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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불알친구는 불알이 없다!? (10)

"후우.."


내가 한숨을 쉬는 이유는 다음주가 벌써 중간고사 기간이기 때문이다.


"야..한숨좀 그만 쉬어..땅 꺼지겠다."


옆에서 진선이가 한숨쉬는 거 가지고 뭐라고 한다.
쳇. 지는 공부 열심히 해 놨다 이거지.


민중가요제날 이후 진선이와 나는 밥도 가끔 같이 먹으면서
(단둘이 먹는건 아니고 나랑 같이 먹던 남자사이에 끼어거 먹는다. 그 전까지는
여자애들도 뚱뚱하고 왠지 우중충한 진선이가 꺼려졌는지
- 같이 다니면 선배들에게 밥 못 얻어먹을까봐 그런 것 같다-
혼자 먹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그 날 안경을 벗은 얼굴을 보여준 이후에는 같이 밥먹자는 선배, 그리고 남자 동기들이
줄을 섰고 영광스럽게도(?) 우리 패거리와 밥을 먹는 횟수가 많았다.


게다가 3월 말쯤에는 내 권유 때문인지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고 다녔고,
옷도 집에서 부쳤는지 약간은 수수하지만 여성스러운,
그래서 더욱 청순해 보이는 진선이였다.


어느샌가 인문대(뿐만아니라 교양시간에 수업을 같이 듣는
다른 단대까지)에는 국어과에 퀸카 둘이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한 명은 흠잡을 데 없이 이쁘다고 해서 국문과 전지현.
또 한명은 청순가련형이라고 해서 국문과 한가인.


아무튼 그런 진선이와 같이 밥을 먹고 때로는 술도 마시고
시험공부랍시고 같이 공부도 했다.


진선이는 고시원에서 살아서 그런지..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다.


젠장, 나도 교직이수 받으려면 공부 열심히 해야하는데..
큰일이다 큰일.


수민이는 직접 얼굴보는 경우는 거의 없고..기껏해야 수업시간정도.
과 소모임, 그것도 그 느끼한 상민이란 놈이 속한 소모임에 들더니
바빠보인다.
뭐..그 놈이 없었어도 어차피 들만 하지만..
수민이가 가입한 소모임은 자기가 그렇게 쓰고 싶은 글을 원없이 쓸 수 있는
문예창작 소모임이었다.
근데 주변에서 보기에는..제정신에 글 쓰는 것 보다는
이태백의 정신을 이어받았는지 술취해서 글쓰다가 간경화로 죽을 것 같았다.
무슨 술을 그리 퍼대는지..


아무튼 수민이는 그만큼 얼굴보기도 힘들고 따로 만나서 얘기 해본 적도 없다.
중, 고등학교 때는 학교가는 방향이 수민이네 집쪽이라 학교 갈 때 같이 갔는데
대학은 오고 가는 길이 서로 달라서 길가다 마주치기도 힘들다.


뭐야..단순히 소꿉친구로만 생각하기로 해놓고 뭔 이런 잡생각을..
난 고개를 홰홰 저었다.


"뭐해? 혼자 비맞은 중처럼 중얼거리고.."


아, 진선이 생각하다가 거기까지 빠진거구나..


"아무것도 아냐. 시험생각 때문에 답답해서.."
"뭘..나름 열심히 하는 것 같던데. 참! 중간고사 끝나고
전체엠티 간다는데 갈거야?"
"아..가야지..예비역이 아닌 현역 마지막 전체 엠티 일지도 모르는데.."
"....그래...."
"야야~ 왜 니가 가라앉아~
군대 가는건 난데.."
"이씨..몰라 이 밥팅아!!"


퍽!


진선이는 갑자기 들고있던 전공서적으로 내 등을 냅다 때려버렸다.


"아야!! 그..그만때려~ 내가 군대가는게 나때문이냐~
통일이 안되서 그런걸..아! 그만때리래두~"


진선이는 갑자기 주저앉아서 울기 시작했다.


"흑흑..내..내맘도 모르고..흑흑.."
"지..지선아..미안미안..내가 무조건 잘못했어..미안..ㅠㅠ"


등나무 벤치 근처를 지나가는 남정네들이..
나를 죽일듯이 노려봤다.


진선이는 이미 만인의 연인!
그런 진선이를 울렸으니 나는 만인의 죄인..ㅠ


"흑..흑.."
"당분간은 군대 안가니까 걱정마~
후배도 보고 가야지~ 잘하면 졸업하고 갈 수도 있고~"
"정말?!"


언제 울었냐는 듯(눈에 눈물은 여전히 있지만..)
고개를 들고 반색하는 진선이
예쁘긴 예쁘다. 확 껴안아주고싶다.


"아니..확실한 건 아니지만..
공부가 갑자기 너무 좋아져서 늦게 갈 수도 있다는 거지.."
"그..그래..그럼 되겠다!!
준석이 너!! 군대 조금이라도 늦게가!!"
"야야~ 군대 얘기좀 그만해~
누가 들으면 내일 군대가는 줄 알겠다"
"알았어.."
"이그..갑자기 울어서 깜짝 놀랐네."
"니가 군대간다고 해서 그랬잖아!
니가 잘못한거야!"
"그래그래..알았어.."


간신히 진선이를 달래고 얘기를 하는데 저쪽에
상민이라는 놈과 수민이가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걸어왔다.
밥먹고 오나보다..


나도 모르게 흠칫 놀랐고 진선이는 놀라는 나를 보고 뭘 보나 싶어서
내 시선을 따라갔다.


"어? 수민이랑 상민선배네?"
"어..그러네.."
"우와..상민선배 아직도 수민이 쫓아다니나 보다."
"...그런가보네...."
"지금 동기들 사이에서 내기가 한창이래."
"내기? 무슨 내기?"
"어머? 몰랐어? 수민이가 상민선배한테 언제 넘어갈까 하는 내기~
한달, 두달 사이가 압도적으로 많다던데?"
"....그..렇..구..나.."
"왜그래? 갑자기 안색이.."
"응? 아냐..아무것도.."


나와는 상관없잖아.


"..가자..수업시간 다 됐다."
"그래.."


내가 가라앉아서인지 진선이도 덩달아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날 배려해주는건가..고맙게..


"진선아~"
"응..?"
"너..눈 붕어됐다~"
"뭐? 아차!! 나..많이..이상해?"
"글쎄~ 연예인도 가끔은 쌩얼이나 굴욕사진같은거 생기잖아~"
"뭐~!?"
"붕어눈 된 한가인은 그래도 애들이 귀엽다고 난리칠테니 걱정마셔~"
"너..일루와!!"


난 잽싸게 도망갔고..
진선이는 책을 들고 쫓아왔다.


고마워 진서아.
니가 점점 좋아지려고 하는데..
나도.. 내 마음을 아직 확실하게 모르겠어..
그래서 더 미안해..
주변에 너 좋다는 남자들은 많고도 많은데..
이런 날.. 좋아해서....


"세수나 한번 하고 오셔~"
"..우선..너부터 맞자!!"
"아악~!!"


-----------------------------------
야한부분이......
제가 어제 생각한 스토리대로라면..
없습니다.-_-
중간에 제가 변덕을 부려서..
조금씩 집어 넣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제 예상으로는 마지막 장면빼고 없습니다요..ㅠㅠ
분류도..민망해서 야설에 못넣고 있습니다.ㅠㅠ
그냥..가끔 이런..것도 올라온다는 식으로 양해바랍니다..


그래도..댓글은 남겨 주실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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