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ison 02화. 클럽… 그 이상의 세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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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사준다더니… 결국 외식이네.
비자금은 두둑히 챙겨 왔찌…? 호호… "
" 내가 비자금이 어딨냐… "
" 난, 그거 털려고… 이렇게 꾸미고 나왔는데 ?
오빠, 나 오늘 스타일 어때… 이뻐 ? 응 ? "
차로 갈 수 있는 거리를, 먼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켜야 했다.
인도를 따라 걸으면서…
어떻게 실토 해야 할지, 재욱은 고민에 빠졌다.
지발로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잔뜩 들떠서 애교까지 부리는 아내.
어떡해야 설득해야하나… 하는 걱정과…
성급한 행동으로 순진한 아내를 망치는 것은 아닌가하는 부담감.
" 뭐해! 어제, 나, 이 옷 입고 출근했잖아.
수업끝나고 나가는데, 어떤일이 있었는지 아러? 호호… "
" 먼 일이, 있었겠어?
왜? 또 어떤 바보가 작업들어 왔어? "
" 흥… ! 말 짜르지마 !
학부사무실에 새로 온 직원이 글쎄, 학교 홍보자료로 쓸 표지모델 구한다고…
나보고 어느학과 학생이냐고 묻드라구. 호호…
그 사람, 처음 볼 때부터, 눈 빛이 좀 수상했어. 알아… ? "
골몰하던 재욱의 눈길이 아내의 옷이 아닌, 몸맵시를 살피게 된다.
가슴선 위쪽까지 깊이 패인 정장상의는 상체 볼륨을 강조한 듯한 인상과…
걸을 때마다, 무릎 위 아래로 보폭만큼 하늘하늘 날리는 짙은 보랏 빛 스커트 자락.
잘록한 힙과 허리선에서 풍기는 성적 매력.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돌아 볼 만한 뽀오얀 다리 곡선…
여름철이 한창인데다가…
더워진 기온만큼 맨살을 들어내는 노출 부위가 많아지는 것은 인지상정…
그런데…
평소에 그냥 넘길 수 있는 아내의 치마단이, 지금은 참… 짧다는 인상이 들었다.
오늘따라, 그 노출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가소로운 듯 피식… 웃어 버린다.
" 글쎄. 그 사람. 잘못 짚으셨네.
그 사람 눈이 사시지 ?
정상이 아니고서야, 아줌마를 학생으로 볼리가 있나. 쿠쿡… "
" 머어~ 사시? 아줌마?
그래두, 우리과… 조교가 데쉬한 것보다야 백번 낫지? 호호호… "
" 뭐야. 우리… ?
그 자식, 아직 학교 나와 ? "
결혼 전…
아내에게 문자메시지 수십개로 노골적인 연애편지를 보냈던 놈이 생각이 났다.
좀 그럴 듯하게 썼으면 흥미라도 가지고 좀 지켜보겠건만…
얄팍한 수법으로 순진한 유부녀를 꼬시려는 단순, 저질의 그런 내용이었다.
아내가 어려 보여서 그 정도로 우습게 보였나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러니… 마흔이 다되가도록 장가도 못들지… 하고 덮어두려던 사건이었다.
무엇보다, 자꾸 건들여 봤자 영악한 아내의 말장난에 심신을 긁힐까바 참았던 이유도 있었다.
“ 그으럼~ 나오징.
그 만한 일로 박사과정 준비하는 사람이 학교를 때려칠라구.
요즘도 나보면, 음흉한 눈으로 몰래 훔쳐보는거 모르지 ? 호호… "
" 뭐야? 그래서…? "
" 뭐, 그래서는… 어제는 집까지 태워 준다는거…
싫다구 전철타고 왔는데. 말하지 말걸 그랬나. 히히… "
………………………………………………………….
이럴 땐… 정말 한대 쥐어 박고 싶을 정도로 소심해 진다.
" 호호… 오빠 질투하는 거야…? "
토끼눈을 하고 눈을 맞춰대는 통에, 이러다… 여우에게 말려들 것 같았다.
어쩔수 없이… 애교로 덮어 버릴 수 밖에 없었다.
" 으유… 요걸… "
" 호호호… 소심한거 아니까, 너무 신경쓰지마…
그거보단… 나 이쁘냐구… 물었으면 대답을 해야 할꺼 아냐… "
" 이뻐 !
선녀가 하강해서 나무꾼… 아니, 왕자님덕에 공주됐다. 됐찌? "
" 아니, 평강공주와 바보왕자루 해. 호호호… "
" 오오라… 길이가, 백오십팔짜리 공주두 있었어? "
재욱이 슬쩍… 눈치를 보다가 입을 다문다.
생각없어 보이는 아내지만, 치명적인 콤플렉스가 있다면, 한가지…
바로, 한없이 작아 보인다는 키였다.
늘씬한 체형에, 키만 조금 더 컸으면 모델했을 거라구 우기는 민희.
대한민국 여자로서 평범한 신장이지만, 그래서 재욱은 아내가 더 없이 사랑스럽다.
언젠가 전자체형 측정기에 선 그녀를 훔쳐보다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158의 신장… 하지만, 아내는 그렇게 작아 보이지 않는다.
하이힐을 신고 정장차림으로 데이트 약속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언제나 욕심이 났었다.
그렇다고…
본인 신장 사이즈를 백육십이라구 우겨대는건 무슨 심리인지 알 수가 없다.
" 오빤, 내 키에 만족 안되나본데, 오늘 부터라도 각방 쓸까 ? "
" 이쁜 공주님, 진짜 야비하게 긁네. "
" 호호호… 어유, 우리 서방님. 긁혔어어…?
진짜 긁히면 궁물두 없는 줄 아러… 호홋…
근데, 멀었어 ? 나…덥구, 다리 아프단 말이야. "
갑자기…
죄진 사람처럼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에 휩싸여야했다.
" 응? 으응… 여기, 이리로 가면 돼. "
말하는 사이에, 건물 입구까지 와 버렸다.
겉으로는 느긋하게 앞서 걸어 들어가면서…
바지 주머니속에서 출입카드를 쥐고 있는 손이 땀에 젖어 축축했다.
" 여기루 걸어 내려가면 돼… "
" 응… "
침침한 계단과 몇 번의 코너를 돌아…
결국… Bar로 통하는 첫 번째 입구에 오고야 말았다.
" 뭐야. 여기, 어두운데 뭐가 있어…? 가정집 아니야 ? "
민희가…
간판하나 없는 계단을 내려다보며, 잘 못 온 것 아니냐는 표정으로 인상쓴다.
" 민희야… "
" 응 ? "
" 그저께, 오빠랑 약속한거 있지 ? "
장난기 다분했던 표정을 거두고, 잠시 뜸을 들였다가…
재욱이, 어울리지 않게 진지한 표정으로 아내에게 눈을 맞춘다.
" 뭐, 또… ? "
" 민희, 오빠가 하자는 대로 하기루 했찌… ?
우리, 밤에 하던, 메이킹…무드. 경험해 보고 싶다고 했잖아. "
이젠… 눈도 마주보지도 못하고…
스커트 아래 쪽 아내의 가지런히 모인 다리를 내려 보면서…
더듬더듬 어렵게 말을 이어나가는 목소리마저 떨리고 있다.
" 뭐야, 뜸금없이… "
……………………………………………………….
메이킹이란 말에, 무드란 말에…
그리고, 지하 3층 깊숙한 곳까지 도착해서야…
요 며칠 동안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던 남편, 재욱을 의뭉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러다… 묵묵부답인 재욱의 태도에, 조금씩… 하얗게 질린 얼굴이 싸늘해진다.
" 음… 정말이야 ? ……………………
……………………………………………
여기, 그런데야… ? 농담이지… ? "
그제서야,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굳었던 안색을 풀고, 억지 웃음을 지어 보인다.
" 응. 믿을 만한 곳이야. 비밀도 절대 보장되고.
꼭 한번 찾아온다고 말해 뒀어.
그냥. 구경만하고. 우린 그냥…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거야. 응? 민희야. "
역시나…
거절당할 것을 예감한 재욱은 벌써부터 목이 메였다.
" 야…! 송재욱 !
싫어! 오빠 미쳤어? 설마… 다 말했어?
그러다 알아 보는 사람이라두 만나면? 아니, 나 수업나가잖아… "
…………………………………………………………….
" 기자라는 인간이 정말…
그 정도 상식도 없어 ? 나, 안 갈래 ! "
설마설마 하던 의심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고났을 때의 황당함.
믿었던 남편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하는 배신감으로…
민희가 차갑게 쏘아붙이고 돌아선다.
" 민희야. 여기선 니가 그냥…
평범하게 구경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어.
왜… 우리 궁금했잖아. 그러니까, 괜찮아… 응 ? "
" 싫어 ! 괜찮은 게, 이거야 ?
오빠 제 정신이야 ? 기자 맞아 ? "
마치 언젠가 닥칠 상황을 예감이라도 한 듯…
새내기 강사답게, 교과서식 이치로 살아온 민희가, 당차게 버틴다.
" 민희야… ! ”
………………………………………………………….
말문이 막혀서, 도대체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게 아닌데… 하는 답답함에 속이 탔다.
그리고… 이번에도 원인을 알수 없는 현기증이 밀려왔다.
계단 위쪽에서 끈적한 여름 바람이 불어왔다.
본능적으로… 숨을 참았다가, 몸안 깊은 곳까지 빨아 들인다.
침침한 공간에 검은 솜털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서서히 호홉을 가다듬다자, 하얀 섬광이 번쩍…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알 수 없는 힘이 끓어 올랐다.
…………………………………………………………….
좀 전까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터무니 없게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 맞아, 오빠 기자야 !
그래서 알게됐어 ! 그래서 얼마만큼 믿을 만한지도 알어.
너한테 내가, 이 정도밖에 안돼 ?
그냥 구경만 하자는데, 이렇게 까지해야 돼? 뭐… 이런게 다있어 ! "
……………………………………………………… !!
결혼해서 난생 처음, 무섭게 쏘아붙이는 하늘같은 남편.
그 기세에 눌려서… 기가막힌 얼굴로 쏘아보다가 갑자기 할 말을 잃었다.
" 오빠아…
그래도 그렇지, 도대체… "
뭔가, 따져들 기세로 입을 열다가…
새삼… 증오에 가까운 재욱의 낮빛을 다시 확인하고, 얼굴을 돌려 버린다.
……………………………………………………….
지루하리만치 어색한 침묵과 초조함.
한여름인데도, 재욱의 표정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냉기가 느껴지면서, 기가 죽었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결혼해서 처음,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재욱…
두려움과 걱정 섞인 얼굴로 멍하니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철없는 남편앞에서…
정신을 놓은 아이처럼 멍한 민희의 얼굴… 그 섬세한 표정변화 하나 하나…
날카로운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는 재욱에게…
어떤 결정적인 빈틈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해 볼 겨를도 없었다.
" 민희야, 니가 이렇게까지…
히스테릭하게 나올 정도냐구 ? 내가 민희믿고…
여기까지왔는데… 우리, 서로 사랑하면 자격되잖아. "
………………………………………………………….
잠시 어색한 침묵속에서…
좀전은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했다는 미안함과 혹여 승낙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재욱이 민희를 달랜다.
" 우리 이런데 안가도 잘 지내잖아, 응 ? 자기야. "
한풀 꺾인 표정으로…
어떻게든 설득하려고 하지만, 재욱의 기세에 많이… 눌린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 그래. 그러니까…
우리같이 평범하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만 갈 수 있는거야.
그러니까, 그냥… 우리는, 어떤 곳인가 구경만 하구…
잠깐 얼굴만 내밀고 오는거야. 응 ? 민희야… 응? 넌, 나 믿어. "
문득, 클럽에서 말하는 평가라는 일정이 떠올랐지만, 그 사실을 은폐하듯…
의식적으로 지워 버리면서, 그저 실제 미모를 보는 것이겠지 하는 정도로 덮어 버렸다.
" 정말… 나까지 꼭 가야 돼 ? "
자신의 눈높이 만큼은 만만하다고 생각했던 재욱.
이젠… 민희도 그의 고집을 꺾을 자신이 없어졌다.
갑자기 억울하고 서러운 감정이 복받쳐 오르면서… 맥 없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 그래… 우리처럼,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면 돼. ”
방향감을 상실한 아이처럼… 강압에 못이기면 가겠다는 아내.
침침했던 어둠속을 밝히는 실낟같은 태양 빛처럼…
드디어 민희가 승낙의 기미가 보이자, 자신감으로 가슴까지 벅차올랐다.
좀 전까지…
어떻게 그런 말도 안되는 궤변이 술술 나왔는지…
그제서야 긴장이 조금씩… 풀어 지는 것 같았다.
" 오빠… "
방금전까지 완강하게 버티던 민희가… 울상을 지으며 서럽게 품에 안겼다.
사슴처럼 큰 눈망울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맺힌 애처로운 모습에…
재욱도 미안한 생각에 아내의 등을 다독인다.
" 그래… 미안해. 그냥, 구경만 하는거야.
언젠가 한번은 가보고 싶었잖아. 내가 있으니까, 걱정마. 응…? "
" 으응… 이상한데면, 나오기다. "
" 걱정마. 잠깐만, 여기… 카드로 들어 가거든. "
막 꺼내든 출입카드를 금속의 홈에 끼워넣고 살짝 긁어 내리자,
찰칵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문이 살짝 열린다.
이젠, 재욱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다른 세상으로의 첫 걸음을 내딛는 짜릿한 흥분과 기대…
게다가, 아내로부터 어렵게 받아낸 허락…
비로소 현실화된 수컷의 본성이, 재욱의 이성을 흩트려 놓고 있었다.
아내의 몸을 담보로, 위험한 모험을 하고있다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고려 해 볼 여유도 없어 보였다.
" 오빠, 천천히 가. 어둡잖아. "
이미 여러번 출입을 통해…
계단과 좁은 통로에 익숙한 재욱의 걸음을 쫓아서, 어둠속을 두리번거린다.
그런 두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을 쫓는 카메라…
그리고 작은 속삭임도 엿들을 수 있는 고증폭 마이크의 존재도 모른 체…
두 개의 그림자가 클럽으로 통하는 첫 번째 관문인 BAR로 향하고 있다.
" 도착했습니다. "
" 크으… 서두도 길구만. 기자에 교수라고 ? "
" 예, 임원님도 앞전에 한번 보셨습니다. "
" 으음. 그래 ? 어디, 자세히 좀 보지. "
" 예. "
클럽전체를 중계하는 지하 2층의 중앙관리 시스템실….
지시 받은 사내가 몇 개의 버튼을 누르자,
천장에 설비된 장치에서 밝은 빛 입자를 전면의 벽에 비춘다.
벽면 전체가 거대한 평면 브라운관의 역할을 하면서…
스캔된 여성의 사진이 뿌엿게 나타나더니, 차츰 고화질의 영상을 만들어간다.
사진의 주인공…
화사한 봄 정장을 입고 캠퍼스 정원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여성… 민희였다.
유심히 지켜 보던 클럽의 임원급 사내의 눈매에 힘이 들어간다.
" 호오… 이거, 반반한데 ? 몇살이라고 ? "
" 스물 여섯입니다. 결혼 1년차도 안됬습니다. "
" 그으래… ? 좋은건 알아가지고, 빨리도 눈을 떴구만.
요즘 인텔리들은 달라도 뭐가 다르단 말이야.
사업하는 일반 회원들하고 차원이 틀려… 안 그런가 ? "
" 하하… 예, 그렇습니다.
기다리는 다른 회원들도 기대가 큽니다.
그런데 말씀드리기 뭣하지만… 전업주부로 가입한 걸로 되어있습니다. "
" 에이… 뭐 그정도 가지고…
우리도, 우리식대로 적당히 교육시키면 되는거구. 다 그런거지.
안 그래에 ? 허허헛… 헌데… 이번 신규 담당이 누구더라. "
" 예. 정성욱씨 입니다. "
" 둘 다…? 그 놈이 맡아…? "
" 예, 박소장이 근래 좀 바쁜 상황이라… "
" 그, 교수 아가씨 말이야. 좀 철부지 같던데.
박소장한테 맡겨 보지 그래 ?
고것 보통내기가 아닌거 같으니 말이야. 크큿… "
" 예. 알겠습니다. 단단히 일러 두겠습니다. 그럼…. "
드디어 Bar로 통하는 유리 문이 열리자, 시원한 실내공기와 함께…
기다렸다는 듯, 정장 차림의 신사가 정중한 인사와 함께 재욱부부를 맞는다.
" 어서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송재욱 회원님의 담당을 맡은 미스터 정, 이라고 합니다. "
" 아, 예…
초면에 이렇게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송재욱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제 안사람입니다. "
" 예, 반갑습니다. 역시, 미인이십니다. "
" 아, 안녕하세요. "
이곳이 어떤 곳인지 잘 아는 상황에서…
민희는 이런 비즈니스식 인사치레가 차라리 어색하고 불편했다.
그러다보니… 정말 마지못해 상대하는 처럼, 고개만 까딱해 보이고 말았다.
딱히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묘한 부담감…
왠지 불편한 인사를 나눈 꼴이 되어 버렸다는 기분…
무안한 기분을 감추기위해…
슬그머니 한 걸음 물러나서, 적당히 시선을 둘 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바텐 테이블 앞의 의자를 차지한 손님들은 모두 남성뿐이었다.
사십대 초반의 사내 둘과 삼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세명의 사내들.
그리고 가장 젊어 보이는 바텐더.
재욱은… 마냥 흐뭇한 얼굴로, 정이 소개하는 클럽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재욱을 뒤로하고 불편한 관심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만큼…
주변시선으로부터 부담감을 털어 버릴 즈음…
차츰… 호기심어린 눈초리로 Bar의 내부 장식을 둘러 보기 시작했다.
Blue와 Pink 빛 색감으로 Bar 내부전체를 물결치듯이 인테리어…
어쩐지, 평범한 호텔Bar나 라운지와는 차원이 달라보였다.
휘황찬란하게 진열해 놓은 술병들을 보다가…
바텐 테이블 저편에 서성이던 청년과 눈이 마주쳐 버렸다…
붉은 조끼의 청년이 자신을 향해 싱긋… 웃어 주고 있었다.
얼결에 민희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조금 낯설지만, 사내가 건네는 관심과 따뜻한 미소가 느껴졌다.
청년의 본명은 조수규.
클럽에서는 "조박사" 또는 "약사", "약사양반"이라는 애칭으로 불리웠다.
실제로 청년은, 약사면허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독일과 일본을 오가며 화학전공으로 대학원까지 마치고 박사과정에 있는 사내였다.
유학 시절… 그를 알고 지내던 석학들은 그를, 쓰리 스칼라라고 불렀다.
약학과, 화공… 그리고 와인에 대한 깊은 조예 때문이었다.
영재교육을 받을 정도의 명석함 때문에, 해외 유수대학으로 팔려다니다…
지난해에 귀국해서 평범한 생활을 하는 것 같지만, 청년이 이곳에서 다루는 약은 술이다.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클럽에 들러서, 평범한 와인이나 칵테일을 제조하는 전문가였다.
숙성된 여러 가지 발효액과 간단한 재료를 가지고 자신만의 섬세한 조합으로…
최고조의 분위기를 조성할 줄 아는 사내.
청년은 가끔씩, 자신이 통칭하는 소마라는 약을 조제해서 술에 희석시킨다.
민희와 동갑인 스물 여섯으로, 클럽에서는 매우 젊은 편인데다, 예의바르고 단정해 보이지만…
클럽여성들 사이에서는 속을 알수 없는 바람둥이로 정평이 나있었다.
“ 흐… 아가씨… 여기야. ”
슬그머니 청년의 시선으로부터 벗어 나려던 참에…
문득… 환청처럼… 누군가 자신을 간절히 부르고 있는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
본능적으로, 저만치 떨어진 테이블 구석에서 홀로 술잔을 들고있는 사내를 발견했다.
입꼬리를 살짝 올려 보이면서 웃어주는 편안한 미소…
머리 한켠이 찰랑이고 있다는 착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리고 곧…
기분 좋게 웃던 미소의 정체가 심상치 않다는 점을 깨달아야 했다.
얇고 가는 입술위로 날카로운 눈매… 바로 그 것일 것이다.
그 쭉 째진 눈매로…
자신의 안면부에서부터 맨살의 무릎아래… 발목까지 천천히 훏는 사내… !
한 모금의 알콜로 입술을 적시고, 손등으로 입술 닦아내면서 씨익 웃어 보이는 느긋함.
분명히 자신에게 던지는 미소임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조금씩… 불쾌해졌다.
그러고보니, 눈동자가…
살아오면서 보아 온 그 어떤 사람보다도, 사내는 작고 하얀 동공을 가지고 있었다.
이리 한마리가, 산채로 잡아다 놓은 먹이 앞에서 이죽거리는 미소같았다.
음욕으로 가득 찬 걸인을 마주보는 것 처럼…
사내의 미소에 점점…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쫘악 끼쳤다.
잠깐 마주친 인상이지만, 어쩐지 사내에게 주눅이 드는 기분…
벌써 한사람 한사람씩 소개를 하는 중에…
재욱도 그 사내쪽 테이블에서 악수를 하고 지나쳤다.
이리의 눈매를 닮은 사내의 본명은 박영기…
클럽에서 그는, 최면사 박선생, 또는 박소장으로 통했다.
과거에는 탄탄한 예산지원까지 받으면서 동양의 기(氣)를 연구하던 기관의 소장이었다는 점과…
현재도 서울에서 멀지 않은 한적한 곳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드물었다.
한때는 정부 기관원이 손을 뻗을 정도로 꽤 알려진 사내였지만…
이곳에서는, 그를 주술이나 박수무당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믿는 이도 있었다.
과거… 비공식석상에서….
그 자신 스스로를…
죽은 신(神)의 영감을 받아 모시는 사자(死者)의 후신(後身)이라는 점과…
심령(心靈)이라는 매개를 수단으로 기(氣)를 연구한다고… 무모한 선언을 할 당시…
심령학계에서는…
그를 방법론적 이단자. 샤머니즘적 이단자. 라고 몰아세우는 학자들도 많았지만…
죽은 영(靈)과 교감할 줄 아는 사실상의… 그 능력만큼은 결코 무시하지 못했다.
재욱부부도…
샤머니즘적인 최면을 통해…
사람의 심중을 파헤치는 박소장의 유희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적어도, 그는… 클럽에서 가장 환영받는 전문가로 통했다.
" 그리고, 이건…
지난주 일정을 촬영한 앨범입니다만… "
" 아… 이건가요…? "
" 외부로 공개되진 않지만…
특별히 찾는 분들을 위해서, 관람하실 수 있도록 비치해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
서넛의 사내들과 재욱이, 뭔가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사이…
민희는 불편한 마음에, 다시 그들을 등지고 돌아서야 했다.
그리고, 마땅히 시선 둘 곳을 찾아, 한 걸음씩… 걸음을 내딛었다.
푹신한 바닥재 위를 소리없이 내딛는 가벼움.
그리고, 구석진 저편으로, 차츰 차츰 가까워지는 박이라는 사내와…
벌써 저만치 멀어지는 남편 재욱…
결국 타고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좀전의 백색 동공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힐끗…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진작부터 기다렸다는듯이 잔뜩 수축한 백색 눈동자가,
소용돌이 치는 사진 조리개처럼 벌어졌다가 눈깜짝할 사이에 닫혔다.
아차… 하는 순간에, 호기심어린 눈망울이 이글거리는 눈동자에 정확히 포개져 버렸다.
흐읏… !
움찔… 놀라면서도, 뗄 수 없는 선명한 기운이 박의 백색 동공에서 흐르고 있었다.
실타래 같은 안개를 보는것처럼… 순식간에 확 뻗어오는 선명한 기운… !
그리고…
히죽… 웃으며 긴 혀를 쭈욱 빼고, 뭔가 핣아 올리는 사내의 안면부.
그, 긴 혓바닥의 생생함 !
그것은 단순히 알콜에 젖은 입술을 닦는 그런 의미없는 행동이 아니었다.
백색으로 타는 눈빛과 검푸른 혓바닥을 놀려대는 징그러움.
분명히 작다고 생각했던 박의 작은 백색 동공 속에, 자신의 눈망울이 꽤 오랫동안 담겼다.
그리고 시선 바깥쪽에서부터 초점 안으로 밀려드는 칡흑같은 어둠과…
어지러운 현기증이 이어졌다.
어딘가 갇혀 버린 것처럼…
꼼짝할수 없는 몸안으로 다가오는 푸근함…
분위기 탓으로 돌리고 외면하기에는 너무 늦어 버렸다.
두 쌍의 서로 다른 눈동자 포개어져 버린 순간…
그리고 캄캄한 시야속에 유일하게 머물고 있는 사내의 존재… !
그 존재을 의식하면 할수록…
음욕으로 가득 찬 기운이, 부끄러운 턱 주변을 맴돌다가,
아래로… 아래로… 한없이 휘감아오는 감각에 빠져들었다.
너무 낯선 감각에, 비명처럼 나오던 신음도 입주변에서 맴돌았다.
뭔지 모를 질퍽함이 겨드랑이 쪽을 한번 슥… 훑어 내리더니…
온몸의 신경을 한층 더 예민하게 만들어 놓았다.
하아… 하아… 도대체…
점점… 알몸위로 걸친 속옷을 헤치고…
깊숙한 치부까지 단번에 파고드는 매끈한 기운, 그 혓바닥 느낌… !
비밀스럽게 수축하는 질벽을 지나, 자궁벽을 쿡… 찔러보고는, 사납게 휘저어 댄다.
으흑… 으흑… 하아… 하아아…
사내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터질 듯이 콩닥콩닥 뛰어 오르는 심장과 생생한 현실감… !
서서히 욕정이 끓어 올랐다.
하아… 하아아…
끓어 오르는 성감을…
담담함이라는 껍질 깊숙히 숨기면서 스스로 사내의 눈동자에 집중하는 사이…
아랫배 깊숙한 곳을 기점으로 자르르한 기운이 솟구쳤다.
언제부턴지 발가락 끝에 단단한 힘이 실리면서부터…
몸의 중심도 자꾸 사내 앞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
이젠 의지력만으로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동공의 늪.
결국… 그 안으로 서서히 함몰해가기 시작했다.
으흑… 으흑…
점점 더, 속살 깊숙한 곳까지 파고드는 사내의 검푸른 혓바닥.
특별한 곳만을 찾아 구석구석을 누비며 달콤한 고문으로, 때로는 푸근함으로…
말로는 대답하기 불가능한 것들에 대해서, 의문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하나, 하나가 낯뜨거운 기억을 되살리고…
백색동공의 사내에게 착실하게 확인받는 부끄러운 절차들이었다.
“ 아가씨, 아가씨라...
여럿이서, 가지고 놀아주는걸 좋아해 ?
크큭… 자알 왔어 ! 제대로 찾아왔다구 ! ”
의식 저편에서… 끊임없이 속삭이는 사내의 비아냥…
뭔가 꾸짖는 것처럼 이어지는 칭찬…
점점… 음부 깊숙한 곳을 힘차게 빨아 올리는 축축한 혓바닥.
본격적으로 밀려오는 쾌감에, 터져나올 것 같은 신음을 참으면서 갈등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사내의 입술 사이에 걸쳐있는 검붉은 혓바닥과 자신을 괴롭히는 실체….
그 사이에는 분명히 단절된 공간이 있었다.
그런데, 도무지 그 곳을 확인할 수 있는 빛을 찾을 수가 없었다.
흐릿한 어둠과 백색동공… 그리고 사내의 윤곽이 전부였다.
이렇게… 시력을 잃은 상황에서, 몸안의 신경만으로 현실을 그대로 인정할 수는 없었다.
헉… ! 흐으윽…
쑤욱… 밀려 들어 온 매끄러운 살덩이가…
자궁벽을 슥슥… 빠르게 비벼대기 시작하자…
숨가쁘게 이어지는 쾌감에, 하마터면 입 밖으로 샐 뻔한 탄성을 안으로 삼켜야 했다.
하아악… 그, 그만…
하아아… 하아… 그만…
저린 감각에 맞서서, 이기려고 버틸수록…
감전된 것처럼 자꾸 허리가 앞으로 퉁겨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눈에 띄지 않을 만큼의 진동이,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위태롭게 내딛는 발걸음.
마치 꿈결에서 뭔가에 걸려 넘어지지 않기위해, 내딛는 걸음처럼…
가슴 조마조마한 걸음걸이…. 그리고 점점 좁혀지는 사내와의 거리… !
헉… ! 아, 안돼… 으흑… 으흑…
당장 넘어질 것 같다는 불안감과… 위기 의식.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앞으로 한걸음씩 내딛는 걸음.
의지력으로 통제할 수 없는 일종의 신경반사와 같은 진동은 어쩔 수가 없었다.
“ 좀더… 조금만 더…
아무도 모르게 만져 줄테니까… 보지를 가져와. ”
사내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는 발 걸음과…
본능적인 위기의식으로 인해 상체로 버티는 여체의 굴곡… !
자연스럽게 상체가 도드라지면서…
멋진 각선미를 훏던 사내의 눈동자가 즐거운 수축을 보이며 더욱 재촉한다.
하아… 하아… 그, 그만…
상대는 지금…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있다는 생생한 현실감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아아… 하아…
하체 깊숙한 곳을 울리는 전율이 허리신경을 타고 머리 끝까지 솟구쳤다.
언제 부턴지, 잔뜩 긴장한 둔부뒤쪽에서 움찔거리는 회음부와 야누스…
그 부끄러운 경련과 싸우면서 이마에 식은땀이 솟았다.
“ 좀 더… 여기까지만 와서 보지를 맞추면 되는거야.
자… 다왔다구…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그 동안 밤마다 많이 괴로웠잖아. ”
뜨거운 속삭임과 함께 여기라는 듯… 검지와 중지 손가락의 까딱거림…
정확히 하체의 중심을 향해 수평으로 뻗은 손가락…
아, 안돼…
사내가 자리잡은 테이블과 반 이상 좁혀진 거리에서 느껴지는 위기감…
허벅지 안쪽에 잔뜩 힘을 싣고 힙을 옥죄면서 저항할수록…
전보다 더 큰 보폭으로 발걸음이… 한 걸음씩 내딛어졌다.
제, 제발….
헉… ! 하아… 아아… 나, 나…
벌써 사내가 차지한 테이블 앞에 다다르고 있었다.
끊임없이 움찔거리는 야누스와… 회음부에서… 절정을 알리는 신호가 느껴졌다.
오… 오빠…아…
여기 좀… 하아아… 허억… ! 어헉… !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던 신체 부위가 확 풀어지면서…
몸안 깊숙한 곳에서 울컥거리는 생생함과 터질듯이 차오르고 있는 오줌보…
지독한 쾌감속에서, 진한 애액이 화려한 분출을 시작했다.
부끄러운 애액이 벌컥벌컥 쏟아지자… 고개가 저절로 뒤로 꺾였다.
감격에 겨워 입술이 벌어지는 줄도 모르고 황홀감에 취해 전신의 맥이 빠져 버렸다.
아랫배가 부르르 떨리도록…
진한 애액이… 팬티가장자리를 적시고, 허벅지를 지나…
스커트 아래 맨살의 무릎 뒤편까지 주르륵 흘러 내렸다.
으흑… 으흑… 도, 도대체…
거의 앞으로 쓰러질 뻔한 걸음을 마지막으로…
비로소 사내의 면전에서 뜨거운 숨을 몰아 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배설의 시원함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이…
사내가 주변의 그 어떤 시선을 의식도 없이… 치마 끝을 잡아 쥔다.
오래 기다렸다는 듯… 긴 팔뚝이 주저없이 스커트 앞 자락으로 스며들었다.
하아… 하아학… !
미지근한 손바닥이 스커트 안에서 유영을 시작했다.
새하얀 허벅지 안쪽…
뜨거워진 좌우를 번갈아가며 매만지면서 서서히… 훏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수 만마리의 미세한 곤충이 온몸의 수액을 빨아 들이는 아찔한 감각이 이어졌다.
더불어 다시 움찔거리는 항문과 아랫배…
낮선 감각에 머리속마저 하얗게 탈색시키는 환영들… !
사내의 어깨에 아랫배를 기대고 있다는 부끄러움도 의식할 수 없었다.
온 신경이 곤두 선 여린 허벅지 피부.
그리고 스커트 안쪽… 습한 열기로 가득한 곳에 파고든 사내의 손.
여린 살점 여기 저기를 느긋하게 부드럽게 주무르다가…
무릎뒤로 흐르는 애액을 확인하더니…
소중한 곳을 감싸고 있는 보드라운 천조각을 옆으로 비껴놓는다.
칠흑같은 고요속에… 팬티 자락사이로 손가락 몇 개가 스며들었다.
스… 슥…
음모를 헤치고… 음순과 클리토리스의 위치까지 확인하는 손가락… !
그리고 곧… 손가락 두 개가 펑 젖은 질구 안으로 파고 들었다.
어헉… ! 하아아… 아… 안돼…
비명같은 웅얼거림만이 입주변에서 맴돌았다.
점점… 믿기 어려운 현실속에서…
뭔가 잘못 되었다는 강한 거부감이들자, 아찔한 현기증이 밀려왔다.
털썩 주저 않고 싶을 정도로…
이제는 서있는 것 조차도 힘이 들었다.
차라리 사내 품에 안기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실팍한 몸집 위에 무게중심을 의지해야 했다.
“ 허어… 물 보지야… 물 보지… ”
박의 비아냥과 자신에게 일어나고 믿기 어려운 현실…
이 모든 사실을 남편과 주변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생생하게 고동치는 맥박 소리와 어두워진 주변 사물…
점점… 시간이 멈춰 버렸다는 착각에 빠져 들었다.
흠뻑젖은 속살 사이를 매끄럽게 오가는 손가락…
그리고… 시간이 정지된 것 처럼 길게 느껴지던 순간…
패닉상태에 빠진 의식을 깨우는 가벼운 통증이…
양쪽 눈썹 가장자리로 관통하면서 현기증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어서… 축 쳐진 옆구리 한 켠을 슬쩍 밀어주는 나즈막한 손길.
그 짧은 시간이 무척 긴 시간처럼 흐르고 난 다음에야…
클럽에서 오늘 처음 만난 미스터 정과 남편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 계 속 될 예 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