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분
야한예긴 아니고 그냥 제 고등학교때의 고마운분이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제가 고등학교때 독서실을 다녔는데 집이 아주 먼 관계로 학교통학을 독서실에서 먹고 자고했읍니다.
밤에 도시락을 먹을때 독서실 안에서는 못먹으니까 독서실 옥상에서 먹었읍니다.
그 독서실은 휴계실도 없어서 밤에 혼자 옥상에서 먹었는데 참 비참한 생활이였죠.
어느 여름날밤.
옥상에서 도시락을 먹는데 모기가 무척 많은겁니다.
그래서 옥상에서 내려와 옥상(4F)과 독서실(2F)사이에 가정집계단(3F)에서 처량하게 도시락을 먹는데..
그집 아주머니가 절 보시더니 자기집으로 들어와서 먹으라고 하시는겁니다.
무척이나 불쌍해보였겠죠.. 전 사양했고 아주머니는 반찬이라도 줄려고 하시길래 한사코 사양했읍니다.
아주머니가 왜 여기서 먹냐고 물어보셔서 모기때문에 그랬다고 답하고 독서실로 내려갔죠.
그 다음날도 모기가 많길래 3층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는데 아주머니와 다시 마주쳤고 아주머니와 전 어제와 같은 대화를 반복했고 아주머니는 보리차를 떠다주시더군요.
전 왠지 아주머니가 부담되서 도시락을 먹는 시간을 조금 늦추었읍니다.
계속 계단에서 먹는게 일주일가량 흘렀을때 문득 그 아주머니 현관 문앞을 보니 예전엔 없던 하얀통같은게 보이더군요.
처음 본날은 그냥 무심코 지나갔는데 둘째날 궁금해서 열어보니 그 통안에는 멸치나 오징어같은 마른반찬이 가득 담겨있었읍니다.
죄송스러워 반찬은 먹지않았지만 전 그분의 마음씀씀이가 너무나 고마웠읍니다.
그러나 방학때문에 독서실을 그만 다니게 되었읍니다.
그런데 그뒤로 그 아주머니를 한번도 보지 못했읍니다.
고등학생신분에 없는 돈을 털어 선물을 사가지고 대문을 두드린적이 두번 있었는데 한번은 꼬마애밖에 없어서 그만뒀고 또한번은 아무도 안계시더군요.
그러다가 고등학교가 끝나고 전 대학에 진학하게 됬죠.
짬을 내서 다시 아주머니집으로 선물을 사들고 갔는데 아주머니는 이사를 가셨다는 다른분의 말씀을 듣게 되었읍니다.
물어물어 이사간곳의 주소를 겨우 알아냈는데 그만 흐지부지하다가 군대가고 어쩌구 하다보니 아직까지 제가 감사의 뜻을 전하지 못했읍니다.
언제라도 그 아주머니를 꼭 만나고 싶습니다. 만나서 그때 정말 고마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상대방에 대한 작은 배려가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전 그래서 따뜻한 이곳 야설의 문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 네이버3 회원님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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