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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4 -

<4부>


콰콰쾅!

곳곳에서 굉음이 휘몰아 쳤다.가볍게 앞에 있는 크룬을 처리한 윌리엄스는 뒤를 돌아 자신들의 페어리를 바라보
았다.이어서 그의 미간이 찡그려졌다.

"저런 한심한..."

최초의 오너이자,최강의 페어리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평을 듣는 그이지만,불행히도 그 역시 크룬과의 정면대결은
타격이 컸다.함께왔던 실버나이트는 소멸되어 버렸고,다른 한명의 페어리역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라이트닝 프레야!"

윌리엄스의 손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며 주문의 영창이 울려퍼졌고,땅속에서 부터 형성된 마법진에
의해 그의 페어리를 덮치려던 크룬은 전기구이 통닭마냥 지져져서 연기를 토해내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주변의 크룬들이 정리되자마자,긴 생머리를 곱게 땋아올린 여인이 윌리엄스에게 고개를 숙였다.그는 언짢은 표정
으로 인사를 받았다.

"수련이 부족한거냐 제니.겨우 세명의 마족을 상대로 이렇게 고전하다니."

제니는 윌리엄스의 말에 살짝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그가 말은 쉽게 하지만,결코 약한 마족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제니와 윌리엄스의 주변으로,폐허처럼 바뀌어 버린 영국시내의 정경이 펼쳐져 있었다.

제니는 자신의 주인인 윌리엄스가 천천히 두려워지기 시작했다.인간이라고는 믿을수 없을 정도의 마법.아니,발동
되는 클래스는 둘째치고 술법의 센스가 프로센의 고위마법사와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았다.하지만 그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크룬을 상대할때 있어서 고차원의 마법들을 아무런 가드없이 날려버린다는 점이었다.때문에 이 전쟁
에 전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반인들까지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해 버린 것이다.

"크룬들은 몇마리나 남아 있는 거지?"

제니는 윌리엄스의 질문에 눈을 감고 손을 모아 투시를 하기 시작했다.그녀의 능력중에는,각각의 마나를 탐지,
정확하게 위치를 분별하는 능력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약 20~30여개의 개체가 생존해 있습니다.그중 하나는 엄청나게 강력합니다."

"그 녀석이 대장이겠지."

"그리고...빠른 속도로 이곳,영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렇겠지.전세계에 오너가 가장많은 나라고,순수한 마나가 넘쳐나는 곳이니까."

윌리엄스는 방금의 격전에도 전혀 동요되지 않은 모습이었다.그의 푸른눈이 쥬앙과 타유가 있을법한 곳으로 향했
지만,눈에는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냉정한 모습이었다.

"제니.전세계오너들을 소집해라.긴급 대회의를 열 수밖에 없을거 같다."

"알겠습니다.하지만 이곳의 정리는...?"

마치 폭격이라도 맞은듯,황폐화된 시가지를 보며 제니가 물었지만,윌리엄스는 고개를 저었다.

"곧 군인들을 비롯한 경찰들이 오겠지.방금전에 왔던 한 부대도 마법에 휩쓸려 버렸으니까.어물쩡할 시간이 없
다.우리는 실버나이트 하나를 잃었어.빨리 저택으로 돌아가 정비를 하도록 해야한다."

"알겠습니다."








"파이어 월!"

마유미의 주문으로 길다랗게 화염의 벽이 펼쳐졌다.

"그대로 유지해!"

J의 외침이 들리자,마유미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화염의 벽을 소환한채 그것을 장시간 유지시키는 것은 엄청난
집중력을 요하는 과정이었다.게다가 실패했을시에는 주인의 불호령이 떨어질것이 두려웠다.

"타앗!"

J의장력이 마유미의 화염의 벽을 스쳐 지나가자,그것은 무서운 불의 폭풍이 되어 적을 덮쳐갔다.윌리엄스와 마
찬가지로,J역시 주변에 있는 일반인들의 안위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었지만,덕분에 마유미와 대치해 있던
크룬은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녹아들었다.

"하아..하아..."

마유미는 식은 땀이 조금씩 흘러옴이 느껴졌다.J의 요구에 따라 고차원의 화염계 마법을 남발했기 때문에 마나의
소모가 컸기 때문이었다.야릇한 복장위로 풍만한 그녀의 가슴이 흔들렸다.

"유리.니 쪽은 어떠냐?"

"정리 되었습니다."

마유미는 J의 흡족한 표정을 보며,또 다른 페어리인 유리가 부러워지기 시작했다.페어리니,당연히 깜찍하고 아름
다운 외모를 지닌것은 자명하지만,이상스럽게도 J는 유리를 더욱 편애했다.그 이유는 단하나,침대에서 유리가 더
욱 능숙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뭘 그렇게 헉헉 대는거냐?너 혼자 싸웠어?"

예상대로 J의 불호령이 떨어지자,마유미는 시무룩한 얼굴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 내었다.더욱더 참을수 없는
것은,자신을 바라보는 유리의 비웃음 섞인 표정이었다.

"어째서...나만..."

마유미는 억울했다.J의 마음에 들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어설프지만 교태를 부려보기도 했고,준의 페어리 유
나에게 패배한 이후로는 더욱더 정진해서 다룰수 있는 마법 클래스도 상승했다.하지만 늘상 이런 푸대접만 돌아
올 뿐이었다.J는 유리와 마유미 이후로 더이상의 페어리가 카드에 맺히지 않자 늘 그 스트레스를 자신에게 풀기
까지 했다.

그렇다고 해서 J를 떠날수도 없었다.페어리라는 존재는 끊임없이 오너와 함께 있어야 하는,이 세계에서는 불완
전한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응?"

J는 먼 허공을 잠시 응시하더니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 등신녀석도...해결을 하긴 했나보군."

"네?"

유리의 되물음에 J는 여전히 똥씹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유 준이라는 덜떨어진 오너 말이다.그 녀석 근처에 있던 크룬들의 기운이 일제히 사라졌어.뭐..어차피 페어리를
많이 가진 탓에 운빨로 그렇게 된 것이겠지만."

마유미는 준의 이름이 나오자 깜짝 놀라며 J가 바라보고 있는 지점을 응시했다.그녀의 아름다운 붉은 머리칼이
바람에 휘날렸다.

"윌리엄스의 전갈이 오고 있군."

멀리서 윌리엄스의 뜻을 전하는 소환수 한마리가 날아오는 것을 보며 J가 중얼거렸다.

"일단 철수하자.경찰이 오면 귀찮아 지니 말이야."

J의 말에 유리가 조용히 그를 따랐지만,어느 한지점을 바라보는 마유미는 그 자리에서 한참이고 서 있었다.







"이제 모두 괜찮아 졌습니다."

준 부대의 작전관이자 의무관인 리미의 말에 준은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세라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체의
상해는 없어 다행이었다.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세라는 리미에게 가벼운 외상들의 치료를 받고 운기조식에 들어
갔고,노아는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마나를 다루지 않는 노아에게 있어서,정신력의 회복은 오직 깊은 숙면 뿐이
었기 때문이었다.잠의 정령을 불러내어 쇼파에 누워 잠들어 버린 노아와, 그옆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는 세라를
준은 번갈아 바라보았다.

노아의 블루블랙 머리칼은 아무렇게나 헝클어져 있었지만,뽀얀 피부와 어울려 묘한 매력을 자아내었다.게다가 각
성 이후로 쭉쭉뻗은 팔다리가 마치 모델을 보는것처럼 아름다웠다.리미는 주방에서 책을 보며 그들을 릴렉스 시
켜줄 약을 제조하기에 바빴다.

"유나는?"

준은 조심스레 리미에게 물었고,리미는 한쪽에 따로 있는 쪽방을 가리켰다.

"유나의 경우에는 세라나 노아처럼 자신만의 회복책이 없기에 따로 눕혀 놓았습니다."

"너는 다친데 없어?"

"네.전투에 참가하지 않았으니까요.하지만 모두의 전투를 지켜볼수는 있었습니다.이제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포
메이션을 정하는 일만 남았지요."

"포메이션?"

사실 리미의 관찰력을 통해 유나도,노아도,세라도 자신들이 모르던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낼수 있었기에,리미에
대한 준의 신뢰는 완벽에 가까웠다.또한 리미가 무언가를 연구할때는 그저 말을 안거는것이 최선의 협력이란 것
역시 잘 알기에,준은 뭐라고 더 물어보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나저나 주인님."

"응?"

"유나의 방으로 가보시는게 좋겠습니다."

"뭐?"

그녀가 연구중에 말을 먼저거는것이 흔치 않는 일이기에 준의 놀라움은 더욱 컸다.리미는 연신 책을 들여다보며
말을 이었다.

"말씀드렸다시피,유나는 세라나 노아처럼 자신만의 회복책이 없습니다.그저 손실된 마나와 정신력을 회복시켜 주
는 수밖에요.그리고 그것은 주인님만 가능하지요."

준은 리미의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기에,새삼스레 쑥쓰러워졌다.그녀의 말은 유나와의 스킨쉽을 의미하는 것
이기 때문이었다.물론 준역시 싫지는 않았고,그것이 최선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긴 하지만,전투가 끝나자 마자 하
려니 왠지 모르게 겸연쩍어 지기도 했다.

준은 민망해서 괜시리 담배를 태우며 시간을 끌었지만,리미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책을 보기에 바빴다.무인도
에서 2차개화를 끝낸 리미역시 갈색 브리지 머리가 아름다운 완벽한 성인 페어리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예전
엔 몰랐지만,역시나 리미는 연구를 할때의 진지한 표정이 가장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흠흠!유나야 괜찮니?"

준은 유나가 쉬고 있는 방에 들어가는 그때까지 리미의 눈치를 살짝 보았지만,그녀는 연신 연성진을 그려놓고
무언가 중얼중얼 거리고 있을 뿐이었기에,그는 빼꼼히 문이 열린 방 안으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이 한기는..."

준은 급격하게 낮아져 있는 방안의 온도를 느끼며,예상보다 유나의 상태가 조금 심각함을 느낄수 있었다.물론
유나가 화가 날때도 한기가 방출되긴 했지만,마나가 소모되어 지쳐있는 상태에서도 이런식의 한기가 느껴지곤
했었기 때문이었다.

"주인님..."

유나는 침대에 누운채로 준을 바라보았다.준은 살짝 그녀의 옆으로 가서 누워 유나의 이마에 손을 올려보았다.
예상대로 그녀의 몸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괜찮은거야?"

"네...예상외로 강적이어서..."

준은 사랑스럽다는듯 유나의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었다.이번에 준이 본 크룬들은 그가 여태까지 살면서 가장 강
했던 존재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런데도 큰 부상없이 이겨서 돌아와준 아이들이 너무나 고마워졌기
때문이었다.

"주인님은 괜찮아요?"

"응.난 괜찮아."

"우리 주인님 진짜 세졌네.."

유나는 평소처럼 애교있는 목소리는 아니었지만,환하게 웃으며 준에게 안겼다.편한 원피스로 갈아입은 유나의 뽀
얀 살결이 준의 손에 만져졌다.

"세라나 다른 아이들은요?"

"거실에서 쉬고 있어."

"힛...근데 주인님은 나한테 온거군요?"

유나는 기쁘다는듯 준의 목을 끌어 안았다.유나특유의 향기가 준의 코를 찔러왔다.준이 꼬옥 끌어 안아주자 그녀
의 몸에서 방출되던 한기도 점차 사그러들어갔다.

"다시...그들이 오지 않을까요?우리가 이긴 것들은 일부에 불과할텐데..."

"그럴꺼야.하지만 우리도 휴식이 필요해.다들...많이 힘을 소모해 버렸으니까."

"키스해 주세요."

몸이 힘들어서 일까?유나는 더욱더 어리광을 부리며 준의 몸에 착 감겨왔다.그들과 꽤 오래 생활한 준은 잘 알고
있었다.유나가 유혹하면 왠만해선 뿌리칠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하긴,애초에 뿌리칠 마음이 없기도 하지만.

"으음.."

준의 입술이 유나의 입술을 두드렸고,조만간 둘의 혀는 엉키기 시작했다.그와 동시에 유나는 힘이 들어가지 않던
몸에 활기가 돌기 시작함을 느낄수 있었다.이세계에서의 유나는 오너가 없이는 불완전한 페어리란 존재였다.준
의 스킨쉽 하나하나는, 마치 세상최고의 명약처럼 유나의 몸을 회복시켜 주고 있었다.

키스소리가 방안에 울리며,준의 손이 유나의 원피스 치마 사이로 들어갔다.이윽고 부드러운 유나의 허벅지를 쓸
었고,유나역시 준의 티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 그의 몸을 매만졌다.

유나의 입술은 부드러웠고,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능숙하고 능동적인 키스라고 준은 생각했다.세라의 경우 조신
하게 준의 리드를 기다리는 편이었고,노아는 굉장히 서툴렀으며,리미의 경우는 늘 몸이 경직되어 있지만,유나는
달랐다.천박하진 않지만 언제나 능숙한 스킨쉽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준의 손에 의해,유나의 원피스는 그녀의 가슴부위까지 끌어 올려졌고,유나는 팔을 들어 준이 그것을 벗겨 내기
편하게 도와주었다. 유나의 란제리차림과,가늘게 뻗은 허리가 보일때쯔음,준 역시 유나의 손에 의해 한꺼풀씩 웃
이 벗겨져 나갔다.그녀들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밋밋하게 말라있던 준의 몸은 어느새 탄탄한 근육질의 몸으로
바뀌어 있었다.

쪼옥..

유나의 브라를 벗겨낸 준은 봉긋솟은 그녀의 가슴에 키스했고,유나는 몸을 살짝 비틀며 준의 머리를 감싸안았다.
그냥 보기만 해도 욕구가 일어날 정도로,유나의 몸은 자극적이기 그지 없었다. 준은 손을 밑으로 내려 유나의 얇
은 팬티위를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으으응..."

드디어 유나의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그녀의 젖꼭지를 혀로 간지럽히며 손으로는 계속해서 팬티위를 애무한
덕에,유나의 밑은 점점 젖어들기 시작하고 있었다.준은 애무를 하며 몸을 살짝 틀어 자신의 팬티마저 벗어 버렸
다.

쪼옥..쪽..

준은 손으로 유나의 팬티를 내렸고,촉촉하게 젖은 조개살에 혀를 가져다 대었다.자연스레 준의 하반신은 유나의
얼굴쪽을 향하게 되었고, 유나역시 빳빳하게 발기한 준의 물건을 손으로 움켜쥐고 아이스크림을 먹듯이 혀로 살
짝 핥아 주었다.

유나와 스킨쉽을 할때는,준은 남다른 쾌감을 느낄수 있었다.그것을 바로 남들이 보기에 다소 음란해 보이는 체위
도 유나와는 가능하다는 점이었다.물론 다른 아이들도 준이 요구를 한다면 딱히 거부하지는 않겠지만,유나처럼
사전의 협의 없이도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었다.

"읍..읍..."

유나는 목젖을 찌를듯 자신의 입안에서 팽창하는 준의 물건에 숨이 막히는 데다가,연신 자신의 꽃잎을 적시는 준
의 애무때문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준에 의해 유나의 하체는 완벽하게 젖어들었고,준역시 능숙한 유나의 펠라치오때문에 아득하게 쾌감이 밀려옴을
느낄수 있었다.한참동안 서로를 빨고 탐닉한 둘은 약속이나 한듯 떨어졌다.

"유나야,니가 위에서.."

준의 요구에 유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배위로 올라탔다.덕분에 준은 탄력있는 유나의 몸매를 느긋하
게 감상할수 있었다.유나는 준의 불기둥을 손으로 잡고 자신의 구멍에 맞추려는듯 조금씩 비비더니,이내 허리를
쑤욱 빼서 준과 하나가 되었다.

"하응.."

유나는 준의 가슴위를 손으로 짚어서 지탱하며,조금씩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역시나 유나는 능숙하다
는 생각을 하며,준은 위에서 리드미컬하게 흔들리는 그녀의 가슴을 손을 뻗어움켜쥐었다.한손에 가득 들어오고도
약간은 남는,어찌보면 가장 매혹적인 사이즈가 아닐수 없었다.

"으응..하앙.."

능숙하게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던 유나는,살짝 무릎을 들더니 수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덕분에 준은 더 큰 쾌
감과 함께 그녀의 안으로 들락날락 하는 자신의 물건을 구경하는 행운도 누릴수 있었다.

찰싹..찰싹..

살끼리 부딪히는 소리와,유나의 자극적인 신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매웠지만,음파를 조종하는 것이 가능한 준의
능력 덕분에,그 소리는 밖에서 안정을 취하는 노아나 세라에게 방해를 주지는 않았다.준을 중심으로 반원형으로
쳐진 무언의 막 안에서만 둘의 결합소리가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나..조금더...움직여봐.."

"히잉...이렇게요?"

이번엔 유나의 허리가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워낙 유연한 그녀인지라 살이 쓸려서 아프거나 하지 않았다.오히려
준은 쾌감에 젖어 유나의 엉덩이를 꽉 움켜쥘 뿐이었다.

한참이나 유나의 움직임에 봉사를 받은 준은,문득 그녀가 피로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물론 섹스라는 행위 자
체가 치료법이나 다름없는 페어리들이지만,그것은 꽤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신체 운동이나 다름없기 때문이
었다. 준은 그녀와 결합한 체로 몸을 살짝 옆으로 돌렸고,잠시동안의 꼼지락 거림끝에 남성 상위의 자세로 바꿀
수 있었다.

"흐윽.."

유나는 하얀 다리를 준의 어깨에 걸치고는 연신 신음을 뿌렸다.준의 허리가 공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며,자신
의 조개살을 압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아까와는 색다른 자극에,유나는 침대보를 움켜쥐기도 하고,준의 탄
탄한 등을 어루만지기도 했다.그런 그녀가 귀여워서 준은 그녀에게 입을 맞춰 주었다.

"흐응..아아아앙...주인님..."

오랜기간의 동거는,준의 테크닉도 상장시켜준 모양이었다.유나의 다리위치를 바꾸거나,살짝 허리를 틀거나 하는
약간의 움직임으로도,준은 그녀에게 각각 다른 자극을 선사할수 있었다.유나의 몸에서 나오는 애액이 침대보를
적시기 시작했다.

"으응?이건...뭐지..?"

순간 준은 머릿속이 하얗게 되며 뼛속까지 한기가 침투하는것을 느낄수 있었다.그동안은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
한 느낌이었다.

"아아앙...아앙..."

유나는 준의 변화를 전혀 느끼지 못한채로,연신 신음을 뿌리며 준과 밀착했다.

"이 느낌은...설마..."

준은 예전처럼 멋모르고 마나를 받아 들였다가 주화입마에 걸릴 뻔한 그 때와 비슷한 상황이 되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났다.

스스스스..

정작 유나는 아무것도 모른채 쾌감에 젖어 있었고,알수 없는 한기가 준의 몸안에 깃들더니 이내 금새 사그러 들
어 버렸다.바로 그때,준은 유나가 자신을 강하게 조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앗!"

준은 유나의 몸안에 가득 사정을 해버리고 말았다.너무나 갑작스럽게 사정을 해버린터라,유나역시 깜짝 놀라며
준을 바라보았다.

"칫...말도 안하고 갑자기 하면 어떡해요.."

"응?아..미안.만족하지 못한거니?"

"아뇨.그게 아니라 보통 주인님은 사정하기 전에 신음이 거칠어 지곤해서...적응이 안되서요."

준은 살짝 웃어주며,유나의 몸속에서 축 늘어진 자신의 물건을 끄집어 내었고,유나는 으응..하는 신음소리를 내
었다.

"고마워요...주인님 덕분에...다 회복되었어요."

"다행이다..."

준은 땀에 잔뜩 젖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꺼리낌없이 자신의 몸에 안기는 유나의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었다.
하지만 준의 머릿속에는,방금전의 한기가 무엇이었을까 하는 의문만 계속해서 떠오를 뿐이었다.바로 그때,문밖에
서 리미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주인님!윌리엄스의 전갈이...!"







"극성팔괘(極聖八罫)"

차우의 몸에서 부터 방출된 마나가 총 여덟개의 아름다운 도형을 그리며 춤을 췄다.동시에 그의 작은 몸은 여러
개로 분리된 착각을 자아내며 수십개의 장력을 방출시켰다.

"크으으으으..."

차우의 무공에 직격한 녀석은 몸을 비틀며 쓰러져 버렸다.그의 최후를 확인한 차우는 연신 찝찝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미안합니다.원래의 몸주인이시여..."

크룬에게 몸을 빼았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죄없는 그를 죽일수 밖에 없었던 차우는 욕지꺼리가 밀려올라왔다.
정말 빌어먹을 종족이 아닐수 없었다.게다가 마나를 느끼지 못하는 인간이라면,그들은 누구의 몸으로든 순식간에
옮겨붙는것이 가능하기 까지 했다.때문에 다 죽여놓아도 극적인 순간에 다른 인간에게 옮겨붙어 도망가는 아주
빌어먹을 상황도 연출되었다.

"포이즌 익스플로즌!"

소소가 쏘아낸 조그만 구체들이 일제히 폭발하며,무색무취의 독 연기를 뿜어대었다.그것은 일시적인 환각 상태로
만드는 독 연기였고,그것에 의해 픽픽 쓰러진 크룬들을 샤이가 마력을 동원해 인간의 몸안에 있는 크룬을 끄집어
내는 번거로운 작업이 계속되고 있었다.

"크으으윽....제법이구나...인간..."

차우는 질린듯한 얼굴로,하나 남아 있는 크룬을 바라보았다.마치 고슴도치를 연상시키는,온몸에 빽빽하게 가시
가 돋아있는 사뭇 그로테스크한 생김새였다. 게다가 한술더 떠서 그것을 적에게 쏘기 까지 하는 덕분에,체술을
기본으로 하는 차우가 섣불리 접근할수가 없었다.

"하아...하아.."

문득 뒤를 돌아본 차우는 소소와 샤이가 매우 지쳐있다는 사실을 깨달을수 있었다.그 말은 엄호를 받기에는 약간
은 힘든 상황이라는 뜻도 되었다.

"너는..소소의 독공(毒攻)이 먹히지 않는 모양이로군."

차우는 비릿하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단 하나 남은 크룬을 바라보았다.중국에 있는 오너는 차우가 유일한지
라,그는 오늘만해도 몇번의 워프를 하며 중국대륙에 출몰하는 크룬사냥을 해야만 했었다.

"죽어라!"

그의 몸위로 돋아난 바늘들이 일제히 방출되었다.수백,아니 수천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의 엄청난 양이었
고,그것은 하늘이 검게 보일정도로 빽빽하게 허공을 맥구며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칫...!"

차우는 차마 방어할 생각도 못하고 지쳐있는 샤이와 소소를 보며 이를 악물었다.둘다 강한 페어리였지만,오늘 하
루의 전투는 너무나 길고 거칠었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수호진법(守護陣法) 삼사봉토(三蛇棒土)"

차우는 있는 힘껏 지면에 장력을 날렸다.동시에 동양무예 특유의 마나운용법으로,그의 앞에 있던 지면이 불규칙
적으로 상승하며 마치 진법처럼 기이한 문양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파파파팍!

크룬이 쏘아낸 바늘들은 차우와 그의 뒤에 있는 페어리에게는 미치지 못한체,그의 앞에 솟아난 바위위에 빽빽하
게 꽂혀 버렸고,그것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위를 녹이기 시작했다.

"그렇군...독을 쓰는 녀석이라 소소의 공격자체가 통하지않는 것이었구나.몸자체가 독을 생성해내는 아주 빌어
먹을 체질인 모양이군."

크룬의 혈계전통을 알리가 없는 차우는 그저 지랄맞은 능력이라고 생각하며 바위뒤에서 살짝 고개를 빼어 자신의
앞에 있는 녀석을 바라보았다.몸에 있는 바늘을 전부 쏘아낸 그의 몸이 마치 두드러기가 난것처럼 씰룩 거리며
다시금 바늘을 생성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소소.샤이.얼마나 버틸수 있겠어?"

"죄송합니다.마나를 다 써버린탓에..."

샤이의 호흡이 불규칙적으로 바뀐 것을 눈치챈 차우는 슬쩍 샤이의 손목을 바라보았다.뇌전법사의 능력이 극에
달하면 새겨지는 "뇌전의 인"의 색깔이 눈에 띄게 흐려져 있는것으로 보아,샤이의 컨디션이 최악임을 알수 있
었다.

"접근전이 안된다니...나에겐 최악인데...여기서 저녀석과 그나마 싸우기 좋은게 샤이인데.."

소소의 경우,같은 독공의 계열이니 먹힐리가 없었고,직접타격법이 많은 차우의 경우에는 온몸에 빽빽히 솟은 독
바늘 때문에 접근이 힘들었다.그나마 승산이 있는 샤이가 저렇게 지쳐있으니,차우는 고민에 빠질수밖에 없었다.

"언제까지 숨어있을 셈이냐!"

또 한번의 독바늘 공격이 맹렬하게 이어졌고,차우는 다시한번 진법을 실행해서 겨우겨우 막아낼수 있었다.

"빌어먹을...저것만 아니면 어떻게 해보겠는데..."

문득 바위틈으로 앞에 있는 크룬을 보던 차우의 눈이 번뜩였다.바늘을 쏘아낸 녀석의 몸에서,흐물흐물한 돌기가
생겨나는가 싶더니 조금씩 검정색 바늘로 굳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군...."

차우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다른 가설을 세울틈이 없었다.이런 식의 대치가 계속된다면,자신역시 마나를 모두
소모할 위기에 처해 버리기 때문이었다.

"한번...도박을 걸어보자."

차우는 살짝 몸을 일으켰고,뒤에 있는 페어리들에게 무언가 수신호를 보냈다.오랜 수행 끝에,그것이 "은폐"를
뜻하는 의미임을 잘 알고 있는 소소와 샤이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급히 수풀사이로 몸을 숨겼다.둘이 안전
하게 대피했음을 확인한 차우는 목청에 힘을주어 고함을 질렀다.

"어이어이!너는 할줄아는게 그 바늘 뱉는거 뿐이냐?계속해서 피해내면 바늘이 동나겠구만?"

차우의 도발에 그의 얼굴이 씰룩거리며 몸에서는 몇개의 바늘이 더 돋아났다.

"네놈이...죽고싶어서 환장을 한 모양이구나.오냐.바늘이 동나는지 안나는지...가르쳐주지!"

스스스스스...

그의 몸에 있는 바늘들이 일제히 차우를 향해 곤두세워졌다.차우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까딱
거려 보였다.

파파팟!

아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양이 마치 소나기처럼 차우를 노리고 날아 들었다.

"간만에 온몸에 있는 모래주머니를 해제한 만큼...질순 없지.."

스피드 만큼은 누구보다도 자신있는 그였다.그는 동체시력을 최대한 발동하며 쏟아지는 독바늘의 비 사이로 신
속하게 몸을 움직였다.그와 대치한 크룬은 분노로 가득찬 고함을 지르며 계속해서 바늘을 쏟아보내고 있었다.

"단 한방에 끝내야 한다."

차우의 오른손에서 마나의 덩어리가 뭉쳐지기 시작했다.그리고 그것은 이내 뇌전을 머금은 푸른덩어리로 바뀌었
다.중국의 가전무술인 "벽력장"이었다.

몸에 돋아나 있는 바늘을 모두 쏟아내고 난 크룬의 신체에서 또다시 돌기 같은 것이 맺히기 시작했고,순식간에
차우의 몸이 빠르게 그의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지금이다.새로운 바늘을 생성하기 바로 직전,약 2초의 무방비상태..."

파지직!

차우의 손에 맺혀있던 뇌전의 기운이 그대로 마족의 복부에 직격해 버렸다.

"크아아아아!"

미처 바늘을 생성하지 못한 녀석의 비명소리가 숲속에 메아리 쳤다.그와 동시에 복부를 관통한 뇌전이 그의 온몸
으로 방류되며 살이 타는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다.

치지지지...

오늘만 해도 무려 7마리의 크룬을 상대했던 차우는 땀에젖은 얼굴을 닦지도 못한채로 털썩 주저 앉았다.엄청난
강적은 없었지만,상대는 마족이었기에,차우쪽에도 힘의 소모가 엄청났던 까닭이었다.

"주인님!"

어느새 모습을 드러낸 소소와 샤이가 차우의 곁으로 모여들며 그의 안위를 확인하기 시작했고,혹시나 독바늘이
스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소소는 해독단을 꺼내 차우의 입속에 밀어넣었다.

"난 괜찮아...니들은?"

"마나의 소모를 제외하고는 큰 외상은 없습니다."

"하아....다행이다.."

차우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소소의 품안에 축 하고 늘어져 버렸다.소소가 차우를 들쳐 업는 것을 보고
있던 샤이는 무언가의 기운을 느끼고 허공을 바라보았다.

"소환수...."

샤이의 고운 입술이 움직였다.허공에는 윌리엄스의 전갈을 알리는 갈색의 매 한마리가 천천히 그들을 향해 날아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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