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받는 영약 4-9
4-9 탈주2
혜를 비롯한 일행들은 비곡의 북서쪽으로 향하였다. 비곡은 팽가의 북서쪽에 위치한 곳이었다. 그래서 비곡의 남쪽과 동쪽은 팽가의 영역이었지만 북쪽과 서쪽은 팽가가 아닌 숲과 산이었다. 서쪽 경계를 넘어가면 소오태산이 나왔고 북쪽 경계를 넘어가면 넓은 숲과 평원이 나왔다. 그래서 혜는 자연스럽게 탈출로를 서쪽과 북쪽으로 잡을 수밖에 없었다.
일행은 일단 북쪽 비곡의 경계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그 경계에는 진을 이루고 있는 붉은 비석과 검은 비석이 자리 잡고 있었다. 혜는 들고 있던 가죽으로 만든 가방에서 주먹만 한 돌을 3개 꺼내들었다. 그 돌에는 혜가 미리 적어둔 글자가 적혀진 돌이었다. 혜는 3개의 붉은 비석이 있는 자리 바로 앞에 돌을 놓았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를 하급무사들에게 시켜서 모조리 쳐내게 하였다. 준비를 마친 혜가 먼저 음녀들과 의녀들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자.. 일단 이곳이 첫 번째 탈출 장소입니다. 첫 번째 탈출이기 때문에 이쪽으로 탈출하실 분들을 지원 받겠습니다. 여기로는 나가실 4분! 손들어 주세요!”
혜의 말에 의녀들 중에서 2명이 재빠르게 손을 들었다. 탈출을 하는 것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의녀 2명이었다. 그리고 음녀들 중에서는 서로 눈치만 보던 도중 2명의 음녀가 나섰다. 혜는 4명의 여인들을 확인하고서는 탈출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시 시작했다.
“그럼 제 말 잘 들으세요. 여러분들이 나가는 이곳은 비곡의 북쪽입니다. 북쪽으로 나가시면 아파 숲과 평원이 번갈아서 나오는데.. 퇴로는 웬만하면 숲을 통과하세요. 팽가의 경공의 특성상 숲을 거칠 때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집니다. 그러니 숲으로 이동하세요. 그리고 작은 개울이나 하천들이 많이 나올 것인데 물은 냄새를 없애줍니다. 그래서 탐지견이나 추격을 하는 사람의 따돌릴 수가 있으니 하천을 많이 이용하세요. 그리고 팽가의 힘이 약한 하북이 아닌 몽고나 요녕까지 가세요. 아니 더 갈 수 있다면 더 멀리 가세요. 최대한 쉬지 않고 도망치셔야 합니다.”
혜의 말이 끝나자 하급무사들은 미리 준비한 봇짐을 하나씩 의녀와 음녀들에게 건네주었다.
“봇짐에는 도주할 때 먹을 육포, 벽곡단, 그리고 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담요와 발을 감싸는 비단, 간단한 약들도 안에 챙겨두었습니다. 무엇보다 향신료를 비롯한 후추가루를 담은 통을 3개 놔두었습니다. 일단 여기에서 나가자마자 1통의 가루를 사방에 뿌리세요. 그리고 30분마다 1통씩 3번만 뿌리시면 추격에 최대한의 방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모두 다 따로 도망치세요. 같이 도망치면 잡힐 확률이 더 높아 집니다.”
혜의 이야기에 의녀들과 음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혜가 미희에게 말하였다.
“미희야 너 소천성검법의 초식 중에서 3초식인 대라비검 확실하게 기억하지?”
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희의 초식의 완성도는 화린에게 교육을 받으면서 엄청나게 올라가 있었다. 그래서 소천성검법의 초식은 이제는 완벽하게 펼칠 수가 있었다.
“그럼 돌이 앞에 놓인 붉은 비석들의 일직선으로 확실하게 갈라줘. 조심해야 할 것은 비석이 부서지면 안 된다는 것이야. 말 그대로 반으로 검이 가르고 나서도 원형 그대도 유지해야해.”
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허리에 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내공을 검에 주입하자 2갑자가 넘는 내공으로 인하여 날카로운 검기가 은은하게 검에 서렸다. 그리고 미희가 대라비검으로 붉은 비석의 정 가운데를 갈랐다. 그러자 비석이 정확하게 반으로 갈라졌지만 비석이 움직이지도 않았다. 높은 내공으로 정확하게 초식을 사용했기 때문에 비석이 갈라졌음에도 형태는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미희는 똑같은 방식으로 3개의 붉은 비석도 동일하게 갈랐다.
“좋아 그러면 이제는 붉은 비석들 사이에 있는 검은 비석 2개를 산산조각 내줘야하는데.. 소천성검법의 7번째 초식인 공천파쇄가 좋을 것 같아.”
“어!”
미희의 몸이 높이 날아올랐다. 그리고 하늘에서부터 강하게 검이 사선을 그리면서 내려왔다. 그리고 검은 비석에 정확하게 12번의 검이 들어갔다. 그래서 비석이 수십 개의 조각으로 쪼개졌다. 혜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고 미희는 다른 검은 비석도 산산조각을 내었다. 그러자 미희는 옆에 떨어져 있던 돌을 주워서 던졌다. 그러자 돌이 진을 통과해서 밖으로 나갔다.
“자! 이제 이곳의 진법은 해체되었어요. 빨리 가세요!”
그 모습을 월아를 비롯한 오랫동안 비곡에서 지냈던 사람들은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비곡의 절진에 막혀서 나가지 못했던 수많은 음녀들이 탈출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였으며 그 위력을 아는 음녀들은 탈출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혜와 미희가 너무나 쉽게 진을 풀어낸 것이다. 그리고 의녀 2명과 음녀 2명은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서는 재빠르게 비곡을 나서서 숲으로 들어갔다.
“자! 다음 장소로 이동해요!”
남은 사람은 혜를 따라서 서쪽으로 이동하였다.
일행의 가장 선두에는 혜가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혜는 수시로 달을 보면서 시간을 확인하였다.
“이제 인시(새벽3시)가 되었군....”
혜의 계획은 여름이라 해가 빨리 뜨는 까닭에 해가 뜨는 묘시(새벽5시)전에 끝내야 했다. 그리고 여러 곳으로 음녀들을 탈출시키기 위해서 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두 번째 탈출 장소로 선택해둔 곳이 나왔다.
“자! 이번에는 이곳으로도 4분이 탈출할겁니다.”
이번에는 음녀들이 서로 나가겠다고 손을 들었다. 앞서서 나간 음녀들이 무사히 비곡을 나가는 것을 보고 한시라도 빨리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혜는 이번에는 음녀들 중에서 자신이 직접 4명을 선택하였다.
“일단 이분들이 여기서 탈출할게요.”
그리고 혜는 이전과 동일하게 가방에서 돌을 3개 꺼내서 이전과 같이 붉은 비석의 앞에 놓았고 그리고 미희는 붉은 비석을 절반으로 가르고 검은 비석은 산산조각 냈다. 그리고 다시 주변에 있는 돌멩이를 던져서 진이 풀렸는지 확인하였다.
그러자 하급무사들이 이번에 나가는 음녀 4명에게 준비된 봇짐을 주었고 음녀들은 봇짐을 다부지게 잡았다.
“이곳도 북쪽이라서 탈출시 주의사항은 전에 말씀드렸던 것과 같습니다. 부디 무사히 탈출하기를 빌게요.”
4명의 음녀들은 급한 마음에 뛰어서 비곡을 나갔다. 그리고 혜를 비롯한 남은 일행은 다시 서쪽으로 이동하였다.
혜가 이동하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은 음녀들과 의녀들이 자신의 지시를 아주 잘 따라 준다는 것이었다. 음녀들과 의녀들이 생각보다 침착해서 서로 나가겠다고 하거나 한 번에 다 도망치는 것과 같은 불상사가 생기지는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의외에 변수는 역시나 있었다.
“무슨 생각이야?”
한참을 이동하는데 혜의 옆에서 월아가 조용히 말을 걸었다.
“언니? 뭐가요?”
“앞에 나간 아이들... 미끼지?”
“!!”
늙은 생강이 무섭다고 했다. 월아는 눈치로 혜의 속셈을 알아차린 것이었다. 월아는 남아 있는 구성원들을 살펴보았다. 탈출의 핵심인 미희와 화린모녀, 그리고 비교적 무공이 높은 8음녀들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게다가 하급무사들을 아무 이유 없이 데리고 다니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월아는 빨리 탈출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언니……. 다른 사람한테는 말하지 마세요.”
“널 비난하거나 욕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야. 다만 나도 그런 식으로 버리지는 말라는 거지.”
“.....”
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월아도 입을 다물었다. 앞에 나간 8명의 음녀들은 혜가 생각하기로는 잡힐 가능성이 너무나도 높았다. 팽가는 일행이 움직인 흔적을 토대로 추적할 것이다. 그래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나누어진 그룹은 어쩔 수 없이 많은 추적자들에게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북쪽은 숲과 평원지역.. 경공술을 익힌 팽가의 무사들로부터 도망치기가 힘든 지역이었다. 그래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탈출한 그룹의 음녀들과 의녀들은 비교적 무공이 낮은 사람들을 위주로 보내주었다. 혜는 그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비곡의 북서쪽지역으로 서쪽과 북쪽의 경계가 되는 곳이었다.
“자! 이곳에서는 3분만 탈출할게요.”
월아를 제외한 10명의 음녀들 중 벌써 6명이 탈출하고 4명이 남았고 의녀들 중에서는 4명중 2명이 나가서 2명이 남아 있었다. 이들 중에서 이번에는 혜가 직접 3명을 선택하였다.
“수련언니 그리고 소향언니랑 자은언니 나오세요.”
수련은 예전에 중소문파의 자녀로서 내공은 낮아도 어려서부터 무공을 익힌 탓에 무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8음녀였다. 그리고 소향과 자은은 8음녀 출신으로 의녀 중에서도 무공이 높은 의녀들이었다.
“언니들! 언니들의 역할이 중요해요. 잘 들으세요!”
3명은 고개를 끄덕이고 혜의 말을 유심히 듣기 시작했다.
“일단 이곳은 비곡의 북쪽과 서쪽의 경계예요. 그러니까 언니들은 북쪽이든 서쪽이든 선택해서 도망치실 수 있어요. 북쪽은 아까 설명했으니 생략하구요. 서쪽은 약 30분 거리에 소오태산이 나와요. 하북에서 제일 높은 소오태산이!”
혜의 말에 3명의 여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혜는 하급무사로부터 이전에 음녀들이 받은 봇짐과 다른 색깔로 싸여진 봇짐을 3명의 여인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언니들은 일단 서쪽의 소오태산으로 가세요. 그리고 소오태산에서 여기 봇짐에 담겨져 있는 독약을 흘리면서 가셔야해요.”
“독약?”
“심각한 독성을 가진 독이 아니긴 하지만 조심해서 취급하셔야 하구요. 소오태산에서 봇짐에 담긴 10가지 독을 모두 흘리면서 산을 1시간 가까이 헤집고 다니신 다음에 다른 음녀들과 마찬가지로 도망치시면 되요.”
혜의 말에 여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서쪽으로 도망치실 분은 산서성을 지나서 섬서나 감숙까지 도망치세요. 남쪽에는 제갈세가의 영역인 호북과 남궁세가의 영역인 안휘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남쪽은 위험하니 서쪽으로 쭉 도망치셔야 해요.”
혜가 설명하는 동안에 미희는 혜가 없이도 익숙하게 진을 해체하였다. 그리고 진의 해체가 완료되자 3명의 여인은 인사를 하고 진 밖으로 탈출하였다.
이제는 몇 명 남지가 않았다. 의녀들은 모두 다 탈출했고 음녀들 중에서 월아와 3명의 음녀만이 남았다. 혜는 10분 남짓 서쪽으로 이동하여 다시 멈추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이번에는.. 4명.. 아니 3명이 나갈게요.”
원래는 월아를 포함한 모든 음녀들이 이곳에서 탈출할 예정이었지만 월아의 눈치가 보인 혜는 월아를 제외한 3명의 음녀들에게 말했다.
“이번에는 서쪽이에요. 여러분들은 소오태산을 거치지 마시고 서쪽으로 이동하세요. 그리고 꼭! 산서성을 넘어서 섬서나 감숙까지 가셔야 합니다. 힘들더라도 꼭! 산서성은 넘어가셔야 해요.”
혜가 설명을 하는 동안에 미희가 진을 해체하였고 남은 3명의 음녀들이 그 자리를 통해서 비곡에서 나갔다. 이제 혜, 미희, 화린모녀 그리고 20여명의 하급무사들.. 마지막 월아가 남았다.
남은 일행이 이번에는 조금 많이 이동하였다. 무려 30분 가까이를 전속력으로 뛰어서 비곡의 서쪽의 끝까지 이동하였다. 남은 인원들이 몸이 튼튼한 하급무사들과 무공을 익힌 사람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이동한 것이었다. 아 몰론 월아는 무공을 익히지 않았지만 내공이 높은 미희가 월아를 업고서 뛰었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미희야! 여기!”
혜가 가방에서 돌 3개를 꺼내어서 자리에 위치시키자 미희가 익숙하게 진을 파괴하였다. 그리고 혜가 미희에게 말했다.
“미희야.. 이제부터 넌 하급무사들과 따로 움직여야 하는 것 알지?”
“응.”
혜의 계획에 의해서 미희는 오히려 팽가에게 역습을 가해서 화린 모녀와 혜가 완벽하게 탈출하게끔 시선을 끌어주어야 했다. 그래서 무공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은 미희가 그 역할을 하기로 결심하였기 때문에 미희는 일행과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헤어질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혜와 미희는 마지막으로 서로를 꼭 껴않았다.
“우리.. 살아서 만나자.”
“어!!”
“더! 시간이 없어.. 미희야 빨리 가!”
“으.. 응.. 혜야! 꼭 다시 만나는 거야!!”
“그래 미희야! 너도 몸조심하고! 아 그리고 잠시…….”
혜는 잠시 미희를 불러 세우더니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미희의 목에 걸어주었다.
“미.. 미희야 이걸 왜…….”
미희는 목걸이에 걸려있는 사연을 알았기 때문에 받으면서도 당황해했지만 혜가 말했다.
“내가 너한테 주고 싶어서 주는 선물이야.”
“하지만 이건.. 아니야! 다음에 만나서 줘!”
미희가 사양하려 했지만 혜가 말했다.
“너! 화린언니 도와주면! 내 말 잘 듣는다고 했지?”
“하.. 하지만 이건 그런 의미가 아니잖아.”
“빨리 가! 급해!!”
혜는 하급무사들 중 3명을 제외한 20명에게 미희에게 절대복종하라고 명령을 하였다. 그리고 미희는 결국 목걸이를 목에 걸고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몇 발자국 걷지 않아서 다시 뒤돌아보는 미희였다.
“야! 너 다 망치고 싶어! 빨리 가!!”
“어! 혜야 몸조심해! 화린언니도! 화영이도! 월아언니도!! 모두 조심해요!”
미희가 하급무사들을 데리고 다시 북쪽으로 이동하였고 남은 일행들은 손인사로 마중해주었다. 그리고 미희를 비롯한 하급무사들이 다 사라지자,, 이곳에는 혜, 화린, 화영, 월아 그리고 3명의 하급무사들이 남았다.
“자! 이제. 저희도 작별을 해야겠네요.”
“작별?”
월아가 무슨 말이냐는 듯 혜에게 물었다. 그러자 혜가 말했다.
“전! 안가요…….”
“!!!”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월아가 당황을 금치 못하였다. 하지만 오히려 화린은 담담하게 말하였다.
“혜야..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 우리랑 같이 가자.”
“언니 제가 몇 번을 말씀드렸죠? 전 안 간다고. 그리고 미희한테 말하지 않으셨던 것은 고마워요 언니..”
“혜야…….”
혜는 애당초에 탈출을 생각하지 않았다. 자신이 탈출하면 팽가에 남아있는 미언니와 선언니가 어떤 일을 당할지도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혜는 언니들 때문에 비곡을 나가는 것을 포기한 것이다.
혜는 옆에 있는 하급무사들을 바라보았다. 비교적 하급무사들 중에서도 높은 외공을 지니고 있는 백무사와 위무사, 그리고 어린 음녀들의 무공사부인 하무사가 남아있었다.
“위무사와 하무사, 너희 둘은 지금 순간부터 화린언니에게 복종한다.”
“네!”
“잠깐!”
혜가 하급무사들에게 명령을 하고 있을 때, 월아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혜는 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좋은 표정으로 설득하듯이 말했다.
“왜 그러세요? 언니.. 전 제일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곳까지 확실하게 안내해드렸습니다. 화린언니랑 화영이랑 같이 재빠르게 도망치시면 되요.”
“그게 아니라.. 하무사는 나주면 안 돼?”
“네?”
“너.. 나랑 하무사 사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
사실 비곡에서 비공식적인 커플중 하나가 하무사와 월아였다. 사실 월아는 하무사가 이상했다는 것을 이미 반년 전부터 알고 있기는 했다. 혜의 색혼법에 걸린 이후에 갑작스럽게 월아와 잠자리를 가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부분에서 혜가 월아에게 미안한 점도 있었다.
“언니. 알고 있었나요?”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감이 오지 않았을까?”
“네. 언니에게 돌려드려야겠네요. 하무사! 넌 월아언니에게 복종한다.”
“너.. 그거 최면이지?”
“네.”
“그러면 1달 후에 최면에서도 풀린다고 명령해줘.”
“네. 하무사 넌 1달 후에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무사가 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자 그때서야 월아가 안심한 듯 하무사의 품에 안겼다.
“이제 돌아오셨네요. 호호호”
“자!! 빨리들 가세요!”
혜가 배웅을 해주었고 화린과 화영 그리고 월아... 2명의 하급무사가 진 밖으로 급하게 뛰어나갔다.
모두가 떠나고 혜와 백무사만이 남았다. 혜는 한참동안을 마지막으로 사라진 화린모녀와 월아가 나간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느덧 묘시가 되어 날이 밝아 오기 시작하자 혜가 차분한 발걸음으로 오두막을 향해 걸었고 그 뒤를 백무사가 지켰다. 너무나도 조용한 비곡을 걸으면서 혜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최면에 걸려있는 백무사의 발걸음 소리만 혜의 귀에 울렸다.
“벌써 날이 밝아오네!!”
미희는 하급무사들을 데리고 서쪽으로 진을 뚫고 나갔다. 하지만 미희를 비롯한 하급무사들은 팽가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소오태산의 바로 옆에서 오히려 자리를 잡고 있었다. 추격하는 무사들을 역습하기 위해 미희는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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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회면 4부도 마무리네요..
4부는 마무리 짓고! 설날을 쉬어야겠죠?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