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 그녀는...14편
-쇼핑-
[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
아침 6시 반에 맞춰놓은 자명종이 울린다. 번개 같이 일어났다.
젠장 늦겠다! 빨리 움직여야지 내일은 좀더 일찍 맞춰놓아야겠다.
졸려. 잠이 모자라. 하면서 투덜거리면서도 재빠르게 움직였다.
바로 샤워하면서 양치하고, 좀 드럽지만 오줌도 샤워물에 흘려 보내고
옷을 입으면서 간단히 우유랑 빵을 우물거리고 나가면서 신발을 반 꺽어 신은채로 문을 나서면서 문자를 보냈다.
[미정아 지금 태워주러 집 앞으로 갈게]
답장이 없다.
밤새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는다.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다. 후음..
아니 도대체 왜 화가 난 거야 알 수가 없다. 하아 아줌마한테 물어봐야겠다.
이 아줌마 젠장 미정이 화 풀렸다더니 속았다!!! 젠장!
7시, 미정이 집 앞에 도착했다.
휴우~~~~ 늦지는 않았나 보다. 미정이가 나온다.
하아~ 교복차림이 너무 예쁘다. 아침이라 더 청순한 느낌이 강조되어서 그런가?
하얀 교복 브라우스가 더 새하얗고 예쁘게 보였다. 반짝반짝 이는 아침 햇살이 미정이 머리위를 지나며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헤에~~ 예쁘다~
아! 이렇게 넋놓고 있을 때가 아니지 얼른 나가서 불렀다.
"미정아"
내가 부르는 목소리에 내 쪽을 돌아보더니 샐쭉하니 돌아 보는 미정이..
"흥!"
"미정아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요"
"흥!"
"사과할 기회를 좀 줘요, 말을 해야 나도 왜 화가 났나 알 수가 있죠."
"............"
미정이는 한참 나를 바라보더니 조용히 차에 올라 탔다.
뭔지 몰라도 화가 조금은 풀린 듯 해서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휴~ 아니지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혹시나 몰라 마음이 변하기라도 할까봐 바로 운전석에 타서 시동을 걸었다.
"안전벨트 안 맸어요"
어?! 채워 달라는 건가? 우음 좋은 기회인데 이렇게 살벌한 분위기에서는 뭔가를 시도하기가 좀 그렇다.
아니 뭔가를 시도하다가 어제처럼 목에 당수를 쳐 맞고 저승문턱에 갈까 두려웠다.
얌전히 안전벨트만 매어줘야지 하고는 손을 뻗어 안전벨트를 당기려는데,
!!!!!!!!!!!!!!!!!!!!!!!!!!!!!
헉!!!!!!!!!!!!!!!!!!!!!!!!!!!
미정이가 ...덮쳤다. 나는 당했다. 진짜다. 내가 한 게 아니고 미정이가 한 거였다.
몸을 미정이쪽으로 기울인 순간 미정이의 손이 수욱 내 등뒤로 와서 자기 쪽으로 당겼다.
누가 보면 내가 미정이를 덮쳤다고 오해할 포즈. 미정이쪽으로 몸을 기울여 미정이를 안고 있는 나.
두근 나를 안고 있는 미정이의 조용한 ..아니 약간은 흥분된 숨소리와 심장소리 그리고 내 심장소리만 들렸다.
두근두근 나도 모르게 내 손이 슬그머니 미정이 등을 안았다. 정말 나도 모르게다.
두근두근두근 내 등뒤의 미정이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어느새 미정이 등뒤로 간 내 손도 힘이 들어간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살며시 고개를 돌리자 눈을 꼭~ 감고 있는 미정이가 보였다. 얼굴이 발갛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조용히 미정이의 고개를 내 쪽으로 살짝 돌리고..나도 고개를 살짝 돌려 방향을 맞추었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KISS~~
어제처럼 무슨 기교를 부려 미정이의 혀를 빨고 뭐 그런걸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져 첫사랑과 키스를 성공한 중학생처럼 얌전히 미정이의 입에 내 입술을 더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게 그 어떤 키스보다 흥분되었었다.
그렇게 한참을 입맞추고 있는데...미정이의 등뒤에 있던 손이 가만히 내 한 손을 잡더니
가만히 그...순수한, 아름다운, 부드러운 가슴 위에 얹었다.
두근두근덜컹덜컹덜컹
심장이 두근거리다 못해 덜컹거리는 느낌, 심장의 덜컹거림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뭐라도 붙잡아야 했다.
미정이의 가슴 위에 얹어진 손으로 가슴을 잡았다.
"아~"
아팠을까? 나도 모르게 세게 잡았을까?
그녀의 나지막한 신음소리에 깜짝 놀라 손을 살짝 때려는데 미정이의 손이 내 손을 다시 붙잡았다.
덜컹덜컹덜컹덜컹~~~~~~~~~펑!!!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심장이 터져버려서... 활동이 정지된 사람처럼 가만히 그렇게 가만히 미정이의 입술의 부드러움과 떨림
가슴의 부드러움과 그녀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면서 정말....가만히 있었다.
아침의 분주한 세상의 소음과 완벽히 차단된 채 나와 미정이 만의 공간에서 나와 미정이 만의 떨림을 느끼고 있었다.
[따르르르르르르]
한참을 그렇게 있는데 따르르르르르 핸드폰 벨소리가 들렸다. 둘 다 정말 화들짝 놀라서 떨어졌다.
"어흑 시밤 무음으로 해놓을걸.."
"어떤 개잡종이야 죽여버리겠다 이 위대하고 순수한 사랑의 순간을 방해하다니" 하고 핸드폰을 보는데.
헉!!!!!!!!!!!!!! 알람이었다. 8시 알람. 무려 한 시간이 그냥 훌떡 지나가 버린 것 이다.
평소 일어나는 시간에 맞춰둔 핸드폰 알림이 울린 것이었다.
"컥! 미정아 8시야!"
"뭐! 진짜?! 꺄!!! 나 몰라 지각이야"
"헉 언제 시간이 이렇게 됬지?"
"빨리빨리 힝 나 몰라 담탱이가 한번만 더 늦으면 진짜 혼 낸댔는데"
미친 듯이 달렸으나 H여고 앞에 도착했을 땐 이미 8시 15분..후새드
"아저씨 나 갈게~"
"응 빨리 가요"
미정이가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거 보고 갈려고 "미정이 뛸 때 엉덩이 실룩거리네" 하며 보고 있는데
한참 뛰어가던 미정이 갑자기 내 차를 향해 다시 돌아서 뛰어온다.
"미정아 뭐 놔두고 갔어?"
얼른 조수석 쪽을 훑어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아저씨"
미정이가 불러서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쪽" 볼에 살짝 뽀뽀하는 미정이. 하아 이거 하려고 다시 뛰어온 거야? 하하하
"헤헤 아 그리고 변.태.짓 약속 지킨 거 맞지?"
멍~
"그럼 나 간다~"
뽀뽀한방에 멍~을 때리고 한참 후에 미정이가 말한 변태짓 약속을 한참~ 생각하다가 보니
당했다! 라는 느낌이 머리를 팍! 아~~ 그 좋은 기회를 이렇게 날리다니..
"에구 이런 멍충이 멍충이 멍충이!"
그래도 베시시 웃음이 삐져 나오는 것은 왜 일까?
그리고...도대체 그렇게 화 나있던 미정이가 갑자기 이런 러브모드라니.
역시 아침에 학교 데려다 주러 온 것이 주효한 것일까? 알 수 없는 그녀의 마음을 저울질 해보았지만,
그런 생각은 단 2초도 가지 않았다.
살며시 나를 안던 미정이와 부드러운 입술, 그리고 자기 가슴에 살며시 내 손을 올려주던 그 순간의 심장의 폭발
헤헤헤 나도 모르게 미정이의 헤헤 거리는 웃음을 따라하면서 정말 행복한 기분으로 룰루랄라 독서실로 향했다.
-점심시간-
"부르르르르르" 새 문자 1개 도착하였습니다.
[힝..아저씨 때문에 지각했어 담탱이한테 열라 혼났어..ㅡ.ㅜ]
[미안...ㅡ.ㅜ]
[진짜 미안해?]
[응 진짜진짜 미안]
[그럼 오늘 아저씨 내 노예해]
[헉 노예?ㅡ,.ㅡ?]
꿀꺽...나도 모르게 SM플레이가 생각나버렸다.
[응! 실컷 부려먹고 혼내주고 그럴거야^^*]
[혼내지말고 이뻐해줘ㅡ.ㅜ]
[ㅎㅎ 말 잘 들으면]
[넵 마님 말 잘 들으께요^^]
[ㅋㅋ 지켜보겠어 ㅋㅋ]
하악....SM플레이 인가. 아 진짜 비디오로 본적은 있어도 전혀 경험도 지식도 없는데...
지나가는 독서실 사람들 눈치를 보면서 몰래 야동을 다운 받아 보았다.
하악하악 여왕님! 미정이가 야동에 나오는 가죽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자 하악하악
어?! 근데 이 야동 주인공이 옷을 벗는 장면에서 어제 아줌마와의 섹스가 오버랩 되어버렸다.
그러고 보니 이 아줌마 오늘 왜 안 나오지?
미정이 삐진 거 풀어줬다더니 나를 속이고! 아무튼 왜 삐졌는지도 물어봐야 하고...할 얘기 많은데..
독서실 다닌 지 3개월 동안 독서실 휴일 빼고 하루도 안 빠지고 나왔는데...
뭔 일 있나? 쩝...계속 있다가 안보이니 심심하네 전화라도 걸어볼까?
"띵"
아앗! 하악하악! 그 순간 야동이 또 하나 더 다운 받아졌다.
휙휙~ 주위를 둘러봤는데 평일 오후 시간 독서실에는 공무원 시험 준비하느라 의자와 합체한 일반인 몇명 말고는 복도에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오오 후딱후딱 클릭클릭하자 실행되는 SM여왕물!
하악하악! 오~ 저 속옷은 유두쪽이 뚫려 있어!! 대박인걸 하악하악
그렇게 야동과 함께 충실한(?) 하루를 보냈다.
-저녁시간-
미정이가 오지 않는다. 어젠 야자도 안하고 일찍 오더니....
문자를 보냈다.
[독서실 안 와요?]
[힝.ㅡ.ㅜ오늘 지각해서 나 완전 찍혔어 야자 못 빠져]
[ㅡ.ㅜ 미안]
[ㅜ.ㅜ 보고 싶다 울변태 아찌]
[나두..ㅡ.ㅜ]
[아 마자 오늘 나 독서실 안가고 집에 들려 옷 갈아 입고 어디 갈 거니깐 독서실 끝나면 전화해]
[어? 공부 하러 안 와요?]
[야자끈나고 집에 가서 이것저것 준비해야 해]
[응 알았어요]
[오늘 완전 부려먹고 혼내주고 그럴 거니깐 준비해]
[ㅡ.ㅜ혼내지마요]
[ㅋㅋ완전 혼내줄거야. 끝나면 전화 줘]
[ㅇㅇ]
꿀꺽...근데 준비라니 채찍이랑 촛불 그런 건가? 옷을 갈아입고 온다니 그 가죽속옷을 입고?
아! 바바리 코트같은 걸로 가리고 올려나? 하악하악
가죽속옷에 바바리 코트만 입은 미정이가 거리를 걷다가 나를 골목길 구석에 밀치고!!!꿀꺽......
촛불 정도는 내가 준비할까?? 그정도는 매너 겠지?
1층 슈퍼로 내려가서 초를 샀다. 묻지도 않았는데 정전대비용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11시
완전 기대감에 들떠있다.
미정여왕님 저는 당신의 노예랍니다. 움헤헤 저를 혼내주세요 캬캬
부르르르르
[아저씨 나 끝나고 집에 왔어 옷 갈아 입고 준비할 테니깐 독서실 끝나면 연락 줘]
[ㅇㅇ 끝나면 바로 연락 줄께. 빨리 보고 싶다 울 미정이]
[ㅋㅋ 나도 울변태 아저씨 욜라 보고 싶당 끝나면 바로 연락 줘야 해]
[당근이지]
12시...한 3명 남았다...후....도저히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촛불도 준비되어있고(응?), 기초지식도 쌓아두었고!(응?), 마인드 컨트롤도 해두었고(나는 노예야~응?)
공부하느라 남아 있는 3명한테 독서실 휴일 맞아 대청소를 한다고 하고 일찍 닫아야 한다고 거짓말 하고 일찍 보내버리고 바로 전화했다. 미정이 표현을 살짝 빌리자면 바로 전화를 때렸다.
"여보세요 미정아 독서실 끝났어요"
"진짜? 12시인데 벌써 끝나?"
"응 낼 노는 날이라 학생들 일찍 보냈어요"
"그럼 차 끌고 울집 앞으로 와"
"바로 갈게요"
두근두근 기대되는 미정이와의 만남 만큼 그야말로 꽉 밟아서 10분도 안 걸려서 도착했다.
"집 앞이에요"
"어? 벌써? 아라써 바로 나갈께"
전화를 끊고 미정이를 기다리는데 그 흥분감. 미정이가 뭐를 입고 나올까? 진짜 가죽속옷? 꿀꺽~
미정이가 나온다. 청바지에 검은색 티셔츠, 평범한 평소대로의 옷차림
"우음 바바리 코트가 아니네..아! 저 안에 가죽속옷을 입었을까? 맞아 검은색 티를 입은 이유가 안이 안 비치게 하려고 입은거야"
활짝~ 웃으면서 차에 올라타는 미정이
"아저씨 보고 싶었어~"
"나두 보고 싶었어요"
"헤헤 얼만큼?"
"이따만큼"
"크크크...뚝....흥! 근데 반응이 뭐 그래 보고 싶었다면서"
"응?"
"쳇....안전벨트 매줘요"
아하! 요런 앙큼하고 귀엽고 예쁜 미정이를 보았나!! 안아달라는 거구나!
살짝 하루 종일 있었던 마인트 컨트롤의 영향에 "뿡" 이라는 옛날 영화의 주인공의 말투가 절로 나왔다.
"음헝헝헝헝 마~님"
하고 미정이를 덥썩 안았는데...
처음에 깜짝 놀란 듯 움찔하고 내 품에 안긴 미정이가 어깨가 들썩이더니 이내 "빵" 터졌다.
"풉...푸푸크크크키키꺄꺄꺌꺌꺌꺄르르르"
도저히 뭔가 야릇한 진도를 나갈 수 없게 들썩이면서 웃는 미정이.
왠 만하면 그냥 계속 안고 있으려고 했는데 너무 들썩여서 어쩔 수 없이 아쉬워 하면서 놔주었다.
"왜 그렇게 웃어요 쩝"
"크크크 아저씨 마님이 뭐야 마님이 키키키"
"끙..오늘 노예 하라면서요(여왕님이라고 할 걸 그랬나..)"
"키키키크크크 맞아 맞아 이럴게 아니다 우리 빨리 가야 해"
"빨리? 어디를요?"
꿀꺽 SM카페인가? XX동에 있다던데...하긴 여기서 좀 머니 빨리 출발을 해야지
"동대문"
흠? 동대문에도 그런 곳이 있나? 하긴 인터넷에 나오는 게 다가 아니겠지
"거기 가서 옷 좀 사야 될 거 같아 그리고 아저씨랑 데이트두 하고"
옷? 아 하긴 난 가죽옷이 없지. 아 근데 남자도 그런 옷을 사야 하나?
"나도 옷 사야 해요?"
"이왕 간 김에 아저씨 옷도 사자. 아저씨 맨날 티셔츠만 입구 후즐근해 보여"
응? 티셔츠 이야기가 왜 나오지? 우음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근데 동대문 어디 가요?"
"동대문? 뭐 밀려올래 가지 뭐 수타도 갈까? 두 군데 다 돌면 힘든데 나 내일 학교도 가야하구"
"에.....아.....옷 사러 가는 거에요?"
하아 나도 모르게 맥이 빠져버렸다. 안녕~ 나의 여왕님 쳇!
"응 동대문에 옷 사러 가지 뭐 하러 가.....흠...뭐야 변태아저씨 가기 싫어?"
"아..아니! 가고 싶어요"
"흠...가기 싫으면 뭐 나 내리고"
"아니 빨리 가요 빨리 출발할게요"
"헤헤"
차를 몰아 동대문으로 향했다.
"근데 아저씬 어떤 옷 좋아해?"
"나? 난 그냥 티셔츠에 바지..."
"우응~ 아니 여자 옷"
"여자 옷? 흐흐흐 치마? 치마 짧은 거!"
"변태! 치마 입은 거 보고 무슨 생각 할려구!"
"아니 뭐 그냥 치마 입으면 여자답고 예쁘자나요"
"그럼 뭐야 나는 여자답지 않은 거네?"
"미정인 교복치마 입자나요 흐흐"
"크크크키키 변태~ 그리고 또 어떤 거?"
"그리고 가죽 속...(헉)"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신호등 기다리느라 "요거 언제 바뀌나 하고" 별 생각 없이 말이 나온건데,
이놈의 마인드컨트롤 너무 완벽하게 해놓아서 가죽속옷 여왕님이 계속 머리 속에 있었는데
그게 뜬금없이 입 밖으로 나와 버렸다.
"뭐? 가죽속옷?"
"....으......응"
"흐음....난 그런 거 싫어"
캬~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퇴짜를 놓는 미정이....힝~ 내 SM여왕님 안녕~~바이바이~
그 후 미정이는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지 조용히 있었고
나는 나대로 우리의 SM 미정 여왕님을 조용히 머리 속에서 배웅하고 있었고
그렇게 우리는 동대문으로 향했다.
동대문
차 대기가 정말 지옥이었다. 겨우겨우 세바퀴 넘게 돌아서 주차하고 "밀려올래"로 갔다.
미정이가 정말 기분이 좋은가 보다 방방 뛰어다닌다.
이 옷 보고 저 옷 보고 미정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흐뭇했다.
"이거 어때?" "예뻐요"
"요건 어때?" "예뻐요"
"그럼 이건?" "예뻐요~"
"머야 다 이쁘다고 하면...옷 고르는데 도움이 안 되자나"
"다 이쁜데 뭘요..."
헤헤 솔직히 뭐 눈에 넣어도 안 아플거 같이 그져 이뻐 보였다.
미정이와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옷을 고르고 있는데..
이 옷 어떠세요? 하고 가게 주인?아줌마? 누나? 머라고 해야 하지? 아무튼 가게주인이 옷을 들어서 보여주는데..
하악하악 반청치마였다 청치마 아니었는지도...
아무튼 ........하악 치마다!
"이거 괜찮지 않을까요?"
하고 미정이 허리춤에 맞춰보았다....하악...치마를 입은 미정이를 상상해버렸다.
뭘 고민하냐 후딱!
"딱이네 딱이야.이거 계산해주세요"
"어!! 안돼!"
"아냐 이거 정말 이뻐요"
"여자친구분이 다리가 길어서 이거 정말 잘 어울리실 거에요"
하악~ 장사속 멘트 인거 알지만 다른 사람한테 미정이가 내 여자친구라는 인정을 받은 기분! 정말 기분이 막 째졌다.
헤헤 그렇죠? 누가 봐도 여자친구 같죠? 헤헤헤헤 누님 눈썰미가 있으신것 같은데
이런분이 추천하는 옷은 분명 좋은 옷일거야!
"이거 바로 계산요!"
"어어! 나 그거 사면 그냥 집에 가버릴 거야"
"아...이거 사요..응?!"
"흐음....치마 입힐려고 그러는 거지?"
뜨끔...
"치마 입혀서 뭐 할려구? 흥! 아무튼 절대 치마 안 살 거야"
흘겨보고는 휭~ 돌아서 가버리는 미정이...힝
정말정말 아쉬운 마음으로 가게 누님에게 연신 ‘죄송합니다’를 하면서 미정이를 따라갔다.
"미정아..그게 아니고 어울려서 그런 거였어요"
"피~"
"미정이가 다리가 이뻐서 치마가 정말 딱!이에요"
"싫어 치마 입으면 불편해. 그리고 치마 입으면 발차기도 할 수 없자나"
헐~~~발차기, 미정이가 치마를 입고 발차기 하는 모습을 상상해 버렸다....
반드시 치마를 입혀야겠다.
"흐음..알아써요.......어쩔수 없지 뭐......."
완전 시무룩한 표정으로 터덜거리며 걸었다.
"흐흐히히 아저씨 삐졌어?"
"아니...뭐.....난 미정이 생각해서 이쁘게 입히고 싶어서 그런건데.....아냐...신경 쓰지 마요"
"크크흐흐호호히히 알았어 그럼 치마 딱1개만 사"
"오! 진짜?!"
"응 아저씨 맘에 드는 걸로 딱 1개만 "
"내 맘에 드는 걸로?"
"응. 아까 그 치마 사러 갈까?"
"좀더 맘에 드는 거 골라봐야죠 고고씽!"
풉! 말 꺼낸걸 후회 하게 해줘야지....청치마 따위 찰싹 달라붙어서 별로다. 몸매야 이쁘게 드러나겠지만...
치마는 역시 플레어 스커트가..하늘하늘 바람불면 살랑살랑 헤헤헤 완전 짧은 걸로 골라야지 하고
눈에 불을 켜고 돌아다녔다.
아놔 근데 유행이 아닌가 보다. 잘 안 보였다. 그리고 힘들게 찾은 플레어 스커트는 짧지가 않았다.
"좀 짧은 걸로 좀!!!!"
완전 불타올라서 찾고 있고 있는데 드디어 하나를 발견했다!
쿠쿠쿠크크크크헤헤 색깔이 연두?호박? 아무튼 좀 밝은 계열 색인데 진짜 무릎 위 15~20센티? 대박!!
이 치마 입고 미정이가 살랑살랑 걷고 있다가 바람이 슝~~하고 불어서 치마가 나풀나풀 슬그머니 위로 꿀꺽!
무조건 이거다!! 완전! 반드시! 기필코! 꼭! 사야만 한다.
"이거!"
"쿠쿠후후크크캬캬키키 요거? 이게 맘에 들어? 너무 짧은데?"
"응! 이거 꼭 사요"
미정이가 나를 보며 입 모양으로 "변태" 한다.
"알았어. 대신에 이제 치마는 이걸로 끝이다?"
"응!"
완전 짐 들고 가는데 너무나 즐거웠다.
이상한 느낌.
쇼핑이 즐거웠다. 정말 이상했다. 옷을 사는 행위를 극도로 귀찮아 했었다. 절대 10분이상 낭비하지 않았다.
들어가서 휙~ 돌아보고 맘에 드는 옷을 골라서 가격표 보고 적당하다 싶으면 산다. 정확히 10분을 넘지 않았다.
옷도 무슨 색깔을 맞추고 어쩌고 저쩌고가 너무 귀찮아서 그냥 언제나 흰 박스티에 청바지.
어쩌다가 여자 후배나 선배 혹은 동기와 함께 백화점에 가게 되면 정말 죽을만큼 싫었다. 사지도 않을거면서 왜 그렇게 돌아다니는지..그리고....오래 전에 사귄 여자 친구와의 쇼핑도 싫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즐기고 있었다. 티격태격하면서 옷을 맞춰보고, 고르고, 가격을 비교해보고, 흥정하고, 하는 그런 소소한 것들이 재미있었다. 내가 점점 바뀌고 있는 것을 스스로 체감하는 기분이란 참 놀라고 신비로웠다.
그렇게 쇼핑을 즐기면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는데....눈에 확 띄는 옷이 들어왔다.
원피스였는데 그 외 공주풍? 아무튼 허리가 잘록하니 잡혀있고 밑단 쪽은 하늘하늘..
치마 쪽이 짧지 않은 게 흠이라면 흠이랄까? 어깨 쪽은 끈으로 되 있는...그니깐 가슴팍까지 옷이고 그 끈 달린...
아무튼 입으면 딱 공주 스타일로 보이는 그런 옷이었다.미정이도 그게 맘에 들었나 보다. 한참을 같이 쳐다보았다
"어머 여자친구분 너무 이쁘시다. 이 옷이 딱 이네요. 이거 신상인데 어쩌구 저쩌구"
꿀꺽....이거 입으면 진짜 너무 예쁘겠다. 딱 공주 같아 보일듯한 그런 옷이었다.
"미정아..이거..."
"어.....안돼! 아까 치마 골랐자나"
"그건 치마고..이건 원피스자나요"
"우응...그래도...안돼..."
"이건 원피스니까 딱 1개만 응?"
하...뭔가 바뀐 기분인데..
보통 여자가 사자고 하고 남자가 빼는거 아닌가? 뭐 남의 연애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서도.
미정이도 뭐 싫어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좀만 더 조르면 될 것 같은데?
"흐음....알아써....우음 이런 옷 싫은데.."
헤헤....어서 빨리 입혀보고 싶다.
"요거 함 입어 봐도 되요?"
"네 그럼요"
탈의실에 들어간 미정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문득 걸려 있는 옷 중에서 검은색 가죽스커트가 눈에 쩍! 하니 들어왔다...금속장식이 치렁치렁 달린 아주 짧고 몸에 쩍 달라붙는...게다가 길이가...딱 저번에 미정이 오빠들과 같이 간 단란한 곳에서 만난 아가씨들 치마보다 아주 조금~ 더 긴 기장. 아무튼...진짜 보고 입이 쩍 벌어지게 야한 스커트였다.
"꿀꺽"
휙휙 고개를 돌려 미정이가 옷 갈아 입으러 간 탈의실 쪽을 보니 아직 안 나왔다. 이거 산다고 하면 야단이 나겠지.
그래도 이거 입혀놓은 미정이를 상상하니 몸이 달아올랐다 아니 우리 똘똘이이병이 기합이 들어갔다.
"저기 요거 ..방금 옷 갈아 입으러 들어간 여자 싸이즈 있어요?"
"네 손님 요게 신상인데 어쩌구 저쩌구 그 싸이즈로 드릴까요?"
"네 빨리 계산 좀 해주세요, 비밀선물해주고 싶어서요"
"호호 손님 너무 멋지시다 여자친구분이 정말 좋아하실 거에요"
아놔 주인아줌마 빨리 싸주기나 좀..나오기 전에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해야 하거든요?
재빨리 계산 마친 가죽스커트를 다른 옷 봉투 속에 슬그머니 집어넣었다. 완전범죄다!
휴~ 하고 한숨을 쓸어 내릴 찰라 미정이 저쪽 구석 탈의실에서 걸어오는데..
오오~옷이 약간 주름이 져 있는데, 무릎 살짝 위까지 오는 나풀거리는 치마단, 허리는 무슨 천을 덧댄 것처럼 쪼글쪼글하게 아무튼 허리 딱 조여지고 허리가 조여져 있어서 가슴부분이 더 강조 되어 보였다.
그리고 하일라이트는 역시 끈으로 된 어깨 때문에 다 드러난 어깨선...
우음 근데 미정이 어깨가 좀 몸에 비해서 넓구나..운동해서 그런가?
어찌하였든 하얀 피부에 진짜 매끈한~ 어깨 선이 시선이 팍! 꽂혔다.
"어때? 괜찮아? "
하고 미정이가 물어보면서 치마 쪽을 살피는지 고개를 숙여 옷을 들여다 보는데.
가슴윗부분..옷 윗단 부분이 1자에 끈이 달린 옷이 상체를 숙이자 가슴 골이 다 보였다.
사야겠다!!!! 뭐 다 필요 없고 이건 꼭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완전 예뻐 공주님 같아요"
미정이가 베시시 살짝 부끄러운 듯 웃는데 후음 하~
"아저씨 나 이 옷 입고 갈까?"
"웅!"
미정이도 옷이 맘에 들었나 보다..귀여운 것 이렇게 좋아할 거면서 튕기기는 흐흐
아 근데 이옷 너무 맘에 든다. 아니 미치겠다. 그러니깐 앞에서 보면 공주풍 청순미 강조한 나풀거리는 원피스인데
미정이와 나란히 걸으면서 미정이쪽을 보니...미정이 어깨 맨살이....꿀꺽
그 매끈한 맨 살과 가슴 골 살짝 보이는 게 "흐엉흐엉흐엉~~워우우우우우우~~~~"
그리고 맨 살이다. 맨 살! 미정이 어깨 그 보드라운 그 어깨가 나를 부축해줄 때 느꼈던 그 어깨가 맨 살.
셔츠 입고 있을 때도 보드라웠는데...맨 살에 어깨는 꿀꺽...
"어 미정아 저거 봐봐 저거 이쁘지 않아?"
대충 아무데나 오른손을 들어 가르키면서 들은 손을 슬며시 미정이 머리 뒤쪽으로 내려서 어깨에 은근슬쩍 가져다 놓았다.
"이거도 이쁘다"
왼손을 들어 아무데나 가르켰다. 어깨에 얹은 오른손 민망함을 덜기 위해서.
그런데 내가 가르쳤던 가게가 엑세서리 가게였나 보다.
미정이가 정말로 관심을 갔는지 오른손 어깨 얹은 거에 대해서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이것저것 쳐다 보면서
"이거 예뻐?" "요거 어울릴까?" 하고 물어 봤다. "응 다 예뻐요" 따위의 아무 생각 없이 바로바로 나오는 대답을 하면서 머리속에는 그냥 어깨의 감촉 생각 뿐이었다.
"하긴 키스도 했구, 가슴도 만졌는데 어깨 정도야 뭐 아 근데 진짜 너무 보드랍고 매끈하다."
나도 모르게 슬금슬금 어깨에 얹은 손을 살짝살짝 스냅을 돌리며 만졌다.
이것저것 보던 미정이 별로 흥미가 없어졌는지 그냥 조용히 다른 가게로 이동했다.
"아저씨 그만 가자 너무 늦으면 나 낼 학교 가야 하는데 늦어 버릴 거 같아"
"응"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데 살금살금 돌리던 오른손 엄지 손가락에 원피스 위로 노출된 미정이 가슴 가장자리 맨 살이 살짝 닿았다.
와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었다. 어깨가 매끈매끈 부드럽다면 가슴가장자리 맨 살은 보들보들말랑말랑
아무튼 도대체 이런 감촉이 어떻게!를 연발하며 나도 모르게 손이 슬금슬금 더 그쪽으로 향하게 되었다.
슬금슬금 어느새 엄지손가락이 원피스 안쪽으로 들어가 가슴 감촉을 느끼는데
미정이가 가만히 내 오른손을 잡아왔다.
"하아 아침에 그 상황! 더 만져 달라는 건가!"
하고 용기를 내서 오른손을 스윽 미정이 원피스 가슴선 위로 해서 안으로 집어넣었다. 하아 가슴 정말 부드러워...
그렇게 가슴의 감촉을 느끼고 있는데 내 손을 잡던 미정이 손이 엄지손가락 이랑 검지손가락 사이를 슬며시 잡더니
꽉!!!
하고 힘주어 엄지 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 살을 꽉 누르는데
"아악!!!"
진짜 눈물이 날 뻔했다...진짜 아팠다. 뭐......목젖당수보다야 덜 아팠지만 서도.;;
"우리 변태♥아저씨~ 혼나야겠네"
베시시 나를 보며 웃으면서 귓가에 속삭이는 미정이
그 미소가 살벌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히잉~ 나 지금 떨고 있니?
첫눈에 반한 미정이를 만난 지 6일째 새벽
미정이와 함께 심야쇼핑데이트를 하는데 미정이 가슴 만지다 제대로 혼나게 생겼다.
미정이 손...너무 맵고 무서워서...
정말
미치겠다....(모..목젖만은 제발! 진짜 너무 아팠어...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