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경험한 색다른 세계 (15)
* * * *
일각이 여삼추같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나는 머뭇거리며 한쪽 눈을 살짝 뜨다가 남자와 시선이 마주치는 바람에 도로 꾹!감았다.
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 듯이 입술로 물어 당기는 남자,
감질나는 그 움직임에 나도 모르게 입술을 열려는 바로 그 순간.
남자의 손 움직임이 딱! 멎는다.
그리고 낮으막한 한숨소리와 함께 떨어져 나가는 남자의 가슴패기.
"바보..용기가 그것 뿐이라면..차라리 시작을 말지"
내 몸은 그의 용기를 부추기고..아이러니 하게도 나의 이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미안해요..강제성을 띌 생각은.. 없었는데..]
[하아~~하~~~]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하는데..
싸대기라도 한 대 올려붙이던지, 욕지기를 퍼 붓던지..
이 사기꾼같은 넘의 정강이라도 한 대 걷어차야 하는데...
손도 입도 다리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거칠어진 숨결만 "학학"거리며 길게 토해질 뿐.
그리고 남자에게 가해져야 할 응분의 댓가는,
내 입술위에 여운을 남긴 남자의 향기에 섞여 희석되는 듯했다.
잠깐 동안 침묵이 흘렀고,
남자는 헝클어진 내 옷 매무새를 어색한 동작으로 매만져주며 입을 열었다.
[조금 있다가..신인들과 은퇴한 패셔니스트 쇼가 있는데..음! ]
[지금..그딴 얘기가 입에서..나와요..? 어이가 없네요..정말]
[사실은..아, 아닙니다.. 오늘 있었던 일은 없었던 걸루...
제가 너무 무례한 행동을 해서...흠! 용서되지 않겠죠?]
[기가 막혀서..]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 솔직히 은애씨를 처음 만난 그날..
아~이런 여자라면..하구요...이 나이 되도록 저도 믿지는 않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첫 눈에 반한다는..그 말이요..근데...]
[이봐요..대표님! 뭔가 착각을 하셨나 본데...
나는 엄연히 임자가 있는..아니, 남편이 있는..가정주부에요..아시겠어요?
그리고 이번 일 당장.. 그만 두...]
나는 말꼬리를 슬며시 내리고 만다.
어쩌면 내가 이 남자를 유혹한 건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어느 남자가 있어, 옷갈아 입는 여자를 쳐다보면 회가 동하지 않을까.
더구나 나같이 한 몸매하고 얼굴까지 받쳐주는 여자에게 말이다.
(훗! 이건 쫌 공주병인가)
나 스스로도 몸이 젖어들었으니..따지고보면 남자에게만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 누그러진 듯한 내 말투에 잔뜩 굳어있던 남자의 표정이 좀 풀리는 것 같다.
[어쩌시겠습니까? 같이 가셔도 되고..아님 샵에 계시면..제가 이따가..]
나는 마지못한 듯 고개를 한 번 까딱했다.
어쨌던 광고모델 선발대회에 참석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관심도 없었고 볼 기회도 없었지만..
기회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패션쇼를 보는 것도 괜챦을 것 같았다.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야..그냥 VIP고객들 바자 행사의 한 부분이니까..]
남자는 나와 함께 주차장으로 걸어가며 물어온다.
[저번에..그 차는 어떡하구..버스를 이용해..요?]
[남편 자가용, 그 날은 내가 빌려 탄거에요. 수리비 갚으려면..
백 원이라도 아껴야지.. 요즘 택시도 잘 안타요]
[허허..근데 밥값에..커피까지 부담을 시켰으니..속으로 욕 많이 했겠는데..]
아쭈! 이 남자, 내가 좀 풀어줬더니 금방 말투가 느슨해지네..
그래, 아는 넘이 그래? 이 나쁜 넘 변태 자식아..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내 몸을 놓아준 남자의 묘한 매력에 자꾸만 빨려들어가는 감정을 느꼈다.
조수석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려, 나는 당연하다는 듯 난짝 올라탔다.
운전석에 올라앉은 남자가 내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이 넘이..불과 몇 분이나 지났다구..또 수작질이야, 수작질은..
진정된 듯한 내 심장이 갑자기 또 콩닥콩닥 뛴다.
하지만 그의 손은 내 목 뒤로 넘어가는가 싶더니 안전벨트를 당겨 매 주었다.
남자의 팔이 젖가슴을 슬쩍 스치자 식어가던 몸이 은근히 움찔해진다.
착각은 자유지만 정말 바보같다..나 자신이..
무언가에 단단히 홀린 것처럼 남자의 그 작은 접촉에도 사타구니가 꼼질거리니..
내가 미처도 단단히 미친겨..
아님, 쌕쌕이에 환장한 요상한 귀신이 달라 붙었던지.
패션 쇼는 호텔 볼룸의 특별연회장에서 열렸다.
백화점과 연계된 듯 얼핏봐도 상당한 물건들이 바자에 나온 듯했다.
그리고 VIP 고객이 어느 정도나 씀씀이가 큰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냥 평범해 보인다.
간혹 요란하게 치장한 여자들도 하나 둘 눈에 띄긴했지만,
다양한 연령대에..남자들도 몇 몇 참석한 것같았다.
한켠에 마련된 뷔페 코너에서 간단하게 음식을 집어먹으며 조금 기다리자,
팡파레 음악과 함께 쇼의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 멘트가 나왔다.
휘황하고 화려한 조명아래, 런웨이를 우아하게 걸어 나오는 모델들..
개성이 넘치는 헤어스타일, 펄을 바른 듯 반짝거리는 얼굴화장,
태닝을 한 걸까? 건강미가 넘치는 갈색 허벅지가 반이상 드러나 펄럭이는 옷,
목선이 아까 내가 입었던 그 옷보다도 더 깊이 패였는데도,
전혀 신경을 쓰지않고 당당하게 워킹하는 여자 모델.
"아~멋지다.. 어쩜..."
내가 저런 옷을 입으면..남자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비록 지금은 은퇴했지만 모델출신이니까 근사한 여자들은 많이 봤을텐데..
"후우! 첫 눈에 내게 반했다는..그 말 뜻은 뭘까? "
"설마..근데 왜..마지막 순간에 나를..."
나는 눈은 무대위로 고정한 채, 머리속으론 잡다한 생각들을 되짚어보고 있었다.
그때, 가슴이 가운데까지 풀린 셔츠를 입고 남자가 성큼 걸어나오는 게 보인다.
늘씬한 키, 셔츠 사이로 드러나는 탄탄한 가슴근육이 조명을 받아 진한음영을 나타낸다.
"아~저..넘, 은근히 감질나게 만드네.."
남자의 벗은 몸은 처음인가? 괜시리 내 가슴이 두근두근.
몸을 살짝 기울이고 서 있다가 돌아서서 걸어가는 남자.
딱 붙는 바지가 그의 엉덩이를 완벽하게 감싸고 있다.
갑자기 양볼이 더워진 나는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살짝 구석으로 물러났다.
얼마후, 배경음악이 바뀌더니 모델들의 패션스타일이 확 달라진다.
바닷가에서 입을 법한, 얇은 원피스와 수영복 비슷한 것들이다.
가슴선이 강조된 여자, 남자들은 상체를 다 드러내고 팬츠나 헐렁한 반바지를 입고 나왔다.
나는 남자가 나타났을 때, 숨이 멎는 듯한 느낌에 두근대는 가슴을 움켜안았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 눈을 죄다 가리고.."보지마..보지마..내꺼야" 라고 외치고 싶다.
넓은 어깨, 좀전에는 감질나게 보여주었던 그 가슴이 완벽하게 드러난 남자의 모습.
화려한 조명이 남자 몸을 황금빛으로 비추면서,
팬츠아래의 남성 윤곽이 확연하게 드러나 보이는 게 아닌가.
무대위로 올라가서 포옹하고 싶은 충동까지 생겨난다.
나는 침이 고이는 입을 꾹 다물고 참으려고 했으나..
만지고, 눌러보고, 쓰다듬고 싶은 욕구에..머리가 핑 도는 현기증까지 느껴야했다.
쇼가 어떻게 끝났는지..
주위가 환하게 밝아진 후에야 간신히 몸을 추스리며 일어난 나는,
흩어지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화장실로 향했다.
"으, 으음..나 진짜...이상한 여잔가봐.."
사무실에서 나오기전 챙겨입었던 팬티가 금방 물에서 건져올린 것처럼 축축하게 젖어있다.
"단지 남자의 팬츠입은 모습만 봤을 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흥분할 수가 있지..아~ 말도 안돼!! "
사타구니의 질척함.
나는 급속도로 달아오른 그 흥분감을 애써 지우려 머리를 가로저었다.
가볍게 떨리는 손으로 휴지를 한 웅큼이나 둘둘 말아쥐고는 치마를 내렸다.
"절대..남자가 알게해서는..안돼"
변기의 물을 내리고,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서도,
한참 동안 그 떨림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린 후 화장실에서 나왔다.
"뒤풀이라도 있는 건가..? 집에 가고 싶은데.."
그를 찾아 눈을 두리번거리는데 다행이 남자는 금방 나타났다.
[얼굴이 왜 그래..요 ? 재미 없었어..?]
얼굴이라니..아직도 내 뺨에 남아있는 더운 열기를 간파라도 한걸까.
[그냥, 괜챦았어요..잠깐 서 있었더니..피곤해서 그런가..?]
그렇게 얼버무리며 돌아서는데, 내 어깨에 가볍게 팔을 두르는 남자.
여기저기 몇 사람들이 남아 서성이는데..뿌리칠 수도 없구..
[갑시다..집까지 데려다줄테니..]
남자의 무심한 팔이 젖가슴을 스치는 순간, 몸이 또다시 푸들 떨린다.
그 작은 접촉은, 내 아랫배까지 약한 전기를 흘려보내며 "지리리"한 충격을 전해왔다.
[왜...그래요? 내가 무슨..]
[아, 아니에요. 아무 것두...]
[이상하네..혹시? ]
이게 뭐야..창피해서 쥐구멍이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 사이를 못참아내고 남자의 가벼운 스킨쉽에 몸이 반응해 버리다니..
내 속내를 고스란히 다 내보인 것 같아, 속된 말로 진짜 쪽 팔린다.
[그런가 보네..쇼가..아니, 내가 너무 섹시했나..?]
[세..섹시하긴..안보던 쇼라..그래서..]
[에이..몸태가 그게 아닌데, 말해봐요? 진짜 내 몸보고 흥분했어요?]
[흐..흥분은..아니라니까..욧]
[나를 봐바요..어디..눈을 보면...]
얼굴이 더 뜨거워진 나는 고개를 획! 돌려버렸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내 턱을 붙잡고는 눈을 마주치려고 했다.
[음! 오늘은 곱게 보내드릴려구 했는데..일단 차로 갑시다..]
[안돼...나 그냥 택시타고 갈래요]
[사람들 보쟎아요..차에 가서 한 가지만 확인하구.. 모셔다 드릴테니 안심해요]
먼 넘의 남자 손아귀 힘이 이따위로 세담..
남자는 매가 병아리를 채가 듯 내 어깨를 꼬옥 안은 채 걸음을 옮겼고,
나는 말 잘 듣는 아이처럼, 바닥만 쳐다보고 종종종 병아리 걸음을 걸었다.
한산한 지하 주차장.
남자는 뒷좌석에 가방을 던져놓더니 운전석에 올라앉았다.
[뭐해요..? 차에 안타고...밤새 그러고 서 계실겁니까?]
주저하고 있는 내게 재촉을 해오는 남자, 나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상체를 구부렸다.
조수석 의자에 엉거주춤 엉덩이를 걸치고 무릎위에서 손만 만지작거리자,
자신의 손등으로 내 왼쪽볼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는 남자.
[말해 봐, 응?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직접 알아볼거야..]
내 뺨에서 흘러내린 남자의 손이, 단단하게 뭉쳐진 젖가슴을 스치며 허벅지위에 놓여졌다.
남자의 벗은 몸을 보고 사타구니가 젖었다는 걸 어떻게 말하라구...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망설이기만 한다.
[자초한 일이야.. 심은애..얘기 안 하면 내가...]
[아앗, 이러지..마! ]
힘을 꽉! 넣어 맞붙인 허벅다리 사이로 사정없이 파고 들어오는 손,
순식간에 팬티안쪽까지 습격을 해온다.
말리고 자시고 할 시간적인 여유도 없이 갑자기 기습당한 나는,
기겁을 하고 놀라며 버둥거리기만 할 뿐이다.
[제발 이러지 마..요..응? 서준씨! 아까는 내게 미안하다고..그러구선..]
[지금은 상황이 달라.. 난, 난..당신이 드레스를 갈아 입을 때부터..
그리고 쇼하면서..옷 갈아 입는데..순간적으로 은애 생각에..후우~~
내가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알기나해요..?]
[그, 그래두..여긴...]
[흐음..구석자리라서 아무도 안와..더군다나 기둥에 가려서..음]
어디를 어떻게 건드렸는지 시트까지 뒤로 반쯤 벌러덩 제껴져 내 자세가 묘해진다.
상기된 얼굴로 더운 콧김을 씩씩 뿜어내는 남자,
내 팔목을 나꿔채서는 자기의 바지위에다 탁! 가져다 놓았다.
[자, 확인해보라구..은애만 흥분했는지..]
후끈한 열기가 전해져오면서 손바닥 아래로 무언가가 꿈틀한다.
[지퍼 열어봐..말리지 않을테니..어서!]
[어..어떻게 열어..제발..응? 준씨, 이렇게 내가 부탁할게..]
[큭! 웃기시네..도대체 어디까지가 가식이구..얼만큼이 진솔한거야..?]
왠일일까, 갑자기 내 가슴이 "철렁" 주저앉는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내 사타구니 깊숙히 왼손을 밀어넣은 남자는 다른 손을 뒤로 뻗었다.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남자의 손을 따라간다.
뒷좌석에 팽개쳐 두었던 그 가방..
자신의 무릎위 바로 내 손이 놓여있는 거기로 끌어당겨서는 "철컥철컥" 후크를 열어 젖힌다.
그리곤 가방속에서 하얀 서류봉투 하나를 꺼내서는 내 손에 쥐어주었다.
[뭐..뭐에요..?]
[이제 그딴 거는 필요 없을 것 같아서 돌려주는거야..주인에게!]
[.............??!]
[내용물이 궁금하지않나..? ]
남자는 아주 여유만만한 표정으로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자신의 바지춤을 거머잡았다.
봉인도 되지않은 서류봉투..내용물은 무슨 종이류 같은데?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써 심호흡을 크게했다.
그리고 천천히, 손가락 두개를 살살 밀어넣어 집히는대로 한 장을 반쯤 빼내었다.
[아악!! 이..이..]
단말마의 경악성 비명이 내 입에서 날카롭게 터져나왔다.
그..그것은 한 장의 스넵사진..
앞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올까지 선명하게 각인된 그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바로..나였다.
어..어떻게 이런 일이...?
눈을 게슴츠레 희미하게 뜬 채,
조금은 세월의 때가 묻은 남자의 성기를..그 성기를 붉은 입술 사이에 담고있는 여자!
[캬악!! 이..이..나쁜]
[내가 말했지..그 날, 은애 모습에 실망했다구..말야, 해서 양아치짓 좀 했구..
하지만 진심이야..첫 눈에 반했다는 내 고백은, 이제는 믿지도 않게 되었지만..]
[흐으..흑흑, 나..난, 그런줄은 꿈에도..모르고]
그제서야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발을 내딛었다는 허탈감에 눈물만 주루룩 흘러내린다
그렇게 내 머릿속은 수성페인트를 쏟아부은 듯 하얗게 탈색되어갔는데,
[울지마..은애에게 해꼬지할 생각은 전혀 없어,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흑흑..사기꾼..변태....양아치..읍! ]
[울지말래두..여자 눈물은 딱 질색이야..음음]
상체를 확! 기울이며 내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혀끝으로 핥아올리는 남자.
옆의 눈가도 마저 핥아 올리며 끈적한 목소리로 나를 다독거려온다.
[달라질 건 아무 것도 없어..약속할게...응? 은애야..]
아아!! 하나님, 부처님, 신령님..은애는..은애는 어떻하라구!
[후~ 제발 그쳐..응? 내 말만 잘들으면 돼, 그럼 만사 오케이야..]
개새끼! 어느새 벗어 내렸는지 아랫도리를 홀딱 깐 모습이다.
팬티까지 한꺼번에 벗었는지 반쯤 시들어진 꼬추가 오른쪽 허벅지위에 척! 걸려있다.
[술취해서 말구..맨정신으로...그래, 말짱한 정신으로 나 쫌 사랑해줘..
거기, 은애가.. 찢어버린 사진처럼..응?]
허우대는 멀쩡한 쉐이가 꼬추는 쬐끄만하네..
나도 참 어처구니없는 여자다.
그 와중에도 눈에 밟히는 남자의 꼬추를 남편 심벌과 비교질하고 있으니..
그리고 또 하나의 성기가 내 눈앞에서 오버랩되며 환영처럼 어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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