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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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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부>

“왜 내가 숨어있어야 하는거야?”

“쉿.소리가 큽니다.”

준은 리미의 진지한 표정에 입을다물었다.리미의 말에 따라 마나를 꽁꽁 숨기고 으슥한곳에 숨어야만 했고,리미는 바닥에 간단한 연성봉인진을 그려 마나가 세어나가지 못하게 했다.

준은 불만어린 표정으로 옆에 있는 리미와,저멀리 경합을 벌이는 마스터와 윌리엄스를 비롯한 그의 페어리들을 바라보았다.

리미의 제안에 따라 하기는 했지만,준은 눈앞에서 민아의 탈을쓴 마스터와 윌리엄스의 격전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것이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주인님.이제부터 드릴말씀이 있습니다.”

“뭔데?”

“민아씨는 절대 돌아올수 없습니다.그것은 주인님도 인정하셔야 합니다.”

리미의 말을 들은 준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자신도 예상하고 있던 일이 아닌가.물론 끊임없이 현실부정을 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민아씨…아니,마스터를 없에야만 하는데,애석하게도 주인님은 정면승부를 해서는 안됩니다.”

“어째서?”

“상대가 되지 않으니까요.”

“…”

리미는 준의 가슴속에 상처를 팍팍 내는 말을 하고도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전략이라는건,상대가 자신보다 강하다고 해서 자존심상해하는것이 아니라,이기는 방법을 찾는것입니다.”

“그래서?”

“윌리엄스는 강합니다.프로센에 가도 칭송받을 만한 마법실력을 지녔지요.이제부터 우리가 할것은,둘의 격전을 지켜보는것입니다.그리고 마스터가 큰 부상을 입거나 결정적인 상황이 되었을때,제가 해놓은 연성진을 해제하고 주인님이 마스터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는 겁니다.”

“그럼…묻어가자는거야?”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윌리엄스가 지면?그때는 어떡해?”

“그렇다고 해도 마스터는 아마 많은 마나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고,전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져 있을겁니다.윌리엄스와 그의 페어리들을 상대로 간단하게 이길수는 없을테니까요.”

“야..그래도 그건 좀..”

여전히 풀숲에 숨어,좁은 공간탓에 리미와 몸을 완전히 밀착한 준은 여전히 뚱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자신의 바로앞에 똘망똘망한 리미의 눈망울이 있었다.역시나 그녀도 페어리.설레게 할만한 미모를 지녔지만,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녀의 얼굴을 감상할 여유따윈없었다.

“세라라면 정면으로 돌파할거야.”.

“맞는 말입니다.그녀는 기사니까요.승부를 피하진 않겠죠.하지만 그건 세라정도의 실력을 가진 자의 이야기입니다.주인님은 오너가 된지 1년이 채 되지 않으셨습니다. 주인님이 전력이 약한것은 아직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끄응..”

준은 답답한 마음에 그저 끙끙 앓는 소리만 내었다.리미의 말은 하나부터 열까지 틀린말이 없었으니까.

“니 말대로…하는 수밖에 없는거로군.현재로썬.”

“네.유비가 제갈공명의 말을 들어서 크게 손해본적이 있었나요? 이건 비겁한 것이 아니라,최고의 효율을 위한 전략인겁니다.전쟁에 비겁함같은건 없습니다.이건 정정당당히 싸우는 대련이나 비무가 아닙니다.”

“휴…알았어.내 제갈공명은 리미,너니까.”

준의 말에 리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한참이나 준을 바라보더니 말을 이었다.

“걱정마세요.저는 다른오너가 세번찾아와도 주인님을 버리고 그쪽의 책사로 가지는 않을 겁니다.”

“무슨소리야?”

“농담입니다.”

“…..”

으휴..하면서 한숨을 쉬며 다시금 오너쪽을 바라보는 준을 보며 리미는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하다.책에는 상대방이 긴장을 한 상태에서 농담을 하면 많이 풀어진다고 씌여져 있었는데..’

세삼스레,세상은 책에 씌여져 있는대로 돌아가지 않는 다는 것을 느끼며 살짝 귀여운 고개를 갸웃해보이는 리미였다.

“그럼 좋아 리미.그런데.만약 내가 끝낸다고 하면 어떤식으로 해야하지?”

“좋은 질문입니다.제가 먼저 말씀드리려고 했거든요.”

“으응..그래그래..”

리미는 진지하게 준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현재 주인님이 사용하는 기술은 기본적인 체술을 제외하고는 소리로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과,공기를 조종하는 방법 두가지가 있습니다만,이것은 피니쉬로 쓰기엔 약간은 무리가 있는 것들입니다.”

준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소리를 이용한 공격은 마법으로 안들리게 하면 그만이고,공기를 통한 공격역시 쏠쏠한 공격이긴 하지만 치명타를 입히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럼 어떻게 해?”

“주인님의 장점은,다룰수있는 마나의 양이 엄청나다는 점입니다.때문에 이례적으로 세라와 유나,노아가 한번에 개화를 한것이고,그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기도 했지요.바로 그 마나를 이용하는 겁니다.”

준은 침을 꼴깍 삼키고 리미의 말을 경청했다.풀숲에 완전히 밀착해서 엎드려있던 리미는 지면을 손가락으로 툭툭 두드려 보였다.

“모든자연에는 마나의 흐름이 존재합니다.그것은 인간과 비교조차 할수없는 엄청난 흐름이지요.물론 그것이 평상시에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치진 못합니다.그 흐름은 순방향으로 계속 진행되어온 것이니까요.”

“응..응.”

준은 다음에 무슨말이 나올지 긴장하면서,리미의 앙증맞은 입술을 바라보았다.

“주인님이 하는것은,그 대 자연의 마나에 주인님의 마나를 흘려보내어 부딪히게 해서,엄청난 충격파를 전달하는 겁니다.”

“에엥?”

준은 황당한 표정으로 리미를 바라보았지만,그녀는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이론적으로 불가능한것이 아닙니다.게다가 그것은 주인님처럼 다룰수 있는 마나량이 월등한 자만 가능한 것입니다.주인님만의 오리지널 기술.그리고 데미지를 크게 줄수있는 피니쉬 기술.그것은 그거밖에 없는겁니다.”

“그렇다고 해도…한번도 해본적이 없는걸.”

“요령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리미의 말이 허황되 보였지만,그렇게 생각할 것만도 아니었다.물과 땅의 정령을 이용한 노아의 배양술이나, 얼음분신을 이용한 유나의 이중술법, 그리고 동양무예와 소드마스터의 검기를 융합한 세라의 기술 역시 리미가 고안했고 그들에게 제안한 것이었다.그리고 그들은 리미의 주문대로 훈련을 해서 큰 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우선,뮤즈를 땅에 꽂아 넣습니다.그리고 땅속에 흐르는 대지의 마나를 케치하셔야 합니다.”

“그 다음엔?”

“대지의 마나의 흐름을 느끼셨으면,주인님의 마나를 뮤즈를 통해 흘려보냅니다.물론 대지 마나의 흐름방향과 반대로 주입하셔야 합니다.그러면 마나끼리의 충돌이 일어날 것이고,그때문에 대지는 폭발하듯 마나를 밖으로 방출합니다. 장담하건데,노아의 상급정령도 부럽지 않을 기술이 될것입니다.”

거기까지 설명을 들은 준의 입이 떡하고 벌어졌다.정말이지 상상도 못한 공격방식이었다.새삼 그런것을 생각해낸 리미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수련할 시간이 없잖아.”

“지금 몸을 사리고 기회를 노리고 있을 이때에,뮤즈를 땅에 꽂고 마나를 느끼는 연습만이라도 해보세요.”

“이거 왜 진작 말해주지 않은거야?연습해둘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났거든요.”

“,…”

준은 너무나 천진난만한 리미의 얼굴을 보고는 이내 허리춤에 있는 뮤즈를 뽑아들었다. 그의 눈은 계속해서 대전을 펼치는 마스터와 윌리엄스를 향해 있었다.

‘어쩔수 없다….어떻게든..리미의 말대로 그걸 마스터하는 수밖에는..’







“으음?”

영혼들의 빛무리로 무너져가는 신체를 채우는,다소 그로테스크한 외관을 하고 있던 람스는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상당히,바뀐거 같은데…뭐지?’

아까만 해도 별거 없어 보이던 유나의 모습이 뭔가달랐다.일단 주변에 맴도는 마나의 양자체가 달랐으며,뭔가 외관도 달라진것만 같았다.그녀의 눈망울은 차갑게 자신을 쏘아보고 있었다.

‘위험해..위험한데..’

마유미는 점점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인이 생긴다는것은 마법을 쓰는 페어리로써 정점을 달성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그리고 다룰수 있는 써클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늘어난다.하지만 전부 좋은점만이 생겨나는것은 절대 아니었다.

‘이대로라면…유나가 폭주하고 말거야.’

본디 인이라는것은, 오너가 옆에 있을때 생겨야만 했다.페어리에게 있어서 오너라는 존재는 불완전한 존재가치를 재정립하는, 그런 큰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준이 있어야,유나의 인은 안정적으로 그녀의 몸에 자리잡히면서,더욱더 유나는 강해지는 것이었다. 준이 없을때 인이 생긴이상, 유나를 제어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스스스스스…

유나의 주변으로 무언가 후두둑 하고 떨어지기 시작했다.그녀가 내뿜는 한기에,공기중의 수증기가 얼어붙어 우박처럼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마유미는 숨이 막힐것만 같은 엄청난 중압감이 자신도 모르게 몇걸음 뒤로 물러나 버렸다.

지금 마법을 다루는 페어리중.인이 있는 페어리는 챠우의 페어리인 샤이 뿐이었다.뇌전을 다루는 페어리가 마법형 페어리중 가장 약하지만,그녀역시 뇌전의 인이 새겨지고 부터는 엄청나게 강해져 버렸다. J가 매번 그녀와 자신을 비교를 했었기 때문에,마유미는 저리도록 잘 알고 있었다.

“윈드 케넌!”

람스의 시동어가 울려퍼졌고,5써클 중반의 강력한 마법이 발동되며,모든것을 찢어발길듯한 바람의 칼날이 유나와 마유미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마법형 오너의 죽음으로,람스가 빌려쓸수 있게 된 기술이었다.

콰쾅!

순간 자신의 고유의 기술인 데드 포쓰를 사용하려던 람스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유나와 마유미의 주변으로,엄청난 두깨의 얼음 장벽이 솟아 오르며,자신의 윈드 케넌은 애꿎은 빙산만 난도질했기 때문이다.

‘어째서..?’

이유를 알수 없었다.유나는 시동어도 외치지 않았던 것이다.마치 노아의정령술 처럼, 유나의 주변에는 자발적으로 얼음의 장벽이 생겨나며 람스의 마법을 방어했다.

“마..맙소사..”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놀란것은 마유미였다.그녀는 재빨리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준을 찾기 시작했다.아무리봐도 위험한 상황이었다.람스는 이미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느껴질 정도로,유나의 모습은 강맹해 보였다.사늘히 부는 바람에 흩날리는 은발, 그리고 백색빛무리를 발하며 타오르듯 번쩍이는 유나 어깨위의 빙백의 인.

“꺄악!”
마유미는 갑자기 불어닥치는 마나의 한기에 몇미터 정도 뒤로 날아가 버렸다.간신히 자세를 잡아 서긴했지만,다리가 풀린것처럼 후들후들 떨려왔다.

“어떤 간사한 술수를 썼는지는 모르지만,어림없는 소리지.”

람스의 주변으로,사자(死者)들의 기운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람스가 죽은자를 다스리면서,죽은자의 기술을 쓸수있는것은 맞지만,역시 가장강한것은 자신만의 오리지널 기술을 쓰는 것이었다. 사자의 기운을 뭉쳐 쏘아보내는 데드 스피어의 시동식이 람스의 양손에 맺혀져 갔다.

“아니..!”

그의 눈이 불신으로 물들었다.유나의 몸이 두개로 갈라지며 그중 하나가 자신에게 맹렬하게 달려오고 있는것 이 보였기 때문이었다.그것이 빙계마법 특유의 얼음분신이라는 것을 잘 아는 람스는 양손에 맺힌 데드스피어 한개를 쏘아보냈다.

‘마..말도 안돼!’

마유미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했다.얼음분신을 쏜 직후에,유나는 계속해서 수인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가지 마법을 동시에 구현한다고?그게 가능한거야?’

마유미로썬 들어본적도 없는 허황된 말이었다.게다가,빙백의 인을 빛내며 유나가 맺는 수인은 무려 8써클 마법의 수인이었다.

“엡솔루트 제로!”

람스는 힐끗 주변을 바라보았다. 이미 자신의 데드 스피어에 의해 유나의 분신은 부서졌지만,자신의 주변으로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힘든 마나의 장벽이 둘러쳐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마치 람스를 포위하듯 바늘한땀 들어갈 공간없이,그의 전후상하 동서남북을 모두 점하고 있었다.

“이건..?”

람스는 경악하고 말았다.이렇게 큰 마법을 쓴다면,분명 자신은 술법자를 저지하려고 했을것이다.허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짜잘한 분신을 처리하는 그 찰나에,이미 큰 마법은 발동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윽!”

이윽고,자신을 가둔 공간이 하얀빛무리로 가득찼다.그것은 단순히 ‘얼린다’는 개념이 아니었다.모든 분자자체를 분리해버리는듯한 한기.그리고 마법의 이름처럼 절대영도의 폭풍이 람스의 신체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있었다.

“아…”

마유미는 존재를 거스르는 듯한 마법의 위용에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유나가 만들어낸 마법의 공간안에서 가루로 변해가는 람스를 바라보았다.저런 마법을 구현한거 자체가 놀라운것이 아니었다.유나는 분명,분신마법과 동시에 8써클을 구현한것이다.

‘말도 안돼…저건 빙백의 인 때문이 아니야. 설령 내가 멸겁화의 인이 맺어진다 해도 두가지 마법을 동시에 쓸수 없어.’

침울함 반,놀라움 반으로 람스의 최후를 보던 마유미는 흠칫하고 놀랐다.

‘위…위험해.’

유나의 두눈이 초점을 잃고 있었다.그리고 동시에,그녀의 양손으로 한기가 뭉쳐가고 있었다. 천천히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유나의 시선이 마유미를 향했다.마유미는 마치 맹수와 마딱드린 토끼처럼,꼼짝도 못한채 얼어붙어 유나를 바라보았다.

‘아..안돼!’





콰콰쾅!

계속해서 번쩍이는 전장.그리고 그런 윌리엄스의 저택이 훤히 보이는 언덕에,몇명의 인원들이 서있었다.그리고 그들의 주변으로는 수면제를 단체로 복용한것처럼 잠들어 있는 경찰과 군인들이 쓰러져 코를 골고 있다.

“이렇게 까지 배려할 필요가 있을런지요?”

마치 가면무도회인것처럼,얼굴의 절반을 덮는 가면을 착용한 여성이 자신의 앞에 있는 중년의 남성에게 물었다.비록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딱 붙는 검은색의 무복을 입은 그녀의 몸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그리고 그녀의 옆으로는 너무나 매혹적인 미모를 뽐내는 다른 여성이 서있었다.그녀는 백색의 무복을 입고 있었고, 눈이 부실듯한 은발의 머리를 모두 위로 땋아올려 섹시함을 더한 인상이었다.

“배려라니?너희들도 프로센에서 오지 않았느냐?”

“그것은 저희와 상관없는 일입니다 주인님.”

가면을 쓴 여성의 말에 중년의 남성은 껄껄 거리며 웃었다.이곳은 영국이었지만,그는 동양인이었다.그리고 윌리엄스 보다도 나이가 많아 보이는,중후한 남성이었다.

“하긴..너희들은 프로센에게 있어선 실패한 페어리들이 아니더냐.”

그의 말에 양옆의 미녀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온갖 마법으로 번쩍거리는 언덕 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너희들 다음으로 넘어온 페어리들은 모두 기억이 지워졌다지.”

“그들은 잔인합니다.저희들 페어리라는 존재는,이 곳을 지켜야 한다는 명목하에 인권자체가 없는 강제적인 프로젝트에 시달려야 했으니까요.”

“초희.니 말은 잘 알고 있다.그래서 이 세계 최초의 오너는 나지만,저기 있는 영국녀석이 최초라고 여겨지는 것이겠지.그래서 초희와 유희,너희들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기도 하고.”

오너협회의 누군가가 들으면 뒤로 까무러칠만한 이야기들을,중년의 사내와 가면을 쓴 여성인 초희,그리고 은발의 미녀 유희는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고 있었다.

“분명,프로센에서는 너희들을 실패한 페어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너희들은 프로센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어서,프로센을 증오하는 아이들이 아니더냐.”

“저희는 이곳에서 주인님과 함께 있는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더더욱,크룬인지 뭐시긴지 하는애들로부터 지켜야 하는거 아니냐?”

사내의 말에 유희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사내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너희는 죽지 않는다.적어도 이 세계에서는 말이지.하지만 나는 달라.나는 그저 인간일 뿐이고,처음으로 선택된 오너에 지나지 않아.하지만 분명한것은,계속해서 이렇게 이 세계가 유린당하도록 두어서는 너희도,나도 편안히 살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저들을 도우실 생각이십니까?”

초희의 질문에 그는 그저 인자하게 웃기만 했다.

“글쎄다.너희들은 저들과는 달라.10년 이상을 이곳에 있었고,누구보다도 강한 페어리일 것이다.하지만,내가 보기엔 저들도 꽤나 강한것 같구나.”

“그렇다면..이곳에는 왜 오신겁니까?”

이번에는 은발의 미녀,유희의 질문이었다. 사내의 눈은 여전히 전장에서 발생되는 마법의 빛무리로 가득차 있었다.

“글쎄.불안해서…일수도 있겠고, 너희들에 이은 제 2세대 페어리들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하더구나.물론 저들은 본인들이 제 1세대 라고 믿고 있겠지만…초희 네가 보기엔 어떠냐?”

가면을 쓴 그녀의 눈망울이 반짝거렸다.가면에 가려져있지만,그녀의 눈망울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저희때보다…훨씬 다양하게 세분화 되어 있는것 같습니다.그리고 오너와의 결집력과 친화력역시 좋은편인거 같구요.하지만 저들은 모르고있습니다.프로센에서 자신들이 얼마나 혹사당했는지를.”

“진정해라 초희.그 이야기는 다끝나지 않았느냐.너희는 다시는 프로센으로 가지 않으면 그만인게다.그렇게 적대감을 품지 않아도 되는거야.”

초희는 왠지모르게 토라진듯한 눈망울로 사내를 흘겨보았다.오너와 페어리가 아닌,마치 오래된 부부같은 광경이었다.물론 나이차가 심하게 나 보이는게 흠이지만.

“다시 돌아가실 건가요?”

“아니.일단 전쟁에 개입할 필요는 없겠지.너희들도 그렇고 싶지 않을거고.다만 도울 필요는 있을거 같구나.”

“어떤..식으로?”

“우선 유희.너는 저쪽에 있는 백법사에게 가보려무나.빙백의 인때문에 마나폭주를 겪고 있는거 같으니,네가 가서 다스려 주렴.”

유희는 불만이 섞인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지만,이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그녀의 귀여운 모습을 웃으면서 바라보던 그는 이번엔 초희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초희.너는 저쪽에 있는 중국아이에게 가보렴.아무래도 접전을 벌이는 모양이니,도와주고 오거라.”

“하지만,개입하지 않으실 거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이건 개입이 아냐.다만 다 쓰러져 가는 놈들을 그냥 두고 가는게 어디 사람사는 정이라 할수 있겠니?그리고 저 중국아이.꽤나 아까운 능력을 지닌 아이인거 같구나.초희 너정도면 간단하게 도울수 있을터이니,가서 저 중국아이가 죽지 않게만 하면 된다.”

“알겠습니다.주인님은요?”

초희의 질문에 그의 시선은 윌리엄스와 마스터쪽을 향했다.그리고 그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는 저기가서 살짝 둘러보고 오겠다.에전부터 크룬..크룬..하는데, 녀석이 어느정도인지 너무나 궁금하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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