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추억2부 2권-16 순진한 남자
16 순진한 남자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마사오는 잠이 들었으며, 눈을 떴을 때 모기장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고, 모도꼬는 없었다.
눈을 뜬 채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고 있자니 툇마루 쪽에서 모도꼬가 올라와 모기장 속으로 들어와서는 옆에 누웠다. 마사오는 눈을 감고 다시 잠잘 자세를 취했다.
마사오의 얼굴에 따스한 숨결이 다가왔다.
“자고 있나요?”
자그마한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의 색깔로 지금까지 모도꼬가 누군가와 만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마사오는 눈을 떴다.
“아뇨. 지금 깼습니다.”
하얀 얼굴이 바로 눈 앞에 있었다.
“사람이 왔어요.”
“아까 그 숙부예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나한테 구혼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그건 곤란한데요.”
그러나 마사오는 드러누운 채였다.
모도꼬의 손이 여름용 이불 속으로 들어와 마사오의 허리를 만지작거렸다.
마사오의 그것은 말랑말랑했다.
그것을 쥐고 주무르면서 모도꼬는 말했다.
“으음 좋아요. 당신이 묵고 있는 걸 알지 못하고 돌아갔어요.”
“어떻게 말해서 돌려 보냈습니까?”
“바보같은 남자니까.”
모도꼬는 마사오의 입술에 짧게 키스한 뒤 짖궂은 표정을 지었다.
“그 사람하고 나, 아직 아무 일도 없어요. 그래서 그 사람이 몰래 밤에 온 건 아니에요. 그냥 이야기를 하러 온 것뿐이죠. 정원에서 얘기를 하고 돌아갔어요.”
모도꼬에 의한 주물러진 마사오의 실체는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여 금새 하늘로 치솟았다.
모도꼬는 양손으로 그것을 노출시킨 뒤 몸을 회전시키고 애무했다.
혀가 돌기 시작했다.
‘지금은 한밤중이야. 한밤중에 남자가 미망인의 집에 왔어. 기껏해야 정원에서 말하기 위해 왔을까? 그런 멍청한 남자는 아마 없을 걸.’
모도꼬가 애무를 하는 것은 마사오가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못하게하기 위한 것이었다. 물론 마사오에게 모도꼬의 남자 관계에 대해 이것저것 간섭할 자격은 없었다.
모도꼬의 입의 움직임에 응해 허리를 움직이면서, 마사오는 더 이상 캐물을 의향이 없음을 나타냈다.
“아아. 좋아요.”
애무는 한참동안 계속되었는데, 일시적으로 모면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성이 담겨 있었기 때문에 마사오가 스스로 그녀의 머리를 누르고 제지할 정도였다.
“이제, 이제 됐어요.”
모도꼬는 그곳에서 입을 뗀 뒤 마사오에게 안겨 왔다.
“정말이에요. 그 사람하곤 아직 아무 일도 없어요. 순진한 사람이니까요. 정말 얘기만 했고 멀리서 말을 걸어 왔기 때문에 당신이 자고 있는 걸 알지 못했어요.”
“알면 프로포즈가 취소되겠죠?”
마사오는 두려움을 느꼈다.
“글세, 그럴가요? 아직 내가 승낙한 셈이 아니니까 그런 일은 없겠지요.”
“아니.......”
“괜찮아요. 당신은 걱정 안 해도 돼요. 그것보다 이걸 해줘요.”
모도꼬는 다시 마사오를 쥐고는 허리의 위치를 조절한 뒤 자신의 비부에 맞추었다.
그 자세 그대로 곧장 허리를 내린 모도꼬는 마사오를 포옹해 왔다.
“아아, 들어가요.”
마사오는 수축하는 느낌을 받으며 양다리로 모도꼬을 감쌌다.
모도꼬는 곧장 율동으로 들어갔다.
‘어쨌든 좋아. 지나가는 나그네로서 여러 가지 사정은 알 필요가 없겠지.’
아까와 달리 여자가 위에 올라 탄 체위이므로 모도꼬의 움직임이 주가 되었다. 모도꼬의 움직임은 크고 빠르며 다채로웠다.
모도꼬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고, 이윽고 울음소리가 뒤섞이며 움직임이 불규칙적으로 되었다.
가까스로 나갈 차례가 된 것을 마사오는 알았다. 우선, 모도꼬의 움직임을 이쪽에서 받아들여 모도꼬를 공략하는 것이다.
“당신.......”
모도꼬가 절박하게 부르며 몸을 무너뜨리고 마사오의 양어깨를 안았다.
“당신. 이제 그만!”
박력있는 목소리였다. 안에서 밖으로 연이어 조여들며 허리를 세계 누른 채 모도꼬는 멈춰서 목이 타는 듯한 소리를 냈다.
“웃, 웃.”
마사오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조여드는 것도 멎고 주위가 급격히 황폐해 지자 마사오의 몸은 정상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진정하여 지속력을 유지하는 결과가 되었다.
‘이제 괜찮다.’
마사오가 안심하며 “정말 굉장했어요. 굉장히 좋았어요”하고 말한 것은 확실히 모도꼬의 그 조여드는 맛이 이상할 만큼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모도꼬가 정상에 도달했는데도 마사오는 참고 밑에서 모도꼬의 전중량을 안고 정지 상태로 들어갔다.
이윽고 모도꼬는 크고 긴 호흡을 뱉으며 속삭였다.
“좋았어요. 당신이 최고예요.”
‘이 여자의 성체험의 폭이 어떻든 간에 적어도 내가 합격선에 도달한 것은 틀림없다.’
마사오는 그렇게 판단했다.
모도꼬의 몸속에서 마사오의 것은 아직도 그 단단한 정도를 유지한 채였다.
물론 마사오로서는 이대로 여정을 넘기면서 떠난다고 해도 결코 불만은 없었다.
선택을 모도꼬에게 맡기는 기분으로 아래에서 허리를 끌어당기며 신호를 보냈다.
“아......”
재차 신호를 보냈다. 이번에도 모도꼬의 몸속에 있는 자신이 그것으로 신호를 보낸 터였다.
“아아, 알았어요.”
모도꼬는 상체를 일으키고 허리의 자세를 고쳤다. 다시 마사오가 신호를 보냈다.
“아아, 좋아요.”
거기서 모도꼬의 몸의 방향을 바꿔 이동했다.
“당신이 위로 올라오세요.”
결합한 채로 두 사람은 회전했고, 마사오는 또한번 신호를 보냈다.
“아아, 알았어요.”
모도꼬의 허리가 이동했다. 거기에 맞춰 마사오도 허리를 비틀면서 질문했다.
“아까 온 사람과는 어째서 여태껏 몸을 섞은 적이 없었습니까?”
“그건.”
모도꼬가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함부로 몸을 허락하는 여자로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결국 마사오에게 간단히 몸을 열어 준 것은 낮선 남자니까 어떻게 생각해도 상관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이다.
“과연 일리가 있군요. 그렇다면 내가 함께 있는 것을 절대로 알아선 안 되겠군요.”
“그렇죠. 그런데도 이렇게 하고 있는 건 당신이 좋아졌기 때문이에요.”
그런 대화 뒤에 두 사람은 운동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마사오가 리드해 갔다.
‘음,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나를 싫어할 리가 없지.’
이윽고 본격적인 운동에 의한 헐떡임 속에서도 모도꼬는 물었다.
“당신, 아직?”
“예, 아직 조금 더.”
“때가 되면 알려 줘요. 그때 나도 함께 좋아지고 싶으니까.”
“맞출 수 있겠어요?”
남자가 여자의 감각에 맞춰서 사정할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 반대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들은 적이 있지만 그것을 실행하겠다고 하는 여자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요.”
모도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일부러 속이는 건 싫습니다.”
“알았어요.”
마사오는 모도꼬의 몸을 다시 고쳐 잡으며 알렸다.
“앞으로 약 5분 후입니다.”
“아아, 멋져요. 굉장히 좋아요.”
어쩐지 모도꼬는 남자가 기뻐하는 것을 매우 원하는 성격의 여자인 듯했다.
그 두 번째 성교 뒤에 얽힌 몸을 푼 두 사람은 껴안은 채 잠자 자세로 들어갔다.
모기장은 살랑이는 바람에 흔들렸다. 인기척 탓이 아니므로 신경 쓸 일은 아니었다.
눈을 감은 마사오는 약간 후회하고 있었다.
‘이 여자의 심정 덕분에 두 번이나 사정하고 말았다.’
첫 번째야 어찌됐든 두 번째는 마지막까지 자제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여자의 주문이 그러하니까 거부할 수는 없었지.’
모도꼬가 편안하게 잠든 것을 느끼면서 그런 생각하고 있자니 정원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갑자기 끊겼다.
‘누군가 정원으로 들어왔다!’
마사오는 베개에서 머리를 떼고 숨을 죽였다.
기분 탓인지 가벼운 발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이 미망인에게 프로포즈한 남자일까? 그렇다면 돌아온 것은 뭔가 미심쩍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뜻을 정하고 관계를 가지려는 것일까? 그렇다면 방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나의 존재를 숨길 수 있는 것은 지금뿐이다.’
순간적으로 머리 속이 번뜩였다. 모처럼 재혼 상대이 후보인데 이야기가 깨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저쪽은 이쪽으로 계속 접근하고 있었다.
‘급하게 굴면 안 된다. 어쨌든 이 방에서 나가야 한다.’
마사오는 모도꼬의 어깨를 흔들며 입을 귓가에 댔다.
“누군가가 정원에 있어요.”
모도꼬의 몸이 긴장했다.
“정말이에요?”
“나는 이웃방에 숨어 있겠어요.”
“그렇게 해요.”
마사오는 조심스럽게 뒤쪽에서 모기장 밖으로 나갔다.
물건을 밟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서 장지문에 손을 댔다.
등을 뻗쳐 정원을 살펴보았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어쩐지 누군가가 잠입해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심해서 장지문을 열고 이웃방으로 숨어들었다. 그 방은 다행히 몹시 어두웠다. 소리를 내지 않도록 신경만 쓰면 몸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가능한 한 살피기 좋은 장소를 골라 선 채 바라보고 있자니 흰 그림자가 나타났다.
‘남자다. 여자가 아니다. 역시 이것은 단순한 사태가 아니다.’
남자는 혼자였다.
“모도꼬 씨.”
낮은 목소리로 모도꼬를 불렀다.
모도꼬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약간 소리를 높여서 다시 부르는 것이었다.
“누구세요?”
이윽고 모도꼬가 대답했다.
“나요, 나, 헤이기찌요.”
“어머, 무슨 이이죠?”
모기장 안에서 모도꼬가 상체를 일으미는 것이 보였다. 잠옷의 옷깃을 매만지고 있었다.
남자는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난 단지 당신이 혼자 있는지 어떤지 확인하러 온 것뿐이오.”
헤이기찌라고 자칭하는 남자는 모도꼬에게 프로포즈하면서도 아무런 수작도 부리지 않는 순진한 남자인 것 같았다.
“그럼요. 봐요, 나 혼자뿐이지요.”
“그렇군요.”
헤이기찌는 고개를 끄떡였다.
“잘 알았소. 걱정할 것 없어요. 난 이제 갈 테니까.”
“그래요. 나도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일찍 자야 해요.”
“그렇게 해요. 자는 것을 방해해 미안하오.”
사과를 한 헤이기찌는 물러났다.
‘모처럼 왔다면 모기장 안으로 들어가도 좋을 텐데.’
하고 동정하면서 마사오는 헤이기찌의 염려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내일 또 와도 되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