
희선의 눈빛이 점점 더 강렬해진다.
그때였다.
"띵동띵동~~"
누굴까...희선은 시계에 다시 일별을 주며 도어폰을 집는다.
웃고 서 있는 아줌마 얼굴이 모니터에 가득 차 있다.
"누구세요?"
"아 네에~ 저 앞집 405호에요."
"예에..근데 무슨일로....?"
"이사오신지 한참 되셨는데 인사도 없고해서요 호호"
"네에...."
희선이 문을 열자 40대 아줌마가 들어선다.
희선은 그녀의 출현이 그리 반갑지 않다.
이러다가 그 남자의 출현을 놓칠까봐 괜시리 불안해진다.
어느샌가,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놓치기 싫어져버린 희선인 것이다.
"아유~집이 아주 깔끔하네요 "
그녀의 얼굴에 적의없음을 드러내려는 듯 웃음이 한 입 차있다.
하지만 그말은 의례적인 인사치레임을 희선은 잘안다.
초등학교일학년인 쌍둥이아들과 정돈못하는 남편이 빠져나간 집안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깔끔"하곤 천리의 거리가 있다.
"앉으세요...제가 먼저 인사를 드리러 가야하는건데..."
의례적인 인사가 오간다.
그녀는 앞집사는 영철이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반장직도 맡고 있단다.
과연 반장답게 어수선하리만큼 수다가 심하다.
희선은 자꾸만 테니스장쪽으로 향한다.
그때....그가 나타난다.
오늘은 빨간 티셔츠에 하얀 반바지다.
테니스라켓은 어깨에 둘러베고 하얀 운동화가 햇빛에 반짝인다.
언제나처럼 챠밍하다.
영철이엄마의 시선이 희선을 따라 가다가 그남자를 발견한다.
"아휴~ 저사람 또 오네..호호호 어김없다니까..."
그러고보니 이 여자도 테니스장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사는구나...
그런데 그남자를 아나보다.
하지만 희선은 무심한 듯 스스로를 가장하며 스쳐가듯 묻는다.
"누구말씀이세요?"
"저 빨간옷입은 남자말이에요. 매일 이 시간이면 나온다우"
영철이엄마는 묻지도 않은 그남자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절주절 뱉어낸다.
"저 남자가 이 단지에선 젤로 멋져요. 요새 애들말로 킹카라우 호호호 근데 결혼은 아직 안했다는거같아. 여자랑 사는데 동거하는거래. 여잔 꽤 유명한 디자이너고...강남에 가게가 두갠가 세 개가 잇다지 아마...저 남자는 모델이고....뻔하지뭐 돈많은 년이 미끈한 놈 델구 사는거야 "
"어머 그래요?"
희선이 흥미를 나타내자 그녀는 더욱 신이 난다.
"확실하다니까! 저사람이 107동 사는데 거기 반장한테 들었는걸 "
"호호호 재밌네요"
"에구 난 언제 저런 사람 한번 델구 살아보나...밤일도 제대로 못하는 영감탱이가 돈이라도 많이 발어와야할텐데..호호호"
"호호호"
남자는 일일이 반갑게 코트위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나도 테니스치고있는데 운동도 되고 아주 좋더라구...애기엄마도 한번 나와 "
희선은 시선으로 남자를 쫓아가며 건성으로 그녀의 말에 맞장구치고 있었다.
그날밤....
애들이 집에 돌아오는 것은 다섯시경이다.
그럼 그때부터 쌍둥이들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초등학생이면 점잖아질만도 하건만 쌍둥이라서 그런지 오히려 커갈수록 더욱 키우기 어려워진다.
그토록 정신을 빼놓고는 애들이 잠이 들자 남편은 퇴근할 때 들고들어왔던 봉투에서 비디오를 꺼냈다.
희선은 피식 웃음을 띠웠다.
남편은 부부생활 할 때 마다 비디오를 빌려오곤 했다.
남편나이가 사십을 넘어간 이후에 새로 생긴 습관이었다.
지친 몸을 뉘엇을 때 남편이 희선을 부르고 있었다.
"여보오~ 일로와서 같이 보지 그래"
희선은 파김치가 된 몸을 일으키기 힘들었지만 억지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남편은 쇼파에 누운채로 티브를 응시하고 있었다.
희선은 남편 머리맡 공간에 앉았다
티브화면엔 배드신이 펼쳐지고 있었다.
"제목이 뭐에요?"
"몰라 그냥 쟈켓만보고 집어왔어"
"무슨 내용인데요"
"미국살다가 오랜만에 한국온 여자가 이남자저남자하고 하고 돌아다니는거야..."
남편은 말하면서도 시선은 티브에서 띠질 못한다.
가끔씩 남편을 이해 못할때가 있다.
바로 이런때도 그중의 하나인데, 그런 여자들을 경멸하면서도 그런 여자들을 보며 흥분하는것이다.
"맨날 뻔한 이야기가 뭐 그리 재밌어요?"
희선의 시선도 남편을 따라간다.
비닐하우스로 보이는 곳에서 여자의 가슴에 남자가 얼굴을 묻고 있다.
여자는 머릴 뒤로 젖힌채 신음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남편의 손이 아내의 허벅지위에 얹히고는 금방 안으로 들어온다.
아직 메마른 곳이지만 이미 남편의 손은 뜨겁게 달아올라있다.
희선은 아래쪽을 본다.
어느새 남편의 반바지는 불룩 솟아있다.
남편은 친정아버지 친구분의 아들이다.
친정아버지가 무척 좋아하셔서 아들 삼는셈치고 딸 신랑감으로 점 찍고는 희선에게 통보하였다.
통보였다....
신랑은 유학가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대기업연구원이라 했다.
공부하느라 혼기를 놓쳐서 나이가 좀 많았지만 막상 만나보니 그런대로 원만하고 성실해보였다.
희선에게 아버지의 말에 거역한다는건 힘겨운 일이었다.
그리고 두달 후 둘은 결혼했다.
희선의 나이 25살이었고 신랑은 35이었다.
신혼여행때 쌍둥이가 들어서고 말았다.
때문에 희선의 신혼은 거의 유명무실해지고 육아라는 짐만이 그녀에게 지워졌다.
남편은 섹스에 그다지 집착하는 편이 아니었고 희선 또한 육아에 지쳐버려서 두사람은 한달에 두 번꼴로 사랑을 나누었다.
마흔이 넘은후 남편은 비디오를 빌려오기 시작했고 오늘이 그날인 것이다.
남편의 손이 그녀의 꽃잎을 어루만져온다.
메말라있다....
그걸 깨달았는지 남편의 다른 손 하나가 희선의 유방으로 향한다.
아이둘을 났음에도 희선의 가슴은 처녀때와 다름없이 탄력이 넘친다.
아니, 출산이후에 오히려 좀 더 커져버려서 외출할때면 그녀의 가슴에 남자들뿐만이 아니라 여자들의 시기 가득한 눈초리가 꽃히곤 하는 것이다.
남편의 손 하나론 다 움켜쥐어지지도 않는다.
희선은 피곤해서 다 귀찮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빨리 끝내주고말아야지....
희선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밑에 앉아서는 남편의 반바지를 푼다.
아직은 미완의 페니스가 고개를 내민다.
그녀는 한손으로 남편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한손으로 페니스를 위아래로 훏어내린다.
페니스가 서서히 곧추서기 시작한다.
남편은 자세를 바로하며 일어나 앉는다.
희선은 망설임없이 바로 입안에 페니스를 넣는다.
남편의 한손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시선은 여전히 비디오화면에 고정되어 있다.
희선의 고개짓이 속도를 내자 남편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스며나온다.
신음소리가 커지고 남편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는 순간 희선은 입에서 페니스를 빼내곤 힘껏 위아래로 훏어내린다.
"아아.....아...."
탄식과 함께 남편의 밀크가 손등위로 흐른다.
희선은 밀크의 뜨거움에 흠칫 하지만...그뿐이다.
그녀의 깊은 곳은 여전히 메말라 있고 그녀는 휴지를 찾아 자신의 손등과 타액이 묻어있는 남편의 페니스를 닦아낸다.
남편은 비디오를 끄고는 침실로 들어간다.
희선도 뒤따라가선 자리에 눕는다.
남편이 그녀의 손을 잡아오며 말을 건넨다.
"당신도 좋았지?"
"....네.."
뭐가 좋았는지는 잘 모르지만 희선은 남편의 물음에 아니라고 한 기억이 없다.
그리곤 마침내 오늘 하루종일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를 꺼낸다.
"여보...자요?"
"아니....왜?"
남편의 목소리엔 정신노동자의 피로가 묻어난다.
"저...애들보내고요..심심해서 그러는데요...테니스좀 치고싶어요"
"테니스?"
"네....마침 요 앞에 코트도 있고해서...."
"흠...그러지그럼. 근데 당신 테니스칠줄알아?"
부부란건 과연 무엇일까.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믿고 살지만 상대방에 대해 아는것보단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건 아닌지....그리고 그런 주제에 서로에 대해 더 이상의 탐색은 접어버리고 만다.
"이제부터 배우죠 뭐"
속으로 그녀는 웃어버린다.
"그래, 맨날 애들하고 씨름만 하지말고 취미생활하는것도 좋지..."
"네...."
남편은 그녀가 외출하는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희선은 비록 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여러 사람들 중에서 눈에 뜨이는 편이었다.
작 yasoo
남편과 아이들이 나가버린 집안은 허전하도록 고요하다.
희선은 맥을 놓아 버린채 멍하니 창밖을 본다.
그러구보니 벌써 시간이 되었다.
희선의 멍한 눈이 시계를 보더니 일순, 긴장의 팽팽함이 조여진다.
희선이 사는 아파트는 몇해전 조성된 신도시에 있다.
서울과 30분거리이고 공기도 아직은 쾌적한 편이라 꽤 살기 편하다.
희선네가 이곳으로 이사온 건 석달전이다.
희선의 아파트엔 단지내 테니스장도 있다.
테니스장뒤편엔 얕지만 울창한 수풀의 산이 있다.
그리고 그 테니스장은 희선의 집에서 매우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해있다.
가족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무료함에 그녀는 곧잘 테니스장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곤 했다.
사교적이지 못한 희선으로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에게 테니스장은 유일한 볼꺼리였다.
테니스장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항상 사람들로 차 있다.
그 사람들은 거의 바뀌지 않는다.
아마도 단지내에서 테니스써클이라도 만든건가...
희선도 운동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않는다.
중학교때는 운동부감독마다 그녀의 집에 와서 그녀의 부모님을 설득하려 했다.
탁구,핸드볼,농구....하지만 그녀가 가장 애착을 느낀건 테니스였었다.
그러나 완고한 부모님은 외동딸에게 운동을 시키려 하진 않으셨다.
고일때까지도 그녀의 발달한 운동신경을 탐 낸 감독들의 방문이 이어졌지만 부모님은 완강하셨다.
그리고 낙담한 딸이 안되보엿는지 취미생활로는 허락을 했다.
그녀는 동네 테니스장에서 한시간씩 테니스를 쳤고 그녀의 재능을 높이 산 그곳의 코치로부터 무료로 레슨까지 받았다.그리고 결혼할때까지 그녀는 거의 매일 테니스를 친것이다.
그 코치마져도 그녀의 재능을 안타까와하며 부모를 찾아왔지만 변함없이 빈손으로 되돌아가야했다.
그리고 희선은 지방대를 나와 가사를 돌보다가 결혼해서 애 둘을 둔 평범한 아줌마가 되고밀았다.
그녀는 가끔씩 그때 테니스를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가정을 세우곤 한다.
실제로 그녀는 대학시절, 과대항테니스대회에서 여자부 단복식에선 우승을, 남녀혼복식에선 3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결혼해서보니 남편은 운동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운동이라곤 출근해서 체조하는게 전부였다.
체격이 빈약한 사람이 나이가 들자 배만 볼록 나오고 말았다.
그런 남편에게 테니스를 치자고 말하면 돌아올 대답은 뻔한것이었다.
그녀는 정말 저기 모인 사람 누구보다 더 잘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희선에겐 그림의 떡일뿐.
그저 틈틈히 테니스장 풍경을 바라보며 남모를 한숨만 지을 뿐이었다.
그러던 그녀에게 요즘 한가지 취미가 생긴 것이다.
언젠가부터 그남자를 주시했던가는 희선도 알 수 없다.
눈에 띄는 모습이다.
언제나 챠밍하고 손질 잘된 테니스웨어가 그의 패션감각을 말해준다.
키는 180이 넘을듯하고 마치 모델처럼 몸매가 수려하다.
나이는 희선또래일듯하지만, 한두살 어려보이는 듯도 싶다.
뭐하는 사람인지 매일 10시면 정확히 나타난다.
아내인듯한 사람과 동행할 경우도 있지만 그건 주말에만 그렇다.
아내는 운동에 별로 관심이 없는듯하다.
나오더라도 테니스를 하기보다는 챠양이 드리워진 그늘에서 남편의 플레이를 가만히 지켜보기를 즐긴다.
남자의 테니스 실력은 발군이다.
물론 여기 테니스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나이 지긋한 아저씨 아줌마들인 까닭도 있겠지만 열렬한 테니스광인 희선의 눈에 그 남자의 서비스라던가 스트로크등등의 폼은 결코 아마츄어가 아닌 것이 확실해보인다.
그래서 남자는 항상 이긴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무참히 상대를 밟아 버리는 그런 잔인함은 보이질 않는다.
상대의 공을 상대가 원하는 곳으로 보내준다.
치기 편하도록 스핀등의 테크닉도 구사치 않는다.
하지만 승부는 언제나 불문가지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마치 단지내 코트의 코치같은 대우를 받는다.
누구나 그를 알아보고 그에게 레쓴을 받고 싶어한다.
그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폼을 교정시켜주며 겸손하게 충고한다.
그렇게 두시간 쯤 치고나서 그는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 테니스장을 유유히 떠난다.
그러면 희선도 아쉬움의 탄식을 자신도 모르는사이 내뱉으며 비로소 집안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아직 9시50분....
그가 모습을 드러내기 10분전이다.
그는 마치 괴테가 산책하듯이 결코 시간을 어기지 않는다.
희선의 눈빛이 점점 더 강렬해진다.
그때였다.
"띵동띵동~~"
누굴까...희선은 시계에 다시 일별을 주며 도어폰을 집는다.
웃고 서 있는 아줌마 얼굴이 모니터에 가득 차 있다.
"누구세요?"
"아 네에~ 저 앞집 405호에요."
"예에..근데 무슨일로....?"
"이사오신지 한참 되셨는데 인사도 없고해서요 호호"
"네에...."
희선이 문을 열자 40대 아줌마가 들어선다.
희선은 그녀의 출현이 그리 반갑지 않다.
이러다가 그 남자의 출현을 놓칠까봐 괜시리 불안해진다.
어느샌가,그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놓치기 싫어져버린 희선인 것이다.
"아유~집이 아주 깔끔하네요 "
그녀의 얼굴에 적의없음을 드러내려는 듯 웃음이 한 입 차있다.
하지만 그말은 의례적인 인사치레임을 희선은 잘안다.
초등학교일학년인 쌍둥이아들과 정돈못하는 남편이 빠져나간 집안은 아무리 좋게 보아도 "깔끔"하곤 천리의 거리가 있다.
"앉으세요...제가 먼저 인사를 드리러 가야하는건데..."
의례적인 인사가 오간다.
그녀는 앞집사는 영철이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반장직도 맡고 있단다.
과연 반장답게 어수선하리만큼 수다가 심하다.
희선은 자꾸만 테니스장쪽으로 향한다.
그때....그가 나타난다.
오늘은 빨간 티셔츠에 하얀 반바지다.
테니스라켓은 어깨에 둘러베고 하얀 운동화가 햇빛에 반짝인다.
언제나처럼 챠밍하다.
영철이엄마의 시선이 희선을 따라 가다가 그남자를 발견한다.
"아휴~ 저사람 또 오네..호호호 어김없다니까..."
그러고보니 이 여자도 테니스장이 한눈에 보이는 곳에 사는구나...
그런데 그남자를 아나보다.
하지만 희선은 무심한 듯 스스로를 가장하며 스쳐가듯 묻는다.
"누구말씀이세요?"
"저 빨간옷입은 남자말이에요. 매일 이 시간이면 나온다우"
영철이엄마는 묻지도 않은 그남자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절주절 뱉어낸다.
"저 남자가 이 단지에선 젤로 멋져요. 요새 애들말로 킹카라우 호호호 근데 결혼은 아직 안했다는거같아. 여자랑 사는데 동거하는거래. 여잔 꽤 유명한 디자이너고...강남에 가게가 두갠가 세 개가 잇다지 아마...저 남자는 모델이고....뻔하지뭐 돈많은 년이 미끈한 놈 델구 사는거야 "
"어머 그래요?"
희선이 흥미를 나타내자 그녀는 더욱 신이 난다.
"확실하다니까! 저사람이 107동 사는데 거기 반장한테 들었는걸 "
"호호호 재밌네요"
"에구 난 언제 저런 사람 한번 델구 살아보나...밤일도 제대로 못하는 영감탱이가 돈이라도 많이 발어와야할텐데..호호호"
"호호호"
남자는 일일이 반갑게 코트위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나도 테니스치고있는데 운동도 되고 아주 좋더라구...애기엄마도 한번 나와 "
희선은 시선으로 남자를 쫓아가며 건성으로 그녀의 말에 맞장구치고 있었다.
그날밤....
애들이 집에 돌아오는 것은 다섯시경이다.
그럼 그때부터 쌍둥이들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초등학생이면 점잖아질만도 하건만 쌍둥이라서 그런지 오히려 커갈수록 더욱 키우기 어려워진다.
그토록 정신을 빼놓고는 애들이 잠이 들자 남편은 퇴근할 때 들고들어왔던 봉투에서 비디오를 꺼냈다.
희선은 피식 웃음을 띠웠다.
남편은 부부생활 할 때 마다 비디오를 빌려오곤 했다.
남편나이가 사십을 넘어간 이후에 새로 생긴 습관이었다.
지친 몸을 뉘엇을 때 남편이 희선을 부르고 있었다.
"여보오~ 일로와서 같이 보지 그래"
희선은 파김치가 된 몸을 일으키기 힘들었지만 억지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남편은 쇼파에 누운채로 티브를 응시하고 있었다.
희선은 남편 머리맡 공간에 앉았다
티브화면엔 배드신이 펼쳐지고 있었다.
"제목이 뭐에요?"
"몰라 그냥 쟈켓만보고 집어왔어"
"무슨 내용인데요"
"미국살다가 오랜만에 한국온 여자가 이남자저남자하고 하고 돌아다니는거야..."
남편은 말하면서도 시선은 티브에서 띠질 못한다.
가끔씩 남편을 이해 못할때가 있다.
바로 이런때도 그중의 하나인데, 그런 여자들을 경멸하면서도 그런 여자들을 보며 흥분하는것이다.
"맨날 뻔한 이야기가 뭐 그리 재밌어요?"
희선의 시선도 남편을 따라간다.
비닐하우스로 보이는 곳에서 여자의 가슴에 남자가 얼굴을 묻고 있다.
여자는 머릴 뒤로 젖힌채 신음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남편의 손이 아내의 허벅지위에 얹히고는 금방 안으로 들어온다.
아직 메마른 곳이지만 이미 남편의 손은 뜨겁게 달아올라있다.
희선은 아래쪽을 본다.
어느새 남편의 반바지는 불룩 솟아있다.
남편은 친정아버지 친구분의 아들이다.
친정아버지가 무척 좋아하셔서 아들 삼는셈치고 딸 신랑감으로 점 찍고는 희선에게 통보하였다.
통보였다....
신랑은 유학가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대기업연구원이라 했다.
공부하느라 혼기를 놓쳐서 나이가 좀 많았지만 막상 만나보니 그런대로 원만하고 성실해보였다.
희선에게 아버지의 말에 거역한다는건 힘겨운 일이었다.
그리고 두달 후 둘은 결혼했다.
희선의 나이 25살이었고 신랑은 35이었다.
신혼여행때 쌍둥이가 들어서고 말았다.
때문에 희선의 신혼은 거의 유명무실해지고 육아라는 짐만이 그녀에게 지워졌다.
남편은 섹스에 그다지 집착하는 편이 아니었고 희선 또한 육아에 지쳐버려서 두사람은 한달에 두 번꼴로 사랑을 나누었다.
마흔이 넘은후 남편은 비디오를 빌려오기 시작했고 오늘이 그날인 것이다.
남편의 손이 그녀의 꽃잎을 어루만져온다.
메말라있다....
그걸 깨달았는지 남편의 다른 손 하나가 희선의 유방으로 향한다.
아이둘을 났음에도 희선의 가슴은 처녀때와 다름없이 탄력이 넘친다.
아니, 출산이후에 오히려 좀 더 커져버려서 외출할때면 그녀의 가슴에 남자들뿐만이 아니라 여자들의 시기 가득한 눈초리가 꽃히곤 하는 것이다.
남편의 손 하나론 다 움켜쥐어지지도 않는다.
희선은 피곤해서 다 귀찮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빨리 끝내주고말아야지....
희선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밑에 앉아서는 남편의 반바지를 푼다.
아직은 미완의 페니스가 고개를 내민다.
그녀는 한손으로 남편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한손으로 페니스를 위아래로 훏어내린다.
페니스가 서서히 곧추서기 시작한다.
남편은 자세를 바로하며 일어나 앉는다.
희선은 망설임없이 바로 입안에 페니스를 넣는다.
남편의 한손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시선은 여전히 비디오화면에 고정되어 있다.
희선의 고개짓이 속도를 내자 남편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스며나온다.
신음소리가 커지고 남편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는 순간 희선은 입에서 페니스를 빼내곤 힘껏 위아래로 훏어내린다.
"아아.....아...."
탄식과 함께 남편의 밀크가 손등위로 흐른다.
희선은 밀크의 뜨거움에 흠칫 하지만...그뿐이다.
그녀의 깊은 곳은 여전히 메말라 있고 그녀는 휴지를 찾아 자신의 손등과 타액이 묻어있는 남편의 페니스를 닦아낸다.
남편은 비디오를 끄고는 침실로 들어간다.
희선도 뒤따라가선 자리에 눕는다.
남편이 그녀의 손을 잡아오며 말을 건넨다.
"당신도 좋았지?"
"....네.."
뭐가 좋았는지는 잘 모르지만 희선은 남편의 물음에 아니라고 한 기억이 없다.
그리곤 마침내 오늘 하루종일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를 꺼낸다.
"여보...자요?"
"아니....왜?"
남편의 목소리엔 정신노동자의 피로가 묻어난다.
"저...애들보내고요..심심해서 그러는데요...테니스좀 치고싶어요"
"테니스?"
"네....마침 요 앞에 코트도 있고해서...."
"흠...그러지그럼. 근데 당신 테니스칠줄알아?"
부부란건 과연 무엇일까. 서로를 가장 잘 안다고 믿고 살지만 상대방에 대해 아는것보단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건 아닌지....그리고 그런 주제에 서로에 대해 더 이상의 탐색은 접어버리고 만다.
"이제부터 배우죠 뭐"
속으로 그녀는 웃어버린다.
"그래, 맨날 애들하고 씨름만 하지말고 취미생활하는것도 좋지..."
"네...."
남편은 그녀가 외출하는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희선은 비록 크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여러 사람들 중에서 눈에 뜨이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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