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색야성 A-1
- 원작의 작품 (A-1) 무인 색야성
90년 3월~작품
환의 전설편<완타>
사십년 만에 거대한 태풍이 중원의 남부를 강타했다.
남부무림은 모든 것이 거의 초토화되었고 15년간의 평화가 깨어지자 모든 무림인들이 다시금 일어섰다.
그러나,
악은 인간의 간사한 마음에서 항상 출발해온 것……
혼란한 세상이 도래하자 우후죽순 식으로 나타나는 무리들……
그들은 힘을 배경으로 약한 자들을 지배하려는 인간들의 한 단면 그 자체였다.
항상 악과 선 모두 그 근본은 바로 인간이므로 그 판단 역시 인간에 의한 것!
신(神)이라든지 아니면 권선징악적인 결론 따위, 선(善)을 관장하는 초월적 근본따위는 애초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하나의 현상을 인간 나름대로 판단하고 이름 붙여왔을 뿐!
태풍이 지나간 후 남부무림의 무산이 파헤쳐지고 자연의 기암괴석들이 다 헤집어지자 문제의 천무서고(天武書庫)가 발견된 것이다.
사백 년 전의 절대 황무제의 비전서고!
무림인들의 황실간섭을 막기 위한다는 명목 하에 천하의 모든 무공들을 모아두었다는 그곳이 영원한 비밀을 벗어나 태풍이 가져온 엄청난 지각변동 속에 드러난 것이었다.
햇빛 속에 다시 들어난 절세의 신병과 기학들……
그 외에도 무림에서 사라질 거라 믿은 기학 절학들이 죽은 자의 무덤과 들판에서 파헤쳐진 채 밖으로 들어났다.
수많은 고인들이 영원히 무림을 떠나면서 자신들만의 안식처로 존재시켰던 다른 무총들조차 속속들이 지각의 변혁 속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모든 무림인들은 무림에서 스스로 갈고 닦은 무예를 연마하기를 포기했다.
기연만 닿는다면 절세의 마공과 기공들이 그들에게 전해지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었다.
인간들은 모두 태풍이 지나 가버린 남부무림의 폐허들로 몰려들어 그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무공을 익히는 일은 바로 그러한 고대의 절대무공을 얻는 것임이 상식화 되어버린 세상……
무림의 도의는 사라지고 오직 강한 자만이 이 혼란 속에 더욱 커가고 강해질 수 있었다.
무림의 판도는 점차 혼미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채 일년이 지나자마자 그 효과는 세인들에게 그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점차 무림 곳곳에는 새로운 강자들이 출현했다.
남부무림의 태두 남천성이 새로운 강자들의 집합체인 은마살의 습격에 전멸했고……
북부무림의 태두로 존재했던 소림사와 북극대정이 천마성과 천요성의 합공에 각각 지리멸렬해 버렸다.
그들이 힘이 약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을 친 자들은 바로 새로운 절세비급들을 얻어 과거의 공포의 마공들을 습득한 새로운 강자들이었고, 그들은 바로 종래에 존재했던 절대세력들의 일부가 힘을 얻어 다시 공격한 것이기도 했다.
과거의 절대세력들은 무림인의 다수가 그러하듯 기존의 단체를 떠나 버린 이들이 대다수였고, 그러기에 더욱더 쉽게 파멸되었다.
세상의 힘없는 선인들은 첩산으로 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은거했다.
그들은 믿고 있었다.
이러한 혼란은 계속될 것을……
언젠간 그들 모두가 공멸에 가까운 이합집산을 가져올 것이고……
그리고 다시금 새로운 질서가 잡힐 것을……
산세가 험한 북부는 대부분 깊은 은산으로 은거해 들어갔고……
남부의 기인,의사들은 모두 바다의 이름 모를 섬들로 떠나가 버렸다.
무림은 완전히 전래없는 암흑기로 들어가고 있었다.
@@ 한 바닷가
태풍이 지나가면서 지형조차 바뀌어버린 이곳 남해의 외딴 곳.
그곳에 조그마한 초가집이 용케도 버티고 서있었다.
주인은 일흔 두 살의 헌추.
외길 어부인생 칠십년이었다.
그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어 있었다.
앞에 누워있는 여인은 물에 흠뻑 젖은 미모의 여인!
“ 이, 이것은 십…… 오 년 전 실종된 남천성의 성주님 따님 분이 아니시던가…… ”
“ 그런데 그 나이 그대로이시다니…… 아니 한 서너 살 더 드셨을까? 이…… 이럴…… 수가? ”
그는 그가 옛날 우연히 잡았던 금혼어를 성주에게 바칠 때 그의 앞에 있는 여인의 모습을 분명 기억하고 있었다.
고기를 보고는 불쌍해하면서도 좋아서 깡충깡충 뛰는 모습이 하도 귀여워서 도저히 인세의 아기씨같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에는 누구나 그녀를 바라보는 이에게 선녀처럼 여겨졌던 여인이었지만, 그녀 역시 당시 무림을 진동시켰던 무신에게는 한 명의 평볌한 사랑을 갈구하는 여인밖에는 되지 않았었다.
“ 음…… 그때 무신이라는 분을 따라 바다로 정처없이 떠나신 분이 이런 모습이라면…… 그 전설 속의 무신께서 무슨 변이 있으신가보다…… ”
그는 십 팔 년전 무림을 평정하고서는 아무런 물욕없이 무림에서 사라진 태산조의 위명을 기억하고 있었다.
덜컹!
문이 활짝 놀랐다.
그리고 뛰어드는 약관의 젊은이……
그는 상기된 모습으로 흥분을 견디지 못하고 방문을 차고 들어온 것이었다.
“ 할아범…… 그럼 이 년이 그 무림의 신이라는 자에게서 왔다는 거야? ”
눈꼬리가 걷어올려진 것이 사악함이 물씬 풍기는 젊은이였다.
“ 이…… 이놈…… 갈수록 버릇이 없어지는구나……! 내 너를 어릴 때부터 키우면서 아쉬운 소리 한 번 한적 없거늘…… ”
늙은이는 젊은이에게 훈계조를 넘어서 격앙된 분노를 표했다.
그 평생 지금 이 청년에게 이처럼 언성을 높이기도 처음이었다.
“ 내 너를 어찌 길렀는지 알면 감히 내게 이런 무례함은 가당치 않을 것이…… 당장 나가거라…… ”
헌추는 자신의 손자라고 불리는 헌강에게 꾸짖으며 손가락으로 밖을 가르켰다.
“ 흥…… 친할아범도 아니면서…… 결국은 다 꿍심이 있으니까 키워준 거 아니겠어……! 공짜로 부려먹다가 늙으면 뭐라도 기대하고서 키운게 아니겠냔 말야! ”
그는 자신을 버린 세상을 증오하고 있었다.
이미 어긋나버린 그의 심성에 수없이 낙담한 헌추였지만 헌강의 직접적인 그 말에 다시금 울화통이 치미지 않을 수 없었다.
“ 뭐…… 뭐라고 이, 이놈…… 이 천벌을 받을…… ”
그는 자신도 모르게 비아냥거리는 헌강의 뺨을 후려쳤다.
철썩!
헌강은 아직도 어부생활을 유지하면서 정정함을 유지하고 있는 헌추의 매서운 손맛을 볼 수밖에 없었다.
하나,
흥분된 헌강에게 그러한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는 결과를 예고 하고 있었으니……
“ 어…… 이제는…… 쳐…… ? 그래…… 그렇지 않아도 나도 저 계집으로 한 몫 잡아서 이 지겨운 곳을 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잘 됐군…… ”
헌강은 성큼 누워있는 여인에게로 다가갔다.
“ 아…… 안된다 이놈…… 이 천벌을 받을 놈…… ”
헌추는 즉시 헌강의 앞을 가로막으며 눈을 부라렸다.
“비켜... 늙은이!”
이미 세파에 심성이 뒤틀린 헌강은 그대로 헌추를 밀쳤다.
짜악!
다시 세파로 늙은.. 그러나 정정한 헌추의 굵은 손마디가 헌강의 얼굴을 스치웠다.
“으... 이 늙은이가!”
헌강은 노기를 품으면서 그대로 둔중한 몸을 던져 헌추를 밀어냈다.
쿠웅!
그나마 술에 약간 취해있던 그의 몸은 헌추의 그것과 함께 한덩이가 되어 벽쪽으로 나둥굴었다.
“ 안된다…… 이놈…… 무신의 어떠한 것도 손을 대서는 안돼! 절대…… ”
헌강은 고개짓을 했다.
믿을 수 없었지만은 사실이었다.
늙은 몸으로 가끔 기침으로 힘에 겨워했지만 건강하고 정정했던 헌추는 죽었다.
그것도 자신이 원인이 되어서..
“아냐.. 제길.. 아냐아냐! ”
그는 고개짓을 했다
그리고는 입술을 악물었다.
“재수가 없었을 뿐이야!”
크윽..
그는 자기도 모르게 두 손을 불끈 쥐었다.
하필 한덩어리가 되어 굴러간 곳이 바다에서 고기들을 저미는 대칼이 기름기를 말리니라 비스듬히 세워져 있는 그곳이었을까?
더구나..
더구나 그 대칼은 사실 헌강이 술을 마시기 전에 치웠어야 했을 것이었음에 귀찮아서 그냥 나갔다 오니라 내버려 둔 것이었다.
헌강은 다시 한 번 고개를 흔들었다
그의 고개에 희미하게 헌추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술은 이제 깼다.
그렇지만 술에 취해 들은 몽롱한 그의 마지막 음성은 신음과 함께 여전히 헌강의 귀가에 맴돌고 있었다.
“ 크흐윽…… 그…… 그래도 너, 널 하, 한 번도 내 친손주가 아니라 생각한 적은 없…… 윽…… ”
그는 다시금 이를 악물었다.
“ 제기…… 저주나 퍼붇고 죽을 것이지…… 찝찝하게…… ”
비록 세상을 향한 적개심으로 가득찬 설익은 그였지만 자신을 친손주마냥 감싸주던 그의 죽음에 그 조차도 눈가에 물기를 머금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그의 마음을 단숨에 빼앗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그의 앞에 정신을 잃고서 놓여진 여인!
불행한 조금 전의 비극을 단숨에 잊게 만들어줄 현실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아름다움이었다.
하지만..
역시 그 여인의 존재도 아름다움도 그의 앞에 놓여진 현실이었다.
헌추에 대한 아픈 가슴은 어느 사이 여인의 아름다운 존재로 조금씩 삭아 들어갔다.
그리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젊은 그에게 여인의 향그런 육향은 새로운 감정으로 전이하게 만들었다.
“ 흐흐…… 이 계집이 그 무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단서라 이 말이지…… 드디어 ”
찌-- 이--- 익----!
찍!
그녀의 나신이 들어났다.
‘응…… ? 이것은 뭐지? 웬 남자 옷이 품안에 있는 거야?’
그녀의 배 부근에는 소중한 듯 단단히 감싼 한 남자의 소박한 옷이 있었다.
그 옷을 들어내자…… 구슬같은 물관과 은빛 거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거울은 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그 빛을 보면서 거울을 집어 드는 순간!
그가 거울을 들어올리는 것과 여인이 눈을 뜨는 것, 어느 것이 먼저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레 여인의 눈꺼풀이 올라갔다.
거울에 신경을 쓰니라 미쳐 눈치채지 못한 헌강은 거울을 집어들다 눈앞의 옷자락이 끌리는 것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스르르르……
그녀는 그대로 신형을 유령마냥 일으키더니 그대로 우아하게 몸을 굽혀 그에게 대례를 하였다.
“ 주인님…… 소녀 월요(月妖), 명을 받습니다…… ”
무릎을 꿇고 앉으면서 그녀의 육체는 출렁임과 더불어 아름다운 율동을 보여주었다.
“?”
그러한 천상의 선녀같은 아름다움과 동작에 황홀함에 한동안 빠져있던 헌강
그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 그의 목소리는 몹시 떨렸으며 자신도 모르게 더듬고 있었다.
“ 무…… 무슨 소리인가요? 주, 주인이라니…… ? ”
“ 천녀는 주인님께서 들고 계신 색혼향혼경의 영원한 노예입니다. ”
멍한 헌강 앞에서 그녀는 마치 하늘의 여신인마냥 아름답게 입술을 놀렸다.
“ 색혼향혼경은 천녀들의 영혼을 주재하는 귀물! 그 소유자이신, 주인님께서는 천녀의 모든 것을 주재하시는 고귀한 존재시옵니다…… ”
“이…… 거울이 색혼향혼경…… ? ”
그녀의 고개가 가볍게 끄덕였다.
그런 그녀는 정말로 선녀마냥 아름답다고 다시 한 번 느꼈다.
어찌 인세에 저런 여인이 존재할 수 있을까?
꿈인 듯 싶었다.
죽은 헌추의 사건마냥...
“어, 어째서 낭자가 이런 거울 따위의 노예가 될 수 있다는 마, 말이오? ”
헌강은 그녀의 앞에 거울을 들이대면서 더듬거렸다.
“천녀들은 죽어서까지도 색혼향혼경의 노예일지니... 천녀들의 영혼은 그 귀물 안에 담겨진 채로 영겁을 존재하옵니다. ”
“그, 그런 일이 가능하오…… 자, 자세하게…… 설명을…… ”
<작가 횡설수설: 앞에 쭉 읽지 못하시기에.. 여기 간단히 글을 올립니다... 에구.. 역시 손이 안갈수 없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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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천녀는 秘妙之藥에 지배받아 그 약효로 인하여 불사지체가 되었사옵니다. ”
“ 그런데…… 천녀의 영혼을 지배하신 무신님께서 색혼향경을 이용하셔서 저희의 혼을 귀속시켜 놓으셨사옵니다…… 그래서 천녀들은 그 힘의 근원인 색혼향경에 복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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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무신님께서 무림에서 혼란을 일으키던 마존자를 제압하시고, 저희들마저 모두 제압하신 이후, 색욕과 사악한 욕망으로 점철된 저희들 영혼에 금제를 가하고 그 욕정의 폭주를 억눌러 놓기 위하셔서, 당시 48시진의 갈황색혼마진을 운용하시어, 색혼향경에 저희 영혼을 빨아들이셨던 것이옵니다. ”
그녀의 이야기 중 최소한 그 배경시대의 큰 흐름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였다.
그가 태어나기 전후로해서 벌어진 엄청난 살겁과 무림의 평지풍파들..
무신이라는 존재가 잠시 무림에 들어선 것도 그때였다.
그렇지만 그 존재에 대해서는 너무도 가공하고 또한 너무도 찰라의 순간이어서 그 사건과 그의 존재에 대해서는 꾸미기를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부풀려진 이야기다 라는 말도 많았다.
물론 헌강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동안 크게 상관은 하지 않았지만서도..
사내가 완전히 이해를 하지 못하는 듯 하자 달콤한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 무신님께서는 그 색혼향경을 모처에 옮겨 두시고, 천녀들에게 같이 살며 하명하시기 위한 조치로, 그 힘을 나누어 일체화 시켜놓은 지금 색혼향혼경을 소지하고 다니셨던 것입니다.”
“ 왜 원판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그럼…… 원판은 따로 있다는 말이오? ”
생긋~
그녀의 미소는 언제봐도 아름다웠다.
“ 예……! 원 색혼향경석은 크기만도 여덟치가 넘은 관계로, 평소 소지하고 다니시기는 무리가 있사옵니다. ”
“ 그럼 그것은 어디에 있소? ”
“ 천녀들은 그것은 모르옵고…… 그 힘이 인간 세상에 필요치 않다 하시면서 세상과 격리시켜 놓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그럼…… 그 무신이라는 사람은 어찌되었소…… ? ”
그의 말투가 점점 고압적인 말로 바뀌었다.
세상의 모진 일들을 겪으면서 나름대로 삐뚤어진 그의 심성이 가져다준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원래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못한 인간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는 다른 이보다 훨씬 강하게 대하기 마련이다.
“ 작년도 거대한 태풍이 닥치시는 것을 아시고는 중원인들을 구하시겠다고 직접…… 태풍을 소멸시키려 하시다가 그 힘을 반쯤 줄이신 채 그만…… 실종을…… ”
하나 여인은 전혀 그것을 개의치 않은 듯 오히려 더 공손해졌다.
그녀는 여전히 무신의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전신 가득 경외심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중원인들을 구하다니? 너희는 어디에 있었는데…… ? ”
그의 말이 드디어 반말로 바뀌었다.
여인의 존대와 공손함에 그녀와에 있어서 힘의 우위를 확신한 것이었다.
비겁한 자일수록 균형의 위에 있을 경우 그 대가는 혹독했다.
“ 남단의 흑도에서 저희는 생활했사온데…… 태풍이 일자 그분은 홀로 태풍의 세력에 싸우시며 온갖 방법들을 쓰시다 탈진 하셨사옵니다. 그리고는 그대로…… ”
“ 태풍이 그대로 올라왔다면 아마도 북부무림까지는 단 한사람도 살아남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그분께서 바다 속으로 잠기는 것을…… ”
“ 자, 잠깐…… 그러니까…… 그 무신이라는 사람이, 설마…… 18년전 전 무림을 평정하고 홀로 사라졌다는 그…… ”
“ 예……! 그분이 세상에 머문 순간은 짧았지만 그분이 이루고 남겨놓은 것은 현 무림이 존재하는데 없어서 안되는 역사셨습니다. 세상이 아는 그 부분은 단지 물고기의 비늘 한 조각일 뿐이옵니다…… ”
“ 무신…… 그 전설의 인물…… ! 실제 존재했다는 말인가? 허…… 그리고…… 태풍에까지 맞섰다고…… 미쳤군……! 과연…… 그에 대한 이야기들이 단지 허풍이 아니었던…… ”
“ 그리고…… 그분이 태풍에 맞서기 직전에 제게 이 옷을 잠시 맡기시고는 그분의 최후의 무공을 펼치셨는데…… ”
“ 저는 미처 그 분이 무공을 펼치기 전에 그 곳에서 떨어져 나갔고…… 곧 그분도 바닷 속으로 빠지시는 것을 보았사옵니다…… ”
“ 간신히 천녀는 근처 바위돌 위에 상체만 붙들은 채 1 년간 몸만 버티고 있다가…… 1개월전 그 바위돌마저 무너지면서 이곳까지 오게된 것 같사옵니다. ”
“ 우…… 1년간 그러고도 살 수 있다니…… 너의 신체는 무적이군…… 저희들이란 표현을 사용했는데…… 모두 몇 명이지? 모두 여인인가? ”
“ 처음은 1천명 정도였으나 무신님께서 저희들을 범인으로 돌려내실 수 있는 해독 방법들을 부단히 개발하셔서 666명 외는 모두 해독하셔서 다시 강호로 돌려보내셨습니다…… ”
“ 흐흐…… 그럼 너까지 모두 666명이 아직 나를 기다리고 있단 말이지…… ? 꼬부랑 할머니가 된건 아니겠지?”
그녀의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가 번졌다.
그 광경은 너무도 황홀해서 헌강은 자신도 모르게 따라 웃고 싶어졌다
미소만 보아도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미인 미녀가 줄 수 있는 수컷에 대한 오묘한 효력이었다.
“ 그들은 늙지도 다치지도 아니하니…… 모두들 주인님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옵니다…… ”
“ 흐흐…… 그럼…… 어서 나를 黑島로 안내하라…… 그 천국으로…… ”
“ 예…… 주인님…… 어맛……! ”
그녀가 공손히 답하며 그의 옆을 스쳐 문 쪽으로 걸어나갈 때, 그의 손이 나긋한 그녀의 허리를 휘어 감았다.
“ 그전에…… ”
그의 손이 그녀의 튀어나온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그의 행동에 대하여 여인에게서는 어떠한 저항도 느낄 수 없었다.
“ 볼일은 봐야지……! 흐흐…… 정말 탐스럽구나……! 너를 중독시켰다던 秘妙之藥은 얼마나 있는 것이냐? 죽지 않는 이런 계집을 만들다니…… ”
그의 손길에 오히려 그녀는 그를 배려하여 가볍게 몸을 뒤틀어주기 까지 하였다.
그러면서도 사내의 질문에 그녀는 충실하게 대답했다.
“ 으음…… 무신님께서…… 그 비법 등이 수록된 비책과 비서 등을 모두 무신비동에 감추고…… 아학……! 타인의 접근을 금지……! 아으음…… 하아! 금역으로 삼으시고....”
혹시나 무신이 그 비법을 자신만 알고 없애버리지 않았을까 미리 짐작했던 헌강은 반색을 했다.
“흐흐.. 그, 그곳에 아직 있단 말이지?”
사실,
지금 헌강이 여인의 몸을 탐하면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웠다
역시,
인간에게 존재하는 정복욕도 색욕만큼이나 무시할 수 없는 크기였다.
“ 예.. 아음... 그렇지만 누구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없으십니다. 오직 그분이 정한 특별한 안배를.. 하아...! ”
뜨거운 열기에 휩싸인 채 그녀의 몸을 탐하기에 여념이 없는 헌강임에도 그런 그녀의 말에는 내심 실망의 빛을 띄우고 말았다.
비록 말은 하지 않았으나, 그 실망감은 너무도 커서 고분고분 답을 주는 그녀 역시 한눈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녀는 헌강이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총명한 기운을 지닌 여인이었다.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챈 그 젊고 아름다운 여인은 그 즉시 자신의 새로운 주인이 바라는 정보를 주기 시작했다.
“ 하…… 하지만 해독약을…… 제조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약들은…… 많은 양을 약제실에…… 아음……! ”
헌강은 두 눈을 번쩍였다
"본 약에 필적할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한 효과가 있는.. 아흑!"
약이 존재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다.
그 약은 그의 인생을 변화시킬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힘에 대한 근원적인 욕망의 추구도 잠시,
그는 이내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더 가까이 근접해 있는 또 하나의 본능적 욕구로 기울어져가고 있었다.
당연히 그것은 바로 색욕이었다.
지금 그는 미래의 정복욕 따위는 잠시 잊어버릴 정도의 색욕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사내는 일단 어느 순간을 넘어서면 대단한 심성이나 자제력이 없이는 절제가 불가능한 순간이 있는 법이었다.
지금 여인의 젖가슴을 입술 가득 탐하는 헌강이 그런 상태였다.
“ 우움…… 헉헉…… 정말 대단한 탄력이야…… 신이 내린 육체야…… 정말…… ”
그녀는 사내의 지나칠 정도의 색탐을 차근차근 받아주었다.
사내를 배려하는 것이 행동 하나하나에 담겨져 있었다.
여인이 몸을 트는 순간 그녀 밑에 깔린 주먹 반정도 크기의 묘한 구슬이 들어났다
그녀는 자신을 탐하고 있는 이 사내의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자신의 등에 구슬이 들어간 상태로 누워있었음에도 내색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건 누구라도 상당히 고통스러운 자세였음에도 말이다.
“ 그럼 이 구슬은 뭐지? ”
하나 헌강은 그런 그녀의 배려는 고려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궁금증을 풀고 싶었다.
“ 으음…… 그, 그것은 육, 육대공이란 것으로…… 으음…… 주인님께서 저희들을 만족시키실 때 사용하신…… 흐윽…… ”
그의 하물이 그녀의 은밀한 비처로 무자비하게 밀고 들어왔다.
“ 좌측을 누르시며…… 밑을 가볍게 미신 후…… 다시 두 번 누르시면…… 흐윽…… ”
그녀는 친절하게 설명을 하면서 사내의 하물이 움직이기 좋게 허리를 가볍게 틀어주었다.
“ 호오…… 정말…… 성기모양으로 변하는군……. 하지만 지금은 내것이 더 급해…… ! 허억!”
그녀의 둔부의 교묘한 움직임에 한순간 더할 나위 없는 쾌락이 밀려들었다.
그녀는 사내에게 상당히 적극적이면서도 노련하게 반응했다.
그러면서도 사내가 느낄 수 있는 흥분 그 하나하나를 교묘하게 자극, 유도해 내어서는 눈앞의 그를 최대한 만족시켜주고 있었다.
“ 흐으윽…… 주, 주인님…… 더, 더어…… ”
그녀의 교음마저도 서툴고 이기적인 행위에 여념이없는 헌강을 배려하고 있음이었다.
헌강은 수많은 창녀들과의 행위 속에서도 그녀처럼 황홀한 기교를 느끼지 못했다.
더구나 그녀는 그가 꿈에서조차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움과 황홀한 몸매를 지니고 있었으며,
예상치도 못한 피부의 촉감과 탄력이 있었다
“ 과…… 과연 대단해…… .이…… 긴축감…… 으으윽…… ”
여인은 허리와 엉덩이를 돌려가며 그의 즐거움을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다했다.
좁은 방안은 춘색으로 진하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좋지 않는 새로운 변수를 무림에 들이킬 것을 암시하면서..
@@ 태백산 무암봉
바위산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었다.
무림의 동북쪽에 위치한 태백산의 무암봉.
그것이 지진을 만난 듯 흔들리는 것이었다
그러기를 일각정도……
콰..콰.. 콰...쾅……
무암봉의 한쪽이 터지면서 태백산 일대를 진동시키는 것이 아닌가?
한 시진 정도 지나자 먼지가 가라 앉았다.
아!
산의 중턱…… 약관의 젊은이가 나신인 채로 부서진 바위사이에 앉아 있었다.
어깨에 작은 용문신이 새겨져 있는 그의 전신에는 짙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 나는 살모사새끼! 이 무암봉.. 내게는 부모같은 이 무암봉을 깨야만 태어날 수 있는 저주의 씨앗…… 흐흐흐…… ”
미친 것일까?
그러기에는 사내에게서 풍기는 기도는 예사롭지 않았다.
“ 흐흐흐…… 18년이다…… 태어나 처음 밖에 나온 것일지도 모르지…… 흐흐흐…… ”
무슨 소리인가?
그렇다면 다른 마을 사람들조차 무암봉이라 부르는 이 신령이 담겼다는 거대한 암석덩어리의 이름을 어찌 그가 안단 말인가?
더구나 사람이 돌 속에 있었다니?
“ 이제 강자가 되리라…… 강자가…… ”
그의 얼굴은 피빛이 되어 하늘을 우러러 보았다.
“나를 이 속에 넣은 것이 부모이든 아니면 그 누구이든 내 손에 죽으리라. 이 무암봉 속에 넣어준 무림비서들을 터득하자마자 그것을 먹으면서 허기를 채워야했다. 크카카카…… ”
책만을 먹고 세상을 살아온 자..
그리고 온몸이 찢겨저 피가 흐르는 몸이 될 때까지 저 무암봉을 부셨다는 말인가?
“ 세상을 결코 용서치 않으리라…… 카카카카 ”
오직 절규만 퍼져올랐다.
그리고 그의 몸이 솟구쳐 올랐다.
@@심마니……
이들 중 가장 불행한 족들이 출암산 심마니들……
그들은 가장 천한 계층이었다.
다른 이유가 필요없었다.
국가가 그들을 그렇게 규정했다.
이 출암산에서 자라야하고 단 한 번도 이 곳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들이 캐낸 삼은 모두 황실의 수요였다.
대역죄인…… 국가 전복자…… 타국과의 전쟁노예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
그 외에 정권의 필요성에 따라 처절한 운명을 살아야 하는 존재들을 따로 유치시켜 놓은 곳이 이곳……
삼이 풍부하기도 했지만..
수요를 조절하는 덕에 이곳의 삼은 천하제일이었다.
이들은 반드시 이백년 이상의 산삼을 캐야 했다.
그렇지 않은 산삼은 반드시 도로 묻어야 했고……
타인이 어차피 가져갈 수없으므로..
이백년이 안되어 보이는 삼은 장부에 기록되어 관리에 들어갔다.
험준한 석산으로 이어진 하늘아래의 고지였다.
날마다 수 십명씩 죽어가는 사이에 이곳의 인심은 사납기 이를 대가 없었다.
일반 200년 이하의 산삼이라도 캐면 가족 모두가 풍족한 한달 간의 식량과 휴식을 가질 수 있었으나, 그렇지 않으면 그날그날 풀뿌리로 연명하기도 힘이 드는 이곳……
그래서 사망자의 절대다수는 동료에 의해 산삼을 다투다 죽은 이들이었다.
“ 마, 맞아…… 트, 틀림없는 삼이야…… 그것도 어, 엄청난…… ”
“ 그…… 그래 지난해 태풍에 무너진 이 절벽들 틈에 새로 생긴 동굴 안에 이런 해, 행운이…… 그것도 네 뿌리나…… 하, 하하…… ”
“ 그, 그래…… 틀림없이 삼백 년 이상되는 최상품이야…… 저 꽃들 좀 봐…… ”
두 소년이 얼이 나간 듯 네 송이의 화려한 꽃에 정신을 쏟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예외는 있는 법.
삼백 년 이상의 산삼을 두 뿌리이상 바치면 그 발견자와 가족들은 함께 이곳을 벗어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는 것이었다.
가장 귀하게 치는 특등품을 보호하기 위한 황실의 조치였다.
가장 드문 그 귀한 귀물들이 최대한 상부로 전해지도록 만들기위한 일종의 이곳 천것들과의 합의 비슷한 것이었다.
어려서 같은 달에 태어나 형제이상으로 친하다는 사극(邪極)과 무성(無成)……
그들에게 기회는 온 것이었다.
“ 응…… 이봐 사극(邪極)! 이 곳 좀 봐…… 우와 끝이 안보여…… ”
“ 정말…… 아마 지진처럼 갈라진 지옥의 입구인가봐…… 어떻게 저런 구멍이 밑으로 갈라져있을까? ”
작년의 대변혁이 있은 직후 그들이 있는 이 산악지대가 가장 커다란 변형이 있었고 그 붕괴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이곳 근처에 거주했던 거의 모든 사람이 몰살했으며,
시체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런 위험한 곳을 이 두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장점이자 단점인 젊음의 치기를 핑계삼아.. 배고픔을 견디지 못하고 이곳으로 모험을 한 것이었다.
“ 무슨 상관이야……! 자, 사극(邪極)…… 우리 어서 캐서 나가도록 하세 ”
“ 흠…… 후후…… 난 밖으로 나가면 무공을 배워 다시는 업신당하는 인생따위를 만들지 않을거야…… ”
주먹을 꼭 쥐면서 이를 악무는 사내!
그는 저토록 푸르른 하늘 아래 이처럼 비참한 생활을 벽하나 사이로 겪고있는 현실이 너무도 저주스러웠다.
이곳의 관리들의 착취는 당연히 정도를 넘어섰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는..
환경이 험난할 수록 그 처우가 더욱 많이 차이나게 되어 있었다.
세상사가 그러하듯이..
“ 그래…… 나도…… ”
둘은 열심히 산삼을 캐내었다.
사극(邪極)은 휘파람을 불어댔다.
그에 반해서 무성(無成)은 거의 조용히 삼에만 손질을 해대고 있었다
하나의 상처라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기에.. 그들은 손이 까지고 피가나는 것 따위는 개의치 않고 있었다.
묵묵히 삼을 캐던 무성(無成)은 갑자기 눈빛을 빛내었다.
“ 사극(邪極)…… 이, 이것 좀 보게……! 하하…… 아까 그 구멍 밑에 또 두 뿌리가 있지 않은가……! 이 이런 홍복이…… 하하하 ”
“ 뭣…… 정말인가…… 어디…… 어디에…… ”
사극은 너무도 놀랬다.
원래 일인당 삼백년생 삼 한 뿌리면 본인이.. 두 뿌리면 가족 모두가 함께 이 지옥을 벗어날 수 있었다.
가족의 숫자는 물론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곳을 벗어나기 위한 최소 조건일 뿐이고, 삼백년 삼 자체가 황실에서도 보기 힘들어 황상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귀한 물건이기에, 두 뿌리가 더 있다면은.. 얼마든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것이다.
그중 가장 적당한 용처는 물론 약질! 즉, 고위 관리에게 뇌물로 쓰는 것이다.
이곳의 고위 관리들은 적당량으로 조정을 만족하고는 그 귀한 물건으로 자신들의 뒤를 바주는 더 높은 관리들에게 아첨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까닭이었다.
“아악!”
서둘러 무성(無成)을 밀치고 구멍을 내려보던 사극(邪極)의 몸이 순간 휘청하다니만 그대로 밑으로 곤두박질 쳐졌다.
“ 무, 무성(無成)…… 네…… 네가…… ”
좁은 깊은 심연 속으로 친구의 모습이 메아리처럼 사라지자 무성(無成)은 비웃듯이 말했다.
“ 미안하이…… 친구……! 하지만 이 산삼 두 뿌리는 내가 천한 내 인생을 빠져나가 높은 세상에 서기 위해, 바로 무공을 배울 밑천으로 필요해……! 자네는 혼자이니 억울할 것도 없지 않겠나? ”
무성(無成)은 고개를 돌렸다.
친구가 떨어지는 소리따위는 들리지도 않았다.
바닥이 없는 암흑같았다.
“ 부모가 없는 우리가 모두 살기는 어렵고 난 내 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힘이 있어야 하네…… 잘 가게…… ”
그는 애써 친구가 떨어진 곳을 외면했다.
견물생심……
18년간의 우정의 종말……
그 덧없음이나..
사람이란 원래 험한 환경에서 모질게 구르면..
독해지기 마련이었다.
……
한없는 나락 속에 떨어지는 한 사나이의 마음은 더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깨물린 사극(邪極)의 입술사이로 피가 솟구쳤다.
그 덕에 추락하는 와중에도 간신히 정신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 무성(無成)……! 내가 먼저 이러고 싶었지만 처형이 될 것 같기에 참았거늘…… ! 네 자식이 그녀의 오빠만 아니었었던들……! 그런데 네, 네가 이럴 줄이야…… 빠드득…… ”
그는 무성(無成)의 여동생과 이미 약혼까지 한 처지였으며,
관리들에게서도 그 허락을 받았었다
물론 그 덕에 무성(無成)의 여동생 무화(無花)는 이 지역 관리총관에게 몸을 바쳐야 했었지만..
“ 내 이대로 죽는다만은 귀신이 되어서라도 네 앞길을 방해하고 말 것이다! 빠드득! ”
그는 쉴 사이 없이 저주를 해대면서 곧 다가올 거대한 바닥의 충격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냈다.
도대체 어디까지 빨려들어 떨어지는지 모르지만, 그는 마치 지옥까지 끌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하나 이제 곧 그의 몸은 바닥에 닿을 것이고..
그의 몸은 산산조각으로 터져 버릴 것이다.
“으드득! ”
공포가 더해질수록 그의 분노는 더욱 솟구쳐 올랐다.
콰아아!
촥!
풍덩……
꾸르르륵---
얼마인지 알 수 없는 깊이의 추락 끝에 느껴지는 것은 차가움이었다.
본능적으로 그는 그것이 물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심연의 존재!
그러나 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찼다.
또…… 떨어진 높이가 너무도 높았기에 그의 몸은 물에 의한 충격에 거의 오장이 뒤틀려 있었다.
다행히 물은 충분히 깊었고..
그가 거쳐온 험란한 인생의 굴곡 덕에 설마 물에 빠졌을 때 헤엄을 치던 멱질을 하건 어찌되었던 살아나는 법을 모를 리 없는 그는 젖먹던 힘을 다 내었다.
너무도 차거운 물의 냉기가 고통마저 지배하고 있었다.
“ 으드드득…… 주, 죽지 않는다…… ”
그가 발악하며 기슭으로 헤엄쳐 나왔다.
그가 일어서기 위하여 잡은 종유석……
순간 그것이 뽑혀지면서 그는 다시 물에 빠졌다.
얕은 쪽이었지만 힘이 탈진된 그는 그대로 물에 처박혔다.
그그그그긍……
쿠쿠쿠쿠쿠……
“ 무…… 무엇? 이…… 굴이 무너지는가…… ? ”
커다란 굉음 속에 연못의 물이 점차 사라지고 바닥에는 구멍이 있었다.
그 구멍은 위쪽으로 층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 저, 저곳은…… ? 자연상태가 아니다…… 누군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
그는 살기위해 허우적거리던 자신이 우연스레 뽑아낸 종유석이 갑작스러운 이 변화에 관련이 있음을 깨달았다.
종유석은 심하게 삭아 있어서 그의 손안에서 부서져 나갔었다.
“ 어, 어쩌면 밖으로 나가는 통로일 수도 있다……! 빠득! 사, 살아서 나가야 그 놈에게 복수할 수 있다…… ”
비정상적으로 차가운 물에 몸이 젖은 상태로 체온이 급강하하자 그는 이를 악물며 그 고통을 견뎌냈다.
그는 거의 기다시피 그 쪽으로 몸을 움직여 나갔다.
쿠.. 쿠쿠쿠---
그가 그 통로로 사라지자 서서히 동굴이 무너져 내리었다.
“ 우웃…… 이 이것은 무, 무엇이지? ”
그가 놀란 것은 조금 넓은 굴 안에 놓여진 침상과 여러 기구 때문은 아니었다.
어울리지 않게 존재하는 이러한 것들에 놀랄 만도 하건 만은 그의 신경은 온통 주위에 쏠려 있었다.
주변 벽에 그려진 기묘한 춘화들……
그리고 맨 앞쪽에 놓여진 한 권의 책……
낡아보이는 듯 하면서도 재질이 무엇인지 전혀 삭지 않은 그 책에서는 왠지 모르게 그를 끄는 힘을 느낀 것이었다.
그는 그 힘에 이끌린 듯 그 책을 집었다.
---연자여…… 이제 그대를 색마이세로 부른다…… 그대가 이곳에 든 순간 이미 그대는 이 운명을 거부할 수 없으리라…… 그대는 이곳에 존재하는 춘화음색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유일한 인간이 된 것이다.
--- 그것은 그대가 이 곳에 들어온 순간 잠시 느끼었던 안개가 그대의 몸으로 흡수되었고, 그 흡수된 색혼무의 효과 때문이다. 나의 육체가 산화되어 형성된 내 모든 것이 담긴 안개이지……
--- 흐흐…… 자네는 이곳에 오기전 그 어떤 바른생활의 사내였을 지언정, 이 순간부터는 내가 정한 운명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색혼무가 자네에게 흡수된 이상 자네의 음탕함은 그 본질 그대로 자네의 모든 다른 선택을 넘어서 들어날 터이니……
--- 이제 연자가 남자이기에 동정이든 아니든 생의 환락을 누릴 권리를 모두 갖추게 될 것이네……! 자네가 사내라는 것을 아는 것이 신기한가? 계집이 이 동굴에 들어선 순간…… 춘화들에 의해 음욕에 빠진 채 아마도 정혈이 고갈될 때까지 발광을 해대고는 죽을 것이네…… 이 글을 볼 여지가 없는 셈이지! 크크크... 절대의 경지에 오른 계집이 나오지 않는다면 말이지!
---흐흐…… 만약 연자가 혼자 들어오지 않았다면 처음 들어온 이가 그 행운을 가질 것이며…… 계집과 함께라면 그 숫자와 상관없이 지금 아주 재미있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네……
--- 혈육이든 아니든…… 지금쯤 음녀로 변해 걸떡대로 있을 터이니…… 살기 위해서는 자네만의 은총이 필요할 것이네…… 흐흐…… 알아서 하게……
--- 이제 자네의 힘을 높여 내 후계자로 부끄럽지 않게 내가 준비해둔 선물을 받게나……
--- 좌측에 감추어진 창고 안에는 자네가 지나온 연못의 냉기로 얼려진 나 색혼마 시대의 미녀들이 있다네……
--- 모두 내가 모은 순음지체의 여인들이지…… 각자에게 최면으로 나의 무공을 전해 놓았으니 즐기면서 차근차근 얻도록 하게…… 백명이 모든 여인을 취하면 탈태환골하여서 강호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네……
--- 강호로 나가거든 나 색혼마의 건재함을 다시금 보여주게……
--- 남자란…… 모든 계집의 왕이며…… 계집따위는 고작 노리개일 뿐이라네……
“ 후후훗…… 멋진 일이군…… 우하하하…… 내게도 이런 일이…… 정말 피가 끓어올라…… ”
--- 혹 자네를 능가하는 고수가 나타나거든 이곳으로 유인하여 끌어드리도록하게…… 그는 색에 미쳐서 자네의 손아래 놓이게 될 것이네……
--- 남자이든 여자이든…… 알아서 처리 할 수 있을 것이네……
-- 좋은 밤들 가지도록……
주나라 무왕 4년 색마혼 서
“ 우하하하…… 이거…… 무성(無成)에게 감사해야 할 지경이군…… 이 뒤는 모두 여기 기구의 사용방법과 용도로군…… ”
--- 섭혼종(소형, 대형)
내공을 조금 실어서 종을 울리면 신기한 사음이 울려 계집들을 최면상태로 만든다네…… 강호의 모든 여인은 무공고하를 막론하고 자네의 의지에 빠를 것이네…… 다만, 금강불괴나 철옥신체와 같은 무결지체에는 음이 접근 할 수 없으니…… 주의하게……
소형의 경우는 일정시간 계속 들려주어야 최면상태가 유지되네
--- 색마오대절기
나의 최대색술이 담긴 비전이네…… 상세한 내용은 계집들이 있는 방에 비치되어 있으면 그년들이 알아서 연마에 도움을 줄것이네
--- 마옥선
상대가 남자일 경우 이 부채로 부채에 담겨진 무공을 펼치면 그를 이 부채에 담긴 사술에 걸리게 하여 색의 늪에 빠뜨리네
---육대공 구슬
성기모양의 것으로 변신시킬 수 있으며 여자의 성세포를 자극시키는 기구이네…… 허나 정파도사들의 공격을 받아 도주하다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네. 숨겨진 색혼술의 비법이 있다하니 반드시 찾아서 연마하고 소유하게
--- 시간최혼술……
이것은 나도 거의 시전해보지 못한 것으로 죽은지 3일이 지나지 않은 계집의 몸을 다음 주술과 음액으로 단련시키는 동시에 겁간을 범하면 그 계집의 몸은 생시의 따스함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전설의 불사지체가 된다하네……
항상 자네 주위에 머무르며 일인만으로도 무적의 힘을 발휘하네만…… 일년이 지나면 한줌의 혈수로 녹아드네. 너무 많은 내공을 소비하므로 이 대법을 시전하여 한 계집을 만들어 낸 후에는 거의 삼일간 운신조차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네
“ 흐흐... 정말 믿어야 한단 말인가? 기가 막힌 것들이군…… ”
스으윽……
그가 책을 덮고는 좌측의 기관을 작동시키었다.
순간, 냉기가 확 끼치면서 작은 방이 들어났다.
오오……
경국지색의 미인들이 차례로 그 방에 서있는 것이 아닌가
딸랑…… 딸랑……
그가 섭혼종을 울리자 미녀들의 전신에서 열기가 피어오르면서 갑자기 냉기를 모두 씻어버리는 것이었다.
미녀들의 살결에 붉은 빛이 어리면서 아지랑이마냥 피어오르는 김은 마치 환상같았다.
반짝…… !
맨 앞의 여인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러나 봉목에는 초점이 보이지 않았다.
그 아름다운 눈동자에 초점이 맺히지 않자 그는 왠지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눈동자가 맺혀져 있지 않은 여인은 서서히 걸음을 옮겨서 그의 앞에 다가왔다.
“ 흐…… 흐으응…… 색마님의 제 일첩 요미이옵니다. 자, 흐으응…… 어서…… 저를…… 하아아…… ”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풍염해 보이는 젖가슴으로 손을 가져갔다.
뭉클하고 더할 나위 없이 보드라운 감촉이 그를 황홀한 지경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이렇듯 전율적인 미모와 촉감을 지니는 여인이 세상에 존재하리라고 그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 후…… 우…… 이리 보드랍다니…… 몇 백 년간 얼어붙은 몸이 아니라 방금 목욕을 나친 싱싱한 여체가 아닌가…… 웁…… ”
“ 우읍…… 아음…… 싫어요! 주인…… 님…… 하…… 으 응…… 어서…… 자! 제가 도와드릴께용…… 흐, 흐응…… 하아아…… ”
그녀의 손길이 그의 피를 자극시켜갔다.
두 알몸이 밀착되어지고 서로의 문들이 개방되었다.
“ 하…… 하앙…… 흐응…… 주 인님…… 더…… 더어 ”
몽롱한 백치안이 그의 얼굴을 핥으면서 그를 가속화 시켜갔다.
“ 으…… 으헉…… 이 이리 황홀하다니…… 흐…… 윽…… ”
“ 하…… 하응…… 주이님…… 더…… 더 강하게…… 흐으응…… 하아…… 하…… 아…… 흐응…… ”
그녀의 엉덩이의 율동은 처녀의 그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바닥의 앵혈은 그녀의 처녀막이 깨어졌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 아…… 흥…… 흐으으응…… 주인 님…… 더 더어…… ”
“ 으…… 하…… 헉헉…… ”
그가 견디지 못하고 절정을 넘겨 폭발하려고 하자, 밑에 깔린 여인은 즉시 그 낌새를 알아채고는 즉시 몸을 일으켜 그를 돌이켜 눕히고는 자신이 기마하듯 그의 몸 위로 올라탔다.
“존귀하신 분! 천녀따위에게 아직 주인님의 은총을 주셔서는 아니되옵니다. ”
“ 저, 저로부터 제 10첩까지 주인님의 공력을 증진시킬 것이옵니다…… ”
“ 대법중 그 단계마다 보양체들이 정해져있어 모두 주인님의 공력을 위해 바칠 것이오니…… 기쁘게 받아주옵소서…… ”
“ 자…… 저를 받으세요…… 하, 하응…… 하아…… ”
그녀의 표정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환희의 표정뿐이었다.
최면 속에 자신의 이지와 감각을 모두 홀린 것이었다.
“ 흐…… .흐응…… 하, 아아…… 하으응…… ”
“ 우음…… 허헉…… 아…… ”
츠츠츠츳……
그녀의 내부의 순음지기와 더불어 그녀는 상당한 내공을 지닌 고수인 듯 막강한 양의 내공이 그의 몸안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리고…… 서서히 그녀의 몸은 가루가 되는 듯 하더니 이내 흩날려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스르르르……
“ 허, 허헉…… 여인은 어디로 간거지…… 모, 몸이 불타는 것 같다…… 거, 거대한 힘이 몸 안에서 용솟음친다…… 헉헉…… ”
어느 사이 그는 자신이 그토록 고통스러워했던 추락으로 인한 몸의 상처들이 사라져있음을 깨달았다.
그건 가루로 사라진 그녀가 함께 가지고 가버린 듯한 느낌이었으니..
그렇게 십 여명의 여인들이 가고는……
스르르르……
“ 천녀는 제 십이첩 미요라고 하옵니다. 주인님은 여인들을 다루실 육체유혹술을 터득하실 것이옵니다. ”
새로운 여인은 그에게 다가서는 자신의 육봉우리를 디밀었다.
“ 여인의 가슴에는 서른 여섯 개의 성혈이 존재하옵니다. ”
“ 그곳을 일정한 규칙에 의해 자극하면 겉으로는 마구잡이로 여인을 유린하는 듯 하더라고 여인은 성세포가 자극되어 쾌락을 감지하게되며…… 결코 남성을 거부하지 못하게 됩니다.”
“ 자 이제 시작하세요…… 제가 유도하는데로…… ”
“ 흐흐…… 보드라운 유방이야…… 후후…… 그러니까 먼저 손이 가리키는 이곳부터 그리고 여기를…… ”
“ 흐으윽…… 그, 그렇습니다. 계, 계속…… 아, 아니…… 하흑…… 천, 천천히…… 반대쪽부터…… 급하면 여인은 경계를 하게되옵니다…… 흐윽…… ”
“ 네…… 흑…… 아, 아니…… 먼저 압박하시고…… 흐응…… 비, 비트시고…… 아흑…… ”
그의 손길이 그녀의 지시에 따라 바쁘게 그녀의 나체 위를 뛰어 다녔다.
그녀의 성감각 세포는 모두 자극되어 그의 손길 하나하나에 길길이 뛰고 있었다.
끝으로 그녀도 흥분된 몸으로 그에게 정혈을 바치고는 육체가 먼지가 되어 흩날렸다.
“ 제 십팔첩 사요라 하옵니다…… 주인님은 혀로서 여인을 정복하셔야 하옵니다. ”
“ 제 이십 구첩 구요라 하옵니다…… 주인님께서는 입술을 가지고 여인의 방심을 흔드셔야 하옵니다…… ”
“아아…… 먼저 귀를…… 그리고 목덜미를…… .아음…… 부드럽게…… 더…… 살살, 흥…… 흐응…… 다 다음…… 겨드랑이와…… 하응…… 흐응…… 팔을 흥…… 가, 가슴…… 아아 급하시면 안되옵니다…… 그리고 배…… 아흐흑…… 배꼽…… 흐으으…… 미, 밑으로 허, 허벅지…… 간지르듯…… 하악…… 하아…… 그렇게 감질나게…… 하으으윽…… 여인이 먼저 달려들도록…… 충분히 달구어놓아야…… 흐윽…… ”
@@
“ 허…… 헉헉…… 더 빨리 가야한다. 조금만 더가면 신비림의 관할 지역이다. 그곳이라면 추적을 따돌릴 여유가 생길 것이야... ”
십여 명의 남녀가 급히 경공술을 쓰면서 북부무림과 남부무림의 중간 완충지역인 신비림의 방향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 흐흑…… 천요성! 듣도 보지 못했던 신흥 세력 따위에게 한달조차 채 견디지 못하고 몰살에 가까운 패배를 당하다니! 크흐흑! 감히 우리 북극대정을…… 결코 용서하지 않으리라…… 내 육신이 뼈가 되어도 내 어찌 이 원한을 잊을 수 있단 말인가? ”
고귀한 용모의 호위를 받는 한 여인의 입에서 피가 흘렀다.
어려 보이는 나이에 특이한 고급스런 복장을 하여 다른 사람에비해 한눈에 눈에 띄는 모습이었다.
그녀를 호위하는 세 명의 다른 아리따운 여인들도 피눈물을 삼키는 듯 했다.
악다문 입술사이로 한줄기 선혈마저 흐르고 있는 여인도 있었다.
여인들은 하나같이 눈물자국이 눈가에 가득했다.
그것은 저주와 통한의 눈물이었다.
자신의 평생의 터전이 짙밟히는 것을 보고도 도망쳐야만 하는 통한!
그리고 자신의 부모들마저 무참히 당하고 죽어버린 한 낮밤의 만행에 대한 저주!
하나,
그녀들의 원한어린 분노의 다짐과 닥쳐올 현실은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 흐흐흐…… 글세…… 너희들에게 그런 힘이 있다면 그렇게 되겠지…… 하지만 죽은 자가 기억할 수 있어 무엇하나? 안그래 아우? ”
그냥 듣기에도 귀에 거슬리는 쉰 늙은 목소리였다.
“ 크크…… 물론 입죠…… 형님! 그나저나 천요십화들이 조금 전 부실했다고 난리들을 치더니만, 고년들이 오늘 운이 좋네요! 과연…… 저놈들 양기는 좀 나아 보이죠? ”
어디선간 들리는 지도 모르는 음산한 목소리들……
중인들은 흠칫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그들은 훈련을 잘 받은 무사들인양 즉시 방어의 진을 펴면서 사방을 경계하고 있었다.
상대가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곳을 즉시 떠남이 옳은 대처방안이었다.
그들도 그것을 잘 알기에 사방을 경계하면서 한쪽으로 몸을 날려 그 자리를 피하려고 하였다.
하나,. 이미 어떤 무형 강기가 압박해 들어오는 상황에서 그들은 감히 경거망동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이미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었다.
순간,
파파파팍……
땅속에서, 그리고 나무 뒤에서 유령처럼 나타나는 십이인……
노인 두 명과 십 인의 여인들이었다.
“ 흐흐윽…… 천요쌍귀(天妖雙鬼)들……! 그리고 거기에 천요십화…… ”
“ 이, 이리 빠르다니…… 그러면 북극이십사살중 십 이명이 고작 일각도 버티지 못했다는 말인가? ”
침통한 외침……
“ 희망사항이겠지…… 흐흐…… 일각을 버티기는 그놈들 하체가 너무 부실하더군…… ”
“ 호호호…… 겉만 그럴 듯 했지 형편없었어요…… 사내라고 달고다니기만 했지…… 입맛만 버렸어요…… ”
“ 호호…… 한데 언니 저놈들은 그중 좀 나아보이지 않아요? ”
다른 어린 모습의 여인이 입맛을 다시면서 사내들을 게걸스레 쳐다보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음식을 바라보는 배고픈 이의 시선이었다.
“ 흐흐흐…… 형님…… 저 계집들도 아주 풍성해 보이는뎁쇼…… ”
“ 그렇군…… 정말 파릇파릇 한 것이 아주 구미가 당기는데…… 좋아…… 성주께서는 모두 죽여도 좋다고 하셨으니…… ”
그의 신호가 떨어지자 십이인의 남녀가 동시에 먹이를 향해 덥쳤다.
십 인의 여인들은 십 이 인의 북극십이살에게……
두 명의 노귀들은 그대로 네 명의 여인들에게
“ 이익…… 천하의 요물들…… 죽어랏! ”
조금 무공이 고강한 듯 해보이는 그들을 이끌던 사내 둘이서 달려들어오는 여인들에게 살수를 전개했다.
“ 까르르…… 짝이 안맞으니…… 두 놈은 죽어주겠다 이 말이구나 …… ”
파팡…… !
퍼억…… !
중년 여인의 교수에서 하얀 강기가 두 남자의 전신을 휘감더니 그대로 두명의 몸은 공중에서 한줄기 피떡으로 터져 나갔다.
미처 저항조차 해보지 못할 정도로 현격한 공력의 차이였다.
“ 흐응…… 언니도…… 난 세 놈까지 처리할 수 있단 말이야…… 왜 짝이 안맞는다는 거야? 쓰...”
가장 어려보이는 여인이 손을 쓴 중년여인이게 눈을 흘겼다.
그러자 중년여인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 깔깔…… 그렇구나…… 우리 욕심쟁이 막내를 깜빡했네……! 대신 내 몫으로 떨어진 놈을 네게 반쯤 빌려주마! 까르르…… ”
그녀들의 음소는 더 이상 살아남은 이들에게 들리지 않았다.
“ 으…… 으으…… 이, 인간이 아니다…… ”
나머지 십 인의 남자들은 감히 대항할 생각조차 못하고는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척…… 처억……
찌이이익……
찌익……
여인들은 달려들면서 놀랍게도 일사불란하게 스스로의 가슴을 풀어헤치거나 찢어버렸다.
출렁…… 출렁……
“ 아이…… 도련님…… 어서…… 이리로 오세요…… 어서…… ”
“ 하아…… 왜 내 몸이 이리 뜨겁지…… 아아…… ”
“ 흐응…… 내 가슴에 이게 뭐지…… 아이…… 부드러워…… ”
여인들이 사내들에게 각자 유혹을 걸어오고 있었다.
여인들과 사내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러한 유혹의 끈적함은 사내들 피부 하나하나로 체험되고 있었다.
“ 이…… 가슴이 진탕된다…… 이익…… 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
“ 나…… 나는 무사다…… 칼에 죽고 싶다…… ”
몇 사내들이 버럭 외치면서 손을 쳐들어 스스로의 천령개로 내리쳐갔다.
“ 하…… 아아…… 서방…… 니이임…… 이, 이것좀…… 하응…… ”
“ 아하…… 뜨…… 뜨거워…… ”
그러자 그녀들의 음성이 다급히 야릇한 어조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그녀들의 몸은 하늘하늘 춤을 추듯 흐느적거렸다.
그 사이에도 그녀들의 몸은 점차로 사내들의 코앞으로 접근되어왔다.
“ 하…… 응…… 아응…… ”
“아…… 나, 미칠 것만 같아요!”
갑자기 주위 환경 모두가 색정의 기운으로 넘쳐흐르고 있었다.
자신의 머리를 내리쳐가던 사내들!
그들의 손이 순간 멈칫 하더니…… 그것으로 바로 자신의 눈앞에 바로 다가서온 각각의 여인들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쳐들은 손은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굳어있거나 흘러내려 축 늘어지고 있었고, 그들의 눈빛이 점차 게슴츠레해졌다.
그와 맞추어 다른 여인들의 음란한 행위가 더욱 가속화 되어갔다.
“ 하…… 아…… 도련님…… 어서…… 어서…… 저 좀…… ”
“ 아흥…… 요것 좀…… 만져보세요…… 아하아…… ”
“ 하응…… 서방님…… 저, 저 좀 어서…… ”
“ 하응……! 저 왜이러죠……? 아흥 ! 나 몰라…… 아음…… ”
여인들의 교태로운 신음소리에 동공에 초점이 사라지는 사내들은 이제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거의 몸이 닿을 듯 가까이 다가온 그녀들에게 달려들었다.
사내들의 눈빛은 음욕으로 번들거렸으며 표정들과 눈동자들은 하나같이 몽롱하였다.
“ 아아…… 북극이십사살들이…… 절망이다…… ”
이미 마혈을 천요쌍귀(天妖雙鬼)들에게 제압당한 네 명의 여인이 애처롭게 흐느꼈다.
혈맥을 끊어 자살하고 싶었으나 주도면밀한 두 노괴는 이미 아혈까지 제압한 상태였다.
마혈과 아혈이 제압된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입안에 감추어놓은 독약을 깨물고 죽는 것이었다.
아혈은 비록 제압당하였지만 그 독약성분은 혀를 사용하여서도 복용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제 최후의 선택을 해야하는 시기였다
한데……
츠으으읏……
츠츠츠츠츠
예상치 못하게 천요쌍귀(天妖雙鬼)들 두 노괴의 두 눈들에서 분홍빛 안광이 번져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녀들은 서로에게 죽음을 다짐하면서 눈짓을 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미리 대비하고 있었음에도 그녀들은 두 노괴의 안광에 불현 듯 접하게 되었다.
한데……
비장한 각오로 서로의 죽음을 결의하던 네 명의 여인들이 그 빛에 접하자 놀라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볼이 발갛게 점차 달아올라가는 것이 눈에도 역력하게 변하면서 표정조차 뭔가 몽롱하게 변해갔다.
네 명 모두가 점차 입을 벌리면서 멍한 표정으로 각각 두 노괴들의 눈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 흐흐…… 이것이 사 백년 전 실종된 천요마인의 비전절기인 천요섭혼안(天妖攝魂眼)이란다…… ”
한 노괴는 그녀들의 시선이 자신들의 눈에 완전히 고정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만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제대로 섭혼술이 그녀들에게 시전된 것이었다.
그 소녀들은 그 섭혼술을 감당할만한 능력이 전혀 되지 못했다.
물론, 그건 그 노귀들이 무림에서 그 상대가 되는 존재를 지금껏 거의 보지 못한 경험과 일치했다.
“ 크크크…… 자 아이들아…… 너희들 중에서 누가 북극대정이 공주자매년들이냐…… ? ”
“ 으음…… 아, 안돼!”
“ 아아…… ”
그녀들 중 나이가 많은 두 여인이 고개를 흔들면서 혼란스러움에서 벗어나려했다.
그만큼 중요한 질문이 그녀들의 뇌리를 흔들고 있는 것이었다.
섬찟 놀란 표정을 지은 두 노괴는 공력을 끌어올려 안광을 더욱 짙게 흩뿌렸다.
이에 네 명의 여인들은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더욱 눈동자가 흐릿해져갔다.
“ 저항은 고통! 저항을 풀며 바로 편안함과 안락함이 몸을 감싸거늘, 그렇지.. 그렇지.. 그렇게 긴장을 풀고 저항을 놓는 것이다! ”
악다문 한 두 여인의 입술이 힘없이 약간 벌어지면서 몽롱한 표정으로 변해갔다.
“ 그래그래, 흐흐…… 나는 너희의 주인……! 너희들의 기분을 좋게해주는 본 주인들에게 거짓은 없다…… ”
여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 흣! 이제 완전히 걸렸군! 꽤 애먹이는 계집들이군! ’
한 명의 노괴가 더욱 음유한 눈빛을 유지시킨 상태로, 다른 노괴는 그녀들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 흐흐…… 말하라…… 너희들 영혼의 주로서 묻노니…… ”
“ 하…… 아……! 고, 공주님들은…… 북극성의 비밀암실에 은거…… 저희는 교각탈선의 수법을…… 아하아! ”
가장 어린 듯한 소녀의 입에서 단내나는 호흡과 함께 대답이 흘러나왔다.
“ 뭣이…… 그럼 너희는 누구냐? ”
그들이 바라던 대답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이 순간의 당황스러움도 그들의 몫이었다.
“ 하아…… 저희는 공주님들의 친 호위 무사들…… 북극 사군자…… 입니다…… ”
비밀이 깨어지자 다른 여인의 입에서도 상대가 원하는 질문의 대답이 가쁜 호흡과 함께 술술 흘러나왔다.
일단 지켜야할 벽이 허물어지자 그녀들의 의지는 더욱 두 노괴들의 사악한 술수 앞에 신기루마냥 사라져갔다.
자신들이 끝까지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비밀이 그대로 부서져버리자, 그녀들은 그대로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의지를 상실해버리고 있었다.
그것이 다가 아니었다.
“ 하아 하아... ”
모든 비밀을 이제는 서로 경쟁하듯이 토설하는 그녀들의 눈에서는 이젠 동공마저 완전 사라져가는 듯한 모습이었고, 표정마저 점차 게슴츠레한 상태를 넘어서 이제는 알 수 없는 요기로움마저 흐르고 있었다.
몇가지 질문이 더해지고 그녀들은 이제는 밝은 표정까지 띄우면서 순순히 모든 것을 경쟁적으로 털어놓았다.
묻지 않은 것들까지 상세한 설명을 가하면서!
섭혼의 기운이 그녀들의 의지를 충분할 정도로 제압해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제는 즐길 시간들이었다.
새로운 요리감은 늘 신선한 맛을 주지 않던가?
“ 흐흐흐…… 너희 두 년…… 이리로 오너라…… 나 천요북귀에게 …… ”
“ 하아…… 네에…… 주인님…… ”
“ 알겠습니다…… 지금…… 가요…… ”
두 여인이 몽롱한 표정으로 남자를 따라 옆 숲 속으로 들어갔다.
“ 흐흐…… 형님…… 음기까지 모두 흡수해서 죽이지는 마시고, 선천음기들이 훌륭한 계집들이니 데리고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 크크…… 알겠네! 물론…… 이 계집년들은 앞으로 할 일이 지금보다 많을걸세……! 아우님이나 너무 쭉 빼먹지 말게나! 일단은 즐기기만 해도 좋을테니! ”
한 사내가 사라지자 천요南鬼는 남아진 여인들을 쳐다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