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cle-A. 2부...20편.
2006년 8월-(3).
러브 랜드에서 일본인의 사랑, 인도인의 사랑, 그리스인의 사랑, 미국인의 사랑 등 노골적인 조각상과 함께 가긴 어딜 가, 벗어나고 파, 그 주인의 그 개 등 코믹한 조각상들이 효정과 찬웅을 웃게 만들었다. 이제 비는 조금밖에 내리지 않고 있었고, 두 사람은 벤치에 앉아 파도타기란 조각상을 보며 음료수로 갈증을 달랬다.
“첫 섹스를 정말 14살 때 했어?”
“응...현수오빠, 알지?...”
“알지...그 양반, 지금 뭐하나 몰라...”
찬웅도 현수를 잘 알았고, 태영의 엄마 순희가 그와 부부처럼 지냈다는 것도 알 고 있었다. 하지만 효정과 찬웅은 태영과 순희의 일은 모르고 있었다. 상철과 태영도 차마, 그 일은 이들에게 말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땐...그저 아프기만 했어...너무 아픈데도 그 오빠가 무서워서 말 도 못했지...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니까 아프지 않더라...”
“남자들은 확실히 주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면 좋아서 그런 거라고 받아들이니까 말이야...그런데...고통이 사라지면 쾌감이 느껴지니?”
효정은 찬웅의 말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쾌감?...글쎄...섹스에서 쾌감을 느끼지 시작한 것은 20대 이후였어...어차피 현수오빠하고는 오래가지 못했으니까, 쾌감을 느낄 겨를이 없었지...태영이나 형우도 너무 어렸고...나도 어렸고...”
“난 영숙이가 처음이었는데...기절할 정도였어...하하...”
“찬웅아...넌 섹스가 뭐라고 생각하니?”
찬웅은 효정의 말에 그녀의 얼굴을 보다가 조각상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난 살면서 말이야...한 번도 내가 남들처럼 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한 적이 없었어...어디 나같이 난쟁이 똥자루에 다리병신을 좋아하는 여자들이 있겠니...섹스?...후후...그런 건 기대도 못했어...그냥 떨어져서 지켜보며 혼자서 가슴앓이만 했었지...”
효정은 그런 찬웅을 바라보다가 그의 손을 잡아주었다.
“지금은...안 그래도 돼, 찬웅아...”
찬웅은 그런 효정을 보다가 일어나 조각상 앞으로 다가가 여러 가지 동작을 취했고, 효정은 깔깔대고 웃었다. 효정과 찬웅은 러브 랜드를 나와 다시 밤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와이퍼는 미친 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찬웅은 운전을 하는 효정이 너무나 섹시해 보였다. 원피스를 입고 있는 효정은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있어서 젖꼭지가 불룩해 있었고, 비를 맞아 약간 젖어서 그런지 그녀의 몸이 살짝 보여서 자신도 모르게 계속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효정은 그런 찬웅의 마음을 알았지만 계속 모른 척했다. 그때였다. 찬웅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위에 올라왔다. 아까부터 기대하고 있었지만 막상, 찬웅의 손이 자신의 몸을 더듬자 효정도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의 손이 스커트를 올리자, 효정의 튼실한 허벅지와 종아리, 그리고 힘줄 돋은 발이 들어났다. 찬웅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를 주무르자, 효정은 갑자기 도로 옆으로 들어가 으슥한 곳에 차를 멈춰 세웠다. 그녀는 좌석을 누이고 몸을 틀어 뒷좌석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튼실한 그녀의 엉덩이와 허벅지가 보였고, 찬웅은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효정이 뒤로 다 넘어가 원피스를 벗어버렸다. 그 모습을 본 찬웅도 그곳을 넘어가 앞좌석을 원위치 시켰다.
“더러운데...”
“괜찮아...하나도 더럽지 않아...”
효정은 약간 간지러움을 느꼈지만 찬웅을 보며 그의 반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지기 시작했다.
찬웅의 입에서 나온 효정의 발가락은 침으로 번들거렸다. 차창엔 계속 빗물이 때렸고 시간이 지나자 김이 서리기 시작했다. 한 참을 효정의 발가락을 빨던 찬웅은 그녀의 팬티를 벗겨 내렸다. 그러자, 효정이 상체를 누인 채 두 다리를 들어 잔뜩 벌려주었다. 찬웅이 벌개 진 얼굴로 효정을 보자, 그녀의 보지가 약간씩 벌름거렸다. 찬웅은 효정의 다리 사이로 들어가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보지 살을 빨기 시작했다.
“하아!~~”
효정은 찬웅의 입술이 자기 보지에 닿자, 그의 머리를 잡고 신음을 내 뱉었다. 그녀의 두 다리는 차 천장에 대고 버티고 있어서 종아리에 힘줄이 잡혔다. 효정은 보지로부터 간지러움과 함께 새큰한 느낌이 밀려와 그녀의 몸을 노곤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상철과도 카섹스를 한 적이 없었다. 장소가 새로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상대가 바뀌어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지금 엄청난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참 효정의 보지를 빨던 찬웅이 고개를 들자, 그의 입은 효정이 흘린 액체로 번들거렸다. 찬웅은 효정의 얼굴을 보며, 반바지를 벗었다. 그러자 어울리지 않은 크기의 찬웅의 자지가 힘줄을 들어낸 채로 곤두서 있었다.
“후후...영숙이 말이 사실이었구나...대단해 찬웅아, 너무 크다...”
“하앜!~~아!~~하아!~~”
효정이 다리를 내리고 몸을 일으켜 세우고 찬웅의 자지를 입에 넣자, 그가 신음을 내질렀다. 따뜻하고 촉촉한 그녀의 혀가 찬웅의 자지를 자극하자, 그는 온몸으로 새큰한 느낌이 전해져 올라와 숨을 몰아쉬기 바빴다. 그렇게 찬웅의 자지를 빨던 효정은 그를 좌석에 눕게 하고는 자신의 하체를 찬웅의 입 쪽으로 돌려서 빨기 시작했다. 그러자 찬웅도 머리 위로 보이는 효정의 보지를 빨아댔다. 두 사람은 서로의 성기를 미친 듯이 빨아대며 점점 가뿐 호흡을 내 쉬기 시작 했다.
침대 위에 누운 상철의 몸 위로 올라간 은정은 정신없이 그의 자지를 물고 빨고 깨물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상철이 자신의 보지와 똥구멍을 빨다가 발가락을 빨기 시작하자 또 다른 새큰한 기운이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깨워 미칠 것 같았다.
“아흑!~~아!~~ ”
상철은 너무나 빨고 싶었던 은정의 발가락을 빨며 자지로부터 전해져 오는 압박감과 간지러움에 온 몸이 찌릿했다. 눈앞에서는 은정의 튼실한 엉덩이가 흔들거렸고 그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털 없는 아기 같은 보지가 붕어처럼 뻐끔거리자 자지로 더욱 피가 몰리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은정은 에펠탑처럼 솟아오른 상철의 자지를 자신의 보지에 끼워 넣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 쪽의 거울엔 자신의 모습이 보였고 뒤에서 간혹 얼굴을 들고 자신의 엉덩이를 보는 상철로 인해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상철은 은정의 두 다리를 앞으로 뻗게 한 뒤 자신에게 뒤로 눕게 했다. 그리고 두 팔로 그녀의 젖가슴을 주무르며 두 다리로 그녀의 다리를 감싸자 은정이 신음을 내 뱉으며 엉덩이를 움직였다.
“아!~~~너무 좋아요, 아저씨~~~! 아아!!~~”
“오, 오빠라고...해봐...”
상철의 말에 은정이 자기도 모르게 보지에 힘을 주었다. 오빠라는 말은 태영에게만 쓰고 있었다. 은정은 상철이 그 말을 듣고 싶어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아!~~오빠!~~아!~~사랑해, 상철오빠!~~아!~~~”
은정은 상철의 자지가 더욱 딱딱해지는 것을 느끼자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소리 질렀다.
상철은 은정의 말에 갑자기 그녀를 들어 개처럼 엎드리게 한 뒤 뒤에서 껴안고 미친 듯이 좆 질을 시작했다.
“은정아!~~아!~~~은정아!~~”
“아!!~~오빠!~~~”
한 참을 그렇게 좆 질을 하던 상철이 울컥 사정을 하며 은정을 안고 덮치자 그녀는 상철의 밑에 깔려 쓰러졌다. 상철은 누운 상태에서도 계속 좆 질을 했고, 은정도 엉덩이를 움직였다. 은정은 몸을 돌려 상철의 자지를 미친 듯이 빨기 시작했고, 상철도 그녀의 엉덩이를 당겨 보지를 빨아댔다. 두 사람의 입은 금방 액체로 번들거렸다.
두 시간을 넘게 밤길을 달려 겨우 성산포구에 도착한 영숙과 태영은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밤 11시 밖에 안됐는데도 인적이 드물었고 방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겨우 허름한 모텔을 구해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보니 미칠 것 같은 허기가 밀려왔다.
태영과 영숙은 밖에 나가 식당을 찾아봤지만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겨우 마트 비슷한 곳을 찾아 컵라면을 사려고 보니 뜨거운 물이 없다는 말에 맥이 풀렸다. 두 사람은 다시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정말 70년대에나 볼 수 있음직한 작은 구멍가게를 발견하고 들어갔다. 다행히 뜨거운 물이 된다고 했지만 한 개에 천오백원이나 받아 두 사람을 놀래 켰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라면과 함께 찐 계란으로 배를 채운 뒤 다시 모텔로 들어가 시체처럼 잠에 빠져들었다.
“아!~~흐으응!~~하아!~~찬웅아!~~”
효정이 찬웅의 몸 위로 올라가 그의 자지를 자신의 보지에 끼우고 내려앉았다. 침대처럼은 편한 자세가 아니었지만, 뒷좌석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그녀는 차 천장을 잡고 서서히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찬웅은 덜렁거리는 효정의 젖가슴을 손으로 잡고 주물렀다. 그녀는 이제 찬웅의 가슴에 두 손을 대고 한쪽다리는 바닥에 고정시킨 채 엉덩이를 움직이며 그의 젖가슴을 깨물고 빨아댔다.
“하아!~~우, 우리말이야 ...으응!~~우리 이대로 좋은 걸까?”
“노력해야지!~하앜!~~ 어떻게 돼든...서로 믿어야겠지...우린! 아나키스트들이니까 말이야...! 흐읔!~~”
“아!~~흐응!~~아나키스트?...후우응!~~영숙이도 비슷한 말을 하더니!...하아아아!~~”
찬웅의 말에 효정이 미친 듯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차창을 때리는 빗소리와 함께 찌걱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엉덩이를 지분거리던 효정이 숨을 몰아쉬며 잠시 움직임을 멈추자, 상철이 자신의 엉덩이를 수직으로 움직여 그녀의 보지를 찔러대자, 효정이 물을 쏟으며 비명을 내 질렀다.
“허으으으응!~~후우으으응!~~하아!~~저, 정말 대단하다 얘!~~으으응!~~”
“하으읔!~ 트, 특별히 내가!~내가 대단한 게 아니라...! 상황 때문 일거야!~~하아!~~~”
“흐으응!~~ 하아!~ 너랑, 영숙이는!~~ 흐으으응!~~ 왜 그렇게 모든 걸!~~아!~~ 분석해야 직성이 풀리니? 하으으으응!~~”
“그랬나?~후우으으읔!~~ 아우!~~정말 니 보지도 대단하다!~~하!~~”
“어머!!~ 얘 좀 봐!~~흐으응!~~니 입에서 그런 말 나오니까!~~하으응!~”
움직임을 멈추고 찬웅이 가만히 있자, 효정은 뜨거운 물을 쏟으며 미친 듯이 엉덩이를 지분거렸다. 찬웅의 자지엔 허연 액체가 잔뜩 묻어있었고, 효정의 보지에도 액체로 번들거렸다.
“하으읔!~~ 너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하아앜!~~이제 여한이 없다, 효정아!~~ 사랑해!~~”
“흐으응!~~나도 사랑해 찬웅아!~~나도 너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아, 찬웅아!~~하아아앙!~~~사랑해!~~사랑해, 찬웅아!~~~”
효정은 찬웅을 와락 끌어안고 미친 듯이 엉덩이를 지분거렸고, 찬웅은 그녀가 보지 근육으로 자지를 조여 오자, 효정의 입을 빨아대며 울컥, 울컥 사정을 했다. 효정도 보지 벽으로 뜨거운 느낌을 받으며 계속 그의 자지를 조이며 뜨거운 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두 사람은 옆으로 누워 다리를 교차한 채로 한 참 동안 일어나지 않고, 그렇게 껴안고 있었다. 효정은 자기보다 작은 찬웅이 한 없이 귀엽다는 듯 바라보며 몸 여기저기를 쓰다듬고 있었다.
찬웅도 그녀의 몸을 쓰다듬으며 한 없이 사랑스럽다는 얼굴로 효정을 바라보았다. 아직도 찬웅의 자지는 효정의 보지 속에 있었다. 그는 효정의 왼 손을 들어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 빨기 시작했다. 효정은 간지러운 느낌 보다는 새큰한 느낌이 들어 찬웅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그가 효정의 손가락을 입 안 가득 넣고 빨다가 입을 빼니, 그녀의 약지손가락엔 반지가 끼어져 있었다. 그것을 본 효정은 감동과 함께 흥분감이 밀려와 그녀의 보지 근육이 움직이며 찬웅의 자지를 자극했다.
“흐으으응!~~~ 또...또 커진다, 찬웅아....아으흐응!~”
“오빠...막상...오빠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나니까...무서워...그이를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상철은 은정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처음 이런 관계를 결정했을 때 줄기차게 고민하던 문제였다. 은정은 제외한 모두는 어느 정도의 파격적인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상상도 못할 이런 결정을 받아들일 수 있었겠지만 아직, 어리고 평범한 생활을 했던 은정으로서는 쉽지 않을 것이었다.
“은정아...내가 널 사랑한다고 네가 태영일 사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야...네가 저 바다처럼 마음을 크게 갖는다면 말이야...”
“... ...효정언니에게 얘기 들었어...오빠가 바다같이 언니를 품어줬기 때문에 ...언니가 사람으로 살 수 있었다고...하더라고...”
“효정이가 그런 것은 나 때문만은 아니야...걔가...마음을 크게 잡았기 때문이지...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와 효정이는 부부로 살 수 없었을 거야...서로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지...”
은정은 상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좀 전엔 모든 상황이 자신의 몸을 열수 있을 만큼 달콤했기 때문이었지만, 막상, 그렇게 마음을 열고, 몸을 열자 자신이 헤픈 여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오빠...우리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는 거...아닐까?”
“... ...선은 우리가 정하면 되는 거야, 은정아...누가 뭐라 해도 아직, 우리는 인간이야...섹스는 부수적인 것일 뿐이지,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니까 피곤하고 문제가 생기잖아...돈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야...”
“그래도...아무하고나 할 수는 없잖아?...”
은정의 말에 상철이 그녀를 보다가 웃으며 키스를 해줬다. 상철이 입을 떼자 그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상철을 바라보았다. 상철은 그런 은정의 왼손을 잡고 들어보였다. 그녀의 약지 손가락엔 상철이 준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우리는 이제...‘아무나’는 아니야...난 너를 사랑하고, 넌 나를 사랑하니까...”
다음날 영숙이 눈을 떠보니 9시였다. 옆을 보니 태영이 보이지 않았다. 욕실에서 소리가 나자 그녀는 자신이 먼저 일어났어야 됐다고 생각했다.
“영숙씨, 일어났어요?”
“... 미안해요...”
영숙은 이불로 얼굴을 감싸며 말했고 태영이 웃으며 다가왔다.
“괜찮아요, 영숙씨...이제 씻고 제대로 된 밥 좀 먹어요, 우리...”
그러고 보니 어젠 섹스에 눈이 멀어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다. 영숙은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 탕 속 엔 뜨거운 물이 가득 찬 채 김이 올라와 욕실 안을 흐리게 했다. 탕 속의 물이 깨끗한 걸로 봐서 태영이 자신을 배려한 것이란 생각이 들자 영숙은 매우 기뻤다.
영숙이 옷을 벗으며 무심코 거울을 보자 흐릿한 김 사이로 반짝이는 물체가 걸려있었다. 반지였다. 반지 밑에 거울에는 ‘사랑해요, 영숙씨’란 글이 적혀있었다. 40이 가까운 나이에 또 이렇게 다른 남자에게 한없는 사랑을 받는 여자가 세상에 또 있을까를 생각하자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이 밀려왔다. 영숙은 얼른 반지를 끼우고 나가 태영의 품에 안겼다.
두 사람은 성산일출봉 입구로 올라가 줄지어 늘어선 뚝배기 해물탕 집 중, 한곳을 골라 들어가 허기를 달래고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매표소를 지나 정까지 25분이 걸린다고 했지만 어제 미친 듯이 섹스를 한 여파 때문인지 태영과 영숙은 천천히 쉬엄쉬엄 걸어가야만 했다. 사람들은 모두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미소만 지었다.
장군 봉을 지나 걷고 또 걸어 성산일출봉에 도착하니, 태영과 영숙의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원형경기장을 방불케 하는 초록색의 분화구와 그 앞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바다를 본 순간 두 사람의 온 몸엔 소름이 돋을 정도의 시원함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