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이라기보단 야설의 일반론
아 이제 또 되네요.
원래 대학교 시절 전공보다도 교양문학 수업을 더 열심히 들었던 전력이 있습니다. 단편도 몇 자 끄적여 보고 했고요. 그래서 감히 이렇게나 서평 비스무레하게 올려 봅니다.
여튼 이곳에서, 그리고 다양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다종의 야설을 접해본 결과 몇 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습니다.
뭐, 흔히 나타나는 문법, 어조사는 사실 문제삼기가 그렇습니다. 영어/일어 번역체는 제가 남보고 뭐라 할 처지는 아니니 그만 두겠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라면, 여기 분들이 쓰는 작품들의 시점이 바뀌어 있다면 하는 것입니다.
보통 1인칭 주인공/관찰자, 3인칭 관찰자와 전지적 작가 시점을 많이 논합니다. 엄마를 부탁해처럼 2인칭처럼 보이는 실험적 기법도 있지만 그건 제쳐 놓고, 야설에서 주로 쓰일 수 있는 기법은 1인칭 주인공과 전지적 작가 시점이라고 봅니다. 거기에 허구적 문서를 이용하는 자전적 기법까지 더할 수 있겠죠
많은 분들이 그냥 색소리 넘치는 묘사와 관능적인 상황연출, 그리고 대화체의 집합으로만 야설을 생각하고 계시지만 사실 성관계에 있어 양자가 가지게 되는 그 묘한 심리와 생각의 흐름을 나타내는 데에는 다른 시점도 나쁘지는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례를 들자면 "사랑 손님과 어머니"가 있습니다. 모두들 교과서 등에서 한번쯤은 봤을 법한 소설입니다.
여기서 어린아이인 옥희를 화자로 내세워 "독자는 알지"라는 상황과 미묘한 감정의 흐름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써 잘못하면 야설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을(불경한가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만들어냈지요
꼭 특이하고 비현실적인 사건 위주의 전개가 아니라 내면과 심리 위주의 독백 말이죠.
그리고 하나 더. 고전 패러디가 보고 싶습니다. 알퐁스 도데의 "별"이라던가, 삼국유사의 이야기들을 패러디했다던가. 방자전처럼 말이죠.
좋은 예로는 쌍화점이 있습니다. 사실 원 쌍화점 가사에는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가 일언반구도 없습니다만 현대적 상상력으로 잘 변용해낸 게 요즘의 영화지요.
그런 의미에서 추천도서 몇 권 적어놓고 가겠습니다.
위의 책들을 비롯해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까뮈의 "이방인", 카프카의 "변신" 정도만 읽어 보셔도 좋고 가능하시다면 문학 전집을 다시 한번 꺼내서 읽어보세요.
애들 읽히다가 제가 읽게 되기도 했지만... 요새 걸로는 민음사가 좋고 우리 학생 때 읽던 범우사 문고본들이던가요? 그런 책들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남편이 교수라서 좋은 게 책 사자는 건 다 사주더군요.
여튼 나중에 이쪽에도 단편 단위로 올려보겠습니다. 소재제안도 받아요.
근데 규정에 안 걸리려나...대상이 이 게시판 독자분들이다보니 양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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