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내 남자의 남자 6
희준은 긴장해있었지만 세련은 가족들을 만난다는 설렘에 들떠있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더 큰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온몸이 굳어졌다.
"왜 그렇게 심각해요?"
"당신을 안지 못하니까."
기내에서 공항에 도착했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흥분으로 눈을 빛내는 세련의 손을 꼭 잡았다. 무슨 일이 닥치든 거침없이 헤쳐 나갈 것이다.
다짐을 하자 어느 정도 마음이 풀리고 조금이나마 여유가 돌아왔다.
준이 신신당부하지 않았다면 분명 이것이 몇 년 만이냐고 부둥켜안고 울 태세들 이었다.
세련은 그것도 모르고 연신 프랑스에서 본 것들과 희준이 심술궂다는 소리들을 재잘대고 있었다.
제가 너무 천방지축으로 다녔나 봐요. 그런데 왜 이렇게 마르셨어요?
며칠 사이에 이렇게 마르실 줄은 몰랐는데...프랑스에서 새로 안 사실이 있어요.
신기하게도 음식을 만들 줄 알더라고요. 맛있는 요리해드릴게요.
희준씨도 칭찬한 거니까 안심하고 드셔도 되요. 그렇죠. 희준씨?"
"그, 그래. 기대하셔도 됩니다."
"정말 기대되는구나. 하지만 우선 쉬기부터 해야지 몸이 우선이야."
"전 다 낳았는걸요. 희준씨가 저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쉬어야 할 사람은 희준 씨라고요."
세련의 밝은 모습에 부모들도 미소 지었다. 온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동안에도 이야기꽃은 끊이지 않았다.
"당분간은 이곳에서 지내는 게 어떠니? 너도 출근하고 세련이도 몸이 안 좋고 혼자 있으면 힘들 것 같고."
희준은 부모의 배려에 고마웠지만 프랑스에서 떠나올 때 세련의 말이 떠올라 선 듯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요.]
두 사람만의 보금자리에서 출발한다는 설렘에 잠도 설쳤던 것을 아는데 어떻게 그의 욕심만 차릴 수 있겠는가.
프랑스에서 오기 전에 세련 몰래 집안인테리어를 신혼 때의 분위기로 바꿔달라고 부탁했던 것도 그 이유 때문이었다.
옆에서 피곤한지 기대오는 세련을 보고 있자니 더 이상 망설일 수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세련을 안아 올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그러니?"
"아무래도 집에서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사람도 신혼집에서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것 같고요. 죄송합니다."
세련이 많이 피곤해 보인다. 어서 가봐라."
"알겠습니다."
생각해서 말해주는 부모에게는 죄송했지만 세련의 생각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옆에서 잠들어있는 세련의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도로가 한산해서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혹시나 깰까봐 조심스럽게 안아 올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눕히고 옷을 벗기려고 할 때 세련이 졸린 눈을 떴다.
"벌써 다 왔어요?"
"응."
"나 씻어야 하는데."
"많이 피곤하니 하루만 그냥 자라고."
"당신은요?"
간단하게 씻고 아내 곁에 누우니 하루 종일 긴장했던 것은 사라지고 평화가 찾아왔다.
무의식중에 안겨오는 아내의 채취가 수면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세련아?"
밤새 안녕이라는 듯 긴장감은 다시 몰려왔고, 다급하게 욕실을 들여다보았지만 아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등줄기의 서늘함을 몰아내며 주방으로 향했다. 애타게 만들었던 장본인은 느긋하게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희준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세련의 뒤로 다가가 가냘픈 허리를 안았다.
"어머! 일어났어요?"
"응. 옆에 있어야 할 사람이 없어서 얼마나 놀랐는지 아는 거요?"
"왜 걱정을 해요? 신혼집에서 처음 맞는 아침이어서 일찍 깬 것뿐인데."
"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당신이 옆에 없으면 불안해. 내일부터는 절대 그러지마."
"알았어요."
희준은 아침인사를 진하게 했다.
그의 키스는 가볍게 시작해서 진하게 끝을 맺었다.
매일 아침의 행사가 돼 버렸다.
"아, 아침...읍."
향긋하고 달콤한 입술에 끌려 부드럽게 혀로 가르고 들어갔다.
혀끝에 느껴지는 보드라운 감촉에 신음하며 세련의 혀를 휘감아 빨아들였다.
아내의 뜨거움에 자제심은 밑바닥으로 떨어져 버렸고, 다급한 손길이 치마를 들어올렸다.
그 안에 숨겨져 있는 곳을 손바닥으로 지그시 눌렀다.
그의 손길에 촉촉하게 젖어 있는 곳은 어서 빨리 오라고 초대를 하고 있었다.
거친 숨결과 욕망에 세련의 옷들이 사라져버렸다.
앞치마만 걸친 모습이 요부처럼 보였다.
"당신을 갖고 싶어."
색다른 경험에 짜릿함이 퍼졌다.
세련을 돌려세워 충분히 젖은 곳에 그의 성난 성기를 문질렀다.
세련은 허리가 휘어지며 다리를 오므리려고 했다.
그 느낌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부드러운 속살을 점령해 버렸다.
"앗...하아..."
풍만한 가슴위에 솟아오른 유두가 움직일 때마다 스치며 자극을 받자 가르랑거리며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의 충만함에 게걸스럽게 빨아 당기는 세련 때문에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풀어내고 싶었다.
잘록한 허리를 단단히 잡고 들어갈 때마다 내지르는 교성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두 사람이 동시에 불꽃을 만들어내고 싶기에 매끄러운 등을 혀로 핥았다.
지나간 자리마다 꽃잎들이 피어나자 참을 수가 없었다.
거친 동작으로 밀고 들어가는 느낌은 온몸을 산산이 부숴놓았다.
농염한 향이 피어오르고 거친 몸부림이 극에 달할 때 온 세상에는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거친 호흡과 함께 희준은 세련의 등 뒤에 쓰러지듯 몸을 겹쳤다.
그의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할 것 같아 조심스럽게 빠져나오며 목덜미에 키스를 흩뿌렸다.
"음식이 맛없어도 몰라요."
"당신이 맛있었잖아."
"몰라요."
얼굴을 붉히는 세련과 같이 샤워를 하고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세련을 혼자 두고 출근하려니 발걸음이 안 떨어질 것 같았다.
식탁에 정성스럽게 차려져있는 음식들에 갑자기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련을 안았을 때는 음식생각은 저만치 달아나있었기에 짓궂은 미소가 지어졌다.
"너무 일찍 일어난 것 아니요?"
"밑반찬은 어머님이 준비해 주신 거고 전 밥과 국만 끓인걸요."
예전에 세련은 음식을 더 잘하기 위해 요리학원에도 다녔었다.
워낙 타고난 손맛이었기에 지금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그것을 모르는 세련은 눈앞에 앉아 걱정스레 쳐다보고 있었다.
"먹을 만해요?"
"응. 차는 못 마시고 갈 것 같소."
"왜요?"
"당신을 맛있게 먹고 이렇게 음식까지 먹었으니 들어갈 때가 있겠소?"
희준의 짓궂은 말에 세련은 얼굴을 들지 못했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입술에 가볍게 키스하고 출근을 서둘렀다.
"다녀와서 더 맛있게 먹어주지. 오늘은 뭐 할 거요?"
"장보고 짐정리하려고요. 아직 미흡한 것투성이니 한동안은 정신없을 것 같아요. 늦어요?"
"아니요. 될 수 있으면 빨리 와서 안아주지. 기대하고 있어도 좋소."
"자꾸 놀리지 말고 출근이나 하세요."
"발걸음이 안 떨어지는군. 혹시 당신이 키스해주면 갈수도 있을 것 같소."
"안 늦었어요?"
"그러니까 빨리 키스해줘."
세련은 희준의 억지에 짧은 키스를 하고 출근시키려고 했다.
"그런 키스가 어디 있나?"
도망가지 못하게 단단하게 붙들고 진한 키스를 하고는 하얀 목덜미에 선명하게 붉은 꽃잎을 새겨놓고서야 놓아주었다.
"이것이 진짜 키스요."
저돌적인데다 섹시하기 까지 한 남편과 살아가려니 체력이 소진되는 것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장에 가서 살 목록을 만들고, 욕실로 들어가 거울을 보다가 선명한 자국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세상에 이게 뭐야? 밖에 어떻게 나가라고."
밴드를 붙이고 있으면 눈에 뜨일 것 같아 스카프를 찾아 목에 둘렀다.
더운 날씨에 이것도 못할 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