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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 계약 #21장(4)


 



“취향이 어떨지 몰라서.”


“그래서 이걸 다 사 왔다고요?”



희민의 입술이 절로 벌어졌다. 



그녀의 놀라움과는 상관없이 정혁은 자신 없는 시험지를 내놓은 학생처럼 긴장된 얼굴로 그것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혹여나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게 없을까 봐 근심이 가득한 얼굴을 보자 희민은 헛웃음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하나만 사 오지 그랬어요. 당신이 준 건 다 마음에 들 텐데.”


“그래도 당신이 조금이라도 더 마음에 들어 하는 걸로 사고 싶어서.”



너무나 진중한 그의 얼굴을 보자 희민은 눈썹을 모았다. 입술을 살짝 잘근거린 그녀가 마음을 정하고 그가 늘어놓은 목걸이들을 유심히 바라봤다.



“난 이게 가장 마음에 들어요.”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목걸이 하나를 골라 희민이 들어 보였다.



“이거 하나면 돼요. 그러니까 나머지는 환불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환불?”



그런 단어는 처음 듣는다는 표정으로 정혁이 그녀를 바라봤다. 희민은 짐짓 강의하는 교사 같은 얼굴로 정혁에게 말했다.



“나는 이거 하나면 되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렇게 많이 받아 버리면 특별함이 사라지잖아요. 그러니까 특별하게 이 목걸이를 우리의 첫 크리스마스 선물로 평생 간직할게요.”


“…….”



정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테이블 위의 다른 목걸이들을 내려다봤다.



“이것들은 취향이 아닌가?”


“그런 의미가 아니라…….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희민은 이런 영화 같은 상황에 자신이 놓여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우습기도 하고 간질거리는 기분도 들었지만 지금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매번 기념일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 같은 위기감을 느꼈다.



“다 마음에 들어요. 이것도, 이것도 전부 마음에는 드는데 난 하나의 선물만을 원해요. 여러 선물 중에 당신이 날 위해 하나만 골라 온다면 앞으로 기념일마다 무척 기쁘겠어요.”


“……그건 너무 어려운 문제군.”



정혁이 눈썹을 찡그리며 가볍게 웃음을 흘리자 희민도 마주 웃었다.



“난 당신이 열심히 고민하며 날 위한 선물을 고르는 그 마음 자체가 너무 기쁘거든요.”


“그래. 그걸 원한다면 앞으로 당신 말대로 따를게. 하지만 오늘은 처음이니까 이건 그냥 받아 줬으면 좋겠어.”


“이걸 전부?”



예상치 못한 말에 희민이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는 진지한 시선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하나하나 신중하게 고르면서 착용하고 있을 당신 모습을 상상했거든. 그래서 미안하지만 포기가 안 돼.”


“그래도 너무…….”


“앞으로는 정말 하나만 골라 올게. 노력할게.”



정혁이 물러설 수 없다는 듯 완강히 나오자 희민이 결국 포기하고 웃었다.



“……알았어요, 그럼. 고마워요.”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그녀를 그가 그제야 안심한 듯한 얼굴로 마주 봤다. 

그 눈빛을 보니 희민은 자신이 정말 그에게 사랑받는다는 걸 느꼈다. 

지난번 반지를 선물받을 때도 느꼈지만,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고민한 그의 정성과 노력에 감동했다.



가방에 목걸이들을 조심스럽게 넣은 희민이 살짝 시선을 내려떴다.



“그리고 우리 엄마한테 선물해 준 것도 고마워요.”


“…….”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예상했는지 정혁은 말없이 듣고만 있었다. 희민은 시선을 올려 그와 눈을 마주쳤다.



“매번 사람을 놀라게 하네요. 당신은.”


“미리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정혁이 낮게 말하자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나 감동시켜 주려는 이벤트 같은 거잖아요.”



아까는 놀랐지만 생각해 보면 이미 그가 병원 측에 투자한 것을 알았을 때 눈치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서희가 정혁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게 이상하다고 느껴졌을 때부터…….



정혁은 언제부터 드러내지 않고 자신을 위해 애써 왔을까.

생각해 보면 석호의 일도 마찬가지였다. 

희민도 모르는 사이 그는 늘 그녀의 주변을 주시하고 그녀가 상처받지 않게끔, 혹여나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늘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냥 말 한마디면 충분한데 자신이 상처받을 것을 염려해 끝까지 드러내지 않고 지켜봐 준 그의 배려가 느껴지자 희민은 가슴이 뜨거워졌다. 

아까 병실에서 서희와 그를 봤을 때의 감정이 다시 차오르자 속절없이 눈물이 번졌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가 코를 훌쩍이며 멋쩍게 웃었다.



“……나 요즘 너무 울보가 된 것 같아. 알아요?”



발개진 코와 눈으로 웃자 정혁이 손을 뻗어 희민의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 줬다. 

그의 조각 같은 얼굴이 주위 모든 것엔 일말의 관심도 없다는 듯 오직 그녀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우는 모습도 예쁜 건 아나?”



그의 말에 희민이 찡그리듯 웃었다.



“이런 멘트는 어디서 배운 거예요? 사람 설레게. 이것도 영화예요?”


“배운 적 없어. 그저 진심이야.”


“…….”



두 사람의 시선이 가만히 부딪쳤다. 한동안 말없이 눈을 맞추고 있던 희민이 입을 열었다.



“나는 계속 도망치려고만 했었어요. 내 현실이나…… 피하고 싶은 모든 일에서.”



깨닫게 된 건 최근이었지만 어쩌면 내심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도망치기만 해선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그걸 알고 있었으면서 두려워서 늘 같은 방법을 반복했던 거였다.



“어린애처럼 그 상황에서만 벗어나면 그냥 해결되는 줄 알고 피하고 도망쳤어요. 그런데 요즘엔 안 그래요. 그러고 싶지 않아졌거든요.”



희민이 가느다란 팔을 뻗어 정혁의 얼굴을 감쌌다. 

그의 색소가 연한 독특한 빛깔의 눈동자가 짙게 어두워져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물기 젖은 반짝이는 눈으로 그 눈을 응시하며 그녀가 말을 이었다.



“당신이 날 계속 그런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당신 옆에서 나 스스로 당당할 수 있도록.”



정혁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로 그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도망만 쳐 온 자신이 더 한심하게 생각됐는지도 모른다. 

그는 너무나 끔찍한 일들을 겪었음에도 복수를 위해 긴 시간 동안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대단한 부를 이뤄 냈다.



복수에 필요한 건 힘이다.

그 힘을 갖기 위해 그가 말하지 않은 많은 시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자신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



희민의 고백을 들은 정혁이 말없이 시선을 휘어 감았다. 표정이 바뀌진 않았지만 그의 눈동자가 뚜렷하게 한층 더 어둡게 일렁이고 있었다.



“이미 충분해.”



그가 낮게 속삭이며 희민의 뺨을 어루만졌다.



“더할 나위 없이 충분히 아름다워. 이미 심장이 버티기 힘든데 여기서 더 가면 나는 정말 심장 마비로 죽을지도 몰라.”



정혁이 깊이 숨을 들이켜고 희민의 입술을 삼킬 듯한 시선으로 응시했다.



“나는 한희민 외엔 감정 불능일 뿐이야.”


“…….”


“오로지 한희민만이 내 심장을 이렇게 뜨겁게 만드니까.”



그가 탁한 목소리를 내며 고개를 가까이 가져갔다. 서로의 뺨을 매만지는 그들의 눈동자가 점차 열기로 뜨거워지고 있었다.



“……알아줘. 제발 부탁이니.”



입술이 닿을 듯 가까이 다가간 정혁이 낮게 잠긴 목소리를 토해 냈다.



“알려 줄래요?”



속삭이듯 말한 희민이 바로 앞에 있는 그의 눈동자를 도발적으로 응시했다. 

자신의 말 하나, 시선 하나에 그가 얼마나 흥분하는지 희민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지금 이 순간 그녀 역시 마찬가지였다.



“알려줘요. ……지금.”



순간 정혁의 눈동자에 불꽃이 튀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거칠게 내뱉은 그가 희민의 팔을 잡고 몸을 일으켰다.



욕망으로 물든 정혁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며 희민이 그를 따라 일어섰다. 

그대로 레스토랑을 빠져나가는 내내 아찔한 기대감과 흥분이 그녀의 전신을 타고 흘렀다.




탕!



지하 주차장에 내려와 차에 희민을 밀어 넣은 정혁이 운전석에 올라 거칠게 문을 닫았다. 

그대로 조수석을 뒤로 젖히며 그녀 위로 올라탄 그가 사납게 입술을 삼켰다.



“흡…….”



이미 엘리베이터에서부터 광포한 키스에 삼켜졌던 희민의 입술엔 립스틱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촉촉한 입술을 다급하게 빨아 삼키며 정혁이 낮게 헐떡였다.



“호텔까지 갈 여유 없어.”


“하, 읏. 나도 없어요. 어서…….”



희민이 안달 내듯 정혁의 재킷 위로 단단한 등을 끌어안았다. 지금 당장 그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갈증이 나서 죽을 것만 같았다.



“아까 그 자리에서 안을 뻔했어. 어쩌면 이렇게 사람을 매번 돌게 만들지?”



흥분으로 거칠어진 숨결을 내뱉으며 정혁이 그녀의 벨벳 블라우스 단추를 쥐어뜯을 듯 움켜잡았다.



투둑, 툭!



“아!”



그대로 두 손에 힘을 주자 블라우스 단추들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그가 고개를 숙여 벌어진 블라우스 사이로 출렁이며 솟아오른 젖가슴을 삼켰다.



“아앗…….”



그의 더운 숨결이 터져 나오는 입술 안에 예민한 살이 삼켜지자 희민의 허리가 한껏 들려 올라갔다. 



정혁이 브래지어를 아래로 끌어 내려 가슴 밑에 고정하자 위로 치솟은 가슴살이 압박이 되어 한껏 부풀었다. 

커다랗고 둥근 푸딩처럼 흔들리는 말캉한 젖가슴을 움켜쥔 그가 입술을 크게 벌려 강하게 빨기 시작했다.



“흐으, 읏.”



쭙쭙 빨리는 축축한 입술의 감촉에 희민은 아찔한 쾌감을 느끼며 몸을 떨었다. 

부풀어 오른 유두를 혀로 굴리던 그가 이를 세워 살짝 깨물자 다리 사이가 축축하게 젖어 드는 것이 느껴졌다.



“하, 싫어. 빨지 말고 어서…….”



희민이 허리를 달싹이며 다급하게 말하자 정혁이 그의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젖가슴을 놔 줬다. 

욕망으로 흐릿해진 그녀의 시야에 고개를 세운 그의 이글거리는 눈동자가 들어왔다.



“안달하지 마. 넣고 싶은 건 내가 더해.”



짓이겨진 목소리로 내뱉은 정혁이 그녀의 스커트를 엉덩이 위로 끌어 올렸다. 

허벅지에 밴드로 고정된 검은색 스타킹을 신은 늘씬한 다리가 그의 몸 양옆으로 넓게 벌어졌다.

얇은 팬티를 손가락으로 걸어 옆으로 한껏 벌린 정혁이 희민의 손을 아래로 가져갔다.



“이렇게 잡고 있어.”


“흣.”



허스키하게 잠긴 목소리가 귓속으로 들어오며 자신의 팬티를 스스로 벌리고 있는 자세가 되자 희민은 야릇함에 몸을 흠칫거렸다.



곧 벨트와 버클을 급히 풀어낸 정혁이 팽창된 드로어즈에서 선액이 진득하게 흘러내린 페니스를 꺼냈다. 

핏대가 툭툭 불거진 굵은 페니스를 움켜쥔 그가 흥건하게 젖어 든 그녀의 속살 사이로 거칠게 찔러 넣었다.



“하읏……!”



얇은 점막을 쑤시며 짓쳐 들어오는 두껍고 딱딱한 근육 덩어리의 감각에 희민의 입술이 크게 벌어졌다. 

제 손으로 벌리고 있는 팬티 사이로 발기한 그의 단단한 페니스가 박혀 드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후우, 희민아.”



온몸에 번지는 쾌감에 낮게 헐떡이며 정혁이 좁은 속살 속으로 깊숙이 음경을 쑤셔 넣었다. 

그대로 길게 빼냈다가 다시 짓쳐 들어갈 때마다 머리칼이 몽땅 곤두설 정도로 강한 자극이 그의 몸을 지배했다.



“너무 좁고 뜨거워. 네 안이.”


“아……! 아, 흐읏.”



깊이 박혔다 빠져나가는 검붉은 페니스에 그녀의 얇은 속살이 흡반처럼 달라붙었다. 

찌걱이며 왕복 운동을 할수록 멀건 애액이 그의 뿌리에 흥건하게 묻어나 크림처럼 링을 만들었다.



퍼억! 퍽!



거대한 차체가 흔들릴 정도로 정혁이 세게 찔러 들기 시작했다. 

주름진 음낭이 둔부를 때려 대며 강하게 쳐올릴 때마다 팬티를 최대치로 벌리고 있는 희민의 손가락에 허옇게 뼈마디가 드러났다.



“하윽! 정혁 씨……! 찢어질, 찢어질 것 같아요. 좀 천천히……!”



찢어지는 게 제 몸인지 팬티인지 모를 정도로 강한 압박감을 느끼며 희민이 진저리 쳤다.



“지금 자제가 안 돼.”


“으, 읏.”



그가 희민의 귓불을 빨며 그녀의 다리를 더 넓게 벌리고 깊이 쑤셔 들어갔다. 



쾌감의 정도가 강해질수록 점점 더 빳빳하게 발기하는 남성을 느끼며 희민은 신음을 터뜨렸다.

방음이 잘되는 차였지만 바깥에서 들릴지도 모른다고 생각될 정도로 신음이 자제가 되지 않았다.

이런 적 없었는데 자신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야릇한 소리가 터져 나오자 희민이 입술을 억지로 깨물었다.



“참지 말고 더 들려줘.”



신음을 참으려 깨문 입술을 정혁이 핥으며 속삭였다. 

야릇하게 혀를 휘어 감아 빨아내며 축축하고 습한 살 안쪽을 굵은 기둥으로 푹푹 찔러 대자 희민이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아……! 아! 하읏!”



내부에 둔탁하게 박혀 드는 힘이 그녀의 몸을 뜨겁게 달궈 놨다. 

거친 움직임에 온몸이 땀에 젖어 들고 맞닿는 피부가 점점 더 뜨거워졌다.



정혁이 상체를 세워 팬티를 잡고 있던 희민의 손을 잡아 내린 뒤 흥건하게 젖은 팬티를 두 손으로 찢어발겼다.



“흐윽!”



방해물이 사라진 젖은 살에 딱딱한 근육 덩어리가 깊숙이 박혀 들었다. 

좁은 틈을 한껏 넓히는 힘에 희민의 고개가 젖혀지고 땀에 젖은 가느다란 목에 힘줄이 드러났다.



“흣…….”


“하아, 희민아.”



정혁이 쾌감으로 젖어 든 관능 어린 목소리로 속삭이며 그녀의 길게 드러난 목덜미를 빨았다. 

상체를 붙이고 양손을 차 시트 아래로 밀어 넣어 두 사람의 것으로 흥건하게 젖은 엉덩이를 꽉 쥐었다. 

그 자극으로 흠칫거리는 희민의 몸 안으로 그가 격렬하게 쑤셔 들어가기 시작했다.



퍽! 퍼억!



돌덩이처럼 강하게 힘이 들어간 엉덩이를 세차게 내려칠 때마다 그녀의 탄력적인 엉덩이가 시트에 처박힐 듯 뒤로 쭉 밀려났다. 

밀려난 엉덩이를 그가 다시 커다란 손으로 거머쥔 채 도망칠 수 없도록 고정하고 남성적인 장골을 밀어 올려 댔다.

맞닿은 몸이 거칠게 부딪칠 때마다 그녀의 흥건하게 젖은 엉덩이가 강한 손아귀에 짓뭉개졌다.



“하, 하읏, 미, 미칠 것 같아, 요. 흣!”


“나도 돌 거 같아.”



그가 탁한 숨결을 희민의 귓가에 토해 내며 굵은 페니스를 박아 넣은 채 엉덩이를 둥글게 굴렸다.



퍽!



“핫!”



내부를 한계까지 벌리며 천천히 굴렸다가 강하게 쳐올리자 희민의 가느다란 두 다리가 공중에서 크게 흔들렸다. 

몇 번 더 반복하자 쾌감의 지점이 이리저리 찔린 희민의 엉덩이가 흠칫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



“아…… 아…….”



정혁의 어깨를 꽉 움켜잡은 희민의 질 안쪽이 그를 강하게 조여 댔다. 절정에 임박한 순간 그가 몸을 확 빼냈다.



“안 돼……!”



희민이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아쉬움으로 가득 찬 희민의 물기 젖은 눈을 진하게 응시한 정혁이 그녀의 몸을 뒤로 돌렸다. 

그러고는 그녀의 뒤에서 바짝 몸을 붙여 왔다. 

정혁이 뒤에서 빳빳한 페니스를 바로 삽입하지 않고 희민의 엉덩이 사이로 밀어 넣기만 했다. 

그대로 음란하게 허리를 앞뒤로 흔들자 그녀의 몸이 시트에 바짝 눌렸다.



“으응.”



한껏 자극된 속살과 젖꼭지가 시트에 문질러지자 희민이 야한 신음을 흘렸다.



“기분 좋아?”


“하아, 너, 너무…… 좋아요.”



찌걱, 찌걱. 마찰되며 비벼지는 곳에서 흘러나온 연유 같은 애액이 검붉은 페니스를 적셨다. 

사납게 발기한 두꺼운 기둥이 길게 속살을 문질러 대자 질척한 소음이 차 안에 울려 퍼졌다.



“……아흣!”



희민이 요분질하듯 몸을 흔들며 헐떡였다. 단단한 남성에 마찰되며 동시에 온몸이 시트에 비벼지는 감촉에 희민은 어지러울 정도였다.



“다시 넣어 줬으면 좋겠어?”



귓가에 흘러드는 목소리도 욕망에 젖어 낮게 깔렸다.



“제, 제발, 제발 넣어 주세요.”



곧바로 애원하자 정혁의 만족스러운 한숨이 귓속으로 밀려들었다.



“아아, 착한 내 희민.”


“아읏……!”



아래에서 두꺼운 페니스가 쑤셔 들어오자 희민이 시트를 쥐어뜯을 듯 움켜잡았다. 

서로의 애액으로 엉켜든 음모가 있는 뿌리까지 느릿하게 박아 넣은 정혁이 시트를 잡은 희민의 손을 커다란 손으로 덮어 깍지를 꼈다.



“너만이 내 심장을 뜨겁게 만든다는 거, 알려 줄게. 희민아.”



허스키하게 잠긴 목소리와 함께 희민의 몸이 부서질 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 아아!”



희민이 교성을 내지르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의 몸을 뒤에서 완벽히 포박하고 손가락 하나하나까지 전부 옭아맨 그가 무서운 힘으로 그녀를 소유해 나갔다. 숨결 한 조각도 남김없이 전부 다.

의식이 까마득해지는 순간 정혁의 목소리가 희민의 귓속으로 흘러들어 왔다.



“크리스마스 선물, 더 있을 거야. 기대해도 좋아.”



그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희민의 이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가 주는 원초적인 쾌락에 사로잡힌 채 온몸이 뒤흔들리며 교성을 내질렀다. 

도망칠 수 없는 열락의 늪에 깊이 빠질수록 그녀의 몸은 한없이 뜨거워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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