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그런날이 - 4부
내게도 그런날이
* * *
화요일날 당구장 알바를 하고 있는데 삐삐가 울렸다.
확인해보니 호진이가 보낸 문자였다.
- 앗 이넘...왜 하필 화요일이냐...
곧바로 당구장 카운터의 전화기를 들어 음성사서함을 연결했다.
숫자를 누르고 삐 소리를 듣기 전까지 시간이 엄청 길게 느껴진다.
- 우씨...왜 화요일이야...왜 화요일이나구.....
이제 막 알바를 시작해서 9시 10분인데,
거기다가 지난주도 목요일을 빠졌는데, 지금 또 빠질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당구장 사장님이 사람이 좋아도 그렇지...
지난주에 목요일에 빠졌는데도, 금요일날 미리 말했으니 그건 결근이 아니라며 맥주한캔과 만원짜리 한장을 또 챙겨주셨던 사장님이다.
드디어 사서함의 목소리가 들렸다.
호진이의 목소리는 술취한 목소리가 아닌 의외로 말짱했다.
- 준하야 나 호진이다. 너 내일은 알바 안하니까 시간 괜찮치? 7시에 학교앞 바담소주방에서 성진 선배 보기로 했다.
울학교 말고 다른 선배 두명 올꺼다. 시간 맞춰서 와라~
얼.....오늘이 아니라 내일이란다. 호진이 이녀석 내 알바시간을 맞춰주려고 성진선배한테 약속을 수요일로 잡은건가?
진짜든 아니든 호진이가 무지하게 고마워 지려고 하고 있다...하하하...의리있는넘...
그날 슬슬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와 오는 지라, 당구장에도 손님이 거의 없었다.
주인아저씨는 심심하다며 내기 당구를 치자고 했다.
음....준하는 흔쾌히 수락했다. 당구장 주인 아저씨...당구는 못친다... 80이거든...
하지만 내일 무슨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정신이 딴데 팔렸던 준하는 결국 80다마인 당구장 주인에게 3판을 내리 졌다...
당구장 주인아저씨는 껄껄 웃으며, 이넘이 아마도 지난주에 예쁜 다른과 과대 한명 꼬시는데 성공해서 그런거 같다며
오늘은 일찍 가게 문 닫고 맥주나 한잔 사준다며 가게 문 닫으란다.
가게 문 닫고 당구장 주인 아저씨가 학교앞 슈퍼에서 맥주 두캔과 새우깡 한봉지를 사들고 나와서 준하에게 내밀었다.
크--- 한잔 사준다더니, 진짜 딱 한잔만 사주네...
그래도 당구장 주인 아저씨가 고마웠다. 내일 술 또 마셔야 하는데 적게 마시는게 더 좋겠지.
당구장 주인 아저씨는 오히려 학생때 술 마실일이 많다며,
여자랑 술 마실때나 왕창 마시고, 나머지때는 조금씩만 마시는 거란다...하하하...
역시 당구장 주인아저씨는 인생을 아는 대 선배 답다~
맥주 한캔을 훌렁 비우고는 학교 앞에 서있던 택시께로 걸어가던 주인아저씨는
예쁜 다른과 과대 확실하게 꼬시려면 술이나 한잔 하라면서,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나온 4만원중 3만원을 준하에게 쥐어주고는 택시를 탔다.
* * *
준하는 정확시 6시 50분에 바담소주방 문을 밀고 들어섰다.
가장 아껴서 몇번 입지 않았던 실크가 살짝 들어간 하얀색 깨끗한 셔츠를 입고, 늘 입던 청바지 대신 잘 다려진 면바지를 골라 입었다.
머리도 왁스를 조금 발라서 신경을 썼다.
웬지 모르지만 성진 선배를 만나러 가는데 신경을 써야만 할거 같았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시간이 조금 일러서 인지 손님이 없었지만,
제일 안쪽 넓은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있는게 보였다.
그쪽으로 다가서자 성진 선배와 호진의 모습이 보였다.
안쪽라인 제일 구석쪽에 윤희 선배가 앉아 있었고, 그 오른쪽에 성진 선배가 윤희 선배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담배를 피고 있었다.
그 옆에는 처음보는 여자 한명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또 처음보는 남자 한명이 앉아 있었다.
바깥라인 제일 구석쪽에 처음보는 여자 한명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 호진이 앉아 있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이미 일행은 술을 꽤 마신듯 테이블에는 안주며 술병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성진선배가 들어선 준하를 보고는 아는체를 했다
- 여어...어서와라...준하지?
- 네 성진선배님, 안녕하세요? 장준합니다.
- 야야. 선배님은 무슨...그냥 형이라고 불러~
- 넵~ 성진이형~ 자주 못뵈었는데 죄송해요~
- 아냐아냐, 호진이 이놈이 너랑 친하다던데, 호진이랑 친한넘이면 나랑도 친한 동생이지 ... 얼른 앉아라
- 어 준하 왔냐..
- 어 그래 호진아~
- 이 친구가 호진이 친구라는 준하야? 반갑다 난 김환수라고 한다. 성진이 친구니까 그냥 환수 형이라고 불러라.
- 네 안녕하세요
- 참 그러고보니 윤희는 알겠고... 환수 옆자리는 미희라고 하고 호진이 옆자리는 민지라고 해... 인사들 해라
- 안녕 나 김미희...편하게 누나라고 불러
- 나 김민지라고 해~ 나도 누나라고 불러~ 호호
준하는 이쪽저쪽 인사들을 하면서 둘러보았다.
김환수라고 하는 형은 어딘지 모르게 약간 음침한 분위기가 나는 인상이었다. 약간 마른 몸이며 크지 않은키, 그리고 가늘게 찢어진 눈매.
그리고 무뚜뚝하고 감정 없어 보이는 표정.
조금 쥐를 닮았다고 생각드는 인상이었다.
윤희 선배의 귀여운 얼굴은 여전했다. 하지만 살짝 달라보이는게 오늘은 화장이 무지 진하다.
귀여운 모습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어딘가 요염하게 보이는 짙고 깊은 아이라인과 짙은색의 립스틱이 새하얀 얼굴과 보기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약간 헐렁한 회색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워낙 몸매가 선이 굵고 글래머러스 한 지라, 그리 헐렁해 보이지도 않았다.
결정적인 이유는, 단추를 두개나 풀러서 가슴골이 드러날 지경의 블라우스가, 커다란 가슴때문에 그부분은 팽팽하게 당겨져 있기 때문이었다.
미희라고 소개한 누나는 짧은 숏컷의 새카맣고 윤기나는 머리가 도회적이고 세련되고 시크한 매력을 풍기는 섹시한 분위기의 여자였다.
화장이 무척이나 진했는데, 검은색 정장 재킷과 함께 아우르는 분위기가, 정말 요염한 한마리 고양이를 보는듯한 모습이었다.
몸매는 전체적으로 날씬하고 살집이 없는듯 보였다.
호진이 옆에 앉은 민지라는 누나는 셋중에서 가장 얌전해 보였다.
차분하게 어깨 살짝 넘게 기른 찰랑거리는 생머리에, 투명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다.
다만 민지 누나의 인상은 볼살이 약간 통통한데다 육감적인 입술을 가지고 있어서 의외로 섹시한 구석이 언뜻언뜻 풍기는 외모였다.
몸매도 약간 통통한듯하고 키가 그리 커보이지 않은듯 하게, 평범한 흰색 블라우스에 밝은 연두색 카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 호진이가 준하 얘기 많이 하던데~ 실물로 보니 괜찮네? 키 되게 큰가봐? 몇이야?
- 아 네 미희누나. 저 185예요~ 쓸데없이 좀 크죠? 하하하
- 호호호...크네~ 쓸데 없이 큰게 어딨어~ 남자는 작은거 보다는 큰게 좋은거야~
옆에 있던 환수라고 소개한 형의 인상이 살짝 찌부려지는듯 하더니, 이내 무뚝뚝한 예의 표정으로 다시 돌아온다.
흠...저 형 생각보다 키가 더 작은건가?
- 어머어머. 그럼 나보다 25센치나 큰거야? 호진이가 178이래서 되게 큰가 했더니...준하 앞에선 난장이겠네~ 호호
- 아이참, 민지누나.... 그렇다고 내가 난장이만 하겠어요? 아시잖아요~ 전 키보다는 다른게 더 크잖아요! 하하
- 호호...알어 알어 그래서 내가 호진이 좋아하잖아~
그러더니 민지누나는 순간 슬쩍 호진이이 바지 앞섭을 한번 꽉 움켜쥔다.
어라라...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 그나저나 준하야, 형이 언제 술한번 진작 샀어야 하는데 미안하다~ 오늘 이왕 왔으니까 맘것 마셔라~
- 아유, 형 무슨 소리를요~ 후배인 제가 찾아뵈고 그래야하는데, 알바다 과대다 생각보다 바빠서 정신없었네요~ 형이 좀 이해해 주시는거죠?
- 야, 이넘 꽤 괜찮은 소리만 하네~ 하하 맘에 든다~ 참, 넌 늦게 왔으니 삼배주 먼저 들고 시작해라 그래야 우리랑 속도가 맞지, 자 한잔 받아라~
성진이형이 글라스 잔을 내밀며 소주를 채운다...
헉... 삼배주가 소주잔이 아니고 글라스 잔?
일단 한잔 받아들고 들이킨다.
넘어가긴 넘어간다...첫잔이니까...윽.....
- 호호, 잘마신다. 한잔은 내가 따라줄께~
곧바로 미희누나는 술병을 집어들더니 이내 준하의 글라스에 채워넣는다...
윽...트림이 올라오고 나자 술냄새가 훅 하고 올라온다.
그래도 꾸역꾸역 둘째잔을 들이켰다.
- 어머어머. 술도 잘 마시나봐~ 그럼 한잔은 내가~
또 곧바로 민지누나가 술병을 집어들고 이내 잔에 술을 채워넣는다.
흐윽....갑자기 술냄새가 확 올라온다...아우 쏠려...
하지만 억지로 억지로 또한잔을 집어 삼킨다~
- 이야~ 준하 멋진데~~ 호진이 친구라더니 진짜 맘에 들었어~~ 호진이 너 새꺄, 진작에좀 데리고 나오지 그랬냐?
- 호호 진짜진짜~ 환수야 너도 좀 보고 배워라~ 넌 지금 반병 먹고 헤롱거리는거잖아?
흑...순식간에 눈앞이 핑핑 돌면서 취기가 확 올라와 버린다.
환수형은 다시 한번 살짝 인상을 찡그리는듯 싶더니, 이번엔 약간 비열해 보이는 듯한 희미한 웃음을 살짝 보인다.
글라스 세잔을 연거푸 들이키자 준하는 정신이 알딸딸 해 지고는,
앞뒤 가릴것 없이 일행과 동화되어 얘기에 동참되기 시작했다.
얘기하다 보니 이사람들 보통 사람들이 아니었다.
환수형은 태현물산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다른 그룹 사장 아들이었고, 성진이형이랑 동갑으로 어렸을때부터 친구라고 했다.
미희 민지 누나는 둘이 자매란다. 헉...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미희 누나 역시 태현물산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다른 그룹 사장 딸이었고, 성진이형이랑 동갑으로,
최근 몇년새에 태현 물산이 그쪽 그룹과 손을 잡고 사업전개를 하면서 알게되었다고 했다.
민지 누나는 미희누나 한살 아래라고 했다.
두사람 얘기하기 전까지는 전혀 자매란걸 알 수 있는 길이 없을만치 안닮았는데...
이사람들 애기하는 레벨이 아주 장난 아니다...구사하는 언어도 장난 아니다...
레벨은 무슨 회사 얘기며 기업 얘기며, 어쩐대더라 저쩐대더라 하면서도,
돌아가는 음담패설은 나이트에서 주서먹은 골뱅이 걸레보다도 더한다.
* * *
- 야 준하야. 그나재나 호진이 야기 들어보니까, 너 자식도 학교 오기전에 좀 노랐따며?
- 아하하...놀긴요 멀...호진이 임마에 비하면 전 새발에 필껄요...하하
- 아따 이자식봐라...나한테 썰 풀때는 언제고 발뺌이야?
- 하하하... 준하 너 클났다... 난 잘 노는 넘들 좋아하는데. 이거 안되겠네 이따 준하 데라고 함 널러가야긋네~ 하하하~
- 어머, 성진씨 뭘 또 놀러간데?? 뭐하고 놀껀데?
- 아 윤희야 그런게 있어~ 내가 후배들 데리고 잘노는지 못노는지 보는거 있어...하하하
- 호호호, 윤희야, 성진이 뭐하고 노는지 뻔하지 뭐. 꽂는거 아니겠어? 아호호호~
- 어머머 언니, 뭐 꽂는데? 재밌겠다...호호 나도 좀 꽂아보면 안될까?
- 아서라 얘. 너 그러다 윤희언니한데 맞아 죽는다~
- 어머머 언니, 누가 성진오빠꺼 꽂는데? 딴사람꺼 꽂아야지~ 지난번엔 호진이꺼 꽂아봤으니, 준하꺼 함 꽂아볼까?
- 푸흡... 컥컥...
- 어머 얘 준하 술먹다 체하겠다. 민지 너 자꾸 뭘 꽂는다고 난리야 난리가?
- 어머어머 언니는 왜 그래? 언니는 환수오빠꺼 꽂아~ 신경쓰지 말고~
아, 술이 올라 어질어질하고 대충 받아주며 얘기는 하고 있지만,
당췌 준하는 이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호진이는 이미 이런 얘기에 꽤 익숙해진듯 넉살좋게 대화에 참여하고 있었다.
정신없는 와중에 앞에 환수형을 보니 한쪽으로 모로 기대 잠든듯 했다.
미희누나는 아예 몸을 성진이형 쪽으로 돌려서 얘기하고 있어서, 6명이서 마주하고 대화를 하고 있었다.
시선을 돌려 옆을 바라보자 벌개진 얼굴의 호진이 보였다.
호진은 테이블 앞으로 바짝 당겨서 앉아있기는 했지만 바로 옆자리 준하에게는 상황이 잘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바짝 앞으로 당긴 테이블 아래엔 호진의 자지가 지퍼 사이로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호진의 자지 밑 기둥을 하얗고 통통한 민지누나의 손이 부여잡고 연신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아 젠장...이건 뭔 상황이야... 한꺼번에 글라스 세잔을 마시고나서 이미 소주 몇병을 더 나눠마셔서
준하는 이미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아 그런데도 우습게 옆자리의 호진을 보자 자지가 금새 부풀어 오른다.
젠장, 술먹으면 잘 서지도 않는다더니, 젊은 나이엔 그런것도 아닌가 보다...
어쨌든 저 상황은 내가 신경쓸 상황은 아니겠지...하고 흐리멍텅한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봤다.
앞에서 성진히 형이 양쪽에 윤희누나와 미희누나를 사이에 두고 뭐라뭐라 열심히 떠들고 있다.
음...자기회사 사정이 뭐 어떻고 저떻고 해서, 내년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순간 고개를 돌린 미희누나와 눈이 마주쳤다.
약간 어색하게 씨익 웃음을 띈 준하를 향해 미희누나도 씨익 웃음을 보낸다.
아 분위기 참 야릇하네.
곧이어 테이블 아래에 들어가 있던 미희누나의 왼손이 스르륵 위로 올라온다.
어둑한 주점의 백열등 아래로 미희누나의 손에서 뭔가 반짝하게 빛난다.
미희누나는 윤희누나를 보며 열심히 떠들고 있는 성진형을 한번 슬쩍 보더니
테이블 위로 몸을 숙여 준하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반짝 하는 왼손을 흔들며 준하를 부른다.
준하도 테이블 위로 몸을 숙여 미희 누나 쪽으로 얼굴을 가져간다.
- 준하...너 이거 뭔지 알어?
미희누나가 준하의 귀에대고 살짝 속삭이듯이 말한뒤, 얼굴을 떼고 손에 묻은 반짝이는 액체를 살짝 핥는다.
아...어지럽다 순간 머리가 핑 돈다...
다시금 미희누나가 준하의 귀에대고 살짝 속삭이듯이 말한다.
- 준하 너도...지금 이거 나왔지? 맛있겠다... 이따가 기대할게~
그러더니 스르륵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아 뭐야...이거 뭔말이야...뭐가 맛있고 뭐가 기대한다는거지?
가만...윤희누나가 옆에 있는데도...지금 성진이형 자지를 만져댔다는거야?
아무리 그래도 옆에 바싹 붙어있으면 알텐데? 아 정말...이사람들 뭐지???
성진이형이 윤희누나와 얘기를 끝내고는 마침 돌아보며 말한다.
- 어후...술도 많이 먹었더니 정신 없네...얌마 환수야 자냐?
성진이형은 어색하게 환수형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그사이에도 잽싸게 바지춤을 추스리는 동작이 보인다.
그 사이 미희누나가 씨익 웃음을 준하쪽으로 날린다.
준하도 얼떨결에 같이 씨익 웃어버린다.
- 야 안되겠다. 환수 얘 미희 너가 좀 택시태워 보내라...
- 아 뭐야...싫어... 맨날 내가 왜 환수 택시태우는거 해야되?
- 야, 그럼 마누라 될 사람이 챙겨야지~ 누가 챙기냐?
- 아 그래도 싫어, 나도 힘들단 말야...
- 아 형, 그럼 제가 나가서 택시 태워 드릴께요~
- 야 됐어, 준하야 그냥 앉아 있어라... 윤희야 그럼 너가 좀 태워보내라...
- 응...응? 내가?
- 어 그래... 너가 술도 젤 세고 힘도 젤 세잖아...하하하..
- 아 뭐야 성진씨 정말...
- 에이 한번 좀 부탁하자~ 응?
- 어휴 정말...알았어...
테이블을 살짝 앞으로 밀고 미희누나와 성진이형이 일어났다. 성진이형의 미처 채워지지 않은 바지 지퍼가 보였다.
둘이 일어나고 제일 안쪽에 앉아있던 윤희 누나가 일어섰다. 같은 계열의 회색 타이트스커트를 입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세련되게 보였다.
윤희누나가 나오고, 성진형이랑 윤희누나가 부축해서 환수형을 일으키자 환수형이 "으응~" 깨어나며 그래도 제 발로 일어섰다.
- 얌마 술먹고 헤롱대는것좀 고쳐라. 저자식 꼭 저런다니까...윤희가 바래다줄꺼야
- 응...응...그래그래...어이 윤희 이거 미안한데...끅~ 이거 제수씨될 사람한테...
- 이자슥이...형수야 임마~ 형수~
- 그래그래...끅... 몰라 ... 나간다...
한쪽으로 윤희의 부축을 받으며 비틀비틀 걸어 나간다...
* * *
테이블엔 다섯이 모여서 얘기가 계속 된다.
- 야, 그러니까 미희 너는, 환수 갔으니까 먼저 간다고 하고 일단 자리 떴다가, 영통에 수미클럽 알지? 글루 바로 와라~
- 알써 알써~
- 준하 너는 윤희 보낼테니까 호진이랑 미진이랑 나랑 같이 출발하고~
- 네.....네?? 어디로 출발을 해요?
- 얌마 놀러 가야지 어디로 가긴. 수미클럽 갈꺼야~
- 아, 거기가 어딘데요?
옆에서 호진이가 한마디 거든다.
- 아따 이자식. 형이 그냥 가자고 하면 가면 되지, 뭔 말이 만냐? 자식이
- 어?? 어....
옆에서 미희누나도 한마디 거든다.
- 뭐야~ 준하너 안오면 나도 그냥 집에 갈꺼다~
- 아 네? 아 네...
- 얌마 뭐가 네야 네긴? 같이 가는거다?
- 네~ 갈께요~ 하하
- 그래그래~ 가서 잼나게 놀자~ 그나저나 너 미희 봉잡았다~ 하하
- 호호... 그러게 좀 미안하긴 하네. 거기 나보다 이쁜 언니들 많을텐데~ 호호
아씨...당췌 먼소리들인지 원...
옆에서는 아까 환수형이 일어날때도 자리에 앉아서 테이블 바짝 붙어 앉아있던 호진이의 자지가 아직도 미진이누나 손아귀 안에서 껄떡대고 있다...
우흑...갑자기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아씨, 저걸 보고서 왜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지? 아..아니다...이건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거다...
오바이트가 마구 몰려나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몇마디 더 오가는 중, 준하는 다급하게 말을 꺼냈다.
- 윽...형, 저 ...잠시 화장실...좀
- 어허허...이넘... 갑자기 좀 급하게 먹였나? 호진아 가서 등좀 두둘겨 주라~
- 헛...네네? 아~ 저
- 아뇨, 괜찮아요, 저 오바이트 하는거 딴사람 보는거...흡... 싫어해서...금방 다녀올께요
- 그래 그래라~
준하는 급하게 자리를 밀고 서둘러 주점을 나왔다
* * *
2층 화장실 입구에 여자애 두명이 기다리고 서 있는게 보였다.
젠장. 오바이트 막 쏠려서 죽을꺼 같은데...
아, 여기 화장실은 1층 2층만 열려있는데...3층은 잠궜을테고...
아씨...안되겠다 3층이라도 올라가보자...
3층 입구에 쳐져있는 철문을 슬쩍 밀자, 의외로 잠겨져 있지 않았다.
휴우 다행이다...준하는 급하게 철문을 밀어제끼고 어두운 계단을 쿵쿵 거리며 올라갔다.
3층 화장실 앞에 다가가자 문고리를 돌리자 화장실문도 다행히 열려 있었다.
불켜진 공용 화장실에 급하게 뛰어든 준하는 곧바로 앞에 열려있는 변기칸에 들어가서
양변기를 붙들어 잡고 급하게 토악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 우욱...우웩...우웩...
아씨...눈물 질질 나고...코로도 넘어와 코도 쓰리고 아프다...
참 소리도 리얼하다....우웩...우웩...
한창을 토악질을 해대자 거짓말처럼 속이 가라앉았다.
변기 안에 토사물은 엄청난 양이 둥둥 떠다니며, 또다시 준하의 속을 울렁거리게 만드는듯 싶다.
준하는 급하게 변기 물을 내렸다...
쏴아~~
그 많던 토사물이 거짓말처럼 눈앞에서 작은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준하는 세면대로 나와 물을 틀고 대충 입을 헹구고 거울을 한번 들여다봤다...
이런 젠장...꽤 신경쓰고 나왔는데, 왁스바른 머리도 한쪽으로 밀리고
셔츠도 벨트 사이로 삐질삐질 흘러나오고...
잠시 벨트를 풀고 옷을 추스려 입은뒤,
물을 틀어 살짝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실을 나왔다...
휴...속이 싹 비고나자 머리가 좀 맑은 느낌이었다.
잠시간 화장실 문앞에서 창밖으로 별이 총총 뜬 하늘을 보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가만...근데 이시간에 아무도 오지 않는 화장실 불은 왜 켜져 있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1,2층을 이용할테고...
음...별게 다 궁금하군...누군가 나처럼 급한 맘에 올라왔다 불을 켜놓고 갔겠지...
하고 막 걸을음 옮기려는 찰라...
- 으흠...아윽...뭐야? 밖에 사람 갔어?
소근소근 작게 들리지만 또렷하게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가 화장실 안에서 들려온다.
- 응, 갔어...아 씨발...왜 한창 싸려고 하는데 들어오고 지랄이야...
- 아 시간 오래됐겠다...빨리 해줘... 빨리 싸고 나가자...나 들어가 봐야지..
- 알았어 이년아...씨발 빨리 쌀게 더 쪼여봐...
찔벅찔벅...퍽...퍽...퍽....
아, 이건 뭐 안봐도 알수있는 시츄에이션이다. 누군가 잘 오지 않는 화장실에서 열나게 떡치다가
내가 들어가니까, 놀래서 가만히 있다가,
아까 문 소리 듣고 시간 좀 지나니까 내려간줄 아는구나...
가만...근데 여자 목소리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목소린데?
웬지 준하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아서 다시 조심히 들어가면 소리를 내지 않고 들어갈 수 있어 보였다.
아씨...그냥 하게 놔두지...내가 이걸 왜 보러 들어가는거지?
들키면 어쩌지? 들키면 어쩌긴? 떡치고 있는데 잡으러 ?아오겠어?
아...그 목소리...어디서 들었더라...궁금하다...
준하는 자기도 모르게 조심스레 화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찔벅찔벅...쩌벅쩌벅...퍽....퍽...퍽
안쪽 변기칸에서는 계속해서 음란한 소리가 새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간간히 "아~" "음~" 하는 여자의 목소리도 새어져 나오고 있었다.
다행히 변기칸의 밑쪽이 꽤 넓은 편이었다.
문에서 약간 떨어져 허리를 아래로 숙이며 고개를 뉘어보았다.
바지가 무릎 밑단에 걸려있는 남자의 발 뒤쪽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앞으로 진회색 하이힐이 보였다.
가만 저 하이힐은?
그리고 종아리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당연하지...아무리 변기칸 밑이 넓기로서니, 이렇게 숙여서 본다고 그 이상이 보일리가 없잖아?
에이씨. 준하는 조심스레 엎드려 뻗쳐 자세로 화장실 바닥에 손을 짚었다.
섬뜻하게 차갑고 더러운 구정물의 느낌이 손바닥에 차올랐다.
젠장...내가 짐 머하는 짓이냐;;;
그리고 고개를 조금 더 디밀어 칸막이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댔다.
열심히 펌프질을 하는 남자의 허벅지께가 보인다.
그리고 그 사이 앞뒤로 덜렁거리는 남자의 불알이 시커멓게 늘어져 있다.
불알에서 솟아나온 남자의 시커먼 자지는 앞에 놓인 탐스런 엉덩이골 사이의 보지를 연신 들락거리며,
끈적하고 허연 분비물을 쩍쩍 늘이고 있다.
아 저 풍만하고 탐스런 엉덩이. 진회색 하이일에 굴곡있는 다리라인과 넓찍한 허벅지를 따라 올라가 커다랗게 펼쳐진 엉덩이.
그리고 그 위로 말려진 진회색 스커트.
엎드려 있어서인지 안그래도 커다란 젖가슴이 더욱 풍만하게 덜렁거리는 회색 블라우스,
그리고 그 뒤에 탐스럽게 내려진 긴 머리. 그리고 젖가슴 너머로 보이는 윤희 누나의 놀란듯 똥그래진 눈망울...
윤희 누나의 똥그래진 눈망울...헉...
윤희 누나였다. 윤희누나가 그 화장실 변기 칸에서 섹스를 하고 있었다.
밑에 주점에 남친인 성진이형을 두고.
놀라긴 준하도 마찬가지였다. "헉~" 하는 비명소리를 간신히 참고, 준하역시 동그래진 눈으로 윤희 누나를 쳐다봤다.
윤희 누나는 그러나 섹스를 멈추지는 않았다.
그리고 곧 변기를 짚고있던 한쪽 손을 들어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쉿~" 하는 제스쳐를 취했다.
뒤에서 연신 펌프질하던 환수형은 으윽 으윽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으윽...아 씨발...윤희 너 갑자기 왜이리 쪼여...으윽 나 싼다...
- 음..아...응 싸...오늘은 안에다 싸줘..
- 아 뭐야...윤희 너 웬일이냐? 안에다 싸라고...윽....윽
- 아 아~~
펌프질하던 환수형의 허벅지가 파르르 떨리더니 움직임이 멈췄다.
허리를 한껏 앞으로 들이밀어, 윤희누나의 보지에 깊숙히 쑤셔박은채 잠시간 미동도 없이 그대로 멈춰 있다.
윤희누나도 준하를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며 가쁜숨을 하아하아 몰아쉬며 잠시간 그대로 있었다.
곧 환수형의 자지가 스르륵 윤희누나 보지에서 뽑아져 나오더니,
곧이어 움찔움질하는 윤희누나 보지에서 좇물이 꾸역꾸역 밀려나와 허벅지의 스타킹을 적시며 흘러내렸다.
환수형이 손을 뻗어 옆에 휴지를 드르륵 푸는 순간.
준하는 화들짝 변기칸 바닥에서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화장실을 나섰다.
안에서는 휴지를 푸는 드르륵 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고, 준하는 얼른 조심조심 어두운 계단을 내려 아래칸으로 향했다.
* * *
화요일날 당구장 알바를 하고 있는데 삐삐가 울렸다.
확인해보니 호진이가 보낸 문자였다.
- 앗 이넘...왜 하필 화요일이냐...
곧바로 당구장 카운터의 전화기를 들어 음성사서함을 연결했다.
숫자를 누르고 삐 소리를 듣기 전까지 시간이 엄청 길게 느껴진다.
- 우씨...왜 화요일이야...왜 화요일이나구.....
이제 막 알바를 시작해서 9시 10분인데,
거기다가 지난주도 목요일을 빠졌는데, 지금 또 빠질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당구장 사장님이 사람이 좋아도 그렇지...
지난주에 목요일에 빠졌는데도, 금요일날 미리 말했으니 그건 결근이 아니라며 맥주한캔과 만원짜리 한장을 또 챙겨주셨던 사장님이다.
드디어 사서함의 목소리가 들렸다.
호진이의 목소리는 술취한 목소리가 아닌 의외로 말짱했다.
- 준하야 나 호진이다. 너 내일은 알바 안하니까 시간 괜찮치? 7시에 학교앞 바담소주방에서 성진 선배 보기로 했다.
울학교 말고 다른 선배 두명 올꺼다. 시간 맞춰서 와라~
얼.....오늘이 아니라 내일이란다. 호진이 이녀석 내 알바시간을 맞춰주려고 성진선배한테 약속을 수요일로 잡은건가?
진짜든 아니든 호진이가 무지하게 고마워 지려고 하고 있다...하하하...의리있는넘...
그날 슬슬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와 오는 지라, 당구장에도 손님이 거의 없었다.
주인아저씨는 심심하다며 내기 당구를 치자고 했다.
음....준하는 흔쾌히 수락했다. 당구장 주인 아저씨...당구는 못친다... 80이거든...
하지만 내일 무슨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정신이 딴데 팔렸던 준하는 결국 80다마인 당구장 주인에게 3판을 내리 졌다...
당구장 주인아저씨는 껄껄 웃으며, 이넘이 아마도 지난주에 예쁜 다른과 과대 한명 꼬시는데 성공해서 그런거 같다며
오늘은 일찍 가게 문 닫고 맥주나 한잔 사준다며 가게 문 닫으란다.
가게 문 닫고 당구장 주인 아저씨가 학교앞 슈퍼에서 맥주 두캔과 새우깡 한봉지를 사들고 나와서 준하에게 내밀었다.
크--- 한잔 사준다더니, 진짜 딱 한잔만 사주네...
그래도 당구장 주인 아저씨가 고마웠다. 내일 술 또 마셔야 하는데 적게 마시는게 더 좋겠지.
당구장 주인 아저씨는 오히려 학생때 술 마실일이 많다며,
여자랑 술 마실때나 왕창 마시고, 나머지때는 조금씩만 마시는 거란다...하하하...
역시 당구장 주인아저씨는 인생을 아는 대 선배 답다~
맥주 한캔을 훌렁 비우고는 학교 앞에 서있던 택시께로 걸어가던 주인아저씨는
예쁜 다른과 과대 확실하게 꼬시려면 술이나 한잔 하라면서,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나온 4만원중 3만원을 준하에게 쥐어주고는 택시를 탔다.
* * *
준하는 정확시 6시 50분에 바담소주방 문을 밀고 들어섰다.
가장 아껴서 몇번 입지 않았던 실크가 살짝 들어간 하얀색 깨끗한 셔츠를 입고, 늘 입던 청바지 대신 잘 다려진 면바지를 골라 입었다.
머리도 왁스를 조금 발라서 신경을 썼다.
웬지 모르지만 성진 선배를 만나러 가는데 신경을 써야만 할거 같았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시간이 조금 일러서 인지 손님이 없었지만,
제일 안쪽 넓은 테이블에 사람들이 앉아있는게 보였다.
그쪽으로 다가서자 성진 선배와 호진의 모습이 보였다.
안쪽라인 제일 구석쪽에 윤희 선배가 앉아 있었고, 그 오른쪽에 성진 선배가 윤희 선배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담배를 피고 있었다.
그 옆에는 처음보는 여자 한명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또 처음보는 남자 한명이 앉아 있었다.
바깥라인 제일 구석쪽에 처음보는 여자 한명이 앉아 있었고, 그 옆에 호진이 앉아 있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이미 일행은 술을 꽤 마신듯 테이블에는 안주며 술병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성진선배가 들어선 준하를 보고는 아는체를 했다
- 여어...어서와라...준하지?
- 네 성진선배님, 안녕하세요? 장준합니다.
- 야야. 선배님은 무슨...그냥 형이라고 불러~
- 넵~ 성진이형~ 자주 못뵈었는데 죄송해요~
- 아냐아냐, 호진이 이놈이 너랑 친하다던데, 호진이랑 친한넘이면 나랑도 친한 동생이지 ... 얼른 앉아라
- 어 준하 왔냐..
- 어 그래 호진아~
- 이 친구가 호진이 친구라는 준하야? 반갑다 난 김환수라고 한다. 성진이 친구니까 그냥 환수 형이라고 불러라.
- 네 안녕하세요
- 참 그러고보니 윤희는 알겠고... 환수 옆자리는 미희라고 하고 호진이 옆자리는 민지라고 해... 인사들 해라
- 안녕 나 김미희...편하게 누나라고 불러
- 나 김민지라고 해~ 나도 누나라고 불러~ 호호
준하는 이쪽저쪽 인사들을 하면서 둘러보았다.
김환수라고 하는 형은 어딘지 모르게 약간 음침한 분위기가 나는 인상이었다. 약간 마른 몸이며 크지 않은키, 그리고 가늘게 찢어진 눈매.
그리고 무뚜뚝하고 감정 없어 보이는 표정.
조금 쥐를 닮았다고 생각드는 인상이었다.
윤희 선배의 귀여운 얼굴은 여전했다. 하지만 살짝 달라보이는게 오늘은 화장이 무지 진하다.
귀여운 모습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어딘가 요염하게 보이는 짙고 깊은 아이라인과 짙은색의 립스틱이 새하얀 얼굴과 보기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약간 헐렁한 회색 블라우스를 입었는데, 워낙 몸매가 선이 굵고 글래머러스 한 지라, 그리 헐렁해 보이지도 않았다.
결정적인 이유는, 단추를 두개나 풀러서 가슴골이 드러날 지경의 블라우스가, 커다란 가슴때문에 그부분은 팽팽하게 당겨져 있기 때문이었다.
미희라고 소개한 누나는 짧은 숏컷의 새카맣고 윤기나는 머리가 도회적이고 세련되고 시크한 매력을 풍기는 섹시한 분위기의 여자였다.
화장이 무척이나 진했는데, 검은색 정장 재킷과 함께 아우르는 분위기가, 정말 요염한 한마리 고양이를 보는듯한 모습이었다.
몸매는 전체적으로 날씬하고 살집이 없는듯 보였다.
호진이 옆에 앉은 민지라는 누나는 셋중에서 가장 얌전해 보였다.
차분하게 어깨 살짝 넘게 기른 찰랑거리는 생머리에, 투명한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다.
다만 민지 누나의 인상은 볼살이 약간 통통한데다 육감적인 입술을 가지고 있어서 의외로 섹시한 구석이 언뜻언뜻 풍기는 외모였다.
몸매도 약간 통통한듯하고 키가 그리 커보이지 않은듯 하게, 평범한 흰색 블라우스에 밝은 연두색 카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 호진이가 준하 얘기 많이 하던데~ 실물로 보니 괜찮네? 키 되게 큰가봐? 몇이야?
- 아 네 미희누나. 저 185예요~ 쓸데없이 좀 크죠? 하하하
- 호호호...크네~ 쓸데 없이 큰게 어딨어~ 남자는 작은거 보다는 큰게 좋은거야~
옆에 있던 환수라고 소개한 형의 인상이 살짝 찌부려지는듯 하더니, 이내 무뚝뚝한 예의 표정으로 다시 돌아온다.
흠...저 형 생각보다 키가 더 작은건가?
- 어머어머. 그럼 나보다 25센치나 큰거야? 호진이가 178이래서 되게 큰가 했더니...준하 앞에선 난장이겠네~ 호호
- 아이참, 민지누나.... 그렇다고 내가 난장이만 하겠어요? 아시잖아요~ 전 키보다는 다른게 더 크잖아요! 하하
- 호호...알어 알어 그래서 내가 호진이 좋아하잖아~
그러더니 민지누나는 순간 슬쩍 호진이이 바지 앞섭을 한번 꽉 움켜쥔다.
어라라...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 그나저나 준하야, 형이 언제 술한번 진작 샀어야 하는데 미안하다~ 오늘 이왕 왔으니까 맘것 마셔라~
- 아유, 형 무슨 소리를요~ 후배인 제가 찾아뵈고 그래야하는데, 알바다 과대다 생각보다 바빠서 정신없었네요~ 형이 좀 이해해 주시는거죠?
- 야, 이넘 꽤 괜찮은 소리만 하네~ 하하 맘에 든다~ 참, 넌 늦게 왔으니 삼배주 먼저 들고 시작해라 그래야 우리랑 속도가 맞지, 자 한잔 받아라~
성진이형이 글라스 잔을 내밀며 소주를 채운다...
헉... 삼배주가 소주잔이 아니고 글라스 잔?
일단 한잔 받아들고 들이킨다.
넘어가긴 넘어간다...첫잔이니까...윽.....
- 호호, 잘마신다. 한잔은 내가 따라줄께~
곧바로 미희누나는 술병을 집어들더니 이내 준하의 글라스에 채워넣는다...
윽...트림이 올라오고 나자 술냄새가 훅 하고 올라온다.
그래도 꾸역꾸역 둘째잔을 들이켰다.
- 어머어머. 술도 잘 마시나봐~ 그럼 한잔은 내가~
또 곧바로 민지누나가 술병을 집어들고 이내 잔에 술을 채워넣는다.
흐윽....갑자기 술냄새가 확 올라온다...아우 쏠려...
하지만 억지로 억지로 또한잔을 집어 삼킨다~
- 이야~ 준하 멋진데~~ 호진이 친구라더니 진짜 맘에 들었어~~ 호진이 너 새꺄, 진작에좀 데리고 나오지 그랬냐?
- 호호 진짜진짜~ 환수야 너도 좀 보고 배워라~ 넌 지금 반병 먹고 헤롱거리는거잖아?
흑...순식간에 눈앞이 핑핑 돌면서 취기가 확 올라와 버린다.
환수형은 다시 한번 살짝 인상을 찡그리는듯 싶더니, 이번엔 약간 비열해 보이는 듯한 희미한 웃음을 살짝 보인다.
글라스 세잔을 연거푸 들이키자 준하는 정신이 알딸딸 해 지고는,
앞뒤 가릴것 없이 일행과 동화되어 얘기에 동참되기 시작했다.
얘기하다 보니 이사람들 보통 사람들이 아니었다.
환수형은 태현물산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다른 그룹 사장 아들이었고, 성진이형이랑 동갑으로 어렸을때부터 친구라고 했다.
미희 민지 누나는 둘이 자매란다. 헉...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미희 누나 역시 태현물산과 비슷한 위치에 있는 다른 그룹 사장 딸이었고, 성진이형이랑 동갑으로,
최근 몇년새에 태현 물산이 그쪽 그룹과 손을 잡고 사업전개를 하면서 알게되었다고 했다.
민지 누나는 미희누나 한살 아래라고 했다.
두사람 얘기하기 전까지는 전혀 자매란걸 알 수 있는 길이 없을만치 안닮았는데...
이사람들 애기하는 레벨이 아주 장난 아니다...구사하는 언어도 장난 아니다...
레벨은 무슨 회사 얘기며 기업 얘기며, 어쩐대더라 저쩐대더라 하면서도,
돌아가는 음담패설은 나이트에서 주서먹은 골뱅이 걸레보다도 더한다.
* * *
- 야 준하야. 그나재나 호진이 야기 들어보니까, 너 자식도 학교 오기전에 좀 노랐따며?
- 아하하...놀긴요 멀...호진이 임마에 비하면 전 새발에 필껄요...하하
- 아따 이자식봐라...나한테 썰 풀때는 언제고 발뺌이야?
- 하하하... 준하 너 클났다... 난 잘 노는 넘들 좋아하는데. 이거 안되겠네 이따 준하 데라고 함 널러가야긋네~ 하하하~
- 어머, 성진씨 뭘 또 놀러간데?? 뭐하고 놀껀데?
- 아 윤희야 그런게 있어~ 내가 후배들 데리고 잘노는지 못노는지 보는거 있어...하하하
- 호호호, 윤희야, 성진이 뭐하고 노는지 뻔하지 뭐. 꽂는거 아니겠어? 아호호호~
- 어머머 언니, 뭐 꽂는데? 재밌겠다...호호 나도 좀 꽂아보면 안될까?
- 아서라 얘. 너 그러다 윤희언니한데 맞아 죽는다~
- 어머머 언니, 누가 성진오빠꺼 꽂는데? 딴사람꺼 꽂아야지~ 지난번엔 호진이꺼 꽂아봤으니, 준하꺼 함 꽂아볼까?
- 푸흡... 컥컥...
- 어머 얘 준하 술먹다 체하겠다. 민지 너 자꾸 뭘 꽂는다고 난리야 난리가?
- 어머어머 언니는 왜 그래? 언니는 환수오빠꺼 꽂아~ 신경쓰지 말고~
아, 술이 올라 어질어질하고 대충 받아주며 얘기는 하고 있지만,
당췌 준하는 이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호진이는 이미 이런 얘기에 꽤 익숙해진듯 넉살좋게 대화에 참여하고 있었다.
정신없는 와중에 앞에 환수형을 보니 한쪽으로 모로 기대 잠든듯 했다.
미희누나는 아예 몸을 성진이형 쪽으로 돌려서 얘기하고 있어서, 6명이서 마주하고 대화를 하고 있었다.
시선을 돌려 옆을 바라보자 벌개진 얼굴의 호진이 보였다.
호진은 테이블 앞으로 바짝 당겨서 앉아있기는 했지만 바로 옆자리 준하에게는 상황이 잘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바짝 앞으로 당긴 테이블 아래엔 호진의 자지가 지퍼 사이로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호진의 자지 밑 기둥을 하얗고 통통한 민지누나의 손이 부여잡고 연신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아 젠장...이건 뭔 상황이야... 한꺼번에 글라스 세잔을 마시고나서 이미 소주 몇병을 더 나눠마셔서
준하는 이미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아 그런데도 우습게 옆자리의 호진을 보자 자지가 금새 부풀어 오른다.
젠장, 술먹으면 잘 서지도 않는다더니, 젊은 나이엔 그런것도 아닌가 보다...
어쨌든 저 상황은 내가 신경쓸 상황은 아니겠지...하고 흐리멍텅한 시선을 돌려 앞을 바라봤다.
앞에서 성진히 형이 양쪽에 윤희누나와 미희누나를 사이에 두고 뭐라뭐라 열심히 떠들고 있다.
음...자기회사 사정이 뭐 어떻고 저떻고 해서, 내년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순간 고개를 돌린 미희누나와 눈이 마주쳤다.
약간 어색하게 씨익 웃음을 띈 준하를 향해 미희누나도 씨익 웃음을 보낸다.
아 분위기 참 야릇하네.
곧이어 테이블 아래에 들어가 있던 미희누나의 왼손이 스르륵 위로 올라온다.
어둑한 주점의 백열등 아래로 미희누나의 손에서 뭔가 반짝하게 빛난다.
미희누나는 윤희누나를 보며 열심히 떠들고 있는 성진형을 한번 슬쩍 보더니
테이블 위로 몸을 숙여 준하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반짝 하는 왼손을 흔들며 준하를 부른다.
준하도 테이블 위로 몸을 숙여 미희 누나 쪽으로 얼굴을 가져간다.
- 준하...너 이거 뭔지 알어?
미희누나가 준하의 귀에대고 살짝 속삭이듯이 말한뒤, 얼굴을 떼고 손에 묻은 반짝이는 액체를 살짝 핥는다.
아...어지럽다 순간 머리가 핑 돈다...
다시금 미희누나가 준하의 귀에대고 살짝 속삭이듯이 말한다.
- 준하 너도...지금 이거 나왔지? 맛있겠다... 이따가 기대할게~
그러더니 스르륵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아 뭐야...이거 뭔말이야...뭐가 맛있고 뭐가 기대한다는거지?
가만...윤희누나가 옆에 있는데도...지금 성진이형 자지를 만져댔다는거야?
아무리 그래도 옆에 바싹 붙어있으면 알텐데? 아 정말...이사람들 뭐지???
성진이형이 윤희누나와 얘기를 끝내고는 마침 돌아보며 말한다.
- 어후...술도 많이 먹었더니 정신 없네...얌마 환수야 자냐?
성진이형은 어색하게 환수형쪽으로 몸을 돌리더니 그사이에도 잽싸게 바지춤을 추스리는 동작이 보인다.
그 사이 미희누나가 씨익 웃음을 준하쪽으로 날린다.
준하도 얼떨결에 같이 씨익 웃어버린다.
- 야 안되겠다. 환수 얘 미희 너가 좀 택시태워 보내라...
- 아 뭐야...싫어... 맨날 내가 왜 환수 택시태우는거 해야되?
- 야, 그럼 마누라 될 사람이 챙겨야지~ 누가 챙기냐?
- 아 그래도 싫어, 나도 힘들단 말야...
- 아 형, 그럼 제가 나가서 택시 태워 드릴께요~
- 야 됐어, 준하야 그냥 앉아 있어라... 윤희야 그럼 너가 좀 태워보내라...
- 응...응? 내가?
- 어 그래... 너가 술도 젤 세고 힘도 젤 세잖아...하하하..
- 아 뭐야 성진씨 정말...
- 에이 한번 좀 부탁하자~ 응?
- 어휴 정말...알았어...
테이블을 살짝 앞으로 밀고 미희누나와 성진이형이 일어났다. 성진이형의 미처 채워지지 않은 바지 지퍼가 보였다.
둘이 일어나고 제일 안쪽에 앉아있던 윤희 누나가 일어섰다. 같은 계열의 회색 타이트스커트를 입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세련되게 보였다.
윤희누나가 나오고, 성진형이랑 윤희누나가 부축해서 환수형을 일으키자 환수형이 "으응~" 깨어나며 그래도 제 발로 일어섰다.
- 얌마 술먹고 헤롱대는것좀 고쳐라. 저자식 꼭 저런다니까...윤희가 바래다줄꺼야
- 응...응...그래그래...어이 윤희 이거 미안한데...끅~ 이거 제수씨될 사람한테...
- 이자슥이...형수야 임마~ 형수~
- 그래그래...끅... 몰라 ... 나간다...
한쪽으로 윤희의 부축을 받으며 비틀비틀 걸어 나간다...
* * *
테이블엔 다섯이 모여서 얘기가 계속 된다.
- 야, 그러니까 미희 너는, 환수 갔으니까 먼저 간다고 하고 일단 자리 떴다가, 영통에 수미클럽 알지? 글루 바로 와라~
- 알써 알써~
- 준하 너는 윤희 보낼테니까 호진이랑 미진이랑 나랑 같이 출발하고~
- 네.....네?? 어디로 출발을 해요?
- 얌마 놀러 가야지 어디로 가긴. 수미클럽 갈꺼야~
- 아, 거기가 어딘데요?
옆에서 호진이가 한마디 거든다.
- 아따 이자식. 형이 그냥 가자고 하면 가면 되지, 뭔 말이 만냐? 자식이
- 어?? 어....
옆에서 미희누나도 한마디 거든다.
- 뭐야~ 준하너 안오면 나도 그냥 집에 갈꺼다~
- 아 네? 아 네...
- 얌마 뭐가 네야 네긴? 같이 가는거다?
- 네~ 갈께요~ 하하
- 그래그래~ 가서 잼나게 놀자~ 그나저나 너 미희 봉잡았다~ 하하
- 호호... 그러게 좀 미안하긴 하네. 거기 나보다 이쁜 언니들 많을텐데~ 호호
아씨...당췌 먼소리들인지 원...
옆에서는 아까 환수형이 일어날때도 자리에 앉아서 테이블 바짝 붙어 앉아있던 호진이의 자지가 아직도 미진이누나 손아귀 안에서 껄떡대고 있다...
우흑...갑자기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아씨, 저걸 보고서 왜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지? 아..아니다...이건 술을 많이 먹어서 그런거다...
오바이트가 마구 몰려나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몇마디 더 오가는 중, 준하는 다급하게 말을 꺼냈다.
- 윽...형, 저 ...잠시 화장실...좀
- 어허허...이넘... 갑자기 좀 급하게 먹였나? 호진아 가서 등좀 두둘겨 주라~
- 헛...네네? 아~ 저
- 아뇨, 괜찮아요, 저 오바이트 하는거 딴사람 보는거...흡... 싫어해서...금방 다녀올께요
- 그래 그래라~
준하는 급하게 자리를 밀고 서둘러 주점을 나왔다
* * *
2층 화장실 입구에 여자애 두명이 기다리고 서 있는게 보였다.
젠장. 오바이트 막 쏠려서 죽을꺼 같은데...
아, 여기 화장실은 1층 2층만 열려있는데...3층은 잠궜을테고...
아씨...안되겠다 3층이라도 올라가보자...
3층 입구에 쳐져있는 철문을 슬쩍 밀자, 의외로 잠겨져 있지 않았다.
휴우 다행이다...준하는 급하게 철문을 밀어제끼고 어두운 계단을 쿵쿵 거리며 올라갔다.
3층 화장실 앞에 다가가자 문고리를 돌리자 화장실문도 다행히 열려 있었다.
불켜진 공용 화장실에 급하게 뛰어든 준하는 곧바로 앞에 열려있는 변기칸에 들어가서
양변기를 붙들어 잡고 급하게 토악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 우욱...우웩...우웩...
아씨...눈물 질질 나고...코로도 넘어와 코도 쓰리고 아프다...
참 소리도 리얼하다....우웩...우웩...
한창을 토악질을 해대자 거짓말처럼 속이 가라앉았다.
변기 안에 토사물은 엄청난 양이 둥둥 떠다니며, 또다시 준하의 속을 울렁거리게 만드는듯 싶다.
준하는 급하게 변기 물을 내렸다...
쏴아~~
그 많던 토사물이 거짓말처럼 눈앞에서 작은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준하는 세면대로 나와 물을 틀고 대충 입을 헹구고 거울을 한번 들여다봤다...
이런 젠장...꽤 신경쓰고 나왔는데, 왁스바른 머리도 한쪽으로 밀리고
셔츠도 벨트 사이로 삐질삐질 흘러나오고...
잠시 벨트를 풀고 옷을 추스려 입은뒤,
물을 틀어 살짝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실을 나왔다...
휴...속이 싹 비고나자 머리가 좀 맑은 느낌이었다.
잠시간 화장실 문앞에서 창밖으로 별이 총총 뜬 하늘을 보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가만...근데 이시간에 아무도 오지 않는 화장실 불은 왜 켜져 있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1,2층을 이용할테고...
음...별게 다 궁금하군...누군가 나처럼 급한 맘에 올라왔다 불을 켜놓고 갔겠지...
하고 막 걸을음 옮기려는 찰라...
- 으흠...아윽...뭐야? 밖에 사람 갔어?
소근소근 작게 들리지만 또렷하게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가 화장실 안에서 들려온다.
- 응, 갔어...아 씨발...왜 한창 싸려고 하는데 들어오고 지랄이야...
- 아 시간 오래됐겠다...빨리 해줘... 빨리 싸고 나가자...나 들어가 봐야지..
- 알았어 이년아...씨발 빨리 쌀게 더 쪼여봐...
찔벅찔벅...퍽...퍽...퍽....
아, 이건 뭐 안봐도 알수있는 시츄에이션이다. 누군가 잘 오지 않는 화장실에서 열나게 떡치다가
내가 들어가니까, 놀래서 가만히 있다가,
아까 문 소리 듣고 시간 좀 지나니까 내려간줄 아는구나...
가만...근데 여자 목소리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목소린데?
웬지 준하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아서 다시 조심히 들어가면 소리를 내지 않고 들어갈 수 있어 보였다.
아씨...그냥 하게 놔두지...내가 이걸 왜 보러 들어가는거지?
들키면 어쩌지? 들키면 어쩌긴? 떡치고 있는데 잡으러 ?아오겠어?
아...그 목소리...어디서 들었더라...궁금하다...
준하는 자기도 모르게 조심스레 화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찔벅찔벅...쩌벅쩌벅...퍽....퍽...퍽
안쪽 변기칸에서는 계속해서 음란한 소리가 새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간간히 "아~" "음~" 하는 여자의 목소리도 새어져 나오고 있었다.
다행히 변기칸의 밑쪽이 꽤 넓은 편이었다.
문에서 약간 떨어져 허리를 아래로 숙이며 고개를 뉘어보았다.
바지가 무릎 밑단에 걸려있는 남자의 발 뒤쪽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앞으로 진회색 하이힐이 보였다.
가만 저 하이힐은?
그리고 종아리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당연하지...아무리 변기칸 밑이 넓기로서니, 이렇게 숙여서 본다고 그 이상이 보일리가 없잖아?
에이씨. 준하는 조심스레 엎드려 뻗쳐 자세로 화장실 바닥에 손을 짚었다.
섬뜻하게 차갑고 더러운 구정물의 느낌이 손바닥에 차올랐다.
젠장...내가 짐 머하는 짓이냐;;;
그리고 고개를 조금 더 디밀어 칸막이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댔다.
열심히 펌프질을 하는 남자의 허벅지께가 보인다.
그리고 그 사이 앞뒤로 덜렁거리는 남자의 불알이 시커멓게 늘어져 있다.
불알에서 솟아나온 남자의 시커먼 자지는 앞에 놓인 탐스런 엉덩이골 사이의 보지를 연신 들락거리며,
끈적하고 허연 분비물을 쩍쩍 늘이고 있다.
아 저 풍만하고 탐스런 엉덩이. 진회색 하이일에 굴곡있는 다리라인과 넓찍한 허벅지를 따라 올라가 커다랗게 펼쳐진 엉덩이.
그리고 그 위로 말려진 진회색 스커트.
엎드려 있어서인지 안그래도 커다란 젖가슴이 더욱 풍만하게 덜렁거리는 회색 블라우스,
그리고 그 뒤에 탐스럽게 내려진 긴 머리. 그리고 젖가슴 너머로 보이는 윤희 누나의 놀란듯 똥그래진 눈망울...
윤희 누나의 똥그래진 눈망울...헉...
윤희 누나였다. 윤희누나가 그 화장실 변기 칸에서 섹스를 하고 있었다.
밑에 주점에 남친인 성진이형을 두고.
놀라긴 준하도 마찬가지였다. "헉~" 하는 비명소리를 간신히 참고, 준하역시 동그래진 눈으로 윤희 누나를 쳐다봤다.
윤희 누나는 그러나 섹스를 멈추지는 않았다.
그리고 곧 변기를 짚고있던 한쪽 손을 들어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고 "쉿~" 하는 제스쳐를 취했다.
뒤에서 연신 펌프질하던 환수형은 으윽 으윽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으윽...아 씨발...윤희 너 갑자기 왜이리 쪼여...으윽 나 싼다...
- 음..아...응 싸...오늘은 안에다 싸줘..
- 아 뭐야...윤희 너 웬일이냐? 안에다 싸라고...윽....윽
- 아 아~~
펌프질하던 환수형의 허벅지가 파르르 떨리더니 움직임이 멈췄다.
허리를 한껏 앞으로 들이밀어, 윤희누나의 보지에 깊숙히 쑤셔박은채 잠시간 미동도 없이 그대로 멈춰 있다.
윤희누나도 준하를 동그란 눈으로 쳐다보며 가쁜숨을 하아하아 몰아쉬며 잠시간 그대로 있었다.
곧 환수형의 자지가 스르륵 윤희누나 보지에서 뽑아져 나오더니,
곧이어 움찔움질하는 윤희누나 보지에서 좇물이 꾸역꾸역 밀려나와 허벅지의 스타킹을 적시며 흘러내렸다.
환수형이 손을 뻗어 옆에 휴지를 드르륵 푸는 순간.
준하는 화들짝 변기칸 바닥에서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화장실을 나섰다.
안에서는 휴지를 푸는 드르륵 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고, 준하는 얼른 조심조심 어두운 계단을 내려 아래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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