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마무] 8부 正의 天兵, 帝王天兵
촤르르......!
스스스스......!
갑자기 낚시줄이 힘없이 늦추어진 것이다.
[어엇! 이녀석 봐라! ]
종리자강은 흠칫했다.
낚시줄이 느슨해졌음은 태양화리가 달아나려는 것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제야 곧 태양화리가 저항을 포기했다는 뜻은 아니다.
포기하기는 커녕 오히려 태양화리는 종리자강에게 정면으로 도전해 오는 것이다.
[제법인데.... 하하.... 자강을 끌고 가겠다는 얘기냐? ]
종리자강은 싱긋 웃었다.
태양화리의 그점이 오히려 그의 오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다.
[하하... 이녀석! 어서 오너라! ]
종리자강은 선미에 우뚝 선채 크게 웃었다.
차--- 아아아....!
츠츠츠츠....!
병서보검협이 쩍쩍 가라지고 찬란한 화강이 십 장을 뒤덮는 중에,
물을 반쯤 드러낸 태양화리가 종리자강에게로 쇄도해 들어오고 있었다.
수면으로 드러난 태양화리의 두눈이 태양같이 이글거리고 날카로운 등지느러미가
칼날같이 번뜩였다.
촤---- 아아!
태양화리는 순식간에 종리자강의 소주 가까이 다가들었다.
[하하..... 어서 오너라! ]
종리자강은 세자루의 작살중에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 큰 작살은 아니지만 강철을 단굼하여 만든것이라 날카롭기 이를데 없었다.
촤르르르........!
고오오.....!
태양화리는 무섭게 눈빛을내며 종리자강의 선미를 향해 부딪쳐왔다.
종리자강의 편주가 병서보검협을 오르내려도 끄떡없을 정도로 단단하다고 하지만,
태양화리와 정면으로 부딪쳐 무사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하..... 이것을 주마! ]
위--- 이잉!
종리자강은 작살을 높이 들었다가 오장밖으로 다가온 화리의 이마로 던져내었다.
그의 손을 떠난 작살은 천근의 무게를 싣고 벼락같이 쏘아져 나갔다.
순간,
고오오오---------!
콰르르르.......!
태양화리는 크게 기성을 토하며 몸을 뒤집어 솟구쳤다.
[어어엇! ]
종리자강의 안색이 흔들렸다.
피----- 이잉!
작살은 허공으로 뛰어오른 태양화리의 복부사이로 허무하게 비껴나가고,
일장이 넘는 태양화리의 거구가 무서운 기세로 종리자강의 편주를 덮쳐왔다.
[어이쿠! 육탄전이냐? ]
종리자강은 짐짓 엄살을 부리며 급격히 노를 들었다.
촤----- 아아!
쿠쿠쿵!
편주가 일시에 수평으로 삼장을 옮겨비켜가고,
콰르르르......!
태양화리가 물속으로 잠겨들며 산악같은 파도가 종리자강의 편주를 덮쳐왔다.
[치--- 이잇! 다 했냐! ]
종리자강은 선미를 불끈 밟으며 큰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쏴--- 아아!
선두가 번쩍들린 편주는 빗살같이 오장을 전진하여 파도를 벗어났다.
쏴아아아------!
고오오오-------!
태양화리는 일격에 실패하자 기성을 토하며 상류쪽으로 내달렸다.
병서보검협의 물살이 거치나 태양화리의 거구는 조금도 거침없이 상류로 향해
헤쳐 나갔다.
피--- 이잉!
다시 낚시줄이 끊어질 듯 팽팽해졌다.
이번에는 반대로 태양화리가 종리자강을 끌고가는 것이다.
[얼씨구! 잘 하는 짓이다.]
종리자강은 싱긋 웃으며 노를 젓던 손을 멈추었다.
태양화리가 편주를 끌고가게 만든것이다.
[하하.... 네녀석이 힘이 좋은줄은 알지만.... 하하.... 나를 끌고 몇리나 올라
갈 수 있는지 보자.]
종리자강은 선미를 밟고 선채 앞쪽의 태양화리를 바라보았다.
콰르르르........!
스스스----!
태양화리는 병서보검협의 격류를 무색케 할 정도의 속도로 치달아 올랐다.
그러나,
삼협(三峽)은 삼협이다.
오리를 줄기차게 편주를 끌고 올라가던 태양화리의 속도가 점점 늦어지기 시작
하였다.
어쩔 수 없이 지치기 시작한 것이다.
종리자강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하하.... 이제 슬슬 시작해 볼까?]
종리자강은 낚시줄에 손을 가져갔다.
파---- 이잉!
날카로운 소성이 일며 천근의 무게가 그의 손아귀에 느껴졌다.
[으--- 웃! ]
종리자강은 불끈 힘을 쓰며 낚시줄을 잡아끌었다.
팽팽한 생동감이 손아귀 가득 느껴졌다.
(이런 느낌이 좋다. 살아있는 상대를 적수로 함이 진정한 투쟁이 될 수 있는
것이니....... )
종리자강은 입술을 굳게 다물며 낚시줄을 끌어 당기기 시작하였다.
고오오-----!
촤---- 아아아!
태양화리의 고통에 찬 기성이 병서보검협을 울렸다.
힘이 빠진 상태인지라 점차 종리자강에게로 끌려들어가는 것을 아는 때문이다.
쏴----아아!
종리자강이 낚시줄을 감아들어감에 따라 태양화리와 편주와의 거리는 급격히
줄어들어 갔다.
백장, 칠십장, 사십장.....
그리고,
[하하.... 이제 항복하거라! ]
우르르르----!
촤아아----!
종리자강은 태양화리를 이십장 안으로 끌어당기며 큰소리로 웃었다.
고오오오!
패----애애앵!
태양화리는 사력을 다해 몸부림치며 달아나려 하였고,
그때마다 서른 여덟가락의 명주실을 꼬아 만든 낚시줄이 끊어질듯이 팽팽하게
일러났다.
[후훗! 드디어 어머니께 조그마한 효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종리자강은 끌려오는 태양화리를 바라보며 절로 미소를 지었다.
그런 그의 망막으로 어머니 종리부인과 소녀 강소영의 파리한 모습이 떠올랐다.
바로 그때엿다.
피---이이잉!
쐐---- 애애액!
갑자기 허공에서 한자루의 단검이 벼락같이 쏘아 내려왔다.
[어어엇! ]
종리자강이 질겁을 하는 순간,
피---- 잇!
단검은 정확하게 종리자강과 태양화리를 연결시키고 있는 낚시줄을 끊어버렸다.
종리자강의 안색이 곤혹으로 이지러지고,
고오오오!
촤르르르-----!
대조적으로 태양화리는 기뻐 날뛰며 급격히 상류로 달아났다.
지겨운 사냥꾼의 모습이 꼴도보기 싫다는 듯이.....
[누구냐? 누구인데 감히 자강의.... 낚시를 방해..... ]
홱 돌아서서 고함을 지르던 종리자강의 입이 딱 벌어졌다.
[자강이 .... 네녀석 꼬마의 이름이냐?]
한소리 날카로운 음성이 종리자강의 귓전을 두드렸다.
그와 함께,
스스스스-----!
까마득한 병서보검협의 우측 석벽 위에서 한명의 인물이 풀풀 날아내렸다.
자색곤룡포를 위엄있게 걸쳤고,
관운장같은 멋있는 흑염을 가슴까지 드리웠으며 얼굴이 대추빛으로 불그레한
노인이었다.
(거..... 거인!)
종리자강은 입을 딱 벌린채 노젓는 것마져 잊어버렸다.
팔척거구의 자색곤룡포의 노인,
그 장대한 거구도 놀라우려니와 그것보다도 자의인의 일신에서 일어나는 태산
같은 기풍이 종리자강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다.
촤르르르.......!
번--- 쩍!
자의인은 선풍을 휘몰아 날아내리며 뇌전같은 안광으로 종리자강을 바라보았다.
(삼협의 탁류속에 잠룡이 웅크리고 있었다니......! ]
지의인의 제왕지목(帝王之目)이 흔들렸다.
한눈에 종리자강의 뛰어남을 알아본 때문이다.
(천하제일의 근골이고.... 또한 끝없이 기연과 영화와,사람을 끌어모을 상이다.)
스스스.....!
종리자강을 노려보는 자의인의 제왕같은 눈에서 강한 안광이 쏟아졌다.
그것은 감탄과 아울러 질시의 빛이었다.
[사자천존(獅子天尊)을 쓰러뜨려도 이 어린 잠룡이 자라면 제왕천하는 꿈에서
그치기 쉽다.)
언뜻,
지의인의 눈에서 살기까지 뻗쳤다.
종리자강의 뛰어남이 그에게 두려움마저 일으키게 만드는 것이다.
화르르르----!
그 사이에 자의인에 몸은 병서보검협의 거친 탁류위까지 이르렀다.
그것을 본 종리자강이 급히 외쳤다.
[조심하세요! 물살에 휩쓸리면 위험합니다.]
[.........!]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이 한마디,
그 한마디가 자의인의 눈빛을 흔들게 만들었다.
(귀여운 녀석이다!)
자의인의 시선에 웃음기가 흘렀으며 살기와 질시의 빛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자의인이나 종리자강은 깨닫지 못햇다.
종리자강의 진신 어린 이 한마디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천하의 대세가 이로하여 어떻게 변하게 되는가를......
[하하..... 꼬마녀석아, 노부 걱정은 하지마라.]
스스스----!
자의인은 껄껄 웃으며 표표히 병서보검협의 탁류위에 내려섰다.
(물을 밟고 서다니...... )
종리자강의 두 눈이 둥그래졌다.
등평도수의 절정경공을 그로서는 처음보는 까닭이었다.
[이녀석아! 노부가 태양화리를 놓아주어 심통이 났느냐? ]
자의노인은 뇌전같은 안광을 번뜩이며 종리자강을 노려보았다.
번---- 쩍! 스스스.....!
자의노인의 안광은 심혼을 바스뜨릴 만큼 무서운 기(氣)를 덮고 있었다.
아무리 담력이 큰사람이라도 자의노인의 안광을 정면으로 받지는 못하리라.
그만큼, 자의노인의 모습은 패도적이고 강퍅한 것이다.
제왕(帝王)!
자의노인 일신에서는 제왕의 기운이 무럭무럭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인 위에 군림하는 제왕의 기도가......
그러나,
[흥! 잘아시는군요.]
종리자강은 입술을 삐죽이며 자의노인을 마주 노려보았다.
종리자강에게는 사람의 눈빛이나 기도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자신이 천강지기를 지녀 기가 강한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이놈 봐라! )
자의노인의 관운장같은 얼굴에 놀라움이 스쳤고,
그 놀라움은 이내 미소로 변햇다.
[하하.... 그녀석, 대단한 기를 지녔는 걸.... ]
자의노인은 기분이 좋은듯 껄껄 웃었다.
그런 자의노인의 모습에 종리자강의 사자의 눈이 위로 치켜떴다.
[무어가 그리 좋아요? 자강이 저녀석을 잡으려고 십년을 기다렸다는 것을 알고
놓아주기나 하셧습니까? ]
종리자강이 벼락같이 고함을 질렀다.
이에 자의노인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떡엿다.
[네 성이 무었이냐? ]
돌연한 물음에 종리자강은 어리둥절하여 대답하였다.
[종리(鍾里)....자강은 종리가의 독자예요.]
[종리.... 사자와 같은 성씨..... ]
자의노인의 눈에 언뜻 이채가 흘렀다.
(그러고보니 이 꼬마녀석은 사자천존과 흡사한 기도를 지녔는걸.... )
자의 노인은 천천히 종리자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나는 제왕천신(帝王天神) 단목율한(丹木栗漢)이라고 한다.]
(제왕천신....... 어울리는 이름이다! )
종리자강은 입으로 되뇌이며 고개를 끄떡였다.
---- 제왕천신(帝王天神).
이 이름은 자의인에게 더할수없이 어울린다고 생각한 때문이다.
제왕의 기도로 만인을 지배하는 공포의 자의노인에게.....
단목율한이라는 노인이 말을 이었다.
[노부는 청해 제왕대전에서 왔다.]
종리자강이 의아해 하며 고개를 갸웃하는것을 보며 단목율한은 껄껄 웃었다.
[하하... 지금은 비록 청해로 만족하고 있으나 장차 천하를 장악하여 군림할
천하제이강파(天下弟二强派)다.]
[천하제이강파? 칫! 제일이 못되고 겨우 제이의.....? ]
종리자강이 코웃음쳤고,
그 모습에 제왕천신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과연..... 잠룡! 어린녀석이 배포가 어지간하군!)
제왕천신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하하.... 천하제일은 사자천부다. 그러나 제왕대전은 결코 사자천부의 하수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사자천부가 천하를장악하고 있고.... 규모도 고금제
일 이기에 감히 천하제일이라 장담 못하는 것이고.... ]
번---- 쩍!
말을 하던 제왕천신의 눈에서 무서운 광휘가 솟구쳤다.
그것은 천하위에 군림하려는 야심의 빛이었다.
[흐흐.... 그러나... 사자천부는 안으로부터 썩어들어가고 있고 사자천존마저
십년내로 두문불출하고 있으니 제왕의 큰 바람이 한번불면 사상누각같이.... ]
말을 하던 제왕천신은 문득 실소를 지었다.
[하하.... 노부도 정신이 없군, 네게 천하대세를 설명해주어야 알지못하거늘..]
제왕천신의 말에 종리자강은 이마에 내천자를 그렸다.
[그래요. 자강에게 중요한 것은 저 태양화리라는 녀석을 놓쳤다는 사실이라구요]
종리자강은 상류를 가르켰다.
고오오오---!
촤--- 아아!
병서보검협을 거의 지나가는 곳에 태양화리가 요란한 소성을내며 물살을 가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하하.... 이녀석아! 태양화리는 힘으로 잡으면 안된다.]
달아나는 태양화리를 바라보며 제왕천신은 손자에게 말하듯이 온화하게 말했다.
[힘으로 잡는것이 아니라구요? ]
종리자강은 의아한 표정으로 제왕천신을 올려다 보았다.
촤---- 아아!
쿠르르-----!
요란한 굉음을내며, 병서보검협의 격류가 제왕천신의 발 아래로 흘렀다.
그러나, 물방울 하나도 제왕천신의 발을 적시지 못했다.
무형장벽이 제왕천신의 전신을 감싸고 있는것이다.
[하하.... 태양화리는 영물이다. 힘으로 잡으려하면 스스로 배를 갈라 내단과
보혈을 쏟아버린다.]
[음..... ]
제왕천신의 말에 종리자강은 신음하였다.
[그걸 몰랐군.]
종리자강이 풀이죽어 중얼거리는 모습을 제왕천신은 풋풋이 미소를 흘리며 바라
보았다.
[하하.. 태양화리는 일격으로 숨을 끊어놓아야 보혈과 내단을 얻을 수 있다. 이
점을명심해라.]
제왕천신의 말에 종리자강은 머리를 긁적이며 멋적게 웃었다.
그 모습을 보며 제왕천신은 소매에서 하나의 물건을 꺼냈다.
[이것을 네녀석 어린 잠룡을 만난 기념으로 주마.]
스---- 윽!
제왕천신은 그 물건을 종리자강에게로 던져주었다.
[........! ]
종리자강은 그것이 물에 떨어질까봐 급히 받아들었다.
그것은 하나의 옥패 였다.
희귀한 자부강옥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전면에 전자체로 제(帝)자가 새겨져있고
뒷면에는 수천마리의 용이 뒤엉킨 군룡무도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군룡무도.... 현기가 느껴지다니.....!)
종리자강은 넋이 나간듯 옥패의 군룡무도를 들여다 보았다.
언뜻 현기같은것이 그 중에서 느껴져 종리자강을 빨아 들인것이고, 그 때문에
종리자강은 제왕천신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잊고 있었다.
군룡무도에 넋이 나간 종리자강을 보며 제왕천신은 싱긋 웃었다.
[하하... 그것은 제왕군룡패라는 것으로 본전에 천년전부터 내려오던 것이다.]
제왕천신의 말에 종리자강은 언뜻 정신을 차렷다.
[이 귀한것을 어찌 소생에게 주십니까? ]
종리자강은 그제야 결례했음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허허.... 노부는 그것을 일갑자 동안이나 지니고 있엇다.]
스스스----!
말을 하며 제왕천신은 둥실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그중에는 제왕천병과 관련된 비밀이 있다고 하는데.... 노부는 그것을 알아내지
못했다. 노부는 인연이 없는 때문이고..... 그래서 네게 주는 것이다.]
화르르르-------!
스스스-----!
[할아버지! ]
종리자강의 외침속에 제왕천신은 천룡같이 병서보검협의 절애위로 날아올랐다.
[허허... 네 기연이 제왕천병의 천년 비밀을 깨기를 빌뿐이다. 하하하... 제왕
천병의 현신이 있어야 비로서 제왕천하가 이루어질 수 있으니.... ]
까마득히 치솟으며 제왕천신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 제왕천병(帝王天兵).
그것은 천하사대천병 중 정의 천병이 되는것이다.
제왕천병은 천년 이전에 잊혀졌으며 누구도 그 실체가 무엇인지 알지못했다.
신기롭기는 물론 다른 삼대천병도 마찬가지지만,
[허허... 교룡(蛟龍)을 잡으러 왔는데 네 녀석만 보고가게 되는구나. 사자천부
에 불온한 기운만 돌지 않았다면 네게 좀더 큰 기연을 주고 싶다만.... ]
우르르르......!
제왕천신의 모습은 절애 너머로 사라지고, 그의 목소리만 우뢰같이 병서보검협
을 떨어 울렸다.
[......! ]
종리자강은 망연한 시선으로 제왕천신이 사라진 절애쪽을 바라보았다.
[허허.... 후일 무림에 나오거든 꼭 청해 제왕대전에 들르거라.]
아주 먼곳에서의 일성을 끝으로 제왕천신의 목소리 마져 끝어졌다.
[꼭 가겠습니다.]
종리자강은 제왕천신이 사라진 쪽을 향하여 큰소리로 외쳤다.
우우우웅!
그의 우렁찬 목소리는 병서보검협을 울리며 멀리멀리 퍼져갔다.
(나는 복이 많은 놈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어쨌든 자강을 좋게 보아주니..)
종리자강은 웃으며 제왕군룡패를 가죽주머니에 깊이 넣었다.
[핫하... 얼마나 버텨왔는데 네눔을 놓치랴! ]
촤---아아! 철퍽!
종리자강은 다시 힘차게 노를 저었다.
우르르르.....!
그의 편주는 선두를 불끈 세우고 상류로 치닫기 시작했다.
다시 태양화리의 사냥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하.... 네 녀석이 병서보검협에 있는 한 자강의 손에서 빠져나가지 못한다.]
우르르..... 쿠쿠쿠쿠.......!
종리자강은 한마리 잠룡같이 병서보검협의 탁류를 헤쳐나가며 크게 웃었다.
[자강! ]
잠시후,
석벽 뒤에서 예의 기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헛허.... 역시 기연이 많은 아이야. 헛허..... 잘하면 제왕천의 최고기연마저
얻지 않겠는가? ]
마치, 기인은 자기가 기연을 얻는듯이 크게 웃었다.
으르르르...... 쿠쿠쿠.....!
병서보검협의 탁류는 여전히 거칠기만 하고,
상류로 태양화리를 쫓아간 종리자강의 모습은 어느덧 까마득해지고 있었다.
쿠르르르.......!
--- 삼협(三峽)은 거칠어도 하늘로 오르는 문(勝天之門)이 되네.......