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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제자는 제자일뿐..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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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 학교 애들이 시험보는 C고등학교에가서 열심히 응원을 했더니..목이 칼칼하다.
감기인가..
드디어 수능이 끝났다.
이제..아이들이 할 일은 거의 끝났고..담임으로서 내가 할 일만 남았군..
오늘보니 학교에 안 나온 애들두 많다.
이놈들..수능끝난게 인생끝난건줄 아나..나오기만해봐..조낸 갈궈줄테다..
나는 이렇게 고생을 하는데.ㅠㅠ
그래도 얘네도 그동안 고생했으니..하루는 봐줄까나..


유명 입시학원 사이트나 직접 전화를 해서 올해 성적 분포에 대해 물어보고..
그렇게 물어본걸 종합해서 예상 커트라인을 정하는..정말..골때리는 작업을 하다가..
나머지는 내일 하기로 하고 집으로 가는데..


어라?
집앞에 수희 아버님이 서 있다.-_-
또..갈기고 보는거 아닌지..가드를 올린채 조심스레 다가갔다.


"아..혹시 수희 아버님 아니세요??"
"아..오셨습니까?"
"예..우리집이니 오긴 왔습니다만. -_- 어쩐일로 여기까지.."
"아..우선 들어가서 말씀드리죠.."


접때부터 느낀거지만..여기가 아저씨 집이우? 내집이지..왜자꾸 주인처럼 말하구 난리..쳇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문을 따고 들어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예."
"우리 수희좀..아니 저희좀 도와주십시오."
"예??"
"수희가..애엄마랑 제말을 절대 안듣습니다. 원래 이런애가 아니었는데.."


말끝을 흐리며 나를 쏘아본다.
그게 내탓이란 말인가!!! 난 억울하다고!!!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합니까?"
"수희가 진로를 바꾸도록 도와주십시오. 끝까지 C대를 가겠다고 하니..선생님말이라면 듣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으음..글쎄요..저도 말은 해봤지만..잘 안먹히던데요..그래도..저도 수희가 원래 꿈인 아나운서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말은 해 보겠습니다."
"네..알겠습니다..그럼 이만.."
"아..차라도 한잔.."


빈말이라도..-_-ㅋ


"아, 아닙니다."


빈말인줄 눈치 채신건가..


후우......어떻게 해야하나....
좀 치사하게 나가야하나..-_-;
나는 수희에게 전화를 걸어(작년에 실장 부실장 핸드폰 번호를 저장해놨다.)
이번주말에 약속을 잡았다.


우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말을 해야..거부감 없이 받아들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약속당일.
후우..요며칠 신경쓰느라..다크써클이 무릎까지 내려온듯..ㅠ
수희도 나를보고 깜짝 놀란다.
이게 다..너희들 위해 고생한 흔적이란다..


수희를 데리고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갔다. 이정도면..데이트 분위기 나겠지?
내 작전은..니가 원하는걸 들어줄테니 대신 너도 원하는걸 들어달라..이거였다.-_-


"우와~ 선생님..너무 무리하시는거 아녜요?"
"아냐~ 이정도쯤이야.."


아니다. 무리 맞다. 미희랑도 패밀리 레스토랑은..한번도 가지않았다.
우리 둘다 이런데보다는 학교앞 식당을 자주 애용해서..-_-;


밥을 먹고 디저트를 먹으면서 나는 얘기를 꺼냈다.


"어때..맛있었어?"
"네~ 선생님이랑 먹어서 그런지..전에 먹었을때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그래..참..궁금한게 있는데..수희야 넌 이번에 대학 원서 어디낼거야?"
"아..XX대 국교과요.."
"수희 너..어렸을때부터 꿈이 아나운서 아니었어?"
"아나운서가 되고 싶을때도 있었는데요..이제는 아니에요.^^"
"후우..설마..나때문이니?"
"....네...."
"100일주 마실때 한말..아직..변하지 않았나보구나."
"....네...."
"후우..그럼 이렇게 하자..나때문에 네 꿈이 바뀌는건..옳지 않다고 생각해.
그러니까..이번 대학원서는..네 꿈에 맞는 곳에 내는걸로 하자..
대신이라고 하긴 뭐 하지만..만약 네가 꿈을 이룬다면..그땐 스승과 제자가 아닌 관계도..
고려..해볼게.."
"정말이요?? 진짜요??"
"....그래....진짜로.."


수희..니가 아무리 똑똑하고 이뻐도..아나운서 되기가..힘들다고 하던데..
그때쯤이면..난..이미 결혼을 했을거란다..ㅋㅋㅋ
이거다. 내가 안돌아가는 머리를 열심히 굴려서 얻은 결론이.


"좋아요. 이번에 원서낼때..제 꿈에 맞는 곳에 내겠어요."
"그래? 그래..잘생각했어..^^ 이렇게 착하니 얼마나 이뻐?"


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자..수희가 입을 쭈욱 내민다..


"그럼..상주세요."
"응?? 사..상??"
"네~ 착하다면서요~ 잘했으면 상을 줘야죠~ 아직은 스승과 제자인데~"
"수..수희야..스승과 제자사이에 오고가는 상은..그런게 아니란다..-_-;"
"에이~! 나는 특별한 제자니까 상관없어요"


얘가..술도 안마셨는데..성격이 많이 바뀌었군..
고3생활동안 스트레스때문에 그런가.-_-;


"내..내가 상관있거든..아.."



"그럼..나중을 위해..이정도만 받을게요.."


수희가 나에게 와서 볼에 뽀뽀를 하고 갔다.


"너..성격 바뀌었다는 소리 많이 듣지 않아??"
"네..조금 활발해졌다고 그래요. 진아랑 같이 다니다 보니 조금 그런거 같아요. 왜요?? 이런 제가 싫어요?"


솔직히..처음 그 성격이 더 나은거 같다..지금 내 입장에서는..ㅠ
진아..그것..하여간 도움이 안되는구나..


"아..아니..자..다먹었으면 이제 나가자~"


나는 수희와 소화시킬겸 거리를 걷다가 집에 바래다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자~ 이제 잘 해결 된건가~ 으흐흐~



원서접수하는 날....
아이들의 원서를 써주고 상담도 해주고 하다보니 하루가 금방갔다.
그래도 요새는 야자를 안해서..집에 빨리빨리 와서 좋다. 으흣~
어라..저분은..또..왜..-_-;


"아..안녕하세요.."
"안녕?? 안녕같은 소리하고 있네!!"


퍽!!


"야이 자식아! 너 뭐라고 했길래 우리 딸아이가 끝까지 그 학교를 고집해?!!"
"예? 그..그럴리가.."
"그럼 내가 지금 여기까지와서 농담하게 생겼냐?"


퍽!!


"그리고! 너 우리 수희한테 뭐라고 했길래 얘가 싱글벙글대면서 자기는 무조건 너한테 시집가야된다고 난리야?
너!! 우리 수희한테 무슨짓했어!!"
"네??? 무..무슨짓이라뇨!! 아무짓도 안했습니다!!!!"


순간 뜨끔했지만 정말..나는 결백했기에..당당하게 말했다.
(오랄섹스는 섹스라고 생각안한다.!!)


"거짓말 마! 이 자식아! 선생이란 놈이 가르치라는건 안가르치고 애들이나 꼬셔?!"


퍽!!!!


"아! 정말 아니란 말입니다!!"


그때 멀리서 한 인영이 있는힘껏 달려오는게 보인다..


"아빠!! 안되요 안돼!!!!"


수희였다.
너..이놈..도대체..무슨짓을..뭐라고 하고 다니길래..으..아이구 아파..ㅠㅠ


"헥..헥..아..아빠..선생님은..아..무 잘못 없어요..헥..헥.."
"무슨소리냐? 저런놈은 교육청에 고발을 해서 파면시켜버려야돼!! 그전에 우선 좀 맞고!!"
"아빠야말로 무슨 소리예요?? 선생님이 우리한테 얼마나 잘해주시는데요!! 아빤 아무것도 몰라요!!"


"수희야..너..그것보다..나랑 한 약속은..어떻게 된거니??"
"약속? 무슨약속? 오호라~ 이제야 실토를 하는구만?! 니가 꼬셨지? 니가 꼬셨지?!!!!!!"


퍽!!!!!!


"꺄악~!!! 아빠!!!! 이러지마세요!!!!! 그런게 아니라니까요!!!!!!"


에구구 아직 밤도 아닌데..별이 보이는구나..ㅠㅠ


"휴우..차근차근 설명을 드릴테니..우선 진정하시구요..집으로 들어가시죠.."


나는 두 부녀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갔다.


"우선..제가 아까 말한 약속은..꿈을 먼저 이루고..그때 다시오라고 했던 거였습니다. 그때 수희는 알았다고 했구요..
수희야, 그때 분명 알았다고 했지? 그런데 왜.."
"선생님..선생님께서 그러셨죠?? 꿈은 중요하지만 변하지 않는것은 아니라고..그래요..예전에 제꿈은 분명 아나운서였어요..
그런데..지금은 아니예요..제꿈은..선생님과 함께하는것..선생님 자체가 제 꿈이에요.."
"....."
"수희..너..어휴.."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고..수희아버님은 뭐라고 하려다가 한숨만 내쉬었다.
나라도 한숨만 나오겠다..에휴....


"그 날 선생님께선 분명..꿈을 이루라고만 했지..학교 학과는 말씀하시지 않으셨잖아요..
만약 선생님께서 학교랑 과까지 물어보셨다면 이런일은 없었을텐데..지금 제꿈은 변하지 않을테니까요.."
"결국..어떻게든 XX대 국교과를 가야겠다?"
"네..우선..선생님 후배로 시작할거예요.."


수희 아버님이..초 지구인이 되려고 하는거같다..온몸을 부들부들 떠는게..심상치않다. 젠장.ㅠ


"후우....................."


휴우..다행인가..수희아버님이 진정하신거같다.


"자네..여자친구 있는가..?"
"예..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그래..그 여자친구는 지금 뭐하는가?"
"예..청주에서 증권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으음..그렇군..후우...."


잠시 침묵이 흐른뒤..


"수희야..너는..선생님 여자친구 있는거 알고 있었더냐?"
"..네.."
"그런데도 선생님이 좋아?"
"..네.."


"자네..아..자네라고 불러도 되지?"


이미 부르셨습니다만..그리고..자네는 높임말이라 괜찮습니다요..(자네는 아랫사람을 높여부르는말..)


"네.."
"자네는..수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네??"
"자네는 수희를 여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말일세"


무..무슨말씀을 하시는거지..
이건 마치 딸 남자친구한테 하는말같은...


"휴우..무남독녀 외동딸이라 애지중지 길렀더니..후유....이래서 딸 키워봤자 소용없다는 말이 있나..
자네에게..미안하지만 수희..랑 만나볼 생각 없나?"


허걱!!


"아..아빠.."


이건 아니에요..정말 아니에요..


"저..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전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애인이.."
"나도 들어서 알고있네. 그런데 자네도 보다시피..수희는 그래도 자네를 좋아하니..
어쩔 수 있는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휴우.."
"그럼..저보고..미희와 헤어지라는 소리입니까?! 지금?!"
"후우..생각같아서야 그러라고 하고싶지..아니면 억지로 그렇게 만들고 싶고.."


움찔! 서..설마..미희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건..?


"내 마음대로라면..그렇게 하겠지만..그런다고 좋아할 수희가 아니니..
후우..내..딸이 자네를 떠날 때까지..자네 여자친구..미희라고 했나? 미희양과..
수희..둘다 만나라는 말일세.."
"하지만..전 곧 결혼을 할 생각입니다만.."
"어차피 무남독녀라 어차피 떠나갈 딸인데..조금 일찍 떠나보낸다고 생각하겠네. 내....
딸과 식은 올리지 않아도 좋으니....그냥....같이..만나주게..이런 말을 아비되는 입장에서
하는게 기분이 어떤지..알겠나..?"


뚝..뚝..
아..수희 아버님은 주먹을 꽉쥐고 부들부들 떨면서..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긴..무남독녀 외동딸을..유부남(곧..부모님 상견례하고 얼른 장가가야지..)과 만나라고 하는 심정이 어떠할까..
안봐도 훤하다..


"집사람은..내가 알아듣게 잘..설명할테니..수희를 잘 부탁하네..듣자하니 내년에 청주로 발령난다고?
수희가 다닐 학교도 청주니..챙겨주면 되겠군..조만간 집사람과 자리한번 마련할테니..인사나 하게.."


헐..너무 갑작스럽다..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일부일처제인 우리나라에서 허용되지 않는 일을 지금 나에게 강요하고 있었다.
열 여자 마다하는 남자 없다지만..후우..
그래..좋게 생각하자..평생 나랑 살겠어..설마..(지금 기세로봐서는 잘 모르겠다만..)
미희와 결혼하고 살다보면..알아서 지쳐서 떠나가겠지..
잠깐 맡아기른다는 생각으로..


"네..알겠습니다..타지에서 아는사람 없이 고생하게하느니..조금이라도 아는 제가 챙겨주는게 나을 수도 있겠군요.."
"선생님...."


수희가 눈물을 글썽이며 쳐다본다.


"후우..니가 이긴거같다..정말..고집하고는.."


이제..미희를 어찌 설득해야하나......
아..요즘들어 머리 굴릴 일이 많이 생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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