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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하늘이 - 단편4장

[4] ... 우리 친구들









고등학교는 방학이라고 하는 것이 말로만 방학이지 방학이 아니다.

방학 보충수업, 방학 특강수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특강 때문에 토요일에도 학교에 가야 한다.

이 특강 수업과 보충 수업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쓰기로 한다.





그래서 나와 하늘이는 학교에 갔다가 학교가 끝나면 도서관에 간다.



나와 하늘이는 먼저 간 사람은 나중에 올 사람을 위해서 자리를 맡아주기로 했다.

그런데 주로 하늘이가 먼저 와서 내 자리를 맡아주었다.



하늘이의 학교가 가깝고, 나는 멀리서 오기 때문이다.

또 하늘이는 특강이 없지만, 나는 특강 수업까지 듣고 와야 한다.







그런데 학교 수업 시간에 보면, 애들은 휴가 때문에 돌아가면서

결석생들도 생기고, 애들도 멍때리거나 아니면 꾸벅꾸벅 조는 애들이 많다.



비록 에어컨은 돌리고 있지만 나도 수업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것은 더위 탓만은 아닐 것이다.



<방학인데 이런 수업을 왜 해야 하는지>



하는 불만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수업 진도는 계속 나간다.

배우는 것들은 점점 어려워져가는 내용들이다.

이렇게 배우는 내용들은 다음 시험에서 시험범위에 포함될 것이다.





우리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합해서 9 년간 다녔다.

그 동안에 이런 방학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방학 때 수업을 할꺼면 그게 왜 방학이냐고~!!?!!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첫번째 학기가 끝났다.

학기 동안에 지나갈 때에는 참으로 지겨웠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시간이 완전 빨리 간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부면 한 학기 동안에 친구들과 만나서 옛날처럼 재미있게

놀아본 기억이 나에게는 없다.





내가 먼저 살던 동네에는 내 친구들이 꽤 많았다.

그런데 이 동네에서는 친구가 아직은 혜원이 말고는 없다.



내가 다니는 학교도 멀고, 또 내가 아침에 일찍 학교에 가니까

다른 애들을 만나지 못해서 그러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내 친구들과 만나려면

아예 가나고등학교 근처에 있는 동네에서 만난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나는 바로 그 동네에 있고,

또 친구들도 대부분 그 동네에서 살고 있다.



또 그 동네에서는 어디로 가서 놀든지 다 내가 아는 곳이다.



고등학교에 오니까 중학교 때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지 않게 된다.

중학교 때의 동아리나 아니면 무슨 모임이 있다고 연락이 오면 나가서 만나는 정도 ??





고등학교 학생들은 다들 바쁜 것 같았다.

물론 나도 바쁜 편이다.









나에게는 사귀는 여자 친구도 없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 여러 명이 다같이 만날 때에는, 그 자리에 여자애들도

나오기는 한다.

우리가 다니던 중학교는 남녀 공학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거기 나온 여자애들이랑 썸타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뭐 ...... 별로 예쁜 애들도 없고 .....





그런데 여자친구와 사귀는 애들은 학교에 오면,

만나서 영화를 보러 갔다는 둥,

아니면 시내 어디를 가서 놀았다는 둥,

애들 앞에서 이런 얘기를 자랑 삼아 해댄다.



나는 걔네들이 하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부러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공부할 생각을 하면 그런 생각은 곧 잊어버린다.

내년에 문과와 이과로 나뉘었을 때 내가 쳐지지 않기 위해서이다.





지금 당장은 여자친구를 만나서 같이 놀러 다니거나,

사귀고 싶은 생각이 나한테는 아직 들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나중에 때가 되면 어떻게 되겠지.....











중학교 때 친구들 중에서 공부를 좀 한다는 애들은 모임을 한다고 연락을 해도

나오지를 않는다.

아니면 오더라도 늦게 나타나서 일찍 사라진다.



공부를 그럭저럭 하는 애들은 모임에 완전 열심이다.

어디 가서 무엇을 하는 계획도 잘 세운다.



그런데 모이면 점심 먹고 영화 아니면 당구장이다.

그런 모임에서 하루를 보내면 시간이 너무 아깝게 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이런 모임에 점점 관심이 없어져간다.











고등학교에 와서 사귄 친구들 중에서는 밖에서 만나는 친구는 아직은 없다.

다들 공부에 찌들린 모습들이다.

나도 그렇고 ....







덕형이는 학교에 오면 오전에는 수업시간에 주로 잠을 잔다.

점심을 먹고 나서 오후가 되면 애가 말짱해진다.



그런데도 덕형이는 우리 학년에서 국어, 영어, 수학에서는 최강이다.

시험도 그 세 과목은 거의 만점이다.



내가 보니까 덕형이는 밤에 과외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자기는 밤에 공부하는 야행성이라고 뻥을 친다.



완전 치사하다.









똑같이 잠을 자는 현호나 성훈이는 아마도 공부를 거의 포기하는 것 같다.

그러나 자기 말로는 자기는 피곤하니까 잠을 자는 것이지만

언젠가 공부를 하기는 할꺼란다.



지난 학기 동안에 성훈이가 공부하는 것을 몇 번 보기는 봤다.

그가 공부할 때에는 수학책을 펴놓고 항상 앞부분 몇 페이지만을 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이고 그는 다시 곧 자버린다.



그래도 성훈이는 언젠가 자기는 공부할 꺼 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언젠가>는 지난 학기에는 그닥 없었다.







나는 생각해 보았다.

쟤들은 밤에 무엇을 하느라고 낮에 저렇게 피곤할까?

설마 인간이 밤과 낮에 모두 저렇게 잘 수는 없을 것이고 ....



뭐 ... 얘기하는 것 들어보면 컴퓨터 게임이나 폰게임 ??

다른 뭔가가 또 있을텐데 말을 하지 않는 것인가?





나도 한번은 현호랑 성훈이랑 같이 PC 방에 앉아서 게임을 하려고 시도를 해보았다.

그런데 나는 할 줄 아는 게임이 단 한가지도 없었다.

현호랑 덕형이는 <불가능한 인간> 이라면서 들어가서 공부나 하라고 나를 내쫓았다.







어떤 애들은 수학을 안하고도 갈 수 있는 대학을 찾기도 한다.

수학이 너무 어렵다면서, 수학대신에 영어를 하겠다고 한다.



또 어떤 애들은 자기는 공부랑은 아니라면서 일찌감치 <실용음악>을 하겠다고

음악학원에 다니는 애들도 생겼다.









나는 이런 저런 친구들을 생각해보면 갑자기 서글퍼진다.





쟤네들 모두 학기 초에만 해도 열공해서 좋은 대학에 갈 것이라고

말하던 애들이었다

그런데 한 학기가 가고 난 지금은, 저렇게 <포기>라는 단어를

서슴없이 뱉는 것이다.







나는 포기하려는 애들보고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걔네 들도 <포기>라는 것을 하고 싶어서 하겠는가?



여러 차례 시도 해보다가, 해도 되지도 않고, 또 앞으로도 안 되는 이 상황이

바뀔 전망이 없으니까 결국은 <포기>라는 것을 택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아예 공부 자체를 포기한 애들이 <공포자>, 수학만 포기한 애들을

<수포자> 라고 부른다.



이 모두가 슬픈 이름들이다.









그래도 지금 <포기> 하기로 결정을 내린 애들은 결단력이 있는 애들이다.



아직도 <포기하지도 않고>, 또 <공부를 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잠만 자는 애들이 우리 반에만 해도 꽤 많다.





포기하기로 했어도 집에는 말도 못꺼내고 쉬쉬하는 애들이 대부분이다.

가정이 엄한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자식에 대해 기대가 큰 부모님께 실망을 안겨드릴 수가 없어서인지 ....





포기하는 애들 중에는 아무 생각 없는 것처럼 보이는 애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 중에는 과거에 자신이 방황했던 그 날들을 후회하는 애들도 있다.







현호 : 그러니까 내가 한참 방황했던 중2 때 .....



나 : 중2병? ㅋㅋㅋㅋ



현호 : 왜 우리 엄마는 끝까지 나를 공부해야 한다면서 붙잡아주지 않았을까?



나 : 널더러 알아서 하라는 것 아니었냐?



성훈 : 방황하는 애들이 알긴 뭘 아냐? ....

아무 생각 없이 반항하면서 철없이 방황하는거지.



나 : 그 때 너를 잡아주려면 매일같이 너랑 전쟁을 했어야 했는데 ....

그건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불가능 했을껄~





현호 : 나중에 내 아들놈이 나처럼 그러면

나는 금마를 두들겨 패서라도 공부는 일단 시켜야겠다.



성훈 : 말은 참 그럴듯 하네 ....

방황은 하더라도 공부를 손에서 놓지 말으라고?



나 : 물과 불이 어떻게 같이 있지?



현호 : 내가 어느정도 정신을 차렸을 때는 내게 이미

<시간이 너무 늦었다>는 것이 문제야.

지금은 내가 할 수 잇는 것이 아무것도 없쟈나?

미치겠다~!! ....... 이대로 3 년을 기다려야만 아다니~!!!











그러고 보니까 내가 한 학기 동안 가장 자주 만난 애는 하늘이 뿐이다.





비록 우리가 서로 사귀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를 했다.

하늘이는 나에게 크고 작은 일에 대해서 고민이나 불만을 얘기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하늘이도 자기가 공부하는 것을 어떻게 바꿀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하늘이에게는 수학이나 국어가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

또 그 두 과목을 하늘이가 매우 어려워한다.

그래도 계속할 지, 아니면 과감하게 그 두 과목을 버리고 갈 지.....





제발 하늘이 만큼은 포기라는 것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늘이가 공부를 포기하면 하늘이는 아마도 더 이상 도서관에 오지는 않을 것이다.





전에는 나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내 체질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새는 하늘이랑 같이 공부하는 것으로 내 체질이 바뀌었나 보다.











방학 때 하늘이랑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였다.





내 친구 강승호는 드디어 학원에 다닌다.

승호는 끝까지 안하겠다고 버텼었다.

그러나 승호 엄마가 승호를 데려다가 학원에 등록을 시켜버렸다.

승호가 불쌍하다.



승호가 학원 끝나면 도서관으로 4시쯤에 오기로 약속을 했다.

승호가 휴게실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나는 휴게실로 나갔다.



그런데 화장실에 갔던 하늘이가 휴게실에 내가있는 것을 보고는

하늘이도 휴게실로 들어왔다.



나는 승호랑 하늘이를 소개시켜주었다.







나 : 종로고 1학년 강승호, 또 이 쪽은 하나여고 1학년 이하늘,

인사하세요~





승호 : 강승호야



하늘 : 하늘이야.









승호 말에 의하면 여름방학이 끝나서 개학을 하면 9월 초에

또 <모의고사> 가 있다고 한다.



승호는 지난 5 년 동안의 9월 모의고사 문제들을 걔네 학원에서 받아왔다.

그 문제들을 나와 같이 풀어서 비교하자는 것이다.





옆에 있는 복사기에서 우리는 수학문제지만 3장을 복사했다.

나, 하늘이 그리고 승호.



우리 셋은 그 자리에서 수학만 다섯 문제씩을 풀어서 비교했다.

맞고 틀리는 것은 승호나 나나 비슷했다.

그런데 하늘이는 문제에 손대기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나와 승호가 하는 것을 보고 있던 하늘이는 짜증스러운 얼굴을 하고는

자리로 들어가버렸다.







승호 : 쟤, 왜 저래 ??



나 : 글쎄 ??



승호 : 너랑 썸타냐?



나 : 아직은 아니다.



승호 : 간보냐?



나 : 신경 꺼~!! ..... 옆집 사는 애야.



승호 : 진짜지?



나 : 응



승호 : 그럼 내가 대쉬 해볼까?



나 : 제발 ….. 성공을 빈다~!!!

불러서 같이 저녁 먹으러 갈까?



승호 : 눈물 안나게 고맙다~!! ... 오늘은 네가 쏴라~!!



나 : 야~!!!! ..... 소개 받는 네가 쏴야지~!!!



승호 : 잘만 되면야 쏘는 게 문제냐? ㅋㅋㅋㅋ







이렇게 해서 우리 셋은 저녁 먹으러 갔다.

그 자리에서 승호는 하늘이에게 어필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개콘에 나오는 것이라면서 흉내를 내고....

하늘이는 깔깔대고 웃었다.





그런데 승호는 워낙 애가 훤칠하게 잘생겨서 그런지 하늘이도 승호에 대해서

호감을 갖는 것 같았다.







승호 : 네 전화번호 줄래 ?







얘네 둘이서 서슴없이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승호는 나를 보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늘이는 나를 보고서 멋적어 하는 미소를 지었다.







하늘 : 이 도서관이 공부하기에는 참 좋은데 ....



승호 : 그래? .... 그럼 나도 이리로 올까?



나 : 매일 버스 타고 30분씩 ??? ..ㅋㅋㅋ



승호 : 지금 그게 문제야? ... .하하하



하늘 : 그럼 ..... 뭐가 또 문제야?



승호 : 하늘이 네가 내 맘에 들려고 해서. ㅋㅋㅋㅋ



하늘 : 하아~ ..

어쩌다가 내가 이 미모를 갖고 태어나는 바람에 .... 호호~



나 & 승호 : 하하하~







그리고 나서 승호는 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나와 하늘이는 공부했다.

그날 밤에 집에 가면서 하늘이가 내게 물었다.







하늘 : 승호가 나랑 어떻게 해보겠다는 거지?



나 : 글쎄다 .....



하늘 : 애는 괜찮은 것 같은데 ....



나 : 천천히 해라. ... 급하면 체한다~!! ... 하하~



하늘 : 질투하냐?



나 : 야~!!!.... 나는 진심으로 너희 둘이 잘되기를 바란다~!!



하늘 : 이~~ ....... 어이없는 외계인~









그 후로 승호는 매일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두번 씩은 와서 공부하고

또 하늘이도 만나고 갔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승호는 하늘이를 만나러 오는 것 같았다.

왜냐하면 승호는 공부를 조금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늘이는 승호에게 공부하는 것을 몇 가지 물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승호는 하늘이에게

<고등학생이 어떻게 그런 것도 모르느냐>는 식으로 말을 한 것 같았다.





그 때문에 하늘이가 마음에 상처를 조금 받은 것 같았다.





승호가 와도 하늘이는 승호에게 인사만 할 뿐, 더 이상은 승호를

거들떠 보지도 않는 것 같았다.

아마도 그때문인지 승호는 몇 번 오다가 더 이상은 오지 않았다.











[내톡] : 왜? .... 잘 안돼가냐?



[승호톡] : 내가 넘볼 상대는 아닌 것 같아 .....



[내톡] : 왜 그러는데?



[승호톡] : 하늘이는 너한테 완전 꽃혔더만~!??



[네톡] : 아니라니까~!!!



[승호톡] : 이 외계인아~!! .... 여기는 지구야~!!!











어느 날에는 수업이 끝나고 학교 앞에서 내가 친구들과 군것질을 했다.

그러느라고 나는 도서관에는 늦게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하늘이에게서 카톡이 왔다.







[하늘톡] : 늦어??



[내톡] : 무슨 일 있어?

한 시간 쯤 후에 도착 할께.



[하늘톡] : 아니야~ 천천히 와.







이 장면을 지켜보던 친구들은 난리법석을 부리기 시작했다.



나에게 여친이 있는데도 내가 숨겨놓고는 없다고 하고서

내숭을 떨었다는 것이다.



하늘이랑 나랑은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어느 누구도 내 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 내숭죄로 그날 떡볶값이랑 오뎅값을 모두 나 혼자서 뒤집어써야만 했다.







내가 도서관에 도착하여 자리에 앉자마자 하늘이는 나를 휴게실로

데리고 나갔다.

그런데 하늘이 말고 또 다른 여자애가 한 명이 있었다.



하늘이가 그 여자애를 나에게 소개했다.









하늘이 : 인사해~ ... 얘는 내 단짝친구 하나여고 장연희 ~!!

그리고 이쪽은 가나고 윤정호.



나 : 윤정호야.



연희 : 장연희야.



나 : 그런데 무슨 일이지?



하늘 : 연희도 여기서 우리랑 같이 공부하려고.



나 : 어휴~ 스트레스 엄청 받을 텐데~







그 날에도 우리는 평소처럼 공부했다.



하늘이가 나를 휴게실로 데리고 나가서 나한테 몇 가지를 물어보고

늘 그랬듯이 나는 대답해주었다.

그 때마다 연희도 같이 따라 나와서 내 설명을 같이 들었다.



연희는 약간 마른 편이라면 하늘이는 통통하다고 해야 하나?

얼굴은 하늘이보다 연희가 휠씬 예뻤다.







공부가 끝나고 연희는 우리와 헤어져서 혼자서 집으로 갔다.

연희의 집은 우리랑 반대 방향이었다.



나는 하늘이랑 같이 걸어서 왔다.









오는 길에 하늘이가 말했다.









하늘 : 너 사귀는 여자 있어?



나 : 너 말고는 없어. ㅋㅋㅋ



하늘 : 야~!! .... 정신 챙겨~!!

내가 왜 너랑 사귀는데?....호호~

연희 맘에 들어?



나 : 착한 것 같은 데?

그런데 처음 만나서 인사만 하고

계속 공부만 했는데 어떻게 아냐?



하늘 : 그래도 첫눈에 반한다든가...뭐 이런 것 없어??



나 : 아직은 .... 그닥 ??



하늘 : 연희가 너를 소개시켜 달래서

내가 오늘 데리고 왔거든~





나 : 딱하다 ...... 근데 어쩌지?...

나는 별 관심이 안 생기는데??



하늘이 : 내가 너를 불쌍히 여기는 거 아니겠어?

그러지 말고 연희랑 같이 잘 해봐.



나 : 분명히 말한다.

나는 연희한테 관심 없다~!!



하늘 : 없으니까 있게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나 : 그럴 일이 생기지 않을 것 같은데??



하늘 : 왜?? ... 정말로 나 때문이니?



나: 하하하~ 농담을 그렇게 심각하게 받냐?

그럼 내가 엄청 미안해지는데??



하늘이 : 뭐야~!!... 나름 심각했었는데 !?



나 : 미안해~!









우리는 헤어져서 각자의 집으로 갔다.



그리고 나서 몇 일이 지난 후에 연희가 공부하겠다면서 또 도서관에 왔다.

나는 하늘이에게 들은 말이 있어서 연희를 보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우리는 서로에게 아무런 티를 내지 않고 조용히 공부했다.



하늘이가 나에게 물어볼 것을 챙겨서 휴게실로 갈 때면

연희도 쪼르륵 따라와서 하늘이의 옆자리에 앉았다.

내가 하늘이에게 열심히 설명하면 연희도 같이 들었다.



연희는 성격이 조용하고 침착한 것 같았다.

그런데 하늘이는 약간 덤벙댄다.





예쁜 얼굴을 하고 하늘이 옆에 다소곳이 앉아서

조용히 내 말을 듣고 있는 연희의 모습에

내 눈길은 순간순간 너무도 끌렸었다.





그러다가 나와 연희가 서로 눈길을 마주치기라도 하면

연희는 얼른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때 연희의 얼굴과 목은 약간은 불그스름해 있었다.







그날 공부를 끝내고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갈 때

연희가 잘가라는 인사를 하면서 하늘이에게 한마디를 했다.







연희 : 너는 .... 공부하는 진도만 뺄꺼니 ??







연희는 우리와 헤어져서 자기 집으로 가고 하늘이와 같이 걸어오는데

하늘이가 나에게 말했다.







하늘 : 소개시켜서 인사까지 했쟈나?

여기서 내가 뭘 어떻게 더해줘야 하는 거야?

정호 네가 조금만 더 적극적이면 안돼??



나 : 나는 관심 꺼달라니까~!!!



하늘 : 웃겨~!!

그러는 애가 아까 휴게실에서 얼굴 빨개지면서 쳐다봤냐??



나 : 내가 언제??



하늘 : 시끄러워~!! .... 다 봤거든~ !!?

누가 모를 줄 알아??

내일은 내가 저녁에 피곤하다면서 공부 고만하자고 말하면

그 다음은 네 차례다.



나 : 날보고 어쩌라고?



하늘 : 데리고 나가라고~

영화 보러를 가든지, 시내 나가서 아이쇼핑을 하든지....



나 : 나랑 연희랑 둘이서만?



하늘 : 당연한 것 아냐?

거기까지는 내가 낄 자리가 아니쟈나....

내가 이런 말까지 해줘야 하는 거야?











그런데 하늘이가 말한 것처럼 정말로 그 다음 날에도 연희가 왔다.

저녁 먹을 때쯤 해서 나는 하늘이와 연희를 데리고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하늘 : 내 밥값 누가 내? ..... 연희가 내야겠지?



연희 : 아직 성과도 없는데 웬 밥값을 내래??



하늘 : 아오~~~~ 이젠 깍정이질까지 하셔??

할 수 없네~!......그럼 정호가??



나 : 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은데 오늘은 나한테 돈이 없다.

학교 수업 부교재 산다고 전 재산 털었거든.





하늘 : 뭐??? ...... 하필 오늘???

도대체 이따가는 어쩔꺼야???



나 : 쌤이 오늘 숙제를 내주는 바람에....



하늘 : 너 .... 웃겨~!!! .... 오늘 토요일이거든??



나 : 월요일까지 수학 200 문제 풀으랜다.

너 같으면 다른데 팔 정신이 생기겠냐??



연희 & 하늘 : 와~~! .... 존나 무식한 숙제네....





하늘 : 우리 정호 존나 불쌍타~!!!

그럼 오늘은 이 누나가 네 밥값도 내 줄께~!



나 : 고맙기는 고마운데

<존나> 소리 좀 빼고 무식하고 불쌍하면 안될까??



하늘 : 그건 쫌 곤란.

지금 나에게도 카타르시스가 필요한 상태라서....











그날 연희는 우리와 헤어져서 그냥 집으로 갔다.

연희는 그 뒤로는 도서관에 오지 않았다.

그 날 집에 가는 길에 하늘이가 나에게 말했다.







하늘 : 그런데 ..... 우리 반성 쫌 해야겠다.

연희가 보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둘이 사귀는 사이란다.

그것도 아주 왕창 찌인하게.



나 : 나도 하늘이랑 찌인하게 사귀어보고 싶다.

그런데 이 숙제에, 공부에, 친구에.....



하늘 : 천천히 해~!!

이 누나가 어디로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호호~



나 : 나는 내일 죽을지도 몰라서 항상 오늘이 바빠.ㅋㅋ

그런데 연희한테 내 얘기를 뭐라고 했어?



하늘 : 연희가 학교에서 나한테 수학 문제를 묻는 거야.

그래서 몇 가지를 가르쳐 줬거든.

그랬더니 얘가 나한테 어찌 된 일이냐고 꼬치꼬치 캐쟈나.

학원 다니냐? 아니면 과외 하냐?

그래서 도서관에서 너랑 같이 공부한다고 했어.



나 : 그게 다야?



하늘 : 그 뒤로 과학도 수학도 자꾸 묻는 거야.

난 또 가르쳐주고.

그럴 때마다 이 계집애가 너에 대해서 자꾸 묻쟈나.

그래서 내가 아는 대로 말해줬거든.

그러는데 몇 일 전에 날더러 너를 소개시켜달래요.





나 : 그래서 도서관에 데리고 왔냐?



하늘 : 응~ ... 그게 다야.



나 : 그런데 왜 너랑 나랑 사귄다고 해?



하늘 : 글쎄~ ... 그건 연희한테 물어보시지?

현희 전번 줄까? .... 네가 연락하면 애가 뿅~ 갈건데 .... 호호호~



나 : 됐네요~.









하늘이가 웃는 바람에 또 그 예쁜 두 번째 얼굴이 나를 들뜨게 했다.

조용히 걷던 하늘이가 내게 물었다.









하늘 : 너 정말 나랑 사귀고 싶어?



나 : 응.... 근데 오늘은 말고 ㅋㅋ



하늘 : 헐 ~~~~ 또 농담이었어???



나 : 미안해~

네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 들일 줄 몰랐어.

그렇다면 ... .뭐 ..... 한번 생각해 볼께~!



하늘 : 너 참 어이없다.











하늘이는 늘 하던 <내 꿈 꿔> 라는 인사도 하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자기 집으로 가버렸다.





집으로 올라가면서 나는 생각했다.

하늘이는 내가 하는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건가?



그날 밤에 하늘이랑 카톡을 했다.







[하늘톡] : 나는 공부 쪽으로는 아닌 것 같은데



[내톡] : 공부는 원래 누구나 하는 것 아냐?

공부 쪽인 애가 따로 있냐??



[하늘톡] : 나는 해도 안되니까 .....



[내톡] : 이제 겨우 한학기인데??



[하늘톡] : 엄마는 내가 공부를 잘 할꺼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데 ....

다음 학기에 잘 된다는 희망이 안생겨~

하면 할수록 .......



[내톡] : 네가 잘 할꺼라고 나도 믿고 있는 거 몰라?



[하늘톡] : 네가??



[내톡] : 그러니까 네가 물어보면 가르쳐주는 것 아니겠어?



[하늘톡] : 하긴 ....



[내톡] : 기왕 하는 것 맘 돈독하게 먹고 뎀벼보셔~





[하늘톡] : 너는 너 혼자서 공부를 해왔지만

나는 과외쌤들이 해주는 것만 했거든.

이제는 너랑 하면서 내가 그걸 다 하려니까 내가 확~!! 돌겠다.





[내톡] : 그 대신에 직접 하면 기억에 오래 가지?



[하늘톡] : 그거는 맞아. .....

야~!! .... 근데 .... 연희 어떻게 해?



[내톡] : 난 모름~!!



[하늘톡] : 야아아~!!!!!

네가 그렇게 나오면 내 입장이 뭐가 돼?



[내톡] : 그거는 너랑 연희랑 문제 아냐?



[하늘톡] : 지금 네가 연희를 씹으니까 문제가 됐쟈나~!!!



[내톡] : 네가 소개한다고 어설프게 구니까 그렇죠~



[하늘톡] : 그럼 확실하게 소개하면 가능성 있냐?



[내톡] : 글쎄 ... 장담 못함~



[하늘톡] : 헐~ ....









나는 이런 식으로 하는 카톡은 별로지만 상대가 하늘이니까 한다.







그런데 하늘이 말이 밎다.

학원이나 과외 샘들이 해다 주는 것을 하던 애들은

그것을 외우는 것은 참 잘 한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을 잘 못한다.





나는 나 혼자서 하니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짜증도 난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그러나 그냥 외워대는 것 보다는 내 기억에는 훨씬 오래간다.





하늘이도 여기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 텐데 .....

그 때까지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또 나한테 짜증도 많이 부릴 텐데 ....





그렇지만 내 생각으로는 하늘이가 이 단계를 넘어서야 할 것만 같았다.

나는 하늘이가 잘 내기를 바란다.

그 때까지 하늘이에게 내가 도울수 있는 일이 있으면 나는 도와주고싶다.













<기러기아빠> 드림





*****************************************************





앞부분에 현호, 성훈이 그리고 주인공 정호가 <방황>과

<엄마의 역할> 에 대한 대화가 잠깐 나옵니다.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이 글 쓰는데 필요해서요





저의 질문 :

만일 나의 아들이나 딸이 청소년기에 방황하면 ... 부모입장에서 나는 어떻게 하죠? / 하셨어요?



(1) 안타깝지만 끝나기를 조용히 기다린다.

(2) 끝까지 옆에서 충고하고 제 길로 돌아오도록 한다.

(3) 걍 냅둔다 - 자기 인생 자기가 알아서 하는 법~

(4) 두들겨 패서라도 이상한 짓 못하게 하고 공부시킨다.



여기에 없으면 직접 써주세요~





하늘이 : 제발 이제 댓글로 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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