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질러진 샴푸야! 고맙다..?!
제목을 다른 분 글에서 패러디했읍니다. ^^
이게 여기에 어울릴 만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요.
하여간 남이 보기에 재미있는 해프닝일거 같고, 또 잘하면 어찌 건수(?)로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아 에피소드를 하나 올립니다.
본래 잡담란에 쓰려고 했던 건데.. 음..
글쎄요.. 경험담에도 하나 글을 올리고 싶어서요.
그렇다고 뭐 대단한 것을 기대하시면 제가 죄송하고요.. ^^;
사소한(?) 에피소드입니다.
어제 저녁 제 작업실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컴 계통으로 일을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혹시 저를 알아볼 사람이 있을지 몰라서요..
제 주변엔 저 같은 취미의 인간들이 많아서.. 혹시? 네이버3에도 있을지.. ^^;)
몇 달 전에 다니던 회사를 접고 친구 하나랑 조그맣게 작업실을 하나 차렸습니다.
그냥 먹고 자고 겸하는 그런 곳인데요. 그렇다고 아주 사는 곳은 아니고요.
저는 가끔 근처의 집에 들르고는 하죠.
지금도 작업실이고요.
어쨌든.. 어제 저녁에 친구넘은 잠시 집에 다니러 가고..
저 혼자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갑자기 화장실 쪽에서.. 쿵~ 하면서 큰 소리가 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뭐가 넘어졌나? 궁금하면서도 당장 할 일이 있어 나중에 보지 뭐.. 했는데요.
그대로 잊고 있다가..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보려고 들어가 보니..
세상에나.. 며칠 전에 사온 샴푸가 엎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그냥 샴푸가 아니라 리필용으로 쓸 수 있도록 비닐에 담겨져 있는 것인데요.
550g 짜리.. 제 친구넘이 리필한다고 사다 놓고서 일부 따라놓고 놔둔 것이었습니다.
근데 이게 엎어지면서 아직 많던 샴푸들이 다 흘러내렸더군요.
덕분에 세면대가 온통 끈적끈적한 샴푸들도 범벅..
아이고 아까워라..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다시 담으려고 해도 힘들겠고 해서 일단 세면대나 그 주변을 다 닦아내는데..
다 물로 닦기는 힘들어서 휴지들도 그 주변은 닦아내야 했습니다.
근데 닦다보니.. 요 샴푸란 놈이 꼭 남자의 정액과 외관과 질감이 똑 같더군요...;;;;
색깔이 흰데다 적당히 끈적이는 것이 꼭 그대로였습니다.
더구나 휴지로 닦아서 뭉쳐놓고 하니.. 약간 지저분이 탄 것까지..
꼭 딸딸이를 치고 나서 휴지로 닦은 것과 정말로 똑같더군요.... -_-;
저도 허~ 웃긴다.. 라고 생각하며 휴지들을 화장실의 휴지통에 버리고 나왔는데요..
그리고 좀 지나서였을 겁니다.
제가 아는 여자애가 근처에 들렸다가 뭐 하냐고 전화를 했더군요.
그래서 작업한다고 했더니.. 밤참 사 가지고 좀 들린다고 하더군요.
전에도 가끔 작업실에 놀러오곤 했거든요.
그래서 별 생각 없이 그래라.. 라고 했는데요.
여기서 이 여자애에 대해서 좀 부연 설명을 하자면..
그냥 친하게 동생처럼 지내던 애에서 요즘에 여자친구처럼 발전한 여자애입니다.
제가 예전에 사귀던 앤이랑 헤어진 게 2년쯤 됐는데요..
그 후로는 별로 애인을 만들 생각 없이 지내왔고요.
친하게 지내는 여자들은 있었지만..
그런데 요즘에 집에서 슬슬 압력이 들어오고 해서...;;;;
나이가 나이인지라.. (지금.. 31살입니다.)
그래서 요즘 다시 생각 중일 때 눈에 띈 것이 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 여자애입니다.
오래 전부터 통신 모임에서 알던 앤데요..
고딩 때부터 알았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그냥 동생쯤으로 지내서..
그래서.. 이 애랑 좀 저랑 나이 차이가 납니다.
23살이니까.. 8살 차이가 되나요.. (덕분에 도둑넘 소리를...;;;;)
그래서 그런지 제가 좀 본격적으로 그러기가 좀 그렇더군요.
이럴 때 강한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그저 평범한 소시민인지라... ^^;
요즘에 좀 가까워졌다고 해도 고딩 때부터 알던 애라서.. 지금 직장 다니는데도 아직 애처럼 느껴져요.
이 애도 뭐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아직 완전히 애인이라거나 그런 것까지는 아니라서.. 조금은 주저하더라구요.
더구나 워낙 잘 알고 지내던 오빠라서 그런지.. 그것 때문에 더 그런지..
물론 제가 어찌 어찌 밀어붙이면 안 될리야 없겠습니까마는..
솔직히 몇 번 시도하다가 안되니까 그러기는 싫더군요.
그냥 제 또래의 여자들이나 다른 여자들 같으면 모르겠는데..
저보다 한참 밑이고.. 또 예전부터 알고.. 그런데 무리하게 했다가 사이가 틀어지면.. 둘이 같이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 인간관계까지 해서.. 일이 복잡해진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드니까..
이 나이가 돼서 꼭 애를 어찌해 보려고 기를 써야 하나..(앞에 말했듯이 저한테는 아직 애라서...^^;) 하는 한심한 생각도 들고..
그래서 최근에는 이 애한테 뭐 요구한다던가..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일이 잘 되면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그렇다고 완전히 굶고 사는 것도 아닌데... ^^
그래서 지금까지.. 가벼운 패팅 정도로 지내고 있는데요..
그러던 애였습니다. 이 애가..
근데 어젯밤 10시쯤인가 이 애가 밤참 사들고 놀러와서 평소처럼 노닥거리고 있는데..
화장실에 다녀오더니..
갑자기 나를 불쌍하단 듯이 쳐다보더라구요.
그래서.. 너 머야..? 왜 그래..? 했더니만..
아냐.. 그러더군요.
그런데 계속 힐끗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너 자꾸 뭐야..? 했는데..
그때 퍼득 드는 생각이 있더군요. -_-;
그래서 슬며시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서 보니..
아까 그 허연 샴푸들을 닦은 휴지들이 휴지통에 수북히... (아까도 이리 많았었나..?)
근데 멀리서 보니..(화장실의 휴지통을 가까이서 보며 즐거워 할 변태는 아니니까..)
휴지에 하얗고 끈적한 것이 엉켜있는 것이 딱 그것이더군요...;;;;
젠장.. 이것 땜에 오해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아마 이렇게 생각했겠지요.
애들도 아니고 이 나이에 작업실에서 홀로 일을 하다 참지 못하고(혹은 인터넷 다니다가) 화장실에서 했나보다.. 라고요.
완전히 처량해 보였겠죠...;;;;
그래서 이 오해를 어떡해 풀어야 하나.. 생각하다가 나갔는데..
이 애는 나를 보더니 좀 머쓱해 하고..
그러다가 자기 딴에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는 말이..
"저기.. 오빠.. 생각보다 양이 많네..." -_-;
허걱...;;;; 머야.. 이 기집애..
하긴 그 많은 샴푸를 휴지로 다 닦았으니.. 당근 양이 많을 수밖에...;;;;
그 말한 본인도 금방 당황해서.. 아.. 그게 아니고.. 어쩌고 했지만..
어쨌든 저는 완전히 졸지에 이거...
그래서 야.. 그게 아냐.. 라고 했지만.. 뭐 믿어줘야지요..
그 샴푸비닐통은 휴지들 밑에 먼저 들어가 있고..
그렇다고 화장실 휴지통을 들이밀려 자~ 냄새 맡아봐.. 냄새가 틀리지.. 할 수도 없고..
그래서 그렇게 누명을 벗지 못하고 그 애는 집으로 갔는데요.
나중에.. 제 핸폰으로 메시지가 왔길 래.. 들어보니까..
대충 정리하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 그동안 내가 너무 좀 심했다는 생각도 들고.. "
".. 오빠를 잘 아는데.. 마치 못 믿는 거 같아서.. "
이러다가..
".. 오늘 오빠 좀 불쌍한 거 같았어.. 일도 힘들텐데... "
불쌍.. 역시나.. -_-;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그대로 옮기면 제가 더 처량해져서.. 위와 같이 요점 정리만..
그런데 마지막에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 저기.. 다음에는 한번 생각해 볼게.."
엇..! 이게 무슨 소리냐..
물론 무슨 소린지는 당연히 알지만.. 그리고 기뻤지만..
(꼭 그래서 기뻤다기 보다... 얘가 완전히 날 믿어주는 것이니... 라고 궁색한 변명을...;;;;)
(근데 혹시 내가 자기 때문에 완전히 여자를 굶고 있는 것으로 오해한 것은 아닐까?)
다른 한편으로는.. 도대체 내가 얼마나 처량해 보였으면 이런 생각을 했을까..
라고 생각하니 다시 쪽팔림이... ^^;
그래도 착한 녀석이구나.. 기특하게 그런 생각을..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 그 엎질러진 샴푸들 덕분에..
저는 다음에 어쩌면 그 애와 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간단히 결론이 나면 좋겠는데요..
한가지 또 다른 생각이 드는 것은..
이대로 이게 웬 찬스냐.. 하고 그대로 갈 수도 있지만.. 그러면 저는 그 애가 믿는 대로 처량한 놈이 되는 것이겠지요.
이거 그보다도 제 명예회복이 우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차피 언제가는 할 테니...
바로 어젯밤의 일이라서 그런지..
지금도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만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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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여기에 어울릴 만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요.
하여간 남이 보기에 재미있는 해프닝일거 같고, 또 잘하면 어찌 건수(?)로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아 에피소드를 하나 올립니다.
본래 잡담란에 쓰려고 했던 건데.. 음..
글쎄요.. 경험담에도 하나 글을 올리고 싶어서요.
그렇다고 뭐 대단한 것을 기대하시면 제가 죄송하고요.. ^^;
사소한(?) 에피소드입니다.
어제 저녁 제 작업실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컴 계통으로 일을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혹시 저를 알아볼 사람이 있을지 몰라서요..
제 주변엔 저 같은 취미의 인간들이 많아서.. 혹시? 네이버3에도 있을지.. ^^;)
몇 달 전에 다니던 회사를 접고 친구 하나랑 조그맣게 작업실을 하나 차렸습니다.
그냥 먹고 자고 겸하는 그런 곳인데요. 그렇다고 아주 사는 곳은 아니고요.
저는 가끔 근처의 집에 들르고는 하죠.
지금도 작업실이고요.
어쨌든.. 어제 저녁에 친구넘은 잠시 집에 다니러 가고..
저 혼자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갑자기 화장실 쪽에서.. 쿵~ 하면서 큰 소리가 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뭐가 넘어졌나? 궁금하면서도 당장 할 일이 있어 나중에 보지 뭐.. 했는데요.
그대로 잊고 있다가.. 화장실에 가서 볼 일을 보려고 들어가 보니..
세상에나.. 며칠 전에 사온 샴푸가 엎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그냥 샴푸가 아니라 리필용으로 쓸 수 있도록 비닐에 담겨져 있는 것인데요.
550g 짜리.. 제 친구넘이 리필한다고 사다 놓고서 일부 따라놓고 놔둔 것이었습니다.
근데 이게 엎어지면서 아직 많던 샴푸들이 다 흘러내렸더군요.
덕분에 세면대가 온통 끈적끈적한 샴푸들도 범벅..
아이고 아까워라..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다시 담으려고 해도 힘들겠고 해서 일단 세면대나 그 주변을 다 닦아내는데..
다 물로 닦기는 힘들어서 휴지들도 그 주변은 닦아내야 했습니다.
근데 닦다보니.. 요 샴푸란 놈이 꼭 남자의 정액과 외관과 질감이 똑 같더군요...;;;;
색깔이 흰데다 적당히 끈적이는 것이 꼭 그대로였습니다.
더구나 휴지로 닦아서 뭉쳐놓고 하니.. 약간 지저분이 탄 것까지..
꼭 딸딸이를 치고 나서 휴지로 닦은 것과 정말로 똑같더군요.... -_-;
저도 허~ 웃긴다.. 라고 생각하며 휴지들을 화장실의 휴지통에 버리고 나왔는데요..
그리고 좀 지나서였을 겁니다.
제가 아는 여자애가 근처에 들렸다가 뭐 하냐고 전화를 했더군요.
그래서 작업한다고 했더니.. 밤참 사 가지고 좀 들린다고 하더군요.
전에도 가끔 작업실에 놀러오곤 했거든요.
그래서 별 생각 없이 그래라.. 라고 했는데요.
여기서 이 여자애에 대해서 좀 부연 설명을 하자면..
그냥 친하게 동생처럼 지내던 애에서 요즘에 여자친구처럼 발전한 여자애입니다.
제가 예전에 사귀던 앤이랑 헤어진 게 2년쯤 됐는데요..
그 후로는 별로 애인을 만들 생각 없이 지내왔고요.
친하게 지내는 여자들은 있었지만..
그런데 요즘에 집에서 슬슬 압력이 들어오고 해서...;;;;
나이가 나이인지라.. (지금.. 31살입니다.)
그래서 요즘 다시 생각 중일 때 눈에 띈 것이 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 여자애입니다.
오래 전부터 통신 모임에서 알던 앤데요..
고딩 때부터 알았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그냥 동생쯤으로 지내서..
그래서.. 이 애랑 좀 저랑 나이 차이가 납니다.
23살이니까.. 8살 차이가 되나요.. (덕분에 도둑넘 소리를...;;;;)
그래서 그런지 제가 좀 본격적으로 그러기가 좀 그렇더군요.
이럴 때 강한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그저 평범한 소시민인지라... ^^;
요즘에 좀 가까워졌다고 해도 고딩 때부터 알던 애라서.. 지금 직장 다니는데도 아직 애처럼 느껴져요.
이 애도 뭐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아직 완전히 애인이라거나 그런 것까지는 아니라서.. 조금은 주저하더라구요.
더구나 워낙 잘 알고 지내던 오빠라서 그런지.. 그것 때문에 더 그런지..
물론 제가 어찌 어찌 밀어붙이면 안 될리야 없겠습니까마는..
솔직히 몇 번 시도하다가 안되니까 그러기는 싫더군요.
그냥 제 또래의 여자들이나 다른 여자들 같으면 모르겠는데..
저보다 한참 밑이고.. 또 예전부터 알고.. 그런데 무리하게 했다가 사이가 틀어지면.. 둘이 같이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 인간관계까지 해서.. 일이 복잡해진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드니까..
이 나이가 돼서 꼭 애를 어찌해 보려고 기를 써야 하나..(앞에 말했듯이 저한테는 아직 애라서...^^;) 하는 한심한 생각도 들고..
그래서 최근에는 이 애한테 뭐 요구한다던가..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일이 잘 되면 언젠가는 되겠지.. 하는..
그렇다고 완전히 굶고 사는 것도 아닌데... ^^
그래서 지금까지.. 가벼운 패팅 정도로 지내고 있는데요..
그러던 애였습니다. 이 애가..
근데 어젯밤 10시쯤인가 이 애가 밤참 사들고 놀러와서 평소처럼 노닥거리고 있는데..
화장실에 다녀오더니..
갑자기 나를 불쌍하단 듯이 쳐다보더라구요.
그래서.. 너 머야..? 왜 그래..? 했더니만..
아냐.. 그러더군요.
그런데 계속 힐끗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너 자꾸 뭐야..? 했는데..
그때 퍼득 드는 생각이 있더군요. -_-;
그래서 슬며시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서 보니..
아까 그 허연 샴푸들을 닦은 휴지들이 휴지통에 수북히... (아까도 이리 많았었나..?)
근데 멀리서 보니..(화장실의 휴지통을 가까이서 보며 즐거워 할 변태는 아니니까..)
휴지에 하얗고 끈적한 것이 엉켜있는 것이 딱 그것이더군요...;;;;
젠장.. 이것 땜에 오해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아마 이렇게 생각했겠지요.
애들도 아니고 이 나이에 작업실에서 홀로 일을 하다 참지 못하고(혹은 인터넷 다니다가) 화장실에서 했나보다.. 라고요.
완전히 처량해 보였겠죠...;;;;
그래서 이 오해를 어떡해 풀어야 하나.. 생각하다가 나갔는데..
이 애는 나를 보더니 좀 머쓱해 하고..
그러다가 자기 딴에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는 말이..
"저기.. 오빠.. 생각보다 양이 많네..." -_-;
허걱...;;;; 머야.. 이 기집애..
하긴 그 많은 샴푸를 휴지로 다 닦았으니.. 당근 양이 많을 수밖에...;;;;
그 말한 본인도 금방 당황해서.. 아.. 그게 아니고.. 어쩌고 했지만..
어쨌든 저는 완전히 졸지에 이거...
그래서 야.. 그게 아냐.. 라고 했지만.. 뭐 믿어줘야지요..
그 샴푸비닐통은 휴지들 밑에 먼저 들어가 있고..
그렇다고 화장실 휴지통을 들이밀려 자~ 냄새 맡아봐.. 냄새가 틀리지.. 할 수도 없고..
그래서 그렇게 누명을 벗지 못하고 그 애는 집으로 갔는데요.
나중에.. 제 핸폰으로 메시지가 왔길 래.. 들어보니까..
대충 정리하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 그동안 내가 너무 좀 심했다는 생각도 들고.. "
".. 오빠를 잘 아는데.. 마치 못 믿는 거 같아서.. "
이러다가..
".. 오늘 오빠 좀 불쌍한 거 같았어.. 일도 힘들텐데... "
불쌍.. 역시나.. -_-;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그대로 옮기면 제가 더 처량해져서.. 위와 같이 요점 정리만..
그런데 마지막에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 저기.. 다음에는 한번 생각해 볼게.."
엇..! 이게 무슨 소리냐..
물론 무슨 소린지는 당연히 알지만.. 그리고 기뻤지만..
(꼭 그래서 기뻤다기 보다... 얘가 완전히 날 믿어주는 것이니... 라고 궁색한 변명을...;;;;)
(근데 혹시 내가 자기 때문에 완전히 여자를 굶고 있는 것으로 오해한 것은 아닐까?)
다른 한편으로는.. 도대체 내가 얼마나 처량해 보였으면 이런 생각을 했을까..
라고 생각하니 다시 쪽팔림이... ^^;
그래도 착한 녀석이구나.. 기특하게 그런 생각을..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 그 엎질러진 샴푸들 덕분에..
저는 다음에 어쩌면 그 애와 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간단히 결론이 나면 좋겠는데요..
한가지 또 다른 생각이 드는 것은..
이대로 이게 웬 찬스냐.. 하고 그대로 갈 수도 있지만.. 그러면 저는 그 애가 믿는 대로 처량한 놈이 되는 것이겠지요.
이거 그보다도 제 명예회복이 우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차피 언제가는 할 테니...
바로 어젯밤의 일이라서 그런지..
지금도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만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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