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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33부- 8


"미..미안."


"아니에요...그냥..무서울 뿐이에요."


 

승민은 그녀를 위해 몇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물에 빠졌던 기억이 있어?"

 


채윤은 상기된 얼굴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수영은...배우지 않았던 거야?"


"네...부모님이 수영은 못배우게 했어요."

 


승민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작 채윤은 부모님이 수영을 금지시킨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이지만, 승민은 충분히 유추할수 있었다.

그녀가 수영복을 입은 순간, 아마 수많은 늑대들의 잠자던 야성을 깨울것이었고,아마 수영장은 작업장으로 돌변할 것이 분명했다.

만약 승민이 그녀의 아버지라도, 수영만은 거품을 물고 반대했을 것이다.

 


"미안해요, 오빠. 괜히 제가 기분 망친거 같아서."


"뭐야...바보.내가 모르고 데리고 온건데...내가 미안하지."


"바보같이...이상하게 물 위에만 오면 떨려요. 가슴이 두근거리고...어렸을적에 빠졌던 공포때문인지.."

 


채윤은 애써 덤덤하게 이야기 하고 있었지만 ,발치까지 밀려오는 잔잔한 파도에도 흠칫 거리며 놀라고 있었다.

한참을 그녀를 보며 고민하던 승민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채윤은 갑작스런 승민의 행동에 눈이 엄청나게 커졌다. 

예전에 불이 났던 연구실에서 자신을 구했던 것처럼, 그가 자신을 번쩍 안아들었기 때문이다.



"오..오빠 왜이래요."


"극복할순 없겠지만...니가 안무서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네?"



채윤은 반사적으로 승민의 목을 팔로 두르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승민은 씨익 웃어보였다.



"그리고...무슨일이 있으면 내가 구해주면 되잖아. 물 무서워 하는 여신이 어딨냐."


"...그 단어 금지라고 했잖아요."



채윤은 상기된 표정으로 웃었다. 승민은 몸을돌려 바다를 바라보았고, 채윤의 얼굴은 창백해진다.


"전부 극복할순 없을거야. 그치만...위에서 내려다 본다면, 조금은 덜 무섭지 않을까?"


"좋아요..."

 


채윤은 굳게 결심한듯 입술을 깨물었고, 승민은 그녀를 향해 살짝 웃어주며 조금씩 발을 옮겼다.



쏴아아아..

 


목을 잡은 채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천천히 잔잔한 파도가 치는 바다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때? 위에서 보니까..조금은 낫지 않아?"


 

부실한 그인지라 채윤을 안은 팔이 덜덜 떨렸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채윤을 보니 그런것은 잊을수 있을것만 같다.  상기된 채윤의 얼굴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네...훨씬 낫네요...가까이서 보는게...더 이쁘기도 하구요."



그녀의 얼굴이 안정되기 시작하더니, 이내 웃음을 찾는 것을 보자 승민은 뿌듯해져 옴이 느껴졌다.

비록, 힘이 세지 않은 승민이지만, 채윤은 마치 누구보다 든든한 보디가드의 품에 안긴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져 왔다.



"오빠 신발 안젖어요?"


"응?괜찮아. 어차피 여기까지는 파도도 안...."



말하려던 승민의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 문득 그를 따라 앞을 바라보았던 채윤의 눈은 더더욱 커졌다. 아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나게 큰 파도가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으악!"



안그래도 부실한 승민은 채윤을 안고 있는 통에 도망가지도 못하고 오는 파도를 그대로 온몸으로 맞아 버렸다.



"어머!"

 


채윤은 깜짝 놀라 승민의 목을 끌어안고 고개를 묻었다.  승민이 비틀 거리는 바람에 그녀 역시 옷을 적실 정도로 바닷물이 튀어버린 것이다.



"오빠 괜찮아요?"


"괘..괜찮아.그것보다 너는? 나때문에 다 젖어서 어떡해..."


"오빠는 완전 흠뻑 젖었잖아요."



승민은 얼른 몸을 옮겨 모래사장으로 돌아왔고,채윤은 사뿐히 땅으로 내려왔다.



"으으...둘다 장난아니게 젖었네."



채윤은 그나마 얼굴은 멀쩡했지만, 자신은 완전 비맞은 생쥐 꼴이 되어 있었다.  바닷바람이 부니 몸이 부들부들 떨려 오는것이 느껴졌다.



"미안해..괜히 나때문에..."



시무룩한 승민을 보며 채윤은 살짝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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