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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의 머나먼 여정 ( 1-11 )


 
  5 장,  꿈은 이루어진다.
 
     *     *     *     *



 [아라야, 뛰어! ]


 [오...오빠! ]


나는 마치 그들에게 모래를 뿌려놓고 도망치는 것처럼 달구질을 쳤다.


다급한 아라는 지가 뛰는 건지 내게 안겨 뛰다시피 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쫓아 올 생각도 않는다. 아니 아직은 움직이지도 못할거다. 메롱....!


바로 저만치 해오름 횟집이 보이고 주차해 둔 승용차가 눈에 들어왔다.



 [헥헥!! 아~시바, 술이 다 깼네]


멀쩡한 혓바닥은 왜 내미는거야? 뭘 본거지?


아라 두눈이 동그랗네...
숨은 왜 또 쌕색거려? 색스럽게 보이구만...



난감하네, 이거 꼼짝없이 호텔로 끌려가게 생겼으니,


가게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워둘 수도 없으니, 왕비서를 부르려면 아라 폰을 빌려야 하는데,
쯧쯧...싸빡한 최신형 모델로 진작에 폰하나 구입했으면 되자나, 미련하긴.



아직도 꿈꾸나?


나는 멍해있는 아라를 난짝 안아 얼른 승용차 조수석에 밀어 넣었다



 [머, 머야? 음주 운전하려구? 대...대리 부르자 ! ]


 [지금 그럴 시간이 어딨니? 놈들이 모래 털고 언제 뒤쫓아 올지 모르는데...]



나는 끝까지 되지도 않는 꼼수를 쓰며 시동을 걸자마자 엑셀레이타를 꾸욱 밟았다.


아라 어깨에 한 손을 턱 하니 걸치고는,
뱅그르르 휙! 차를 후진해 한바퀴 쓰윽 돌리고선 말이다.


웬만한 여자들은 이런 카레이셔 급 나의 운전솜씨에 꺼뻑 죽는다.


잠자리의 섹스 테크닉 저리 가라니까...


     *     *     *     *


아라는, 언제 위급한 린치의 상황이 있었냐는 식으로 팔짱을 턱하니 끼고는 째려보고 있다.


그것도 반짝반짝 대리석 바닥이 빛나는 호텔 프론트에서 말이다.



특실이다. 아니다 일반실이다 라고 실랑이를 벌이면서,
청소부 일당이 얼마된다고...

치이, 이사급 연봉이면 호텔 특실에서 하룻밤은 자도 된다나,


지는 CF 한편에 돈을 얼마나 많이 받는데,


하긴 뭐 호텔숙박비는 어차피 아라가 낼거지만 쪽 팔리자너...



 [좋아, 그럼 약속해, 딱. 오늘 하루만! 아까 식당에서 분위기도 망쳤구 우여곡절도 있었으니까
 양보하는거야, 담에 또 떼쓰기 없기....손가락 걸어! ]


 [피이! 하는거 보고, 내 맘에 들면....약속할께, 정말이야 약속해! ]



아휴, 기집애.


어떻게 해야 지 맘에 드는데, 좆도 빨줄 모르는게 빠빠 좋은 줄은 알아가지고.
굳이 특실로 가자는 걸 겨우 절충해 일반실로 잡았다



둘이 잠만 자는데 방 하나만 있으면 되지, 구지비 럭셔리하고 엘레강스한 넓은데가 뭔 필요야.
싸가지야...



일단 엘리베타에 타고 내리고, 룸에 들어 오니 좋긴 좋네...


쿳션 좋은 퀸사이즈 따불베드가 일단은 맘에 든다.



고기비늘처럼 반짝이는 밤바다의 자잘한 파도가 보이는, 창가의 전경도 노블레스하구 말이다.


근데 우리는 또 실랑이다.


활어회 식당에서 배가 터지도록 생선회 한 접시를 혼자 다 먹고 왔는데,
카터가 찌그러들 정도로 룸서비스를 시킨다.



한 병에 동그라미가 몇 개나 붙는 와인이 있질 않나,
바구니 가득 과일이 지천으로 쌓여 있질 않나, 거기다 뭔 스테이크래?


아효! 장어까지 건강원을 차릴려나....


 



 [오...빠, 먼저 씻을래?  아님 내가 먼저....? ]


갈증이 났었는지 단숨에 와인 한 잔을 맥주 마시듯  들이키곤 은근하게 목소리를 떨어댄다.

아~글쎄...아라 저 기집애가.



 [너 먼저 씻어...난, 담배 한 개피 피고 천천히 할테니...]


 [응, 그럼....좋아! 바지 벗어 줘]


 
[바...바지는 왜? 아까 바닷가에서 뭐 더러운 것도 안 묻었는데,  뭣하러...?]

 [아, 글쎄 ! 벗어 달라면 벗어 줘, 내가 뭐, 한 번 속지 두 번 속아야 하남 ]


아효! 기집애. 그걸 잊어먹지도 않고, 미녀는 새머리라더니 그것도 아닌가비여.



언젠가 호텔까지 후달려 가긴 갔는데 아라가 샤워하는 사이, 내가 냅다 토껴버린 것이다.


그게 언젯적 시츄에이션인데 여태 기억을 하고 있어요. 나 참!



 [벗어주는 그 순간, 너...까무라칠텐데 그래도 벗어 줘? ]


 [수작부리지 마세요. 바지만 벗는데...까무라치긴 누가?....어서]



와, 미치겠네...분명 까무라친다니깐.


나, 지금 노팬티야! 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나 팬티 잘 안입어...



오늘은 그냥 있어줄테니, 제발 앙큼 그만 떨어....응?

아무리 달래도 말을 안들어 먹어요. 뭐,  내 맘속으로 중얼거렸으니 당연하지.



정색을 하고 서 있는데 가까이 다가온 하얀 손이 버클과 버튼 그리고 지퍼를 순식간에...



 [어머나! ]



꽤나 날카롭고 희귀한 새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아라는 털푸덕 양탄자가 깔린 바닥에 주저 앉더니 얼른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려버린다.



 [것 봐...내가 까무라친다 그랬쟎아, 이젠 오빠 말도 쫌 믿어...]


 [모야, 팬티도 안입고, 바람둥이처럼....]


 
 [바람둥이들이 노팬티로 다니는 건 또 어떻게 알아? 너 이제보니 진짜 내숭쟁이구나]

 [몰라...]



하이고, 그 와중에도 얼굴을 돌린 채 더듬더듬 용무늬 수제버클이 달린 혁대를 쓰윽 뽑아
얼른 욕실로 들어가 버리네...

순진하긴! 버튼 채우면, 남자 바지에 혁대는 안매도 되는걸 모르나.


 


얼핏, 지난 여름. 수애를 만나 추억담긴 그 시절의 사랑을 되새기던 생각이 난다.


풋풋하고 상큼한 향기가 밀물처럼 가슴 한구퉁이를 채워오는 것 같다



오 아라...그녀는 내게 응급실의 산소호흡기같은 여자라고나 할까?


분명 그녀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내가 욕실로 슬쩍 들어올 것을 기다리고 있을거다.

하지만 나는 바지를 도로 꿰 입고 버튼만을 채운 후 창가로 다가갔다


고소한 기름내음이 물씬 풍기는 통닭구이를 배달하는 사내, 우연한 해후.
그녀는 언제나 그 사내가 다가오면 도망치 듯 사라졌었지,



지금은 넘실대는 후회의 바다에 몸을 담근 채 그녀의 발자국이 찍혔던,
그때의 그 바닷가를 내려다 보고 있지만,



허공으로 긴꼬리를 그리며 흩어지는 파아란 담배연기처럼,
나의 묵한 동공에는 어둠만 일렁거리다 사라진다.



(어딘가에서 남편 사랑 받으면서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을거야, 잘 살고 있을...거...야)




아라가 샤워를 마치고 바스타올로 몸을 감은 채, 내 등 뒤에 서 있는 줄도 몰랐다.


 [오빠! 우리 그냥 나갈까? 나랑 있을 땐 담배 안태우더니 세 개피나 피웠네, 화 났어?
 아라가 막무가내로 자잔다고 기분 상한거면....휴우~! ]
 
 [아냐, 나 쫌 씻을께, 아까 막 뛰느라 땀 났었는데....담배까지 피워댔으니..]



 [나, 머리 텅 빈 바보아냐, 애인? 첫사랑?
 그거 알아?  오빠가 나랑 이 근처에서 벌써 세번째 데이트 한다는거,

 날짜는 기억 못하는데 나 떼 놓고 그냥 가버린 그날, 나 다 봤어...
 바다만 바라보다가 갑자기 뭔가에 홀린 사람같이...
 
 분명히 내가 잘못 본 거는 아니라고 생각해....하지만 오빠! ]



 [어이그, 눈. 꼭 감으랬더니, 약속했쟎아. 내가 아라 맘에 들면 담엔 내 말 잘 듣는다고
 설마  그런 것까지 포함되는 건 아니지? 그럼 나 솔직히 자신없어...]



 [칫! 또 봐...오빠 가슴속에 쬐끔밖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철조망부터  막 치구...
 그 슬픈 눈속에 내가 빠져 죽어야 속이 시원해? ]



딱, 한방울 이슬같은 게 맺혔었는데 그걸 본 걸까?


기집애 눈도 밝아요.



난 너스레를 떨며 얼른 욕실로 몸을 피해 버렸다.

 


샤워노즐 아래서 세찬 물줄기를 뒤집어 쓰고 있는데 문이 빼꼼 열리며 목소리만 들린다.


등을 밀어 주겠다나 뭐래나 물소리에 섞여 희미하게 들렸다


 
 [언제는 징그럽다며,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면서 등은 어떻게 밀어?]

 [아, 아냐! 내가 언제 그랬어, 하긴 뭐...거기, 오빠 꺼는 쫌 징그럽고  흉하긴 해, 싫음 말고..]


 [다 씻었어, 등은 담에 밀어주고....가운이나 집어 줘 ]



기집애!
살까지 섞었으면서 뭐가 부끄러운지 손만 내밀어 가운을 집어다 준다.


말아 올렸던 긴 머리를 풀어 치렁한 모발이 내 등뒤에 살짝 닿는다.


 


식사를 제대로 못한 아라는 식어버린 스테이크를 한조각 썰어 과일과 더불어 오물거리고,
난 와인글라스를 들었다.


아까 해오름에서 먹을 때와는 반대다



 [많이 먹어 둬, 밤새 시달릴테니까...춤추고 싶댔지? 호텔 나이트에 갔다오자]


 [그럼 땀나쟎아...또 샤워해야 되구]


 
 [아직 잠자긴 이른 시간인데....줄창 섹스만 하자구? ]

 [몇 곡만 땡기지 뭐, 땀 안나는 느린 블루스로, 글구 누가 섹스하쟀어?
 그냥 껴안고, 뭐냐....입 맞추고...도란도란 밀어나 속삭이구...]



 [아무렴 여자랑 남자가 붙들고 껴안는데 그것만으로 되니? 하여간...]

 [히히! 약속했쟎아....오빠 하는거 봐서라구]



나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해 속으로 어금니를 으드득 깨물었다.


두고 봐 이따 죽여버릴테니까



대충 먹고 마시더니 돌아서서 옷을 갈아 입는다.


꿀꺽!



 "아이즈 와이드 셧" 에 출연한 니콜 키드먼의 뒷모습은 저리 가라다.

박속같이 하얗고 공처럼 동그란 엉덩이가 어쩜 그렇게 탱글탱글한지...


나는 하는 수 없어 돌아서서 바지를 꿰어야했다.



아름다운 아라의 뒷모습에 주니어란 놈이 얼굴이 벌개서 머리를 치켜들었기 때문이다.

몇번이나 꾹꾹 눌러서야 겨우 바지안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특급호텔 나이트라 물이 좋다.
미희들도 하나같이 이뻤고 쭉빵 여자들이 부지기수다.



 [아얏! 왜 꼬집어...?]


 

플로어에 나가기도 전에 옆구리를 두 번이나 꼬집혔다.

눈 돌리지 말랜다.

욕심쟁이, 자기만 쳐다보래니....세상에 그런 남자가 어딨어?


그러나 어쩌랴, 하는걸 본 댔으니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 해야지...
 


자꾸만 차렷 총을 하는 주니어 때문에 엉덩이를 엉거주춤 뒤로 뺀 채 스텝을 밟는데
이런 사정도 모르고 자꾸 밀착을 해 대니,



어휴! 그냥 확 담궈?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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