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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편의점 그녀는 이중인격자...1편

 


-마녀-


 


클럽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은 쾌락과 환락의 도시이다.
무채색 차가운 콘크리트에 덥혀 있는 이곳은 화려한 조명으로 눈을 속이지만 사실은 냉정하다.
매스미디어에서는 언제나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차가운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소식 뿐이다.
이곳은 냉정하다. 계산이 철저하다. 사람의 목숨은 돈으로 계산된 후에 "극적인 대타협"이라는 머릿기사가 뜬다.
기부를 하는 기분 좋고 훈훈한 소식에서도 가장 포인트를 주는 부분은 기부금의 액수이다.
몸이 불편한데도 작은 봉사를 몇십년째 꾸준히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따위는 나오지 않는다.
연예인들의 결혼 소식에서도 관심사는 혼수와 새집과 화려한 결혼식이지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뒷전이다.


이곳에서는 사랑의 크기가 선물의 가격으로 측정된다.
이곳에서는 사랑이 철저한 계산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곳에서는 너는 이것을 해주었고 이것을 못해주었지 않느냐? 로 하루종일 전화기를 붙잡고 싸울 수 있다.
이곳에서는 네 친구의 남자친구는 이것을 해주었다는데 너는 왜 못해주느냐로 한달내내 다툴수 있다.


내가 아는 사랑은 두사람이 다 바보가 되어서 서로 아낌없이 주어도 아깝지 않은 것이었다.
바보들은 계산을 하지 못한다. 얼마를 어떻게 주었는지 모르고 얼마를 어떻게 받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남자친구의 회중시계에 어울리는 금으로 된 줄을 선물하기 위해 긴 생머리를 자르고
여자친구의 긴 생머리에 어울리는 금으로 된 머리핀을 사기 위해 회중시계를 파는 바보짓을 한다.
그리고 그런 생바보짓을 하고도 "아아 정말 행복한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라는 바보같은 소리를 한다.
하지만 그런 바보들의 이야기는 이제 정말 탄광에서 석탄을 캐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화석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뭐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르겠는데 나에게는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예전에 바보였지만 지금은 약삭빠르고 냉정하며 계산적이고 이기적이다.
바보들의 이야기를 만드는 바보짓은 그만 둔지 오래되었다.
그래서 나는 똑똑한 행동을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이런 똑똑한 행동을 하는, 사랑을 하지 않고 쾌락을 쫓는 사람들이 정말...아주 엄청나게 많았다.


서울에서 가장 번화가 중 한곳인 이곳 H대학교 주변은 정말 밤 아니 아침까지도 꺼지지 않는 불빛들과 술에 취한 사람들과 섹시하고 멋지게 멋을 낸 젊은 남녀들이 춤과 쾌락을 쫓아 어울리며 돌아다니는 젊은이의 공간이 있다.


바로 클럽이다.


도대체 여기에 왜 빠졌는지 모르겠다. 여자를 꼬시려면 나이트를 가지..왜 클럽인가?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좋다. 나이트처럼 친구와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 철저한 개인화, 나혼자라는거. 나이트 처럼 친구와 같이 가는 것도 아니니 친구는 꼬셧는데 나는 못꼬셧다고 조바심 나지도 않는다. 반대의 경우가 되어서 나는 꼬셨는데 친구는 파트너가 없다는 것이 신경쓰여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새로이 웨이터 손에 이끌려 온 낯선 여자에게 오바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내가 무슨 춤을 추건, 누구에게 부비적 거리던, 무슨 술을 얼마를 먹건 전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춤을 음악을 여자를 즐기면 되는 이곳. 클럽.


그래서 내맘대로다. 나를 포장하지 않아도 된다. 신사인척 춤을 잘 추는척 할 필요도 없다. 내맘대로...
그래서 내 내면의 욕구가 극대화 된다. 포장하느라 신사인척 가면을 쓰느라 쓸모없는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대로 뒤에서 부비적 앞에서 부비적 옆에서 부비적 대다가 안되면 어쩔수 없는 일이고. 잘되면 좋고. 


여름 방학인데도 집에 내려가지 않고 학교 근처에서 지내는 나에게 주말에 클럽은 이제 습관이 되어버렸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12시 즈음해서 데님청바지와 알 수 없는 문양이 그려진 간단한 티셔츠, 평소에는 몸에 무언가를 걸친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면서 작은 나무조각을 이어 붙인 모양의 팔찌와 실버 메탈소재의 남성용 패션 시계에 실버로 된 불타는 태양 모양 장식이 달린 검은색 줄이 타이트하게 목을 조이는 목걸이에다 [우리 결혼했어요]에 나온 그 "개미?"라는 연예인이 차고다니던 링이 따로따로 돌아가는 반지 물론 짝퉁이지만....아무튼 평소엔 몸에 무언가를 걸치는게 번거로워서 시계조차 차고 다니지 않으면서 별별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매달고 어슬렁어슬렁 걸어서 조폭 떡복이 앞으로 가고 있었다.


왜 저런 치장아닌 치장을 하느냐하면 뭐 딱히 말할 거리가 없다. 단지 클럽을 가는 나는 평소의 나, 동아리에서 싹싹하고 선배들 말 잘듣고 동기들과 절친하고 언제나 열심히 공부하는 대학생에 조카들과 잘 놀아주고 어머니와는 살가운 대화를 하고 나이차가 많은 형과 누나들에게 나이에 안맞는 애교와 조카 돌보기라는 명목으로 용돈을 타쓰는 내가 아니라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랄까? 아니면 그냥 남자도 외모를 가꾸는 시대의 변화와 유행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일려나?


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잡생각할 때가 아니다. 어디를 가야할 지를 결정해야 할 때.
언제나처럼 살짝 고민에 빠져본다. 어디를 갈까? nv, m3, ski, cocon
흐음....한동안 계속 가던 nv를 가지 못하게 된 이상. 그래 오늘은 상병 떼자 병장 달자. 첫 계단 진출!
일단 너무 많은 사람들 앞에서의 계단 진출은 부담이다. 무난한 ski로 결정.
간만에 긴장이 다 된다. 마치 처음 친구따라 클럽 입구를 들어갈 때의 느낌.


손목에 스탬프를 받고 입장하니 펼쳐지는 친숙한 광경.


하아..간만에 왔는데도 익숙하다. 이곳도 오랜만에 왔는데도 음악은 여전하다. 뭐 다른 곳의 음악도 디제잉(음악을 선곡하고 섞어서 흥겹게 만드는 행위)만 다르지 비슷비슷하니깐 충분히 이해한다. 가만히 음악을 들어보았다. 단순한 박자의 힙합 위주 여기 디제잉 분위기가 많이 바뀌지 않았다면 아마도 조금 있으면 인기곡들 나올 것이다.


아직은 올라갈 때가 아니다. 살짝 입구에서 받은 티켓으로 맥주를 바꾸고는 분위기를 살펴 보았다.
"오호 왤케 물이 좋아진겨? 나 없는 동안 무슨 이벤트라도 있었나? 홍보가 제대로 삘받았나? 이거 병장 진급시험이 문제가 아닌데?" 살며시 한손엔 맥주병을 가볍게 거머 쥐고 담배를 한까치 꺼내어 물어 한모금 깊숙히 빨아 들이고 가벼운 스탭으로 계단을 향했다. 이게 또 간지다. 클럽간지의 완성은 맥주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무언가 제대로 음악과 춤과 술과 클럽을 즐기는듯한 클럽간지의 화룡정점!


가볍게 맥주병을 쥐고 살랑살랑 몸을 흔들면서 계단 - 우음 뭐라고 해야 할지 애매한데...아무튼 사람들 몰려있는 플로어에서 보면 약간 위에 있는 시선이 집중되는 곳 - 에서 플로어를 슬쩍 훑어보았다.
정신없이 춤추는 다양한 무리들 


정신없이 춤추는 다양한 군상들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그룹이 있었다. 와우! 첫 목표는 저곳~
외국 아가씨, 금발의 외국 아가씨가 눈에 보인다. 금발 특유의 섹시함과 함께 볼살과 큰 눈 때문인지 몰라도 귀여운 인상이 함께 하는 금발 아가씨와 그 외 3명의 외국인 여자 그리고 2명의 외국인 남자 그룹.
평생의 숙원인 금발의 백마 타기! 그냥 러시아 아가씨들 있다는 유흥업소 찾는게 더 빠르지 않겠느냐? 하는 한심한 분은 없으셨으면 좋겠다. 진정한 섹스란 돈을 주고 이루어지는 계산적인 흥정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슬슬 사람들 사이로 지나가서 외국인 그룹을 지나가는 척 가운데로 쏙 들어가서 슬쩍 외국인 아가씨 얼굴 쳐다보며 "와우" 라는 듯한 얼굴 표정을 금발 눈에 맞춰서 보낸다음에 슬슬 춤을 시작한다. 가볍게 몸을 흔들다가 슬슬 몸동작을 크게 한다.


예의!


춤을 출땐 예의를 지켜야 하는 법이다. 처음부터 동작을 크게 춤추면 복잡한 클럽에선 반드시 옆사람을 치게 되어있다. 동작을 크게 한다고 해서 오해 하지 말아야 하는게 무슨 춤 동영상에서 처럼 그렇게 출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아무리 당신이 춤을 잘 추어도 무슨 헤드스핀 나이키 같은걸 할 줄 알아도 당신에게 주어진 공간은 딱 50cm 손은 무조건 옆으로가 아닌 위아래로만 휘저어주길 부탁드린다. 괜히 옆사람 치다가 싸움나지 마시고..


아무튼 한정된 공간에서 춤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표정이 중요하다. 재밌다는 표정, 당신이 춤을 막 신나게 추면 상대도 살짝 따라하게 되는데 그때 "오~~"하면서 감탄한다는 듯한 표정과 제스쳐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분위기 띄우는 행동, 손바닥 위로 향하고 마치 돌 지난 조카가 첫걸음 띨때 흥을 돋구는 제스쳐...흐음?; 좀 적절치 못한 예시인듯 하지만 좌우지간 그렇게 분위기를 띄우는게 중요하다.
6명 중앙에서 한참 그렇게 하다가 슬며시 목표로 삼은 금발을 가운데 집어넣으면서 자리를 바꾼다. 지금 내가 목표로 삼은 금발과 남2의 관계정도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그냥 친구라면 분위기 뜬 여자는 친구여자나 나를 향해서 춤을 추고 뭔가 다른 관계라면 남자2를 향해서 춤을 출 것이다.


움후후 헐...제대로 잡은듯..나인데? 게다가 와우...첫 발에 그냥 무슨 대박 터지는건가? 나한테 흐물흐물 거리며 그외 춤추면서 엉덩이 살랑거리며 앉았다 일어나는 그것도 내몸에 밀착해서는..아무튼 그렇게 춤을 추는데 유후~ 이정도면 뭐 망설일꺼 뭐있나?


살며시 그녀를 돌려세우고는 밀착!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집어 넣어서 밀착 시키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물론 무슨 섹스할때처럼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서 만지고 그런거 아니다. 절대 그런 기미를 보여선 안되고 슬쩍 슬쩍 팔뚝으로 스치는건 인정. 뭐 그럴려고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넣는 것이지만서도..


이렇게 겨드랑이에 손을 넣으면 어쩔수 없이 상대녀의 손은 자연스럽게 양손을 바짝 위로 들어올리는 적극적인 섹시 댄스 자세가 된다. 아주 일행들은 난리가 났다. 슬쩍슬쩍 가슴을 팔뚝으로 만져가면서 눈으로 아니 표정으로는 재밌다는 표정을 지어주며 일행들을 돌아보면서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신나게 분위기를 띄우고 어느정도 땀이 젖었다 싶을 정도이다 싶을 때 금발 귀에 살짝 속삭인다. 쓰러스트!(갈증나) 드링크!(마시자)개잡스런 발음의 영어라 영어로 쓰기도 민망한 토종 한국 발음으로 속삭인 다음에 손목을 잡고 카운터로 끌고 갔다. 분위기가 아주~~~좋다. 오늘 드디어 금발을! 백마를 타보는 구나!


그렇게 카운터로 도착해서 즐겁게 민망한 영어로 이빨을 까고 있었다. 영어? 사실 한국 아가씨들을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클럽에서 그 시끄러운 음악과 환호성을 뚫고 이야기 하는 것은 힘들다.
정말 큰 목소리로 말해서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말이 안통한다. 그런데 영어가 통할리 있겠는가? 클럽에서의 대화는 바디랭기지이다. 몸으로 하는거다. [재밌는 이야기다]는 얼굴로, [너는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너의 몸매가 끝내준다]는 손으로 하는거다. 한참 신나게 OK와 YES가 대화 비중의 50%를 넘는 놀라운 영어 실력을 발휘하며 즐거운 바디랭기지를 하는 중인데....


이런 젠장 다른 카운터로 갈 걸 그랬나보다. 아니 다른 클럽을 갈걸 그랬나 보다.
젠장! 그녀를 만났다. 12시 마녀!
아놔! 젠장! 빌어먹을! 12시 마녀도 나를 봤다!
오노~~~~ 젠장! 야! 이썅! 왜 다가와! 저 마녀는 기본적인 에티켓이 없다.
클럽 죽돌이 죽순이들의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에티켓. 알아도 모른척하기!!
아무튼 그녀...12시 마녀랑 좀 재미없게 얽힌 사연이 있어서 마녀가 같은 클럽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두드러기가 날 정도인데..딱 마주쳐 버린것이다. 그것도 역사적인 백마타기 프로젝트 1보 직전에!!!
샥~ 그녀를 외면하고 열심히 백마의 귀에 속삭이고 있는데...
시밤 이 미친 12시 마녀가 백마에게 직접 말을 걸어온다.


"하이~ 뭐라뭐라 샬라샬라~"


"헬로~머라머라 쉴라쉴라~"


헐...음악소리가 커서 안들린거다. 절대 글쓰기가 귀찮아서, 영어에 울렁증 있어서 그런거 아니다.


아무튼
헐~아놔 시밤 오노 젠장 백마가, 금발이, 금발의 백마가 활짝 웃어보이면서 바이바이 손을 흔들며 가버린다. 하....헐......아놔.......젠장........진짜 빡!친!다!  뇌!가 진탕거린다. 열!이 뻣친다. 
진짜 제대로 빡 돌아서 12시마녀를 노려보았다.


싱긋...그 사악한 미소, 썩소*1000의 사악한 미소. 보는 사람의 주먹을 부르는 미소. 아오!!!
그리고 그 입모양....."고자"


젠장......할 말이 없어진다.
미친 마녀...진짜 마음 같아선 죽탱이를..아구창을 확 돌려버리고 싶지만
잘생기고 착하고 예의바른 내가 참아야지. 내가 피해야지.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시밤 오늘 클럽은 김샜다. 들어온지 한 시간만에 나와 버렸다.


씩씩거리며 자취방에 들어왔는데...샤워하고 자리에 누웠는데 도대체가 진정이 되지를 않는다.
아오~~~~~~~~아오!!!!!!!!!!!!!!!!!!!!!!
아놔...내 금발...내 백마
아..놔!!!!



아...젠장........
어쩌다 내가 저 무개념 클럽 죽순이랑 얽혀서 이런 꼴이 당해야 하는건지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한달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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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따라 참 안풀렸다.
시작은 참 좋았다. 클럽에 혼자가는 남자는 많지만 혼자 오는 여자는 별로 없다.
그런데 그날 따라 혼자온 아가씨들이 넘쳐났다. 부비부비하는 족족 얌전히 몸을 맡기는 아가씨들...
말캉말캉한 몸매에서 쭉쭉빵빵한 몸매까지 마음껏 느끼며 간만에 잘 풀리는 구나!를 연발하고
귓가에 속삭이면서 손목을 잡고 카운터로 가서 예의 그 세트(맥주 **콕 데킬라)를 먹이고는
밖에 나가서 한잔 더 하자고 하는데...


3번째 뺀지를 맞았다.
한명은 그냥 튕기고...
한명은 어딘가에 있던 친구들이 튀어나오고,
한명은 어딘가에 있던 남친이 튀어나오고(오마이갓!),


거참 여자들은 알다가도 모를 존재다. 도대체 왜 클럽에 와서 우정을 과시하는 건지 원...
나처럼 외로운 늑대 클러버는 참 여자가 무리지어 오는 것처럼 부담되는게 없다.
아무리 좃빠지게 고생해서 다 넘어오게 해도 그놈의 친구때문에 안된단다.
진짜 친구끼리 왔는데 나가는 여자 한번도 못봤다. 아니 친구 둘이서 같이 나가자고 하는 경우는 봤다.
하...이런 미친.....지금 나혼자서 2명을 상대하라는거냐?
아 그리고 젠장 도대체 클럽에 같이 와서 여자옆에 안붙어 있는 남친은 뭐야!!
시밤 좀 붙어 있으란 말야!! 혼자 온줄 알고 좋아라 하고 붙으면 그때서야 나타나고 아오!!


하아 맥주 콕 데킬라 한 세트가 솔직히 소주 한병 가량의 알콜효과를 주는데
3번째 뺀지를 맞으니 정신이 얼얼하였다. 주량이 소주 3~4병인데...무리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참 잘 풀리다 마지막에 엉클어지는게 3번이나 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오기가 생겼다. 오늘 꼭 한건 해야겠다는 오기!
그래서 취기로 인해 풀리는 눈을 세수로 다시 힘을 빡세게 주고 다시 한번 플로어를 누비었다.


그때 마녀를 만났다. 밝은색 계열의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원피스, 단추와 칼라가 흰색이었던듯 싶다.
솔직히 클럽안 어둡기도 하고 사이키를 하도 남발하다보니 옷차림을 자세히 파악하기란 쉽지가 않다.
특히 색깔은...워낙 관심이 없기도 하지만서도..밖에서 보니 핑크색이었다.
뭐...입은 옷보다 벗겨진 부위가 더 눈에 가는게 남자 아니겠는가?


아무튼 보통 분위기? 거의 뭐 얼굴 보고 덤벼드는데..하아...
죽순이 분위기는 아니었다. 뭐랄까 청순 분위기..
액서사리가 조금 요란하긴 했지만 뭐 그정도는 요새 기본이고..


사실 난 한군데를 죽~~파는 성격이다. 왜냐하면 클럽마다 분위기가 다르기에 이게 또 적응이 필요하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죽순이..그리고 직원? 아무튼 전문적으로 춤만 추고 흥돋구는 그런 분들 계시다.
괜히 맞부딛혀봐야 절대 좋은 일이 없는 그런 분들..그래서 어지간하면 분위기 파악과 죽순이 파악을 위해
새로운 클럽 가면 거의 한달은 그냥 바닦만 열심히 비벼댔다.
한달은 그냥 보통 열심히 춤만 추었다. 물론 눈은 두리번 거리면서...


그런데 워낙..얼굴 익히는거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아니 그냥 기억력 감퇴일지도...
후배들도 이름 맨날 헷갈린다. 그냥 머리가 안좋은건가..


아무튼 그땐 술이 좀 머리 속에 돌기 시작해서 그런 것이라고 본다.
핑크색 원피스를 입은 머리를 뒤에 쪽지어 틀어 올려 목이...하악 목이!!! 목이 드러나!!!!!
근데 왠지 변장술 매니아 인지 옷차림과 머리스타일은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는데 화장은 엄청나게 진하고 두껍게 아니 섹시하게 하고 있었다. 그 눈두덩이 근처 완전히 까맣게 하고 입술도 굉장히 반짝반짝 하면서도
진한 색으로 칠한듯한..아무튼 화장 때문인지 몰라도 엄청 섹시해 보이는 그런 얼굴. 섹시미와 청순미를 한번에 갖춘...그래서 마녀가 청순섹시미녀로 보였다.


그래서 죽순이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전혀 하지 않고 "오오~ 이런분이 외로이 클럽을 즐기시는구나 내가 같이 즐겁게 해드려야지" 하는 아주 순수한 동기와 깨끗한 마음가짐으로 아주 예의 바른 부비부비를 시도하였다.


먼저 그야 말로 수학 정석을 푸는 심정으로 살짝 근처에서 춤을 춰서 내 존재 알리고, 차츰 가깝게 이동한 다음에 살포시 뒤로 가서 살짝 살짝 몸을 부딪히고 어깨에서 팔뚝 허리 까지 아주 그냥 잡는듯 마는듯 하면서 내 영역에 그녀를 포위 시킨다음에(한마디로 손으로 다른 숫컷이 못들어오는 영역을 만든 다음) 슬쩍슬쩍 내 가슴을 그녀의 등에 가져다 대면서 손을 어깨위로 올려서 가볍게 흔들흔들. 팔뚝 잡을땐 살짝 세게 내 존재 확실히 안기고 허리라인 잡을땐 가슴을 완전히 등에 가져다 붙혔다. 유후 1단계 성공.


한참 힙합 나오는 동안 그렇게 뒤에서 부비부비하다가 제법 인기곡 나올때 살짝 그녀를 돌려서 마주보았다.
별 거부 반응이 없다. 재밌게 해줘야 하는 타이밍이다. 노래에 클라이 막스에서 포인트 넣어주고(이를테면 인섬니아 시작부분 럽럽럽에서 하트를 쏴준다는지. shot 노래 나올때 그녀에게 쏴준다는지. who"s sexy girl 할때 주변 돌아보는 시늉하다 그녀를 보고 와우~하는 표정지어준다던지...뭐 아무튼 알아서..) 클라이 막스 아닌 부분에서는 또 역시 부비부비를 열심히...하다 보면 반응이 나온다. 더 엉겨온다던지 아님 표정이 재밋다는 표정이 되던지 아니면 바이바이 하고 그냥 딴데를 가던지 혹은 부끄러움을 타면서 수줍은 미소를 흘리던지 뭐 어떤 형식으로던지 간에 반응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녀의 반응은 참 재밌다는 반응이었다. 살짝 반달 모양이 된 눈과 귓가에 걸릴듯한 환한 미소. 훗 2단계 성공.


살짝 또 잘 모르는 노래가 나오는 타임이 될 때쯤 예의 그 목마르다는 표현과 함께 그녀의 손목을 잡고 카운터로 갔다. 2단계 까지 성공의 여유인지 아니면 긴장이 풀어져서 인지 카운터에 앉는 순간 "더 마시면 좀 위험한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자병법을 쓴 손자가 말하길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하였고,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하였다. 나는 내 주량을 정확히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2단계 까지 겨우겨우 끌고 와서 놓쳐버린 경우가 3번이나 되다 보니 오기로 라도 꼭 꼬시고 싶었다.


정석대로 예의 그 세트를 마시면서 바디랭기지를 시작하였다. 술에 취한 혀는 더 부드럽게 잘 꼬여서는 말이 술술 나오고, 술에 취한 뇌는 평소에는 그 수위를 조절하면서 하던 야한 이야기들을 조절하지 못하고 대담해지고, 술에 취한 손과 발은 오갈데를 찾지 못하고 어느새 그녀의 잔머리를 넘겨주는 척하더니 머리결을 쓰다듬다가 어깨와 허리를 왔다리 갔다리 하고 있었다. 조절이 전혀 안되고 있는 나를 인식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조절이 안되었다.
맛이 확가는게 느껴졌다. 나가서 또 한번 더 술자리가 필요한데 너무 무리했다 싶었다.
아무튼 밖으로 가서 한잔 더 하자는데에 ok사인이 떨어졌다. 3단계 성공.


정석대로라면 밖에 나가서 술 한잔 더 하면서 쇼부를 쳐보거나 전화번호를 받고 말거나 해야 하는데...
3단계 성공에서 얻은 자신감과 술에 취한 무모함은 무리수를 두게 강요하고 있었다.
원래 정석대로라면 그냥 클럽 근처 분위기 좋은 술집이나 분위기 띄우기 좋은 술집을 가서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무리수는 말 그대로 무리수. 술 아주 많이 떡 되신 분들 상대할 때 시간을 아끼기 위한 방법.
저쪽에 분위기 좋은곳 있다면서 모텔 근처에 간 다음에 어? 술집 문 닫았내라는 멘트와 함께 좀더 끌고 가면서
모텔 앞을 지나면서 그냥 모텔에서 맥주 한잔 하자고 하는 것이었다.


내가 술이 떡이 된 상태라 앞뒤를 잴 겨를이 없었다. 아니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
게다가 이상태로는 모텔 가도 내가 할 수가 없는데...왜 그랬나 모르겠다.
하여간 술이란 적당히 마셔야 되는 것이다.


술에 취해서 이 작전의 성공 여부나 성공한 다음의 행동에 대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은 채
무리수 작전대로 모텔 앞을 지나면서


"에휴 괜찮은데 다 닫아버렸는걸 다른 술집 찾기도 힘든데 그냥 여기서 간단히 맥주 한잔 하자"


하면서 운을 띄웠다. 술에 취한 상태지만 평소에 매뉴얼 대로 실갱이 벌일 시나리오를 열심히 생각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그녀는 너무도 쉽게 응대했다.


"어?!....어 그래"


하아 그때 조금만 낌새를 알아챘어도 마녀와 얽히는 일은 없었을 텐데...이놈의 술이 원수다.
그때는 그냥 어허~ 이거 참 내가 아주 쿨한 처자를 만나서 아주 쉽게 한방에 모텔까지 홈런을 치는구나 싶었다.
역시 홈런은 9회말 역전 홈런!을 외치면서 모텔을 들어서는데


아악!! 이 바보, 이 멍충이 아악!!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모텔에 들어서자 마자 그녀는 씻으러 간다면서 원피스 단추를 하나씩 풀렀다. 허허..이런 생 스트립쇼를 보았나.
단추를 하나씩 푸를 때 마다 눈이 그냥 고대로 따라갔다. 언뜻언뜻 보이는 속옷과 속살이 나를 제대로 흥분으로 몰아 넣는데....


하아 그때 깨달았다.
똘똘이 이병이 기절했다. 주인 닮아서 술 많이 마시면 쳐 잔다.
적당히 마시면 지속력이 좋아져서 오히려 선호하는데..너무 많이 마시면...안선다.


하악 이놈아! 어이! 야! 저거봐! 허...
 
"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


똘이병 이놈이 이 위급한 상황중에 쳐자고 있었다.
이건 마치 경계근무중에 중대장 순찰 떳는데 쳐자고 있는 고문관을 보는 병장같은 심정...


"나 먼저 씻을께 맥주 시켜놔"


마녀는 속옷차림이 된채로 샤워실로 들어갔다


"어..어"


맥주는 시키긴 했는데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개낭패를 보았나 하아~
마녀가 씻는동안 스트레칭을 하고 티비를 틀어서 케이블에서 나오는 노루표 비디오를 보면서
흥분을 해보려고 했지만...도대체가 안된다. 아니 그보다는 술기운에 서있기도 힘들다.
한참 침대에 누워 흥분을 해보려 자극도 시도해봤는데 도통 효과가 없다.
한숨을 쉬며 열심히 비명을 지르는 화면속 아가씨를 멍하니 바라 보고 있는데


그때 마녀가 나왔다. 타올을 몸에 두르고 머리는....
거참 또 신기한게 여자들 중에 도대체 샤워하러 가서 얼굴 안씻고 나오는 여자들 이유가 뭘까?
씻다만 기분일텐데 왜 얼굴 안씻고 머리를 안감는건지 쯔쯔 저렇게 샤워하고 개운하긴 한걸까?
아무튼 술기운에 서지도 않고 있는 똘이병을 걱정하면서 야한 생각보다 별 잡스러운 생각만 잔뜩 하고 있는데
마녀가 묘한 미소를 띄우며 다가왔다. 그녀의 미소가 이렇게 말하는 듯 하였다.
"크크 뭐야 벌써부터 이런거 보고 있어? 음흉하긴"
마녀의 미소는 참 입꼬리가 한쪽만 말려 올라가는게..기분이 참..뭐지? 흠...


"아...심심해서 틀었는데 이런거 뿐이 안하더라고.."


찔리는 마음에 물어보지도 않은 대답을 하면서 두리번 거렸다.
내말은 들은채 만채 하며 조용히 침대로 가서 눕는 그녀를 보면서 입안이 쓰디썼다.
아 시밤 내가 똘이병 이 고문관 새키만 아니었어도 너 지금 바로 덮쳐버리는 건데 아오~
일단 조금의 시간이라도 벌어야 했다. 샤워를 하면 그동안 술기운이 가셔서 이 고문관 똘이병님이 기사회생해 주실지도 모를일이다. 아...진짜 고문관은 달래줄 때는 확실하게 달래줘야 움직이니 오늘 샤워는 좀 빡시게 해야만 할 것 같다.


"나 씼고 나올게"


엉거주춤 샤워실로 향하긴 했는데...하아~ 큰일 났다. 어쩌지?
샤워하면서 온갖 마인드콘트롤과 손으로 자극을 열심히 시도해 보았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 씻고 나가긴 해야 겠는데 어떻해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
그냥 샤워보다는 물에 몸을 담구는 편이 좀더 혈액순환을 도와서 술을 깨게 하지 않을까 싶어서 욕조에 물을 받아다가 몸을 담궜다. 진짜 섹스 한번 할려고 별짓을 다하는 구나 이 새벽에 모텔에서 반신욕을 시도하는 사람은 아마 나 뿐일 것이다.
.
.
.
.
.
꼬르르~~켁켁켁!!
헉 깜빡 잠들었나 보다. 코에 물이 들어와서 깜짝 놀라 일어났다..헐 나 욕조에 빠져 죽을 뻔 한건가?
생명에 소중함을 느끼면서 욕조에서 나와 샤워를 하는데...오오 잠깐 잠든게 효력이 있었나?
똘이병이 내가 잠든 동안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바짝 기립한 상태의 똘이병
음 늠름하구만


에구 그런데 몸이 퉁퉁 부어있었다. 특히 손은 무슨 2배로 커진듯..퉁퉁...조물딱조물딱 움직여보는데 감각이 거의 없을 정도.. 허 거참. 이상태로 여자를 안을 수 있으려나? 만져도 몸의 감촉이나 느껴질려나?
아!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핑크색원피스 미녀- 마녀가 생각났다.
후딱 씻고 나가봐야겠구나.


그야말로 대충 씻고 나왔는데...
아무도 없었다. 어? 핑크색은 어디 가버린거야? 하고 두리번 거리며
여기 숨었나~ 하면서 모텔 곳곳을 뒤져보았지만 좁은 모텔 방구석에 숨을 곳 따위는 없었다.
문득 침대위를 보니 쪽지가 붙어있었다.


[풋..좋은 구경했다~ 먼저 갈게~]


켁!!!!!


뭔 좋은 구경을 했다는 거야? 설마 똘이병이 안서는 것을 본건가?
아냐!! 이봐 지금 여기 꺼떡이고 있는 똘이병이 안보이느냐? 나참 어처구니가 없어가지고.
아니 그런데 언제 와서 봤다는거야? 어이 없어하며 시계를 보니...헐~~~ 새벽6시...
2시간을 넘게 욕조에서 자버린듯 했다.


어이가 없었다. 아니 그것보다 억울했다. 뭐 욕정을 못푼것 보다 "고자"라는 오해를 받은 것이 더 억울했다.


"아흑 시밤 아까는 안섰지만 지금은 껄떡이고 있다고!"


혼자서 모텔 방안에서 벌거벗고 열심히 항변해보지만 들어줄 이는 오직 똘이병 뿐이었다.


"병장님 말이 맞지 말입니다. 아까는 좀 기운이 없었지만 지금은 기운이 넘치지 말입니다."
"시발놈! 니가 아까 기운이 있었어봐라 이런 개같은 경우가 생겼겠냐?"
"술을 많이 마신건 병장님이지 말입니다.."
"시밤 고문관 새퀴 지금 병장이 개념없다고 하는거냐? 아 빡치네 시밤 오늘 한따가리 할까?"
"헉 병장님 저 구타하시면 아픈건 병장님이지 말입니다. 그리고 이번엔 말려줄 사람도 없지 말입니다."


"아오~~~~~~~~~~~~~~~~~~~~~~~~~~~~~~~~~~~~~ "


그렇게 h대 근처 모텔에서는 한 불쌍한 늑대가 울부짖으며 자신은 "고자"가 아니라고 항변해 보았지만
돌아오는건 카운터의 조용히 하라는 항의 전화 뿐이었다.
.
.
.
.
.
.
그 다음날 토요일 밤 핑크색을 찾기 위해서 그곳을 다시 갔다..
열심히 두리번 거려 보지만 핑크색은 없었다. 아~ 내가 고자가 아니라는걸 증명해 보여야 하는데..


근데 뭔가 꺼림직한 기운이..등뒤에 느껴졌다. 어떤 여자가 자꾸 등뒤에서 슬쩍슬쩍 부비부비를 해오는 것이었다.
분명히 아주~~환영할 좋은 일이지만 뭔가 등줄기를 따라 스물스물 피어 오르는 기분 나쁜 기운.
살포시 돌아 보았더니 눈앞에 있는 것은 이 클럽 대표죽순이 까만옷 2인조 였다.
나조차도 얼굴을 아는, 얼굴 익히는것이 정말 잘 안되는 나조차도 아는 유명한 죽순이. 까만옷 2인조..
아 사실 2인조 각자 있을 땐 모르는데, 저 까만옷 2인조는 맨날 까만옷만 입고 2명이 붙어다녀서 뇌리에 남아있었다.


한명은 무슨 브라운아이드 걸스의 가인이라는 눈 쫙찢어진 여자 연예인의 머리를 따라한 듯한 아무튼 연예인 비스무리한 스타일을 풍기는 단발머리에 착 달라붙은 마치 메트릭스에 나오는 여자 같은 살짝 가죽? 아니면 비닐인듯한 옷을 입고 다니고, 생머리는 뭐 옷이 그때그때 바뀌지만 언제나 색깔은 까만옷이었다. 
단발머리와 쌩머리 조합 까만옷 2인조..


아니 그런데 이분들이 왜 나한테 부비부비 하는거지 하고 있는데
생머리가 섹시댄스를 추면서 팔을 자신의 머리위로 주욱 올리면서
자신의 가슴어림까지 오는 생머리를 같이 들어올려 머리위에 틀어 올려 놓는데....


헉! 그때서야 알았다. 


젠장헐 빌어먹을 아놔..이 미친 죽순이 왜 그날은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온겨? 시밤 맨날 입던 까만옷이나 입을 것이지. 젠장할...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생머리 마녀가 팔을 들어 머리를 틀어올린채로 섹시한 표정과 함께 입술을 삭~ 핥으며 나에게 다가오더니 귓가에 속삭였다.


"고자~"


하 시밤 진짜 왠만하면 잘 안들렸으면 했는데. 아니 평소엔 귓가에 대고 얘기하면 무슨 사오정 마냥 잘 알아먹지도 못하는데 그날은 아주 슈퍼 울트라 우퍼 5.1채널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마냥 너무 청명하게 잘 들렸다.
그것도 반복재생으로 아주 선명하게~


"고자~고자~고자~고자~고자~고자~고자~고자~고자~고자~"


아 시발 아니라고!!! 나도 모르게 일그러진 얼굴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지으며 손을 휘저었지만 까만옷 2인조는 아주 얼굴 가득 듬~~뿍 비웃는 표정을 잔뜩 지은채 카운터 쪽으로 가버렸다.
아놔!!! 짜증이 치밀어 올라서 저 마녀를 끌고가서 내가 고자가 아니라는 걸 증명해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카운터쪽으로 향하는데...


마녀가 옆 사람들과 무언가 귓속말을 속닥이는 것 같더니 마녀 옆사람이 내쪽을 보면서 "고자~" 라고 한다.
어이가 없어서 쳐다보는데. 내 옆사람이 내 어깨를 툭툭 친다. 돌아보니 왠 첨 보는 아가씨가 "고자~"라고..
뭐..뭐지!! 이러는데 클럽에서 나오는 노래가 바뀐다.


"you spin my head 고자~ 고자~ 고자~ 고자~ 고자~ 고자~ 고자~"


헉 뭐..뭐지!! 이러는데 클럽 모든 사람들이 나를 보며 "고자~고자~고자~고자~"를 연호한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미친듯이 클럽을 빠져나와 버렸다.
길거리에 나왔는데....어흐흑 사람들이 전부다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입모양이...."고자" 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악!!!!!!!!!!!!!!!!


그야말로 정신없이 달려서 자취방에 와버렸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기분이...아 완전 기분 개판 5분전...짜증 100만볼트!!!!!
땀에 젖은 짜증을 흘려 내보내기 위해 샤워를 하는데
샤워를 하는 내내 "고자"가 귓속에서 메아리 친다.
메아리치는 "고자"만큼 이 마녀를 으드득 씹어 먹고 싶은 심정이!!!


그렇게 한달 전 즐거운 주말이 "고자" 메아리와 함께 어이없게, 기분나쁘게, 분노에 가득차서 지나가 버렸었다.
.
.
.
.
그런데 그 마녀가 또! 나를 "고자"메아리와 함께 일생일대의 백마타기 프로젝트를 방해해 버린 것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저 시밤 개념없는 클럽 죽순이 마녀때문에 눈앞에서 놓친 백마가 아른거려서 잠도 안오고...
아오~~~~~~~~~~~~~~~~~~~~~~~~~~~~~~~~~~~~~~~~~


정말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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